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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12 17:33:42
Name 아마돌이
Subject [일반] 장인의 판타지
저는 시오노 나나미 씨의 글을 매우 좋아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 할머니가 쓴 에세이들을 유난히 좋아해요. 이 할머니의 글을 읽자면 낭만과 멋이 있고 사색이 느껴지죠. 할머니 본인은 자기의 똑똑한 척 하려는 글은  깊게 되새길 가치는 없다고 하지만  툭툭 던지는듯한 문장들이 가득한 에세이를 한 권 읽고나면 일주일은 끄떡없을 생각할 거리들이 남고 그 중 일부는 몇 년이 지나도 머리 한 구석에 남아있곤 하지요. 기본적으로 사고의 방향과 가치관이 통하는 면이 많달까요...

오늘 시오노 나나미씨의 에세이 '남자들에게'를 읽는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머리에 박혔습니다.  

아들이 물었다.
"무엇이 장인을 만듭니까?"
남들이 장인이라고 부르는 아버지가 대답하길
"손 끝과 판타지이다."

할머니가 무슨 영화에서 인상깊게 봤던 구절이라고 하는데 죄송하게도 영화 제목은 생각이 안납니다. 민망하지만 사실은 저 구절도 맥락만 통하지 발췌해온 구절도 아니며 디테일도 다를겁니다. 하지만 저 구절이 머리에 탁! 하고 박힌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손 끝이란 말은 자타가 공인할만 한 능력, 재주를 일컫는 말일텐데.. 라고 쉽게 추측이 가능하지만 저 망할놈의 판타지라는건 무슨 뜻일 까 갸우뚱 하게 됩니다.


장인이란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장인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지요. 요새는 그 실력이 훌륭해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높게 치켜 세우는 말로 더 많이 쓰이는 듯 합니다. 오히려 그 뜻이 약간 변형되어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출중한 능력으로 성과를 거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많이 쓰이는 것 같지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 LOL을 소재로 한  나이스게임TV의 인기 프로그램 '장인어른'에서 캐스팅 되는 사람들이 면면을 생각해보니 나름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하루만 하면 우리는 수십명의 자칭 장인들을 만나게 되죠. 이쯤되면 장인이라는 호칭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린 아이들이 마치 영웅놀이를 하는 듯 한 남성적 판타지를 충족하는 영광스러운 호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장인이란 호칭이 그가 이뤄낸 성과와 그의 실력을 존중하는 뜻으로 사용되다 보니 스스로 칭하는 말로서 보다는 타인이 칭할 때 멋이 살아나게 마련.  자칭 장인들의 칭호에는 멋과 판타지가 결여되 있긴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이런 판타지를 말하는 것일리는 만무하고.. 저 영화의 대사는 무엇을 염두에 두고 판타지라는 표현을 했을까 점점 미궁속으로 빠집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결론은 의외로 멀지 않은 곳에서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합니다. 제가 노력과 정열을 쏟은 취미생활중 하나는 볼링입니다. 소시적에 200점정도는 웃으면서 쳐넘기고 소규모 대학 동아리 대회급이라면 입상은 못해봤지만... 시대표, 구대표등 쟁쟁한 실력자들을 제치고 3~4위정도는 종종 해내던 나름 중고수 급이었습니다. 볼링에 빠진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 때 저는 이미 수많은 장인들을 만나고 있었죠. 옆에서 보기에는 불안정하고 비효율적인 자세로(심지어 우스꽝스럽기 까지 한 자세로) 공을 굴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스트라이크와 고득점은 아무도 이 사람의 우스꽝스럽고 비효율 적인 자세를 우습게 보지 못하게 만들었죠.  저에게 볼링을 가르쳤던 선배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던 것은
'기본에 충실하되 너만의 볼링을 해라. 타인이 가르칠 수 있는 것은 기본까지다.'  였습니다. 그리고 그 의문의 볼러를 함께 구경하던 선배가 했던 이런 말도 기억나네요
'저렇게 이상한 자세로 볼을 굴리는 사람들도 다른사람에게 기초는 매우 잘 가르칠 수 있다. 저 사람은 자기만의 영역이 있는 수준이니 저이의 실력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제가 볼링 실력이 빠르게 늘었던 이유는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지만 언젠가부터 늘지 않았던 이유는 저만의 볼링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스꽝스럽게 공을 굴려대던 의문의 볼러는 볼링의 장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지만 저는 장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었던 겁니다. 물론 의문의 볼러가 자기만의 세계에 집착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그냥 남들에게 무시당하는 우스꽝스러운 볼러에 그쳤을 겁니다만... 판타지는 있지만 손 끝이 따라주지 않은 결과겠죠.



판타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기본을 넘어선 독자적인 상상력과 기술의 영역이 있어야 된다고 해석하고보니 저 말이 참 멋들어지고 앞뒤가 맞습니다. 남들과 상관없는 자기만의 영역이라니..  30년 넘게 살았으니  한 가지 쯤은  판타지가 있을법도 한데.. 노력을 안하니 기본이 충실할 리 없고..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니 판타지가 생길리가 없죠. 서글퍼지네요.


  여러분은 무엇인가에 판타지가 있으십니까? 있다고 답하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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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킬칼켈콜
13/02/12 17:42
수정 아이콘
시오노 나나미도 장인이네요. 손 끝으로 쓴 세계 역사에 자기 판타지를 쑤셔넣고 다니니
아마돌이
13/02/12 17:50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답하자면 자기 판타지가 타인의 인정과 존중을 받을 수 있어야 자타공인 장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SuiteMan
13/02/12 17:43
수정 아이콘
질문있습니다. 수필이니까 본인이야기 겠구요...아들이 질문하고 시오노 나나미의 남편이 대답을 한거죠? "손 끝과 판타지이다"라구요...
그리고 그 대답은 시오노 나나미가 어떤 영화에서 본거라는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아니면 저 일화가 시오노 나나미가 창작한 내용인가요?
아마돌이
13/02/12 17:46
수정 아이콘
설명이 부족했나봐요. 시오노 할머니가 봤던 영화 안에 저런 장면이 있다고 하네요. 4줄 전체가 영화 속의 내용입니다 ^^;
저글링아빠
13/02/12 17:51
수정 아이콘
시오노(개인적으론 좋아합니다. 헌걸차서 좋죠^^)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저 말 자체는 정말 와닿는데요.

숙련된 기능공과 명장의 차이가 뭐냐고 한다면 결국은 자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결과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느냐지 싶거든요.
자신만의 손끝으로 완성된 하나의 작은 세계에 대한 시대를 초월한 상상, 그리고 그에 대한 끊임없는 집념의 추구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네요.
13/02/12 17:56
수정 아이콘
저는 취미로 음악을 합니다.
전공자들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게도 추구하는 음악이 있고 그것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실현되지 않기에 판타지인가 봅니다..
아마돌이
13/02/12 18:12
수정 아이콘
추구하는 바가 있는 활동은 이미 살아있는 활동이겠죠. 예전부터 '내가 추구하는 볼링'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던 선배들은 예외없이 한가락씩 하시던 분들이었는데요 ^^
13/02/12 18:03
수정 아이콘
얼마전 로마인이야기 1~15를 다 읽었는데요. 뭐랄까.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 꿀재미가 있다가 점점 힘이 빠져서 솔직히 후반부는 읽는게 좀 고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사 자체가 관심이 좀 생긴게 나름 의의라면 의의랄까요.

좀 정통적인 역사서로 볼 수 있는 로마관련 책을 은근슬쩍 묻어서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실 pgr에서 시오노 할머니 까는글은 많이 봤는데 대안으로 책추천은 못본거 같아서요. 두께, 어려움 상관없습니다. 대부분 사서봐서.
아마돌이
13/02/12 18:27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 이후로 재미없다고 하는건 만국 공통이네요. 흐흐.. 역사서는 잘 모르는 분야라 다른분께 패스합니다.
제레인트
13/02/12 19:04
수정 아이콘
로마시대 통사로는 로마제국 쇠망사 가 떠오르네요. 근데 이것도 나름 비판도 받고, 무엇보다도 재미없다고 합니다;; 다음분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거라 믿겠습니다.
아케르나르
13/02/12 19:27
수정 아이콘
저도 시오노 할머니꺼 읽고 나서 로마사 관련으로 좀 찾아봤는데, 로마인 이야기만큼 재미있게 쓴 건 별로 없습니다. 사료의 정확성같은 것 제껴두고라도요. 갈라이전기는 그럭저럭 잼나게 봤고, 로마의 하층민, 로마의 일인자.. 이건 나름 볼만 합니다. 로마제국 쇠망사나 동로마 제국사는 정말 재미없습니다. 하드리아누스 회상록도 볼만 하다던데, 전 보다가 덮었어요.
제레인트
13/02/12 19:31
수정 아이콘
동로마 제국사는 최근(이래봤자 10년쯤 되었군요;; 어쨌든) 노리치가 쓴 비잔티움 연대기 같은 경우는 나름 재밌고 볼만할 겁니다. 게오르크 오스....라는 분이 쓴 비잔티움 제국사는 정말 재미는 없고 처음엔 잘 안읽히는데 는데 역사서로는 더 좋을 거고요.
jjohny=Kuma
13/02/12 18:04
수정 아이콘
저도 ist님처럼 취미로 음악을 하고, 가끔 작곡이나 편곡을 해서 공개하기도 합니다.
손끝은 그닥이지만 [솔로 감성과 공돌이 감성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혹은 않겠다)]라는 판타지를 가지고 작업합니다. 헤헤
물론 판타지일 뿐이겠지만, 그 판타지가 저희에게 큰 동력(일종의 장인정신?)이 되고 손끝의 미숙함도 조금은 가려주지 않나 싶습니다.
13/02/12 18:36
수정 아이콘
로마인 이야기로 로마를 아는 것보다 페이스북으로 사람을 아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킬칼켈콜
13/02/12 19:16
수정 아이콘
페이스북보다는 로마인 이야기가 더 재미있더군요. 흥미를 준다는 점에서는 정말 인정할 만 합니다. 먼나라 이웃나라와 궤를 같이 하네요
제레인트
13/02/12 19:23
수정 아이콘
로마인이야기의 단점은 필력이 로마의 국력과 정비례한다는 것 + 주관적인 사료선택및 해석, 로마에게 불리한 사료 누락, 특정인물과 시대에 대한 지나친 찬양, 반대로 지나친 기독교 비난. 이지요. 그래서 로마가 국력이 강했던 1-5권이 잘 썼다는 평가를 받고, 로마가 쇠퇴하는 11권 이후는 이게 뭐....재미도 없고 역사서라고 보기에도 이상하고...라는 평가를 받는 걸껍니다.

좀 자세히 써 보자면 초기(1-5권을) 보자면 로마의 전투 패배에 대해선 기록하지도 않거나 혹은 한 마디로 졌었지만 다시 일어섰다 정도로 끝내버리고 위대한 로마의 승리만 강조하는것이 첫번째 문제요, 노예와 그에 따른 사회 혼란도 되게 간략히 넘어가는게 두번째 문제겠고, 마지막 문제는 특정위인 찬양이 지나치다는 것이겠지요. 위인이 나올만한 포에니 전쟁과 카이사르 편 사이의 3권 승자의 혼미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정말 짧습니다 -_- 하지만 대놓고 나는 카이사르를 좋아한다며 시작하는 4-5권의 필력은 장난아니지요. 그래서 몇몇은 카이사르 동인지 -_- 작가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로마 후기서술에서 드러나죠. 제정찬양(정확히 말하면 5현제까지의 제정) 후의 쇠락+ 일신교의 확산(특히 기독교)이 일어나는 11권 이후인데...거기서부터 로마의 쇠락원인은 기독교다!라고 확신하듯이 기독교를 맹비난하며 원래 별로 없던 공정성,객관성을 아예 버리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자신이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독자들에게도 재미가 없고요. 특히 일신교를 정말 증오해서 기독교를 대하는 태도가 후대 황제의 평가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기독교를 부흥하거나 인지한 황제들은 대부분 공격하고 다신교를 장려한 황제들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등등으로 고평가하지요. 그 외에 약간 제국주의(처음에 전체/국가주의라고 썼었는데 수정합니다)적 성향에 따라 은근히 드러나는 일본옹호등도 문제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로마인이야기가 베스트 셀러였냐면 로마인이야기의 (유일한)장점일텐데, 무엇보다도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역사 재미없다고 생각하시는분 많은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던 책이에요. 그리고 전투에 대해 되게 자세히 묘사해서 그것도 장점입니다. 토탈워 종류의 시뮬레이션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기 좋지요. 그리고 가끔 10권처럼 정말 사료/유적조사까지 하며 로마시대의 건축에 대해 잘 쓴 권도 있고요. 작가가 로마 제정(특히 카이사르 ) 과하게 찬양 + 기독교 과하게 비난하고 있다는 것만 머리속에 새겨놓고 보신다면 로마입문서로는 정말 좋습니다.
13/02/13 05:00
수정 아이콘
우와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흰코뿔소
13/02/12 19:28
수정 아이콘
마스터 키튼에도 위와 같은 주제의 에피소드가 나오죠. 단행본 2권이었을겁니다.
아마돌이
13/02/12 21:17
수정 아이콘
흥미가 생기네요. 한번 찾아 볼게요^^
아마돌이
13/02/12 21:55
수정 아이콘
우선 제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는 한참 거리가 멀지만요.. 시오노 나나미씨의 에세이들은 정말 보석입니다. 하나하나가 가볍고 자유로우면서도 무게가 있죠. 여러 에세이들을 읽고나면 로마인 이야기를 왜 그렇게 집필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이 할머니에게 중세 이탈리아 역사란 학습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연애의 대상이었죠. 로마인 이야기 같은 책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접근 태도 때문일 거에요. 이 할머니가 왜곡하고 심지어 창작한(-_-;;) 사료들은 권위있는 학자들조차 실제 있다고 믿었을만큼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창작하고 왜곡한 사료들에 관한 일화를 에세이에서 당당하게 밝히기도하고... 일부 시기의 특정 인물들(대충 견적이 나오지요..)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정통하다고 하죠. 좋게 말하면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거지만 ... 갖가지 비난을 당연히 받을 만 합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일본 굴지의 역사가들도 다수가 일본 내에서조차 판타지 소설가라고 외면받는다고 하고.. 우리나라 해방 초기의 역사학계의 대부들도 지금와서는 (일본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 잘 배운 소설가들이라고 비난받는다고 하는데 - 사료 누락, 조작, 끼워맞추기 정도는 장난 축에도 못낀다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들의 행태도 저러한데 자기 장난질을 공공연히 밝히고 즐기는 이 소설가 할머니를 그렇게 맹비난 할 만한 일인가 생각도 듭니다. 무엇보다 저는 어떤 고등 교육기관에도 적을 두지 않고 홀로 역사와 역사속 인물들과 연애를 해서 저만한 성과를 이룬 이 사파 대모의 정열과,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 필력은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가 역사와 진짜 연애를 했기 때문에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한 많은 책이 재미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13/02/12 22:3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로마인 이야기도 어느덧 추억돋는 이야기가 되버렸군요
한권씩 한권씩 신작이 나올때마다 제가 먼저 한번 읽고 여자사람에게 선물로 주던 책이었는데.. 그게 벌써.. 흑흑..
사료 조작이나 창작까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오랜만에 나나미씨의 에세이들과 함께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로마인이야기를 전체주의/국가주의적 성향과 일본옹호로 이어져서 문제라고 비판하는 건 이해하기가 어렵더군요
아무리 카이사르에 푹 빠져 로마의 제정을 낭만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일본의 제국주의나 극우파들을 연결시켜 옹호할 만큼 현 시대에 대한 시각이 무감각한 할머니가 아니신데 말이죠.. 크크..
제레인트
13/02/12 23:14
수정 아이콘
제가 위에 전체주의/국가주의라고 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제국주의란 표현이 정확했겠네요;; 이건 제 실수인데 어쨌든 로마에 의한 이민족제압후 속주화를 무조건 로마측면에서 긍정적인 시선에서만 바라보고 이민족들은 자유는 잃었으나 문명화되었으니 좋은거 아니냐 + 이민족 노예가 로마에 미친영향을 긍정적 어조로 쓴 면 들을 들어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 - 일본제국주의 우회옹호 아니냐 라며 비판받더라고요.
13/02/12 23:59
수정 아이콘
이것도 지난 일이기는 한데 그런 비판의 근거라는 것은 결국 나나미씨가 일본인이어서라는 이유밖에는 없더라고요
책내에서도 로마 제국에 대한 본인의 시각을 숨기지 않았을뿐
읽는 사람이 판단할 몫으로 자유를 잃은 이민족의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서술이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인지..
일본의 과거옹호와 연결시키는 사람들은 그냥 억지 부리는 수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오히려 워낙 카이사르와 로마제정에 대한 빠심이 충만해서 어따대고 감히 일본 제국주의를 비교하냐고 화낼것 같은데 말이죠 크크

실제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직접적인 평을 한 것을 (긍정이든 부정이든) 본적은 없지만
현재 미국에 의한 패권에 대해선 로마 제정과는 다르다면서 선을 그었던 양반이라 일본 제국주의와는 더 거리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돌이
13/02/12 22:08
수정 아이콘
사실 시오노 나나미씨가 어땠든 그게 중요한게 아닌데 댓글들이 산에서 만났어요 흑흑..
13/02/12 22:12
수정 아이콘
오늘도 되뇌여보는 첫플의 중요성..
안타깝습니다 흑흑
제레인트
13/02/12 22:16
수정 아이콘
음...저도 산으로 가는데 크게 일조했네요. 글쓴분에게 죄송합니다 흑흑. 뭐 저도 시오노나나미의 필력만은 인정합니다. 재밌죠. 아무리 봐도 역사가가 아니라 소설가라고 소개되었으면 더 고평가받았을 분이긴 해요.
아마돌이
13/02/12 22:26
수정 아이콘
제레인트님이 말하신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평가가 제 생각과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할만한 깜냥은 없지만요. 그리고 제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주신게 고마운 일이지요 죄송하다니요 ^^;
13/02/13 01:33
수정 아이콘
아마돌이님 댓글을 이어받아서, 그럼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저는 제 직업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학 전공에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과학에 가까운데, 세상의 법칙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이라고 쓰고 덜 지겨운) 일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장인이라고 말할 경지에 가기에는 좀 많이 모자라지요. 그렇기 때문에 장인들을 만나면 더욱 존경할 수 있기도 합니다.
13/02/13 01:37
수정 아이콘
흐흐.. 저도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으나 이쯤에서 그만하고..

아직 배우는 신분이라 그런지 판타지라고 할 만한 건 없네요.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으나 능력이 받쳐줄지도 모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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