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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3 16:04:31
Name ChefRyan
Subject [일반] Love&hate님에 대한 기억
안녕하세요! 저는 요리사 입니다. 현재는 한국으로부터 비행기로 16시간이 넘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동시에 제 여자친구를 다시 볼 날만을 기다리며 지내고 있는 피쟐 회원입니다. 제가 현재 26살이고 제가 중학교 1학년, 즉 14살 때 부터 피지알을 눈팅하기 시작하였으니 어느덧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제가 호주에 있었을 때 였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워킹홀리데이' 라는 비자로 호주 시드니의 Aria 레스토랑이라는 오페라 하우스 맞은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젊은날의 쉐프라는 꿈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영어 배운답시고 한국인들을 일부러 멀리하였고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그리고 지독한 외로움에 일을 마치면 눈물로 하루를 마치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Love&hate 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목은 '그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였습니다. 제 기억에 아마 1편부터 10편정도? 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고 다음 시리즈는 언제 올라올까 궁금해서 제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상상하던 시기였습니다. 동시에 글을 정말 맛깔나게 잘쓴다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야기의 결말은 결국 Love&hate 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얻는 해피엔딩? 으로 맺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결심하게 되었지요. 한국에 돌아가기로..나도 저런 사랑 한번 해보고 싶어서. 아마 지독한 외로움에 사실 '사랑' 이 아닌 '사람' 이 그리웠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결심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저는 일하던 레스토랑에 사직서를 내고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떠나기 전 어학원에서 만났던 그나마 가장 친했던 여자아이와 작별인사겸 인사를 나누다가 제가 했던 말을 되집어 보면, '외롭고 힘들고 나는 아직 외국에서 무언가를 하기가 준비가 안된 것 같아.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 전부 놓아버리고, 참 그리고 사랑도 하고 싶어'. 아마 Love&hate 님의 글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의 여자친구를 얻지 못하였을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현재의 여자친구를 만났고 정말로 하고 싶어했던 '사랑' 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진행형 이네요.

*해외에서 요리를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언제 마칠지도 모르겠네요. 항상 하루하루 외로움과의 싸움입니다. 조금 나아진게 있다면 이런 외국생활의 외로움에 적응하며 이겨내는법을 알아가는 것 뿐. 그리고, 이번 여름에 한국에 2개월정도 휴가를 가는데 다시 여자친구를 만날 날 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간에 헤어짐도, 위기도, 흔들림도 있었지만 저의 여자친구 그리고 제가, 서로가 잘 이겨내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젊은 것 밖에 가진것 없는 저를 이렇게 기다려주며 사랑해주는 여자친구를 위해 열심히 사는게 아닌 미친듯이 살아가기로 결심도 하게 되었네요. 생각해보면 '사랑' 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진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랑' 은 '사람' 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거든요. 보다 강하게 혹은 약하게.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며 생각한 게 하나 있습니다. 그녀에게 기대하지 말기로, 우리가 지금 서로 사랑할 때 나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라는 생각을요.
피지알에 혹시 장거리 혹은 단거리, 멀지 않은 거리에 살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만나시는 분 들, 하루에 5분만 그녀를 위해 혹은 그를 위해 투자해 보세요.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 문자 메시지 하나, 자기전에 전화 한통, 가끔 주는 장미 한 송이, 추운 날 주머니에 넣어둔 따뜻한 캔 커피 한잔..저 처럼 16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면 그녀에게 오는 메일 한통, 메시지 한통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지금 현재 사랑하시는 분 들,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사랑을 하시고 싶으셨던 분들도 저처럼 사랑 꼭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Love&hate 님에게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고 싶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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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봉보
13/02/03 16:1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분 글은 빼먹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부럽네요. 현재에 충실하시면서 추진력도 있으시다니요.

생각 있으시면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실때 같이 가게나 하자고 제안 드리고 싶네요.
ChefRyan
13/02/04 00:07
수정 아이콘
하하. 네 저도 언젠가 저만의 철학과 경험이 담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것이 꿈입니다 만 아직 배울게 너무 많네요. 말씀은 감사합니다^^
Love&Hate
13/02/03 17:28
수정 아이콘
응? 그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라는 글이 있었나요?
저는 그런 글을 쓴적이 없는데 금시초문이네요..흐흐흐

잘못걸리면 큰일납니다.
ChefRyan
13/02/04 00:09
수정 아이콘
네!! 저에게는 어쩌면 인생을 바꿔 준 글입니다^^
억울하면,테란해!
13/02/03 17:50
수정 아이콘
전 반대로, Love&Hate님의 글은

절!!! 대!!!

읽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합니다.


알게 모르게 원수 계급이 되고나니 알겠더라고요...

그건 불가능한 꿈일지도 모르겠구나. 내 인생에는 허락된 게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나 혼자만 그런 상황에 있는 게 아니구나.

되지 않을 것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겠다... 그런 깨달음을 얻으니 편합니다. 운명일지도 모르겠구나 이건.
스웨트
13/02/03 17:58
수정 아이콘
전 언젠간 있을지 모를 미래를 위해 읽습니다
저도 만일 얼마 안남은 성골솔로지만
그래도 언젠간 이란 희망은 버리지 않아요ㅠ
억테님 우리 힘내요ㅠ
억울하면,테란해!
13/02/03 18:10
수정 아이콘
저도 '음 언젠가 쓸모 있지 않을까?'하고 나중에 읽어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바꾸어서 말이죠.

그러나 제 경험상 안 될 건, 안 되는 거 같습니다. 실화를 하나 들어볼께요.

제가 미국에 살면서 가게에서 로또를 파는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걸 보면 참 답답해 죽겠어요. 매일 같이 로또들을 해대는데, 왜 그게 안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 제가 주인이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당신 그거 100년을 긁어도 안 돼. 그러니까 그 돈을 차라리 딴 곳에 써.' 더 가슴 아픈 건 이 소리를 해도 그 사람들은(이 숫자가 이 작은 가게에도 장난이 아니게 많습니다...) 살거란 말이죠. 그리고 죽을 때는 당연히 당첨 안 되고 죽고요.

실제 한 손님은 매일 같이 긁다가... 암이 발병했습니다. 자기 아들을 시켜서, 암 투병하면서 긁어요. 그리고 암 좀 호전되니까 다시 와서 긁어요. 결과요? 당연히 암으로 돌아가셨죠. 당첨은 무슨...... 다 꽝이에요. 이 분은 돌아가신지 벌써 1년도 넘습니다.

이런 걸 보니까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안 될 것을 구분해라.

물론 될 사람은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하지만 포기해야 할 사람들도 존재하는거 같아요... 그게, 나중에 죽으면서 '그래 내가 그 때 생각 잘 접고, 시간과 노력을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돌리기를 잘 했지. 덕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했어'하고 뿌듯해 할 수 있는거 같습니다. 꼭 연애가 아니라 다른 모든 것들이 말이죠...

포기할 건 포기합시다...
진중권
13/02/03 19:46
수정 아이콘
흐흐흐 저도 그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를 가장 좋아합니다.
13/02/03 20:41
수정 아이콘
저도 그글부터 챙겨보기 시작한것 같아요...제목을 잘 뽑으신듯 크크
13/02/03 22:17
수정 아이콘
지금 그 글 읽어봤는데 정말 재밌네요. 어헣헣
제레인트
13/02/04 00:13
수정 아이콘
글쓴 분 훈훈하네요. 현재진형형으로 쭉 진행되시길!
그리고 Love&Hate 님(그리고 Love&Hate님 칭찬글에 이렇게 덧붙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Eternity님) 의 글 들은 꼭 연애가 아니더라도 일상 인간관계에서도 도움이 되는 글들 같아서 꼭꼭 챙겨보네요. 뭐, 무엇보다도 재밌다는게 가장 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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