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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27 03:02
정말 집요하게 남과의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잡아주는 작품이죠. 사실 다시 보면 은근히 개그도 많고, 밝은 부분도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쓸쓸한 감흥만 남더군요. 그래서 다시 볼 때마다 어색해지곤 합니다.
08/01/27 23:26
전 고등학교때 에바를 봤습니다... 제가 본 첫 애니나 마찬가지였는데.. 그 충격이란...
동네 후배에게 맛있는걸 사줘가며 비디오를 빌려다가 바로 쭈욱봤죠~ 화질이 안좋았으나 그런것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이 뭔가 이상하게 서글프고 쓸쓸하고,, 황량한것이,, 차라리 꿈(?)처럼 나왔던 그부분이 진짜 앤딩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할정도로 마지막은 이상했죠.. 그후 후속편에 데스 앤 리버스.. 등등 까지는 다 봤지만.. 도무지 이해는 되지 않고.. 오히려 레이와 아스카 신지 등에 대한 환상(?)만 깨지고.... 혹자는 에바의 뒷부분을 가르켜 '자기애니파괴'라고 부르더군요... 마지막만 좀 다르게 끝났어도 좋았을 작품이었는데요... 혹시 글쓰신분은 에바의 뒷부분까지 다 이해하신거라면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사도, 롱기누스의 창,, 레이의 정체,, 결말... 이해가 잘 안돼요..
08/01/28 00:03
길시언 파스크란!님// 에바는 티비판과 극장판의 결말 부분이 다릅니다. (새로나오는 극장판은 아예 본편의 스토리 자체도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달라지는 것 같더군요.) 에바는 단순하게 얘기하면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주제를 대형 전투 로봇, 학원, 미스테리 등의 (일본에서) 익숙한 소재들을 가지고 신화 차원으로 다루는 이야기 입니다. 글쓰신 분 말대로 "마치 자기 자신만이 스토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캐릭터들을 알고 있다는 듯이" 생각하게 만드는건 (일본 만화와 SF 팬들에게 익숙한) 매니악한 코드들을 듬뿍 뿌려놓은데다 다의적인 신화속 상징들을 직접 사용해서 분분한 해석이 나오도록 의도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나온지 한참된 메가히트작인만큼 그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설명들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얼마든지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에바를 꼼꼼히 보면서 의문점을 체크해두었거나 하지 않았다면 (왜 에바는 저 어린 애들만 조종이 가능할까? 레이와 아스카와는 달리 전혀 훈련받지 않은 신지가 바로 실전에 투입됐던 이유는 뭘까? 부터 시작해서...)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겁니다. 뒷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감독이 처음부터 '인류보완계획'이란 이것이다. 라고 명백하게 정해두고 시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뭔가 숨겨진 음모가 있다'는 식의 분위기를 풍기는 정도로 진행하면서 고심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08/01/28 13:02
에반게리온의 감동은 그런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공존한다는데 있지 않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epic님이 거의 다 하셔서.. 저는 침묵해야겠군요. 하핫. 신화적 차원의 스케일과 감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실제로 에반게리온에는 C.G.Jung의 정신분석학이나 사해문서, 생명공학과 다른 문명권의 신화적 상징을 실제로 차용했다고 나오죠. 에반게리온에 대한 무척이나 잘 쓰여진,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은 해설과 설명들이 실제로 많은데요, 저는 제 감동을 유지하고 싶어서- 아마 이것이 '독선적'이라는 말과 맞닿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참고하고 싶은 것들만 참고했답니다. 저는 '호저의 딜레마' 라는 시리즈 타이틀제목, '제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가시를 세우면 다가오는 사람을 상처 입힐 수 밖에 없고 고독해지지 않을 수 없다' 는 제목에 반응했는데, 아마 제가 중학교시절 조금 거칠었(?)던 건 나름 가시가 아니었을까 한답니다. 하하.. 그리고 카오루가 신지에게 "너의 마음은 유리처럼 섬세해서 깨지기 쉬워.."라는 말을 하죠. (정확하진 않을꺼 같네요. 헤헷..) 아마 중학생이었고 나름 섬세했던 그때는 저말이 무척 위로가 되어 닿았던 것 같습니다. 모든 성장통을 겪는 영혼들을 위한 닭고기 수프 같은 존재 아니었을까요. 지금의 저는 적당히 크고 닳아버려서 그때 느꼈던 공감과 전율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지금은 낯설게 느껴지네요. 와닿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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