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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11 13:22:58
Name 말랑
Subject [일반] 내 인생의 남캐
남자는 일반적으로는 여자를 좋아하게 마련입니다만, 캐릭터의 세계라는 건 동경하는 동성을 만들어 내지요.

물론 냉정하게 말해서 이 글은 추후에 쓸 내 인생의 여캐(...)의 밑밥 정도에 불과할 지도 모르지만... 저의 짧은 인생에서 기억에 남았던 남자 캐릭터들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그 남자는 남자라면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컨텐츠는 제가 거의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점프 소년만화중에서도 본 게 슬램덩크가 끝인 수준이라.



<실제로 그는 숨만 쉬고 쿠쿠리가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경우도 있었지...>

제 인생 최고의 만화는 구루구루였습니다. 구루구루의 스토리 비중에서 니케란 사실상 쿠쿠리의 서포터 수준이죠. 물론 쿠쿠리가 대단한 마법사도 아닌지라 만화에서 활약하는 장면은 둘이 엇비슷합니다만 결국 구루구루는 미그미그족과 기리의 오랜 싸움의 이야기이며, 쿠쿠리의 각성과 최후의 마법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니케가 얻은 소위 4대정령왕의 힘과 빛의 마법 키라키라(...)의 힘은 결국 쿠쿠리를 보호하고, 가끔 쿠쿠리를 위협하는 적에게 치명타를 먹여 틈을 벌리는 역할 정도에 그칩니다. 왜냐하면 이건 개그만화니까...

제가 평생 생각하는 가장 속편한 남자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외로 그의 능력은 최상급이며, 정작 그 능력을 굳이 쓸 필요도 없이 파트너 여성의 힘은 더 막강하며, 그래도 가끔 보여주는 실력은 괜찮고, 파트너 여성은 아무 의심없이 남자를 사랑해줍니다. 그의 인생은 해피엔딩이 뻔한 판타지 만화의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인지 개그만화여서인지는 몰라도 운이 철철 넘쳐 흐르며 결정적인 곳에서 작용합니다.

요새 M모 캐릭터라던가 해서 주부남편 이야기가 많아져서 그런지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아마 전 지금 결혼 생각하는 애인을 보아 할 때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도달할 수 없으니 바라만 봐도 환상에 젖게 되네요.

사실 여성 중심 만화에서는 저런 속편한 남자 많죠. 킴 파서블의 론 스타퍼블 같은. 근데 걘 최소한 내가 본 시즌까지는 운도 없었는데...






<난 이렇게 양키애니를 좋아하는데 왜 포니를 보지 않았을까...>

보통 사람들이 '초능력 중에 뭐가 제일 좋냐'고 말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언급하는 캐릭터가 바로 저녀석입니다. 이 녀석은 소위 '유령파워' 라는 힘 하나로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갈구하는 오만가지 초능력을 전부 다 먹었습니다. 투명인간/마인드컨트롤/공중부양/비행/장애물뚫기/고속이동/염력/순간이동/분신 등등. 심지어 이놈은 제갈량도 아닌데 레이저를 쏘고, 누누도 아닌데 얼음덩어리를 던지고, 빅장 대신 초음파로 반경 400m 안의 생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일반인일 때는 같이 다니는 여자애한테 게임에서 탈탈 털리는 주제에 유령상태에서는 펀치랑 발차기만으로도 4층 건물 높이는 족히 되는 괴물한테 대항하는 피지컬을 먹습니다.

사실 일반인 남자 대니 펜튼의 인생은 학교에서 찌질이 취급 당하는 동네 꼬마 A 수준입니다만. 어쨌든 대니팬텀의 완결은 대니 펜튼이 슈퍼 히어로였다는 게 만천하에 밝혀지면서 끝나니까 인생이 크게 바뀌겠죠.

저도 제 숨겨진 능력으로 그런 반전을 꿈꿉니다만 - 일단은 공부나 열심히...






<후기 한국 패키지 RPG의 대표적인 캐릭터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마지막 아니었나.>

제가 본 주인공중에 손꼽을 정도로 무거운 역할을 짊어진 주인공...이긴 한데 사실 그런 역할을 짊어진 캐릭터는 많았습니다. 당장 수많은 히로인들이 세계의 명운을 가를 열쇠를 짊어졌으며, 남자 주인공들 중에도 그런 사람은 수도 없습니다. 당장 생각해내라고 하면 진 마징가 제로의 카부토 코우지만 해도... 스토리를 풀어내가면서 시즈 플레어는 전형적인 주인공+전형적인 히로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됩니다. 제가 악튜러스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이 이 점이었습니다.

물론 게임 플레이가 악튜러스의 스토리를 속 시원하게 이해시켜주는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거기다가 제국 수도성이였나 어디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중간에 그동안 찬찬히 넘어가던 스토리를 싹 까먹게 만드는 미궁이 하나.

악튜러스 초회 플레이 이후 시즈 플레어에 대한 느낌은 '얼마나 저 업이 무거웠으면 저 업이 끝나자마자 트랜스를 했을까' 였습니다. 스토리를 대충 이해한 지금은 그냥 헛소리지만...

여담으로, 저도 제가 여자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굉장히 자주 합니다. 물론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환상도 있습니다만, 만약 제가 여자였다면 이렇게 살이 찔 정도로 제 몸을 그냥 놔두진 않았을 거 같아서...






사실 제가 정말 남자중에 남자로 생각하는 건 이놈입니다. 이놈은 진짜 슈퍼 능력자에 성격도 좋고 평소에는 자상하고 뒤치닥거리 다 해주면서도 결정적일 때는 정말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슈퍼 알파맨입니다.

근데 내 딸을 주는 건 좀 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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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teful Days~
13/01/11 13:30
수정 아이콘
구루구루는 진짜 몇 안되는 우리나라 성우가 애니를 살리는 작품인듯. 감정없는 성우분의 목소리가 너무 개그스럽게 만들어요.
시라노 번스타인
13/01/11 13:33
수정 아이콘
내인생의 남캐라..
역시 카미나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너를 믿는 나를 믿어."

그야말로 목숨을 다해 따르고 싶은 아니키(형님)의 모습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하얗고귀여운
13/01/11 13:45
수정 아이콘
일본어를 거의 모르는 제가 아니키가 뭔지 아는 이유.
천진희
13/01/11 13:51
수정 아이콘
오레오 다레다토 오못테이야가루...ㅠ
근성열혈이 뭔지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남캐였죠..크크
13/01/11 13:59
수정 아이콘
열혈남으로썬 시몬이 영원히 카미나를 능가하지 못할겁니다. 진정한 열혈남아 카미나.
다만 시몬은 성장형이라 나중가면 '1화의 찌질한 소심남이 저런 포풍간지가 되다니!'
곡물처리용군락
13/01/11 13:48
수정 아이콘
짤은 유게감이네요 크크
여담이지만 큐브보다는 프메딸이 사기캐릭이라생각합니다..
4를 제외한 전시리즈에서 (2는 평가 제외)올 풀이 가능하신...
다만 큐브는 2편에서 감수성을 먹는대신 성품을 올려주는 양대신이죠(1명은 주점의 드미트리)
13/01/11 13:56
수정 아이콘
데로드 & 데블랑의 란테르트.
하얀 로냐프 강의 레이피엘, 이바이크, 라즈파샤, 파스크란, 라시드 등...
실마릴리온의 페아노르, 베렌 에르하미온. 투린 투람바르.

바로 떠오르는건 소설쪽이네요. 개인적으로 여캐보단 남캐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이성으로 느낀다는건 아니고...흠흠!
남자니까 같은 남자에게 감정이입이 더 잘되요.
Darwin4078
13/01/11 14:00
수정 아이콘
저는 피토하는 다치나바 우쿄.
제자리 쯔바, 백대시 쯔바를 익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던가..ㅠㅠ

그리고 버파2의 아키라 유키. 쥬넨하야인다요!!
붕격운신쌍호장, 그당시에는 추창망월이라고 했는데.. 어쨌건 붕격운신쌍호장 처음 성공했을땐 진짜 눈물나게 기뻤습니다.
알킬칼켈콜
13/01/11 14:48
수정 아이콘
맨날 죽는다는데 안죽는 좀비 우쿄..
一切唯心造
13/01/11 14:05
수정 아이콘
게임은 보통 남자가 주인공이라…
스파2의 류, 켄이 첫 남캐네요
내일의 香氣
13/01/11 14:46
수정 아이콘
저는 창세기전의 흑태자...
"신, 그까이꺼 뭐임? 먹는거임?? 그래.. 먹긴 먹는구나... 경험치덩어리..."
13/01/11 14:46
수정 아이콘
전 니케란 별명을 마법진 구루구루를 보고 만들었습니다.
이재 오픈베타게임에서 니케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기는 별따기지만, ....
푸른봄
13/01/11 14:47
수정 아이콘
큐브만큼 딸내미 생각해 주는 남자가 없는데.. 크크 전 큐브랑 딸내미 결혼하는 거 좋아요. 근데 너무 쉬워서 막상 플레이할 때는 걍 여왕을 목표로...
13/01/11 14:47
수정 아이콘
구루구루 보니 북북노인 생각나네요.
한우물만 파고 파고 또 파고 정진하고 정진하고 또 정진한 진정한 장인
Siriuslee
13/01/11 14:55
수정 아이콘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
대족장 스랄형님이 정말좋았습니다

그래서 여케만하던 얼라를 버리고 호드로 전향한후에는 남케만 키웠죠
언데남전사 타우렝남드루
하지만 불성이 열린후 만든 부케는 모두...
브렐 여케였...
흐콰한다
13/01/11 16:22
수정 아이콘
쿠사나기 쿄
켈로그김
13/01/11 19:50
수정 아이콘
저는 갑환행님.
갱생을 업으로 삼는 남자의 점프C 판정은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지..
오빤 트리스타일
13/01/12 06:02
수정 아이콘
하지만 쓰는 사람도 정가드와 역가드를 모르는 점A가 출동하면....
곡물처리용군락
13/01/23 12:40
수정 아이콘
03듀오론을 당해낼건 없습니다
王天君
13/01/12 08:24
수정 아이콘
오오오 쿠루쿠루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에요.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빛을 못본 허무개그의 절대 만화...크크크크 그렇지만 의외로 로맨틱한 만화이기도 하죠. 사랑이 모든 걸 해결한다~ 이래저래 남성 여성 독자 모두 놓칠 수 밖에 없던 괴악한 센스의 만화

그래도 니케는 나름 여주인공의 비위도 잘 맞춰주고 용사라는 측면에서도 많은 것을 했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의 자격을 따질 때에는 꽤나 성실하고 근사한 캐릭터라고 봐요. 적당히 뺀질뺀질한 것도 어느 정도 귀엽고...자꾸 기름진 소리를 해서 여자들의 마음을 적당히 설레게 하는 것도 성실한 애인으로서 할 만큼 한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전 오히려 연애나 다른 거 안따지고 원대한 목적을 향해서 달려나가는 남자 주인공들이 좋더군요. 연애에 젬병인 제 처지를 잊게 만들고 뭔가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주는 것 같아서... 무한의 주인의 아노츠 카게히사 가 그렇게 멋질 수가 없더라구요. 복수심에 맹렬히 불타는 것도 그렇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인정받기 위해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자세도 그렇고. 이런 캐릭터들이 저한테는 팍팍 꽂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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