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2/24 03:52:39
Name 눈시BBbr
Subject [일반]  난 한 게 없었다
자리에 앉으니 옆에는 늘 그렇듯 ROTC놈이 앉았다. 앞에도 꽤나 친숙한 애들이 보였다. 24, 25일이 뭐라고 다들 들뜬 분위기다. 일단 마지막 수업이었다.

앞에 있던 여자사람은 나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 딱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런저런 일로 다퉜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러더라. 미안하다고.

대충... 뭐 이러저러해서 미안한데 그게 본심은 아니었단다. 괜히 딴지 걸고 싶어서 더 뭐라고 했었단다. 진짜 미안하고, 앞으로는 잘 지내자고 하더라. 그러면서 앞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좀 더 긍정적이고 창의적이지만 고전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것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말을 했다. 제법 긴 얘기였던 것 같은데 제대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옆에 알티놈이 그랬다. 무슨 얘기 한 거냐고. 지도 다 들었을텐데 물어보는 게 이상했다. 간단히 말했다. 날 좋아하는 모양이라고. 근데 나는 딱히 한 게 없다. 서로 안 맞아서 싸운 기억 밖에는. 이 놈도 그런 게 있었다. 지가 좋아하던 애가 아니다 싶어서 작업 그만뒀는데 나중에는 걔가 지를 좋아하는 걸로 보였던 적. 이 놈은 쿨하게 그걸 거부했고, 억지로 얘 옆에 앉으려던 걔 사이에는 내가 앉았었다. -_-; 비정한 놈.

어찌됐든 작게 그런 얘길 했는데 들렸나보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바로 앞이었으니까. 울면서 나가더라. 그 놈이 나보고 쫓아가랜다. 내가 왜? 난 한 게 없다니까.

그러고 수업이 시작될까 말까 하는데 좀 미안하긴 했다. 그래도 날이 날이고 나름대로 용기 냈을 건데...

근데 좀 이상했다.

여기는 아무리 봐도 고등학교고, 담임쌤이라고 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정XX 쌤으로 고 1때 담임이었다. 근데 우리끼리 나누는 말은 아무리봐도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말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공학이긴 했어도 남녀 각반이었다. 거기다 개량한복을 입었는데 (그래서 일진이 없었다. 싸울 때 허이 허이 하며 택껸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사복이었다. 근데 왜 대학교 때 하는 알티가 내 옆에 있는 것인가. 내가 지금 고딩도 대딩도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난 정말 한 게 없었다.

그렇구나...

갑자기 배가 아팠다. 하지만 화장실에 가고 싶진 않았다. 똥들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듯 회전을 하지만
빙글 빙글
돌고
돌고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배가 아파서 일어났다.










그럼 그렇지

+) 꿈 얘기 두번째 얘기... 겠죠? -_-;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모티프는 있는 거 같아요.


"그러쿠나. 무선 쿰을 쿠엇쿠나"

욕이 있는 아 꿈 대신에 초난강의 명곡을 (=-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aranoid Android
12/12/24 04:00
수정 아이콘
그럼그렇지 휴..
처음부터 아닐거야 낚시겠지를
외치며 본 보람이 있네요
눈시BBbr
12/12/24 04:05
수정 아이콘
크크
아이구 점장님 알바한테 안 맡기시고 이 시간에도 일하시나요 ㅠㅠ
Paranoid Android
12/12/24 04:15
수정 아이콘
점장은무슨요 천한일개알바생의 마음으로 일하고있습죠...내년엔 생겨야할텐데...에휴...크크
눈시BBbr
12/12/24 04:26
수정 아이콘
어이구 이런 ㅠㅠ 에이 눈도 잘생기셨는데 왜 그러세요~;;
어차피 안 생길텐데요 ㅠ_ㅠ
알리스타
12/12/24 04:24
수정 아이콘
음? 그래서 ROTC분하고는 사귀기로 한건가요 아닌가요
눈시BBbr
12/12/24 04:26
수정 아이콘
둘이 다른 사람입니다 _-)/!
여기에 한 명 더 있어요
알리스타
12/12/24 04:35
수정 아이콘
양다리는 나쁩니다.
눈시BBbr
12/12/24 19:44
수정 아이콘
아니라니까요 '0'
Paranoid Android
12/12/24 04:38
수정 아이콘
rotc가몇명이야 어휴...
tannenbaum
12/12/24 06:26
수정 아이콘
취향은 존중되어야죠
승무원 소방관 경찰 운동선수 헬스트레이너 다 존중되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ROTC가 드물긴 하지만 뭐 어때서요 여러명 좋아 할수도 잊죠뭐
눈시BBbr
12/12/24 19:45
수정 아이콘
아니라규요 ;0;
12/12/24 09:40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가 개량한복; 특이하네요 크크
민사고였나 거기였나..
눈시BBbr
12/12/24 19:45
수정 아이콘
크크 교장이 좀 특이했어요 -_-;
사직동소뿡이
12/12/24 13:06
수정 아이콘

가야고 나오셨어요?
눈시BBbr
12/12/24 19:45
수정 아이콘
넴 '-'
Darwin4078
12/12/24 13:56
수정 아이콘
역시 눈시님. ROTC는 눈시님의 운명.
눈시BBbr
12/12/24 19:45
수정 아이콘
전 그냥 사실주의를 추구할 뿐입니다(?)
一切唯心造
12/12/24 14:11
수정 아이콘
이게 대체 무슨 글이 앞뒤가 맞지가 않네하고 생각했는데 꿈이군요
맞을리가 있나 -_-;;
눈시BBbr
12/12/24 19:4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691 댓글잠금 [일반] 홍어, 운지 그리고 일베(혐오주의) [143] 엄배코11706 13/06/23 11706 3
44595 [일반] 누가 짝사랑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17] 내맘이야4479 13/06/19 4479 0
44565 [일반] 간단한 영화 감상기 [25] 예바우드6130 13/06/17 6130 0
44284 [일반] [책 소개] 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 시사 활극 [10] DarkSide7907 13/06/05 7907 2
44221 [일반] 개그콘서트 "황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70] JunStyle10060 13/06/03 10060 0
44206 [일반] 꽃의 안드로이드 학원 [22] 순두부11132 13/06/02 11132 0
43809 [일반] PC방에서 만난 민주화 청년들 [372] 유유히9370 13/05/16 9370 3
43629 [일반] [단편] 어느 게임 마니아의 일상생활 [14] 트린6885 13/05/08 6885 2
43117 [일반] [소개] 뫼신사냥꾼 -윤현승 [22] par333k9637 13/04/10 9637 0
42609 [일반] 여대생과 카풀 체험후기 (part3.비상사태) [56] Eva01010428 13/03/08 10428 7
42438 [일반] 미지와의 조우 - 벨테브레와 하멜 [5] 눈시BBbr8527 13/02/25 8527 1
42426 [일반] [리뷰] 베를린(2013) - 한국형 첩보 영화의 미래를 말하다 (스포 있음) [82] Eternity13966 13/02/10 13966 5
42099 [일반] 바른 생활 [29] 헥스밤7480 13/02/03 7480 24
41882 [일반] 지고나서야 비로소 꽃인 줄을 알았다.-2 [10] 영혼5943 13/01/24 5943 1
41846 [일반] 펌 - (정보글) 지역드립과 관련된 총설 [144] 장어의심장7911 13/01/23 7911 5
41727 [일반] [리뷰] 박수건달 - 용두사미, 하지만 기본은 한다 (스포 있음) [13] Eternity6629 13/01/16 6629 0
41719 [일반] [펌] 지역감정에 대하여 -유시민- [59] Pray4u8578 13/01/16 8578 2
41237 [일반] 개인적으로 꼽는 올해의 드라마 세편 그리고 대사 [60] classic7638 12/12/24 7638 0
41235 [일반] 난 한 게 없었다 [19] 눈시BBbr7839 12/12/24 7839 1
40418 [일반] 두 사람 이야기 - 앞에 서거나 뒤에 서거나 [6] 글곰3644 12/11/16 3644 4
40354 [일반] 원효상가에서 돌아오며 [18] 항즐이5789 12/11/14 5789 0
39970 [일반] 고쳤으면 하는, 개인적으로 신경쓰이는 국어습관. [91] 곰주6091 12/10/29 6091 0
39591 [일반] 늦었지만... 한글날 기념으로 지금은 안쓰는 순 우리말~ [33] ofbyfor10721 12/10/09 1072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