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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30 22:45:34
Name 이명박
Subject [일반] 호갱님
#프롤로그

군대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도와줘......뭔가 이상해 ...내..내가 호갱님이 된 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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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동기

1월 군번인 나는 유난히 동기가 많은 군번이었다. 게다가 다들 좀 성향이 비슷해서 친하게 지냈고 전역해서도 연락하는 사이다.
전역 후에 휴대폰을 알아보려고 봄부나 네이버카페 , 공동구매 사이트를 밤낮없이 체크해나갔다.
그 와중에 한 동기도 알아보는김에 자기 것도 같이 알아봐달라며 부탁을 했고  나는 기꺼이 수락했다.

그러던 와중 오랜 경험에서 오는 직감으로 이 갤쓰리 발 핸드폰시장 빙하기는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걸 알아챘고
계속 주시하고 있던 옵쥐를 59에 지르는 헛 짓을 하고말았다. 하지만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 걸 알고있었고 최선이었다.
동기에게 다른 이런 저런 조건들을 나열하면서 살꺼냐 지를래 살래 할꺼말꺼 많이 물었지만
동기는 그때마다 잠깐 조금만 잠시만 생각좀 그게다 더없냐 등으로 미루고 미뤘다. 더 싼걸 찾기위해 기다렸다.
하지만 기회는 오지않았고 점점 똥줄이 탄 그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버스는 떠난 후였다.


#아는 누나

그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있었으니 그 것은 '아는 누나' 였다.
친한 친구의 누나가 대리점에서 일을 하니 그는 선뜻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그의 손을 우악스럽게 부여잡았다. 친구는 그게 마냥 좋을 줄알았다.

번호이동이네보조금은좀나오는편이고한달에7만8천원정도만내면되유심비랑가입비는나눠서나가니깐너무신경쓰지말고
누나가정품액정필름도같이넣어줄게그리고전역후에술마실일많으니깐핸드폰보험하나쯤은들어놔야되는거알지어중간한
삼천원짜리보험보단좀비싸더라도분실했을때확실한보험이나아누나가많이잃어버려봐서아는데누나믿어보조금지급은제한이
좀있으니깐현금으로15만원정도돌려줄게최신폰치곤거저가져가는거야

맞는말은 맞는말인데....
친구는 선뜻 제안을 받아들였고 할부원금이라는 것을 물어볼 기력도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약정기간이 24개월인지 30개월인지 확인할 여력도 없었다.



#10만원

일주일정도 사용 후 게이티의 포지와 기기불량인듯한 음성통화 음질에대해 불만이생긴 동기 이것저것뒤져보다가
할부금을 보게된다. 890,000 이라고 적힌.
한달에 7만8천원이라는 소리는 30개월 약정이었을때 얘기였고 24개월로 줄일시 8만원 초중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나올뿐더러
할부이자 5.9퍼센트와 부가세 10퍼센트가 붙지 않은 가격이었다. 때문에 그의 첫 3달 요금은 유심비와 가입비의 분납덕분에
10만원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대충 그가 나에게 전화를해서 아는 사람에게 대리점에서 그냥 살 것 같다고 했을때 눈치는 챘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는 호갱님이 되어있었다.

그리고...그 군대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도와줘......뭔가 이상해 ...내..내가 호갱님이 된 것같아.


#따고배짱

개통된지는 약 6일. 승산이 있었다. 난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했고 일하는 도중 틈틈히 조언을 해줬다.
그는 대리점에 일단 전화를 걸어 통화품질을 얘기하며 개통철회를 요구했지만 그 아는 누나는 현금지급했던 것을 토해냄과 동시에
10만원을 요구했다. 개통철회비용이라고했다. 자기 회사에서 임의적으로 정한...위약금 같은 거라고했다.
14일이내에 문제가있어 개통철회하는 경우에 그 기간동안 썼던 요금외에 납부할 금액은 없는데.....난 똑똑하다.
난 그를 진심.. 돕기로 결심했고 그  아는 누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내 동기는 아는 누나를 잃었고 잃어버릴 뻔했던 10만원을 찾았다.
그리고 새삼스레 다시 한 번 우리모두 이 세상에 믿을놈 하나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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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친구에게 문자가왔다.

90살까지 핸드폰 대리점에서 사는 일은 없을듯...

미친놈...호갱님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모르겠는데

그건 나도 몰라.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돼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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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티타임
12/10/30 22:53
수정 아이콘
이제 그 10만원으로 동기분께 밥 얻어먹으시면 되겠네요....
문재인
12/10/30 22:57
수정 아이콘
호갱 구제는 가족만이 진리 아니던가요?
나름쟁이
12/10/30 22:58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읽었네요.
아는사람한테 사도 뭘 모르고 사면 당하는건 매한가지.
친구분이 구입한 폰은 어떤기종이었나요??
12/10/30 22:59
수정 아이콘
살다보니 아는 놈이 더 무섭다는게 진리더군요... 옛날엔 모르고 많이 당했는데-_-;
짱구 !!
12/10/30 22:59
수정 아이콘
가난과 호갱은 나랏님도 구제하기 어렵더이다...ㅠㅠ
12/10/30 23:02
수정 아이콘
원래 아는사람이 더 무서운게 폰시장이긴한데... 개철비용 10만원은 무섭네요;;;
tannenbaum
12/10/30 23:12
수정 아이콘
아이폰4 32기가 할원 82만에 대리점에서 산 호갱 여기 있습니다 ㅜㅜ
헌데 며칠있다 친구가 약정 24개월에 일시불 55에 샀단 소리듣고 허탈했지요
Tristana
12/10/30 23:13
수정 아이콘
원래 휴대폰 대리점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아는 사람과 친척이죠.
하지만 호갱은 가족도 구제하기 힘든 현실 크크
녹용젤리
12/10/30 23:44
수정 아이콘
전 일부러 호갱님이 되주었습니다.
힘들게 사는 친한 동생이 폰팔이를 부업으로 주말마다 한다기에 그냥 실적용으로 개통해줬습니다.
힘들게 살지만 정말 열심히 삽니다. 알기에 기꺼이 호갱님이 되주었죠.
그래도 양심은 있는 놈이라 갤삼오프라인 최저가로 해주더군요.
Practice
12/10/31 01:13
수정 아이콘
진짜 폰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오프라인에서 사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워3팬..
12/10/31 02:22
수정 아이콘
오메 90만원 무섭네요.
에프케이
12/10/31 07:52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는 놈 통해 싸다고 해서 샀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36개월에 할원 99만원이었죠.
고작 갤럭시S 호핀이었는데.. [m]
공허진
12/10/31 15:21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에 휴대폰 바꾸려고 엄청 알아보다가 포기하구 테티이 할부원금3만원에 샀네요
아버지께서 갤3를 사야지라고 뭐라하시길래 스펙이랑 계약조건 보여드렷더니 급 놀래시더군요
덕분에 지금 어머니거 알아보고 있는데 정말 빙하기네요
12/11/05 12:47
수정 아이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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