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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30 11:58:33
Name 한아
Subject [일반]  <007 스카이 폴>, 볼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께


자제한다고 했지만 영화 내용에 관해서 약한 스포일러는 있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원하지 않는 분들께는 읽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이게 9000원 내고 볼 만 한 영화인가?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시작부터 팬들에게 여러가지 의문점을 쏟아내었죠. 골수 007팬들의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나 로저 무어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전대의 피어스 브로스넌과 비교해도 너무나 다른 본드.



달라진건 단순히 외형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영국 최정예 첩보부 MI6의 프로페셔널한 비호를 받으며 스무스하게 적들을 꺾어나가고 여유롭게 임무를 완수했었던 본드는 이제 적에게 진창 두들겨 맞고 쓰러지며 힘겹게 수행한 임무조차 중요 정보원을 죽여버린다거나 스스로 함정에 빠져버려 반쪽의 완수밖에 못하는 B급 요원으로 전락해버린 느낌이죠. 골수팬들이 "나의 더블오세븐은 이렇지 않아!"를 충분히 외칠법한 변화에요. 사실 이건 비슷한 첩보액션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에단 헌트도 겪고 있는 고민거리긴 하죠. 오히려 요즘은 아이언 맨이나 배트맨이 과거 첩보물들을 보며 감탄했던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요원들은 늙어가고 있고, 슈퍼히어로들처럼 눈돌아가는 무기나 능력도 없으며, 요즘은 과거 냉전시대와는 달리 유능한 스파이들이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James Bond: Sorry. I'll shoot the camera first next time.
(죄송해요. 다음번엔 카메라 먼저 쏘도록 하죠.)

M: Or yourself. You stormed into an Embassy. You violated the only absolutely inviolate rule of international relations, and why? So you could kill a nobody. We wanted to question him, not to kill him! For God's sake! You're supposed to display some kind of judgement.
(아님 자넬 스스로 쏴버리든가. 자넨 대사관에 갑자기 쳐들어갔어. 국제사회에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될 룰도 깨버리고. 왜? 고작 쓸모없는 사람 하나 죽이려고. 우린 걔한테 정보를 캐내야 했지, 죽이려던게 아니었다고! 제발, 생각 좀 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좀 보여주지 않겠나?)


James Bond: I did. I thought one less bomb maker in the world would be a good thing.
(했어요. 제 생각엔 폭탄테러범 한 명 없앤 것도 세상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M: Exactly. One bomb maker. We're trying to figure out how an entire network of terrorist groups is financed and you give us one bomb maker. Hardly the big picture, wouldn't you say?
(제대로. 딱 한 명. 우린 그 테러범이 속한 단체 정보를 통째로 파악하려고 하고 있는데 자네가 얻어온건 테러범 딱 하나 제거한거라고. 정말 대단하지, 그렇지 않나?)

--- <카지노 로얄>(2006)의 장면 中






다시 첫번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 영화, 표 값 할까?

007 시리즈의 오프닝을 영화관에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면 그래도 한 번 쯤 가서 돈내고 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저도 영화관에서 007 시리즈의 오프닝을 본 경험이 이번을 포함해 세 번 뿐이지만(다이 어나더데이, 카지노 로얄, 스카이 폴), 요즘 영화들에서 이런 클래식한 오프닝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81년도에 나온 12편 유어 아이즈 온니의 오프닝을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던 세대라서 너무 아쉬워요.) 마돈나의 <다이 어나더데이>의 오프닝은 매력적인 CG영상으로 당시 굉장히 호평을 받았으며, <카지노 로얄>의 오프닝같은 경우는 영화관에 봤다는걸 자랑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니깐요. 요즘 한창인 아델의 이번 <스카이 폴> 오프닝도 딱히 다른 설명이 필요 없어요. 역대 최고란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정말 아름답습니다. 가사조차도 이번 영화의 주제와 너무 잘 맞아 떨어지는 면이 있고, 영상 자체도 영화와 따로 떨어뜨려놓고 볼만큼 정말 환상적인 시퀸스입니다. 오프닝만으로 표 값 9000원의 가치를 다한다고 말하기엔 분명히 무리가 있지만, 영화 평이 아무리 안좋아도 엔딩 크레딧 이후에 나오는 다음편 예고를 보려고 영화 표 값을 지불하는 매니아들도 있는 마당에,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오프닝은 꼭 영화관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최고로 꼽는 영화들.

저는 주로 주변 지인들에게 영화에 관심이 많고 영화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떠벌리고 다니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제가 무슨 알프레드 히치콕의 스릴러 명작들이나, 스탠리 큐브릭의 시대를 앞서간 걸작들, 영화사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고전 영화나 혹은 요즘 깐느나 베니스에서 작품상을 받은 예술성의 극을 달리는 고급(?) 영화들에 관심이 있는게 아닌가 으레 짐작하곤 합니다.

그렇지 않아요. 국내에서 인정받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코드는 저랑 도무지 맞질 않으며, 미술에 관한 사전 지식없이는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김기덕 감독 영화 역시 제겐 너무 어려웠으며, 미국 컬트 문화의 대표주자 데이빗 린치의 작품들은 어떠한 감상평을 쓰기 힘들 정도로 보기 힘겨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영화들은 뮤지컬적인 요소가 잔뜩 들어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초대형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그외 재미있는 상업영화들이었습니다. <다이하드>나 <터미네이터>, <더 록>, <제 5원소>, <아마겟돈> 같은 미국적인 영화들이면 OK.

이후 점점 자라면서 그 취향이 조금은 디테일 해져서, 가장 먼저 애정을 쏟은 장르가 <글래디에이터>, <라이언 일병 구하기>, <패트리어트>, <위 워 솔져스>,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마스터 오브 커맨더>, <트로이>, <킹덤 오브 헤븐>, <윈드 토커>, <블랙 호크 다운>, <진주만>, <그린 존>, <킹덤>, <태양의 눈물>, <블러디 다이아몬드>, <허트 로커>, <태극기를 휘날리며>, <고지전> 같은 역사/전쟁액션물이었고,(<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sf나 판타지물로 안치고 순전히 전쟁액션장면이 맘에 들어서 좋아했습니다. -_-;) 심지어 <플래툰>, <풀 메탈 자켓>, <지옥의 묵시록> 같은 고전 영화도 찾아볼 정도로 전쟁이란 단어가 붙으면 찾아볼 정도로 광적이 되어갔습니다. (+ 요즘 다시 관심이 가는 게 마이클 만 감독의 액션영화들 <마이애미 바이스>, <콜레트럴>이나 <히트>)



좀 더 성인이 되자 첩보물에 재미를 붙여 보기 시작했어요. <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솔트>, <리쿠르트>,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바디 오브 라이즈>, <헤이와이어>,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나잇 & 데이>, <레드>, <쉬리>, <아이리스>, <24>, ... 중간중간에 함정이 있는 것 같지만 첩보 비슷한게 들어가면 닥치는 대로 각잡고 봐왔습니다. 이중에서 최고로 쳤던 영화는 단연 <본 아이덴티티> 였고, 이후 후속작들이 크게 히트를 치고 평가도 좋았지만, <본 아이덴티티>에 가장 많은 애착이 갔었죠. 기억을 잃어버린 특수 요원이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아직까지도 화자되고 있는 미칠듯한 액션으로 볼 당시 엄청나게 충격을 준 영화였습니다. 그러던 중 이걸 박살내버린 영화가 2006년에 나왔는데, 그게 바로 <007 카지노 로얄>입니다. 사실 당시의 저는 개인적으로 기존의 007 시리즈를 <본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사리즈>에 비하면 그저 오래되고 이름만 남은 껍데기 시리즈로 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영화관에서 <카지노 로얄> 접한 순간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007 시리즈를 다 찾아보겠노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모든 시리즈를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그때부터 보기 시작한 007 시리즈는 이번 <스카이 폴>까지 영화관에서 보게 만들었죠. (물론 중간에 <퀀텀 오브 솔러스>는 대실망... ㅠㅠ)



자, 다음 질문. 스카이 폴, 첩보물이 맞긴 맞는가?



사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이게 답하기가 좀 아리송합니다. <스카이 폴>에선 역대 007 영화 중 가장 괴상한 악당이 나오며, 기존의 첩보액션으로 스타트를 끊긴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본드는 더 이상 우리가 원하는 유능한 특급요원이 아니며(심지어 이 부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할애하며), 후반부 액션은 더 이상 우리가 007에서 기대한 첩보물이 절대 아닙니다.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영화가 많이 떠오르는데, 악당만 놓고 보자면 <다크 나이트>가 생각나거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의 모습도 보이며, 전체적인 액션에선 역시 <본 시리즈>와의 비교를 빼놓을 수 없고, 중반 부분에선 브루스 윌리스의 <레드>라던가, 작년의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 이라던지, 후반부 액션에선 <나홀로 집>에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후반부가 떠오릅니다. (왜 이 영화들이 떠오르는지 설명한다면 심한 스포일러가 됩니다.)

우리가 기대한 여러가지의 신분을 가지고 정체를 숨기며 이국적인 나라들을 떠돌아다니며 서너가지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특급요원의 기본 틀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어째 <스카이 폴>은 주인공도 본드가 아닌 MI6의 수장 M인것 같고, 후반부로 갈수록 냉철하고 지적이어야 할 제임스 본드의 동기마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것처럼 보여지고... 특히나 악당과 M, 본드의 삼각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며, 후반부 배경이 되는 제임스 본드의 유년기 시절 '집'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첩보영화치고는 너무 본드의 개인적인 부분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영화, 좀 이상합니다.







결국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글의 전개가 난장판인건 인정합니다. (......) 여러분이 <스카이 폴>에서 첩보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커요. 이 영화는 관람 전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재미가 크게 갈릴 수 있는데, 영화 홍보적인 측면에서 그런 부분을 어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스카이 폴>은 50년간 우려먹었던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와 그 주변 인물들을(M이나 Q, 머니페니 등) 새롭게 정리하고(그리고 이 '정리한다'는 부분에서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보며 어찌보면 리부트라고도 볼 수 있는 번외 에피소드로 접근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비밀의 여지를 남겨 둘 것같은 특수 요원의 유년기나 그의 주변 인간 관계에 대한 사적인 감정들 역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며,(물론 본드는 여전히 차갑고 지적이며 섹시합니다. 약간 힘이 빠져보이는 것 빼고는.) 애초에 이 영화 자체가 "그 50년의 긴 시간동안 007 시리즈를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기존의 007 시리즈를 완전히 버리지 않을 것이지만, 대신 앞으로 이러이러한 새로운 007 시리즈를 만들겠습니다." 하고 선포하려는 목적이 있는 영화같습니다.

영화 속 장면에서의 실질적인 예를 들자면 스포일러가 될 테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주인공 급으로 다루어지는 M의 변화나 애스턴 마틴  DB5의 등장과 퇴장하는 모습 등 여러 장면들을 보면, 과거의 것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007의 대한 의지가 어떤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걸 가장 잘 표현해주는 대사가 나옵니다. 악당 실바가 본드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묻자 "Resurrection."이라고 답하거든요.) 따라서 이 영화를 조금 더 재미나게 즐기려면 007 시리즈의 대한 애정이 필요하겠지요.


"그런거 없다, 난 007 시리즈 모른다."라고 하시는 분들에겐 그래도 "A-급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정도는 됩니다. (첩보물은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007 시리즈의 골수팬이라기엔 너무 모르는게 많고 이 시리즈에 정을 붙인 시간도 짧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나름 애정이 담긴 시리즈이며 그런 영화 장르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께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만, 평가는 보신 분들에게 달렸지요. 이 영화는 제게 액션영화의 즐거움 보단 이제는 기존의 것들을 떠나보내야만 할 것 같은 가슴 아린 상처를 준 영화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저는 벌써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



James Bond: Double-O-seven, Reporting for duty.













뱀발: 주디 덴치의 M과 하비에르 바르뎀의 실바 연기는... 하아... 정말 너무 멋집니다. ㅠㅠ






댓글이 진행되는 분위기로 봐서는 본문보다 더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댓글읽기 전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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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30 12:13
수정 아이콘
어제 보고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각잡고 본 최초의 007영화였는데 중반까지는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끝날때의 몰입도와 감정이입은 저를 고조시켰어요. 액션영화로서의 만족도는 솔직히 높다고 못하겠습니다. 허나 영화로서의 만족도는 90점이상 주고싶습니다.
추가로 하비에르 바르뎀은 잘생기지 않아도 멋있다는게 뭔지 보여주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잘생기고 멋있는게 뭔지 보여줍니다!
하나 아쉬웠던점은 번역하신분의 의도인진 모르겠으나 지속적으로 m의 명칭을 누락시키시더라구요. 스카이폴의 스토리를 지탱하는 기둥은 두개라고 봤는데 하나가 기존 007에서의 지속점과 변화점을 보여주는것이고 나머지 하나가 m과 요원들과의 관계라고 봤거든요. 전자가 007시리즈에서 스카이폴이 해야할 역할이고 후자가 스카이폴 독자적으로 가지는 드라마인데 이 극의 이해도에 꼭 필요한 명칭을 지속적으로 한글스크립트에서 제외를 시켜버리니까 감정이 터지는 타이밍에 터지질 못하겠더라구요. 갑자기 왜 울지? 하는 기분이죠. 조금 이후에 이해라고 이입이되었지만 조금 아쉬운부분이었어요.
하얗고귀여운
12/10/30 12:17
수정 아이콘
이번 007은 50주년을 맞아 기존 팬들을 위한 영화같아요.
007이 옛날과는 다르게 많이 변했고, 또 변할거지만 우리는 전통을 버리지 않을거다라는 007 시리즈 자체의 다짐 같은걸 느꼈습니다.
그런게 영화 내내 늙고 힘없어진 007과 옛날 007 시리즈를 풍자하지만 종국에는 다시 전통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007에 애정이 있거나, 잘 아는 관객이라면 재미를 느낄테고, 007을 처음 보거나, 별관심이 없는 관객이라면 재미가 별로였을 것 같은 영화였어요. 007 시리즈가 아니라 그냥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간 관객이라면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낄 만한 영화였으니까요.
반면 비평가들의 평가가 좋은 이유는 그들은 007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007 시리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뭐 아무튼 저에게는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같이 간 여자친구는 지루해 죽을뻔 했다고 했습니다만.
SuiteMan
12/10/30 12:1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전 영화가 재미가 없었구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올해가 007 50주년 되는 해라서..이번편은 번외(?)쯤 되는 늬앙스로 만들어졌다는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재미는 없었지만 제임스본드가 처해진 현재 상황이 정확하게 나오는 점은 좋았습니다. 조금 안쓰럽기도 했구요. 그러한 측면을 알고 봤다면 훨씬 더 재밌게 볼수 있었을텐데 그점이 아쉽습니다.
12/10/30 12:38
수정 아이콘
저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가서 봤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올때는 복잡한 생각이 들었죠.
기대한 영화가 아니라 다소 실망감도 들었고, 안쓰러운 느낌도 들었고, 그렇다고 너무 재미없지는 않았고...
작년에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의 평이 좋았던 것도 그렇고, <본 레거시>가 개봉한 시점에서,
기존의 첩보액션물 007로 홍보해서 엉뚱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게 좀 무리수였다고 봐요...
12/10/30 12:2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 재미 없게 봤어요. 일단 악당이 너무 스케일이 작은게 맘에 안들었고
더블오세븐이 너무 약해져서 ㅠㅠ
파르티타
12/10/30 12:43
수정 아이콘
로저무어의 007을 가장 007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보는 내내 느꼈던 이질감은
엔딩 크레딧에 샘 멘데스 라는 이름을 보고
아... 역시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이해로 바뀌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웠던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인트로의 추격씬은 정말 잘 뽑혀 나온것 같아요
시리즈의 이전작 옥토퍼시를 적절히 인용하기도 해서
007 영화 매니아들이라면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기도 합니다
오란씨캬라멜
12/10/30 12:50
수정 아이콘
007이 계속 같은 모습으로 있었다면, 전 더이상 007을 좋아하지 않았을 겁니다. 과거의 영광에 젖은 구식의 사골영화라고 생각했겠죠.
그런 의미에서 카지노 로얄에 감탄했고 환영했습니다.
스카이폴도 전 좋더라구요. 성공적인 변신이 바로 얼마 전인데 또 변신을 시도하나 싶었습니다.
이제 드라마가 추가된 007을 보게 될 것 같은 기대가 듭니다. [m]
예바우드
12/10/30 13:06
수정 아이콘
개봉 당일 찍고, 어제 2차 찍고 온 저로썬 그냥 행복했던 23번째 이야기였던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샘 멘데즈를 좋아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던 지라 더 만족했던 느낌도 있군요.
50년간이나 이어온 시리즈는 사실 좀 구닥다리스럽죠. 최신 무기라고 내놓아도 정보전 양상을 띠는
요즘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 제이슨 본이라는 피곤한 첩보원이 공전의 히트를 친 덕분에
007은 정말 늙었다는 표현 외에는 별다른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카지노 로얄에서부터 감지되었던 변화는 이번 스카이폴에서 선언으로 떠올랐구나 싶어요.
알아, 이 시리즈는 구닥다리야, 본드는 늙었어, 50년간이나 같은 이야기를 해대서 솔까 이제 할 이야기도 없어!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
...라고 이야기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본드의 유년시절을 담당했던 스카이폴 저택이 다 무너진 것은 상징적이며 또 다른 기대를 갖게 합니다.
(애시턴 마틴이 부서진 건 많이 마음 아팠습니다. 숀 코넬리가 아직도 저에겐 가장 완벽한 본드라서 ㅠㅠㅠ)
그냥 전.. 엄청나게 좋았다구요
12/10/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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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크레이그로 바뀌고나서 나온 (스카이폴까지) 작품들 다봤는데
좀 가벼운 성향의 저로썬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연일때가 더 잼있었어요
특히 요번작품은 액션이 앞의 카지노, 퀀텀보다 약해요 화끈한거 기대하신분들은 좀 실망하실수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shadowtaki
12/10/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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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대사처럼 이제 예전 007같은 영화는 안만들죠..
이 영화는 오프닝 액션 시퀸스와 타이틀 오프닝만 하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예전처럼 제임스 본드가 아닌 엠역의 주디 덴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엠이라는 역할과 배우에게 기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의 엠 그리고 주디 덴치의 은퇴, 새로운 엠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의 스파이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마무리 지은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샘 맨데스가 다시 한번 007시리즈의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해요.
12/10/30 13:47
수정 아이콘
주디 덴치의 M이 참 씁쓸한게, 저 마녀 할망구는 내가 죽을때까지고 저렇게 있을거 같았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
아아...
셈 멘데스가 기존 007의 거의 모든걸 털어내려는 것 같았어요.
위에서 언급된 DB5도 그렇고, 저택도 그러했으며, 위에서 언급 안되었지만 MI6본부도 그렇고,
요원들이란 측면에서도 006이건, 실바건 뭐건 007하나 달랑 남겨놓고 나머지는...
그것도 좋게좋게 마무리하고 넘어가자, 이런것도 아니고 아예 다 대놓고 없애고 파괴시켜버리는 노골적인 방법으로요.
라엘란
12/10/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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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댓글 다신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견해에 제가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길게 적을 필요는 없을거 같고 주관적인 생각을 짧게 적자면..
1. 오프닝신은 007시리즈 내로 봐도 그렇고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도 정말 잘만들었다. 아델의 노래와 영상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2. 악역과의 관계나 전개는 다크 나이트가 생각나지만, 역시 다크 나이트에 비하면 너무 허술하고 긴박감이 떨어진다. (그만큼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완벽하기도 했지만..)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배우가 아니었으면 어쨋나 싶은 생각이 든다.
3.샘 멘데스 감독의 개성이 영화 전체적인 느낌부터 세부적인 곳까지 곳곳에 드러난다. 이 영화에 불호를 나타내는 분들 중에선 샘 멘데스 감독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셔서 그런 느낌을 표현하는 분이 계실거같다. 반대로 팬이라면 좋아할수도..
4. 다 보고난 느낌은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영화라는것...? 이 영화가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디딤돌로는 최적의 결과
물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총사령관
12/10/30 14:10
수정 아이콘
007스카이폴 엔딩크레딧 이후에 예고 영화나오나요?
이블베어
12/10/30 14:11
수정 아이콘
내가 사랑하던 007 영화는 이제 없어! 죽었어! 라는 느낌이신 분이 많네요. 저는 오히려 작품 내내 들었던 그런 기분이 마지막에 뒤집어졌는거든요. 그걸 보면서 007이 다시 클래식해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 작품이 궤도를 벗어난 건 맞지만 일부러 탈선한 느낌이었어요. 물론 마지막을 보지 않았더라면 저도 아쉬웠을거 같습니다만.
영원한초보
12/10/30 14:51
수정 아이콘
007보고 리뷰써볼까 했는데 제 생각하고 비슷한 글이네요.
이번 시리즈는 007의 재조명이라고 할 수 있을꺼 같습니다.
영화내내 패러디와 오마쥬가 상당부분 많이 나오고 영화 분위기가 신마다 갑자기 막 바뀌죠.
끝부분 저택씬에서 처음에는 나홀로집에 였다가 갑자기 음악과 함께 람보로 바뀌고
일부러 그렇게 만든것 같습니다. 관객들 보고 당신들이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은 무엇이냐?
내가 모든 형식을 다 보여줄테니 좋은거 골라봐라 이런 느낌 이였습니다.
감독이 샘맨더스다 보니 현재 사회분위기 표현도 어느정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비슷한 전개 방식의 대작 시리즈 물이 나왔다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배트맨라이즈도 늙은 배트맨의 부활, MI4도 본부가 다 날아가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노력
이번 007도 그러한 전개로 진행되던데
미국 사회가 상실감이 얼마나 크고 예전으로의 회귀를 얼마나 많이 바라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007은 다른 액션시리즈 물에 비해서는 나름 메세지를 많이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M이 청문회에서 읽은 시가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예전의 우리를 생각하지만 지금의 우리도 우리다(?)
이게 영화의 중심메세지라고 생각하는데 경제위기 이후로 사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007시리즈도 여러 변화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드러나는 영화였습니다.
첩보물 자체로 보면 높은 점수 줄 수 없는 영화이지만 시리즈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났습니다.
12/10/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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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으로, 카지노로열과 퀀텀 오브 솔러스는 어찌 넘어간다손 치더라도, 이번 작품은 007의 정식시리즈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그냥 카지노로열('67)과 네버세이 네버어게인에 이은 3번째 외전이라고 하고 넘어가고 싶네요...
12/10/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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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초보님의 말씀처럼 청문회에서 M이 읊었던 시의 내용이 007 스카이폴의 주제를 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자는 늙어도 사자라는...
토요일 스카이폴을 보고 카지노로얄을 다시 봤는데 정말 명작입니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부족했던 게 여주인공의 미모(?)였는데
"I'm the money" 라고 말하며 등장하는 에바 그린의 포스는 -본드걸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정말 최고였습니다.

스카이폴은 보면서 예전의 007을 느끼게하는 깨알같은 요소들이 숨어 있어서 찾아서보는 맛도 재밌었습다.
12/10/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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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헌트도, 본도(본은 아닌가), 브루스 형님도, 악당들이 약해서 고민일 떄가 되었죠.
국가급 악당이 이제 소소해졌으니. (스케일은 커져도 미디어니, 인터넷이니 해서 체감하긴 쉽지 않은 느낌이랄까....)
과거는 여전히 좋고 존중받아야하지만, 우리는 달라질거야 같은, 약간은 팬서비스 같은 외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대니얼 크레이그 버전부터 리부트 된거 같은데 그걸 억지로 연결하듯이 붙여버리려니 더 이상해진 거 같기도 하고;
일단 재밌는 패러디나 깨알같은 장난질은 재밌었습니다. 예전엔 영 아니었는데 열차에 딱 뛰어내려서 양복을 가다듬는 모습은 "오오 본드!" 싶더군요;
카지노로얄이나 퀀텀이 연계성이 있어서 좀 더 스토리를 이어가며 깊게 만들길 바랬는데, 그냥 외전이니까.. 기념비적이니까 로 넘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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