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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0/15 13:42:32
Name Cool Gray
Subject [일반] 글을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글이란, 단순히 몇 줄을 채우고 마는 그런 짤막한 글이 아닌, 대개 다음과 같은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글을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서술하지는 않으려 했습니다만, 이과라 그런지 딱히 좋은 서술법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1.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할 것.
2. 원인과 결과, 또는 주장과 근거가 명확할 것.

사실 짧은 글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명문이 됩니다. 될 수 있습니다가 아니라 "됩니다". 다만 그 정도의 필력을 갖추려면 거의 카이사르와 키케로 수준의 필력, 특히나 단어 선택의 절묘함이라는 것을 알아야 그렇게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짧은 글을 절대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 모든 것을 압축할 만한 단어를 떠올리기가 그토록 어려운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으니 말입니다.

각설하고... 뭐 저도 나름대로 에게에 글 한두 개 보내본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글을 쓸 때, 지금 타자를 두드리는 이 순간에도 적합한 다음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지우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옆에서 누가 들어오지 않는가 한 번 눈치를 보고, 퇴고를 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묘한 일입니다. 글을 쓰고 다듬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특성이 또다시 드러나게 된다는 점은 무척 묘한 일입니다. 일례로 제가 쓴 글을 보면, 다음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글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죠.

1. 각 단락의 소제목은 반드시 굵게. 가능하면 다른 컬러로.
2. 각 단락의 소제목간에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것이 동음반복이든, 무엇이 되었든간에.
3. 딱딱할 정도로 칼같은 틀에 맞추어진 서술.
4. 중요한 부분은 반드시 굵게. 굵은 부분이 더 많아도 상관없이 굵게. 그게 싫다면, 따옴표를 써서라도 강조.

나스체라고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하게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찌개를 끓여 먹었다. 찌개를 먹다가 입천장을 데었다."라고 줄일 수 있는 그런 문장들을 몇 페이지(!)에 걸쳐서 늘여버리는, 그야말로 만연체의 정수라고나 할까요. 그런 식으로 한 사람의 작품(?)을 면밀히 보면, 나중에 가면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고 글을 읽어도 그 작가가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 작가의 대표적인 예로... 흠, 니시오 이신 정도를 들고 싶군요. 나스는 너무 글을 읽기 짜증나서.

아, 참고로 위의 조건에서 "가능하면" 또는 "~다면"은 대개 귀차니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주 많이.

이 이야기를 덧붙인 이유는, 퇴고 한 번에 특색이 알게 모르게 지워지는 경우도 은근히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 글의 특성을 퇴고하면서 살리는 건 또다른 어려운 일 중 하나죠.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해 줄 수 있는 패시브 스킬을 보유한다는 것은 강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골치아픈 일입니다. 자기가 나름대로 세워놓고 이런 이야기로 글을 써 보자고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얼마가 되었든, 심하든 아니든 약간은 틀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면서 이것저것 떠오르는 것들을 집어넣게 되니, 그건 필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가혹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틀어지지 않기 위해서 처음에 내가 무엇을 쓰려고 했는가를 떠올리고, 처음부터 글을 다시 읽습니다. 짧게 줄이면 퇴고를 반복하는 것이죠. 그래도 어렵습니다. 심지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바뀌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기 때문에, 주제를 잡고 이야기하기는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글을 쓰는 것, 특히나 한 편의 "문학"을 창조해내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미친 듯이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야기했던 내용 중에서 "좋은"이라는 단어는 맨 위에 '좋은 서술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라는 내용뿐이었습니다! 무슨 소리냐면, 좋은 글이 아닌,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글을 써 보자 해서 글을 쓰는 것도 이렇게 골치아픈 일이 걸리는 문제라는 겁니다.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몇 배나 어려운 것입니다.

요리를 하시다 보면 아시겠지만, 처음부터 잘 된 요리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거의 없고, 계속해서 단련해도 어려우며, 심지어는 지금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던 조리법이라도 예상하지 못한 데에서 아주 자그마한 실책 하나로도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예전에 자주 차려주곤 했던 양파 썰어넣은 라면이 그렇습니다. 나중에 가니까 양파국(...)이 되었고 달아서 못 먹겠다고 투정들을 부리시더군요(...)

그런 만큼, PGR 퀄리티로 글을 뽑아낸다는 것은, 어쩌면 선택받은 몇 명이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 선택받은 몇 명은... 붙여서 쓰려니까 어째 가독성이 팍 떨어지는고로 항목화를 좀 해야 할 듯하군요.

1. 필력이 눈물을 쏙 빼놓을 만큼 뛰어나신 분일 수도 있고(예를 들자면 Judas Pain님이나 The xian님, 김연우님, becker님, 한니발님, fd테란님 등등을 들 수 있겠군요. 추게라던지 각종 게시판을 추천수 순으로 정렬하시면 쭉 나옵니다),
2. 한 편 한 편의 글에 심혈을 기울인 자료조사나 논지의 근거가 뒷받침되는 경우도 있으며(대표적으로 눈시BB님),
3. 최근의 트렌드를 아주 잘 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예를 들면, 기승전피 - 기, 승, 전, 결말은 PGR식인 연애담이래야 내 피지알답지).

오해하실까봐 덧붙여두면, 3번 항목에 들어가시는 분들을 까고자 하는 용도가 결코 아닙니다. 물론 지나치다면 문제가 되죠. 허나 이런 종류의 글들은 사이트의 분위기를 띄우고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어디가!?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아주 환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말이 연애로 끝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환영이죠 더구나 예를 저렇게 들어놓기는 했지만 넓게 보면 최근의 사건사고를 다루는 심층분석도 3번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여간 고퀄리티의 글을 뽑아내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곳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강자들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검 한 자루를 들고 지금까지 갈아왔던 날을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을 상대로 무작위로 대련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어떤 이유에서든, 보통이 아니라면, 그것이 필력이 되었건, 공감 여부가 되었건, 타이밍이 되었건(특히나 저는 타이밍을 대단히 못 맞추기로 유명합니다. 꼭 글을 올리고 나면 그 뒤에 좋은 글이 올라오던지 아니면 파이어되는 글이 올라오곤 하더군요) "묻히게" 되기 십상인 곳이 이 곳 PGR이니 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근성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일본군식 멍청한 근성론을 들이대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필력이 떨어지면, 혹은 필력으로 대련을 해 볼 용기가 없다면 당연히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생각을 해야지, 다짜고짜 글부터 쓰려고 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습니다.

다만, 어쩌면 사회 생활에서보다도 더욱, 글을 쓰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생각을 필요로 합니다.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고도의 집중된 정신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면서도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독자들의 마음에 와 닿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압축해 버리는 것이 바로 "근성"입니다.

퇴고란 중요한 것입니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지적을 받고 수정하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이게 제 글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치명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자존심이 아주 드세고 성질이 불과 같아서 지적을 받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미리 여러 가지로 선수쳐 두는 일이 많습니다. 바로 위 파트에서 덧붙인 부분이 씁쓸하게도 그걸 반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의 눈의 티는 봐도 내 눈의 대들보를 볼 수는 없듯이, 다른 사람에게 "검증"받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필력이라는 것, 하다못해 "난 니가 뭘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라는 그런 한 마디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 전에 일단 저부터 그걸 좀 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어쩌면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그런 것들을 근성으로 이겨내고 계속해서 글을 써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엔젤하이로(위키 말구요)의 어떤 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려면, 뻔뻔해져야 한다"구요.



여러 모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입니다.



------------------------------------------------------------------------------------------



사족을 좀 덧붙이죠.

원래는 소설을 쓰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라는 주제로 글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버려진 데이터만 몇 메가바이트는 족히 될 겁니다. 꼭 쓰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소설입니다. 그냥이 아닌, 고퀄리티 소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 주는, 판타지가 아닌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그런 소설을 쓰는 게 제 오랜 소원 중 하나입니다. 설정을 짜기가 어렵다고 쓰고 귀찮다고 읽고, 설정을 짜고 거기에 맞춰나가는 건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막 쓰면 필시 설정구멍이 벌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골치가 아픈 일입니다. 하다못해 <룬의 아이들>에서의 전민희 씨 같은 프로 소설가조차도 사소한 설정구멍으로 까이고는 하니 말입니다(예를 하나 들면, <룬의 아이들 데모닉>에서의 막시민이 동생은 1권에서는 5명인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느새 7명으로 불어나 있습니다). 그러한 이야기로 글을 쓰고자 했는데, 이것저것 덧붙이다 보니 어느새 글 전반에 대한 이야기로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다짜고짜 본문으로 들어가는 서술은 제가 그간 써 왔던 글(분석글이건, 그냥 평범한 잡담이건, 어떤 글이 되었건)과 비교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사실 그렇게 글을 쓴 심정은 이거였습니다. 안 그래도 저는 미주알고주알 무슨 기관총마냥 말이 빠르고 대단히 많은 편입니다(물론 대부분은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그냥 튀어나오는 말이죠). 조금이라도 그런, 말이 많은 데에서 오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지워 보고자 한 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각주 포함)의 서술 형식은 엔하위키에서의 그 형식을 조금 빌려 왔습니다. 어쩌면 상당히 딱딱하게 되는 글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해 본 하나의 시도입니다. 제가 서술하는 글은 감정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소설을 잘 못 쓰는 또 다른 이유이자, 제가 이과에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S.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봤는데, 가벼운 "글 잘 쓰고 싶어요 ㅜㅜ"라는, 아니 분명히 가볍게 써도 될 법한 글이 이렇게 장문에 딱딱한 글로 변신한 것을 보고 본인도 어이없음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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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메
12/10/15 13:48
수정 아이콘
글이란 것은 말하고 싶은 주제를 논점일탈없이 상대방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쓰면 좋은 글이라고 봅니다. 모 그게 사실 어렵긴 하지요.
멜랑콜리
12/10/15 14:39
수정 아이콘
서술하는 형식에서 감정이 배제되어 있는 점과 소설 못 쓰는 점은 서로 별 관련이 없어보이는데..
Cool Gray
12/10/15 14:41
수정 아이콘
그게, 쓰는 건 그렇다쳐도, 재미있게, 맛깔나게 쓰는 게 정말로 어렵습니다.
조금 덧붙이면, 깔끔한 문체가 가끔 먹힐 때는 있어요. 하지만 그게 소설 내에서 지속되는 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게다가 치명적이게도 전 문체가 상당히 단조로운 터라 그러한 감정적 서술이라도 하지 않으면 문자 그대로 재미가 없는데, 그게 어려워서...
한달살이
12/10/15 14:46
수정 아이콘
글 잘 쓰시는 분들..
댓글에 정말 센스있게 콕 집어서 잘 승화시키는 분들..

부럽습니다.

전 그냥.. 모니터밖 눈팅으로 만족합니다.

사실.. 글을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백스페이스, 썼다가 그냥 목록 다시 누르고..

그 이유는 '공감' 부분에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알죠.. 제가 좋아하는 김범수, 박정현의 목소리도 누군가에게는 싫은 목소리일테니까요..

월요일이네요. 일교차가 심해서.. 머리속에서도 뭔가가 빙빙 도는듯합니다.
12/10/15 14:49
수정 아이콘
사실 피지알 자게에 글을 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솔직하기만 하면 되죠. 신변잡기든, 평론이든, 이론이든, 지식이든... 자기 생각을 가감없이 쓸 수만 있다면 상관없죠.
단, 피지알 자게의 쓰기 버튼이 무거운 이유는, 그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일 겁니다.
지속적인 피드백도 중요하고, 댓글에 달려있는 비판도 달게 받을 자세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이 때로는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할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너무 겸허하게 잘 받아들이면... 댓글 수가 적어요. 관심받고 싶어요.. 엉엉엉.. ㅠㅠ
그래서 요즘은... 글을 쓸 때, 선정적으로 쓰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눈시BBbr
12/10/15 15:02
수정 아이콘
확실히 댓글이 안 달리면 보시는 분들이 공감해주신다는 건가, 관심이 없는 건가 하는 미묘한 생각이 들죠. 그래서 일부러 헛점을 드러내거나 키배거리를 던지기도 합니다. (...)
... 근데 요샌 그것도 잘 안 돼서 orz;;;
Cool Gray
12/10/15 15:04
수정 아이콘
EBS 라디오 삼국지(2004) 듣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오죠.
낚시에 필요한 것은 좋은 미끼라고(...)
저도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미끼 부족으로 골치가 아픕니다.
12/10/15 14:50
수정 아이콘
장르문학쪽으로 붙어있다 어느새 글은 안 쓰고 설정만 만드는 설덕후가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꿈을 소설가에서 톨킨옹의 중간계 세계관같은
엄청난 세계를 만들겠어! 로 바꾸었지만 결과물은 현시창이네요. 요즘은 그냥 라이트노벨이나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소설은 쓰면 출판이라도
되니까 ㅠㅠ 세계관 설정은 그야말로 100% 순수 잉여짓이죠. 글쓰기에 관한 글을 보니 하소연 겸으로 리플 달아봤습니다.
눈시BBbr
12/10/15 14:56
수정 아이콘
글 잘 쓰는 분들 부러워요 ㅠ.ㅠ 저도 글 잘 쓰고 싶은데...
12/10/15 15:09
수정 아이콘
잡설을 쓰다보면 어느 순간에 글이 된다는데 저는 글은 커녕 문장도 쓰기 힘듭니다. 그래서 다른 분이 쓰신 좋은 글을 보면 어떻게 나오는지 참 궁금합니다. 한 백년 쯤 묵히면 나올려나. (...)
12/10/15 15:17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는 한때 몇몇 사이트에서 정말 열심히 분석글도쓰고 오그리토그리하는 감성적인 글도 쓰고했는데..
사는게 바쁘다보니(롤하랴..와우하랴...) 거기에 한번 글을 한써서 한참을 안쓰니 다시 글쓰기고 힘들고해서 글쓰는걸 접어버린 케이스입니다..
얼마전에 연애담을 하나 올렸는데 역시 가벼운 글도 안쓰다 쓰니까 개판이더군요;
그러면서 느낀건 좋은글을 잘쓰기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역시 꾸준함이다...라는걸 배웠습니다..

다시 한번 아무글이나 막 싸지르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겠는데 피지알에서는 더더욱 힘드네요;
워낙 필력 좋으신 분들이 많아서;
OurFreedom
12/10/15 15:17
수정 아이콘
일기를 써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서 각각 날에 기억나는 여자분이 있으면 함께 있었던 일을 단편처럼 각색해서 일기를 쓰고는 하는데요
참 어렵더군요..
어디서 짤라야되고 어디서 살을 붙여야되고 그냥 쳐나가니 한도 끝도 없고..
글 잘쓰시는 분들 부러워요..
12/10/15 15:19
수정 아이콘
에게 얘기가 나와서 에게의 제 글을 오랜만에 찾아봤더니만...요즘 올라오는 에게글과 비교도 안되는 조잡한 글이네요. 이런 글이 에게에
있단게 뭔가 낯뜨겁군요.ㅠㅠ 요즘 PGR은 뛰어난 문필가 분들이 정말 많은거 같아요.
눈시BBbr
12/10/15 15:26
수정 아이콘
자, 위 댓글은 무시하시고 ( ..);;
안 그래도 글 쓰고 싶다 징징글 하나 더 올리고 싶었는데 글 써 주셔서 반갑습니다 ( ㅠ_ㅠ);
뭐 근데 저는 잘 쓴다기보다는 열심히 쓰는 쪽이 아닌가 싶어요 ^^; 이래저래 역사글 말고, 딱딱한 글 말고 시도해보고는 있는데 다 안 되더라구요. 정말 센스 있게, 위의 1번에 해당하는 글을 써 보고 싶은데요. 지금 있는 건 그저 근성 뿐 (...)

그리고... 공감이 많이 되는 부분이...
백수 때는 몰랐는데 글 쓰는데 정말 스트레스가 많더군요. 평일에 글 올리기 힘든 게 막 열내서 쓰다 보면 12시가 되고, 그 때 글 올리면 이후 잠이 안 옵니다 = =;; 이것 때문에 지각한 이후부터는 평일에는 거의 손을 안 대게 됐죠. 다 쓰고도 후유증이 남을 정도로 골치아프더군요. 내가 그 동안 남들보다 우위였던 건 (잉여) 시간일 뿐이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뻔뻔해져야 된다는 것... 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글 올리고 나면 바로 술 먹든가 아니더라도 아예 pgr을 껐습니다. 몇 시간 후에 조심조심해서 확인했죠.
지금은, 특히 논란이 많을 부분을 올리면 바로 "함 뜨까" 모드로 대기합니다. ㅡ.ㅡ; 반응이 없으면 오히려 슬퍼요.
그거 외에도 예전엔 조회수랑 댓글 신경쓰면서 1천은 넘어야 다음 글 썼는데, 요새는 댓글 달리거나 말거나(... 는 아니고) 씁니다. 봐주실분은 봐주실 거라 믿으며...
뻔뻔해질수록 싸움은 많아지고 실수도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고집도 세지는 것 같구요.

그래도... 그래야 더 자신있게 쓰고, 내 글에 대한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어렵기도 정말 미친듯이 어렵고, 묘하고, 골치아프고, 근성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하나 더 필요한 거 있잖아요. 글 쓰는 걸 좋아해야 되는 거요 (/@_@)/ 이러니 싫다 귀찮다 하면서도 주구장창 쓰는 거죠. 그리고 글 길게 길게 적어도 봐 주니까 pgr이 정말 좋은 거구요.

암튼,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p.s : 그래도... 주말에도 글을 못 쓸 정도의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ㅠ_ㅠ) 역사글이랑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여친님의 명령으로 당분간 글을 못 쓸 것 같습니다 이런 거?
jjohny=Kuma
12/10/15 15:26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냥 수준에 맞게 살려구요. 크_크
12/10/15 15:35
수정 아이콘
확실한건 글은 안쓰면 정말 줄어듭니다... 크크크크
이렇게 0개 국어의 길이 실현되는건가...?!
12/10/15 15:49
수정 아이콘
pgr에 한해서 특별한 게시판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통스러운 창작(or 고뇌)의 과정을 거친 글만 올릴 수 있는 게시판 말이죠.

사실 자유게시판은 조금 더 자유롭고 가벼운 이용이 가능하다면 좋지않을까... 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문득 사무실 형광등 개수를 세어보니, 448개더군요.
여러분들 사무실에는 형광등이 몇 개인가요?" <-- 단 두 줄.
와 같이 아무 의미없는 킬링타임용 말이죠.

물론, 다른 커뮤니티에 이런 게시판이 얼마든지 있는건 알지만,
pgr에 올리고 싶잖아요~~ ^^
큐리스
12/10/15 20:03
수정 아이콘
저도 늘 하는 고민이네요...
댓글 하나도 굉장히 고민해서 올리는데
새로 글 하나 올리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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