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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14 20:20:37
Name love&Hate
Subject [일반] 송양공의 송양지인.
송양지인.

실질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어리석은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또는 불필요한 인정이나 동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심한 타격을 받는 것을 비유하는 말.
宋 : 송나라 송
襄 : 도울 양
之 : 갈 지
仁 : 어질 인
송(宋)나라의 양공(襄公)은 초(楚)나라와 싸울 때 먼저 강 저쪽에 진을 치고 있었고, 초나라 군사는 이를 공격하고자 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이때 장군 공자목이(公子目夷)가 송양공에게 이르기를 "적이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공격을 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하고 권하였다. 그러나 송양공은 "그건 정정당당한 싸움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싸워야 참다운 패자가 될 수 있지 않은가" 하면서 듣지 않았다.

강을 건너온 초나라 군사가 진용을 가다듬고 있을 때, 또다시 "적이 미처 진용을 가다듬기 전에 치면 적을 지리멸렬(支離滅裂)시킬 수 있습니다" 하고 건의하였으나, 송양공은 "군자는 남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괴롭히지 않는 법이다" 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

그 결과 송나라는 크게 패하게 되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를 비웃어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하였다.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출처] 송양지인 | 두산백과





일단 글에 앞서서 간단하게 네이버에서 일단 긁어왔습니다. 이 순간 송양공은 이후로 쓸데없이 인의를 내세우거나 불필요한 동정을 하는 멍청한 군자 정도로 평가받게 됩니다만 송양공의 삶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는게 이 글을 쓴 이유입니다. 그의 삶은 한번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그의 삶을 뒤져보기전에 일단 송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부터 살펴보아야합니다. 송나라는 주나라의 모든 제후국중에 가장 다른 나라였습니다. 왜냐하면 송나라는 멸망한 은나라의 왕족에게 봉해준 나라이니까요. 주 무왕이 은주왕을 정벌하고 나서 주왕의 배다른 형인 미자를 공작으로 봉한것이 송나라입니다. 한마디로 송나라 자체가 명예직이고 인의와 대의명분으로 탄생한 나라였습니다. 작위도 가장 높은 공작의 작위를 줬죠. 송나라 자체가 실질적인 힘은 없지만 명분으로 따져야만 무언가 내세울 것이 있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송양공은 제환공 키드(?)였습니다. 제환공을 본받아 회맹을 하고 패자가 되는것. 이것 역시 사실은 국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허울 뿐인 것인데 어떤식으로든 패자라도 되기를 원했죠. 제환공의 사후 제나라는 내분으로 당분간 역사속에서 지워집니다. 그런 제나라는 내분때문에 외국의 병력의 힘을 빌려야 할때가 있었는데 송양공이 이때 제효공을 도와서 공위에 오르게 해줍니다. 제환공의 후사를 정해주었다는 것으로 송양공은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래서 일단 일을 저지릅니다. 자신이 제후국들을 불러모아서 회맹을 주최하려고 했죠. 그런데 송나라는 그리 강대국이 아닌 나라. 그래서 큰나라들은 당연히 송나라의 말을 듣지 않을것임이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약소국들만 모아서 조촐한 회맹을 주최하죠. 어떤 식으로든 회맹을 하고 싶어했던 겁니다. 등, 조, 주, 증의 네 나라를 불렀는데 이때 등나라 군주가 약속시간에 늦어서 가두었고, 증나라 군주는 이틀 늦게 도착해서 팽형, 즉 삶아 죽여버립니다. 작은 나라까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것에 대해 위신을 세우고자 한것이죠. 인의의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걸 본 다른 군주들이 쉽게 회맹에 응할리가 없죠. 조나라 공공이 핑계를 대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버리면서 회맹이 성사되지 못합니다.



송양공은 회맹 덕후였습니다. 그래서 실패한 회맹을 어떻게든 다시 열려고 하죠. 이번에는 당시 최고 강대국이던 제나라와 초나라의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니깐 제나라와 초나라의 도움으로 제후국을 불러모아서 셋이서 일단 의형제를 맺어서 회맹을 주최하고 제나라에게는 과거의 은혜로 윗자리를 양보받고 초나라에게는 자신이 주왕실의 공작임을 들어 윗자리를 양보받아 회맹의 주최자가 되려고 한것이죠. 그래서 일단 초성왕에게 뇌물을 바치며 셋이 모이기를 부탁합니다. 제효공은 과거의 은혜때문에 나왔구요. 그리고 제효공은 사양하였고 초성왕과 송양공이 한 이름으로 근처 제후국들을 초대해서 회맹을 주최하기로 약속합니다.




이번에는 초나라의 이름값으로 많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일이 터진겁니다. 초나라와 송나라 그리고 기타 약소국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가 회맹의 맹주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의하다가 송양공은 자신이 공작임을 들어 자신이 스스로 맹주가 되려합니다. 초나라 성왕은 자신은 왕위에 있음을 들어 자신이 맹주가 되려고 하죠. 그리고 초나라의 왕위는 자신이 왕위를 스스로 칭했고 초나라가 주나라에서 받은 작위는 자작이라는 이유로 불복하는 송양공을 미리 매복시킨 군사로 사로 잡아버립니다. 그리고 과거의 등나라 군주 등자와 증나라의 증자에 대한 죄를 물어 죽이려고 하죠. 송양공을 포박하고 바로 송나라로 쳐들어갑니다.




하지만 의외로 송나라는 군주가 없는 사이에도 저 위의 고사에도 나오는 공자목이를 중심으로 잘 버텨냅니다. 이왕 송나라를 무너뜨리지도 못하는 실속없는 상황에 군사없이 회맹하기로했던 약조도 어기고 매복시킨 군사로 송양공을 잡은 초성왕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변의 눈이 무서웠던 거죠. 그래서 다른 군주들이 중재를 하자 용서해주는 시추에이션을 만들어서 송양공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송양공은 이를 갑니다.




그래서 송나라와 초나라가 한판 붙는데 그때의 이야기가 송양지인의 고사입니다. 송양공은 초나라와 대전에 승리해서 맹주가 되는것이 꿈이었거든요. 송양공은 자신을 죽이지 않고 풀어주었던것이 초나라였던점, 초나라에 의해 자신의 위신이 스크래치가 났던 점, 송나라가 내세울 것은 명분밖에 없었던 점, 초나라와 송나라의 국력차로 인해 그냥 기습적으로 이긴다해도 자신의 맹주가 되는 것에 아무 영향을 못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에는 정정당당한 승리를 원했던 것 뿐입니다. 본인은 인의의 사람이 아닙니다. 주변 제후국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 군주를 삶아 죽이고, 뇌물과 권모술수를 쓰려고 하고 어떻게든 맹주가 되려고 했던 사람이고, 그 순간 어떻게든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깨끗한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았던 겁니다. 단순히 승리를 원했던 사람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송양공이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좋은 평가를 받을 인물이라는 것도 아니구요. 상황을 오판하고 계속적 악수를 둔것은 맞지만 인의만을 따르던 멍청이는 아니란거죠. 맹주를 꿈꾸던, 분수를 모르던, 허영심이 넘치던 그런 사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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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star.
12/10/14 20:28
수정 아이콘
한마디로 말해서 어차피 병x이라면 이긴 병x이 되어야 하는데 송양공은 어차피 병x인데 거기서마저도 대판 꺠진 슈퍼울트라지존킹왕짱 병x이 되어버린 인물이죠

.........
사티레브
12/10/14 20:32
수정 아이콘
누군가 떠오르긴 하는데 흐으
쎌라비
12/10/14 20:37
수정 아이콘
연의의 인의바보 유비가 생각나네요.
Sviatoslav
12/10/14 20:38
수정 아이콘
이건 송양공을 변호해주는 척 하면서 더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글이네요;)
12/10/14 21:47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 몰랐던 것들 알고 갑니다.
후추통
12/10/14 22:30
수정 아이콘
어디선가~~~~중국사의 냄새가 나서 와봤는데 송양지인 글이 있군요. 어떤 의미에서 송양공을 준패자 또는 춘추 오패 중 한명이러 인정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하하하...

판타지스타님 말대로 아치피 병X이면 이긴 X신이 되야하는데.... 진 병god가 되서 참....

이와 관련한 글 하나를 써볼까요? +_+
12/10/14 23:41
수정 아이콘
알려진 대로나 실제로나 내용만 다를뿐 삽질맨이라는건 변하지 않을 정도로 대삽을 드셔서...
눈시BBbr
12/10/15 00:41
수정 아이콘
바보는 아니고 멍청이 이런 건가요 (...) [서기]
발업리버
12/10/15 09:48
수정 아이콘
송양공이라고 하면... 왠지 송병구 선수 생각이 납니다 ㅠㅠ
결승전 정석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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