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413606


자극적인 제목을 써서 죄송합니다. ㅠ_ㅠ
한잔하고 들어와 인터넷하던 도중에 관련 기사를 보았습니다.
대학생이지만 약국에서 일을 꽤 오래했기 때문에 약사법, 약국에 관한 기사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편입니다.
그러던 도중에 오늘 이런 기사가 올라왔더라구요.


700건이나 되는 처방전에 약사가 혼자라니.
기사에서 지적하는대로라면 이 정도의 처방전을 내보내는 병원에서 고작 1명의 약사를 고용하는 상황이니
인건비를 아끼려는 병원을 비난해야 하겠지만
약사에 대한 불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사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어느정도 예측이 됩니다.
실제로 관련 댓글을 살펴보면 약사 전문 면허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과
기계 제조, 지금까지의 경험담 등으로 약사가 왜 있는거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보니 댓글이 안보이네요. 스마트폰 네이버 메인에 있는 링크를 타면 댓글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정말 빙산의 일각만을 보는 시각인듯 합니다.
제가 일했던 곳은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 여러가지 병원이 함께 있는 주변의 약국이었습니다.
개국하신 약사님 한분, 카운터 한분, 시간약사님 한분, 그리고 알바생인 저까지 4명이서 일했었는데
오시는 환자분들께서 불신하시는 점이 .......

네.....
카운터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솔직히 바쁠 때 일반 두통약이나 생리통약 등 간단한 이유로 약을 찾으시는 분께는 그냥 약을 드립니다.
(1. 물론 공부했었어요 ㅠ_ㅠ 전날 음주하셨는지, 평소 위는 어떠신지,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두통약도 이래저래 달리 드립니다 ㅠ_ㅠ)
(2. 같은 맥락에서 의약품 편의점 판매에 대해서 부작용이 크지 않은 간단한 약품이라면 찬성하는 편입니다.
저 아는 약사는 웃으라고 "그럼 나 편의점에 취직할거야......." 하긴 하더라구요 )
이 경우 관련 설명이야 뻔합니다.
잠이 조금 올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3번 식후에 드세요, 술먹고 드시면 안됩니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 삼가세요 등등
많이들 생각하시는......... 너무도 전형적인 약국에서 듣는 대사이죠.
( 전문의약품이 아닌 경우에 제약회사마다 약 이름만 다를 뿐이지 성분은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분(?)들도 조금만 공부하시면 아실겁니다. )
때문에 늘상 같은 설명에 어떤 경우에는 약사같지도 않은 애가 약을 주니 불신은 쌓일밖에요.
여러 분들께서 토로하시는 약국에의 불만에 대해 저도 어느정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여기서 다시 저희 약국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저희 약국의 경우 하루 조제하는 처방전이 적으면 100건, 많으면 200건 정도까지 찍었었습니다.
형태는 저, 주말에 오시는 시간 약사님, 카운터분 셋이서 약을 조제하고 복용 지시, 유의 사항에 대해서는 약사님이나 바쁜 경우에는
주로 시간 약사님께서 나가셔서 했지만 셋 중 한명씩 돌아가면서 하는 경우도 있었죠. (주말에는 거의 뛰어다니다 싶이 했으니까요)

어느 정도 일하면서
이 약이 어떤 증상에 쓰이고 복용량은 나이에 맞게 어느 정도가 괜찮고 등등.... 에 대해 약사가 아닌 저도 대충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약사분과 저와 일하는 강도도 역할도 차이가 없는데 4~5배 차이나는 페이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금방 산산조각 났습니다.
주로 여러분들께서 오해하는 경우가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대로 그냥 약을 포장하는 약싸개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요
의외로 의사선생님들께서 잘못된 처방전을 내려 보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용량을 잘못 올리시는 경우나 약품명을 잘못 올리시는 경우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ex. 아목타심듀오/ 아목타심 등.... 시럽의 경우 하루 2번 먹는 시럽과 3번 먹는 시럽의 이름이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약품에 대해 약사님께 직접 문의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ex. 항생제를 복용해야하는 상황인데 환자가 임산부인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관련 상황에 대해 몇몇 예시밖에 드리지 못했지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약물 복용에 관한 일인데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막은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현재 의약 분업으로 약사라는 직업이 능동적인 측면보다는
감시 및 조제 등의 수동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나
이런 만약의 사태에 대해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약사는 꼭 필요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약사가 필요없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지닌 분들이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많은 사람들이 지닌 불신에 대해 약국에서 고쳐나가려는 모습이 선행되어야하겠죠.
제가 아는 약사는 젊은 약사들끼리 뭐더라.... 네이버에 카페가 있더라구요.
거기서 서로 정보 공유하기도 하고 약국 상황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하자, 다짐(?)하기도 하고 혼자 검색하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찾아오는 환자분들께는 그 분께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기 전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만족할만한 답변을 드리려고 합니다.
환자분들과는 직접 면담을 하겠다며 달려나가고
약국에서 자정이 필요한것 같다, 이야기도 하고 알바인 제가 물으면 이것저것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했고요.
어렸을 때 약국가면 그냥 약만 받아오고 돈만 냈던 생각을 많이 했어서 저도 약사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 했었는데
얘를 보면서 조금씩 변화되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산으로 가는 듯 한데 ^^;..........
제가 만났던 약사분들이 직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는 약사에 대해 안좋았던 인식이 확- 바뀌게 되었어요.
다만.... 항상 했었던 생각은
왜 의사에 대해서는 '네, 네' 하던 분들이 약사에 대해서는 낮춰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각자 직업에 대해 걸맞는 대우를 할때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며-

좋은밤 되세요 ^_^








( 워낙 민감한 이야기라 다른 곳으로 불날까 두렵긴 합니다 ㅠ_ㅠ )
( pgr에 계시는 몇몇 약사님들-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것 같아 보기 좋으네요. 힘내세요 화이팅 *^_^*)
( 근데.............. 알바비는 올려주세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