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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05 00:23:44
Name 눈시BBbr
Subject [일반]  인천상륙작전 - 완. 서울 수복

서울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조선왕조 오백년의 수도였으니까요. 이건 북한도 마찬가지였죠. 우리에게는 서울의 뜻이 무엇인지로, 북한에는 평양이 "임시"수도였던 것으로 잘 알 수 있죠. 여운형과 김구는 서울 안에서 살다가 서울에서 죽었고, 박헌영은 끝까지 버티려다 관에 실려 북한으로 갔습니다. 이후 김일성과 함께 서울을 점령하러 왔죠. 광복 후 30년이 지나서야 평양을 서울로 대체할 정도로 서울이 중요했다는 것입니다.

이 서울이 불과 3일만에 적에게 피탈됐습니다. 그리고 약 3개월 후, 이 서울 탈환 작전이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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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부평이었습니다.

맥아더는 해병 1사단장 스미스 소장에게 김포비행장을 최대한 빨리 탈환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개전 당시 북한군에게도 최고 목표 중 하나였던 김포공항, 아군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는 조건은 너무나도 컸죠.

경인가도를 따라 서울로 진격하던 미 해병 1, 5연대는 각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합니다. 5연대는 김포공항으로, 1연대는 영등포로 향했죠. 김일성은 이에 맞서 가용한 모든 병력을 서울로 보냅니다. 2만명에 달하는 병력이었습니다. 얼마 남지도 않은 전차를 투입했고, 야크기를 가미카제 수준으로 아군 해군에 돌격시켰습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약했죠.

그 동안 국군 해병대는 미군보다 먼저 부평 지역에 대한 정찰전을 벌입니다. 적의 저항은 작았고, 아군 해병대는 전진을 계속했죠. 이 때(17일) 맥아더가 직접 격파된 북한군 전차를 보고 간 직후에 적의 소규모 병력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미 5 해병연대는 17일 09시부터 김포비행장 탈환에 돌입, 19시까지 400여명의 적을 몰아내고 탈환에 성공합니다. 18일부터 UN 공군이 착륙하기 시작했고 이 중에는 해병대 사령관 셰퍼드 중장 역시 끼어 있었습니다. 20일부터는 비행장의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 되었죠.

그 동안 연대장 머레이 중령은 좌측방에 지원을 요청합니다. 미 7사단이 오기에는 멀었던 시각, 거기다 이들이 할 일도 많았던 상황이라 국군 해병대가 맡게 되었죠.


한편, 영등포 방면에는 피아가 모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북한군은 영등포가 뚫리면 서울이 뚫린다는 각오로 맞섰고, 아군은 이 곳을 맡은 미 1 해병연대부터 한국 해병대, 17연대, 미 7사단을 모두 집중했습니다. 적의 공격이 계속됐지만 미 해병대는 포병과 해군의 지원을 받으며 막아냈고 19일부터는 17연대가 전선에 참가하면서 약 5천명에 달하는 병력이 완성됩니다. 미 7사단은 서울 탈환보다는 서울 남쪽 수원 등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죠.

9월 19일, 서울 수복 계획이 완성됩니다. 미 1 해병연대는 영등포 방향에서, 5 해병연대는 행주나루 전면이었죠. 여기에 한국 해병대가 포함됩니다. 1대대는 5연대와 함께, 2대대는 5연대의 우측에서였죠. 시작은 미 5 해병연대 휘하의 정찰대, 비교적 무난하게 한강을 건너 서울에 도착했지만 곧 적의 반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고 후퇴해야 했습니다.

남은 방법은 강습도하, 적의 총격과 포격을 받으며 강을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과중한 임무를 맡고 있던 포병은 변경된 작전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해 주지 못 했죠. 가장 먼저 도하했던 5연대 3대대는 한순간에 43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결국 도하에 성공합니다. 이어 2대대와 해병 2대대 역시 도하해 이들에 합세했고 격전이 계속됩니다.

한편 미 해병 1연대 역시 21일에 영등포를 점령하고 노량진으로의 진격을 시작했죠.

이 때 북한군은 서울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시가전을 준비합니다. 아군이 진입하는 곳에는 지뢰가 다량으로 깔렸죠. 연대장 뷰챔프가 지뢰를 밟을 뻔한 정도였습니다. 1연대 지역에서 발견한 지뢰만 150개였죠 -_-;

이들의 뒤로 미 32연대와 국군 17연대가 서빙고로 도하를 시작합니다. 북한군은 이것까지 예상 못 했는지 별다른 피해 없이 도하에 성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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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나루로 도하한 미 해병 5연대와 국군 해병대가 마주친 것은 연희고지였습니다. 평균 20m당 기관총 하나가 배치될 정도로 적이 주의를 기울인 곳이었죠. 미군은 이 고지를 국군 해병대에 맡깁니다. 공격 거리는 불과 200m, 하지만 해병대는 개활지에서 적의 기관총의 집중세례를 당하게 되었고, 무려 300명이나 되는 사상자를 내며 후퇴해야 했습니다. 미군이 뒤이어 투입되고 좌우에서 협공을 가했지만 역시 실패했죠. 적을 과소평가한 대가였습니다. 목표는 많고 아군은 적었습니다. 공군과 포병은 최선을 다했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전황에 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없었죠.

이 곳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24일, 계속되는 공격과 미 해병 1연대가 마침내 도하에 성공하면서였습니다. 고지에는 1500구나 되는 북한군의 시체가 뒹굴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행방불명됐던 국군 해병대 소대 하나가 이미 이 곳에서 계속 싸우고 있던 것을 발견하게 됐죠.

이렇게 북한군의 최후의 보루를 뚫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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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곳곳에서 전차를 동반한 역습을 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칠대로 지친 아군에게는 이게 더 고마웠죠. 문제는 바리케이드를 치며 시가전을 준비하는 적이엇습니다.

미 해병 5연대와 국군 해병대는 연희고지와 인왕산을 돌파한 후 중앙청을 향해 진격을 계속합니다. 이 뒤를 이은 미 해병 7연대는 서울 북쪽을 포위하기 시작했죠. 영등포에서 도하한 미 해병 1연대는와 서빙고로 도하한 국군 17연대와 미군 32연대 역시 북진을 계속합니다.

"도시는 병사를 잡아먹는다." - 백선엽

하지만 시가전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인천상륙작전의 또 다른 성과가 나오죠. 서울 탈환 작전은 결코 짧지도, 피해가 적지도 않았습니다. 기습을 당했음에도 시가전인 덕분에 적이 더 쉽게 준비할 수 있었고, 적은 병력으로도 아군에 피해를 줄 수 있었던 것이죠. 만약 적이 충분한 규모와 준비를 한 상태에서 서울 탈환을 하게 됐을 경우 아군의 피해는 물론 서울 시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더 커졌을지는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런 훈훈한 (...) 일도 있었죠.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divpage=21&sn=off&ss=on&sc=on&keyword=한미&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8634

할머니는 왠지 좋은 구경을 했을 것 같은......... 여기까지 하죠.


26일, 아군은 서울의 절반 정도를 탈환했고, 낙동강에서 올라오는 아군과 연결하는데 성공합니다. 맥아더는 이 날 일찌감치 서울 탈환 성명을 발표하죠. 북한군의 주력이 후퇴 중이라는 것도 확인됩니다.


"한국의 수도 서울은 다시 주인의 손에 돌아왔다. 한국군 17연대와 미 제 7사단 그리고 미 제 1해병사단을 포함한 유엔군 각 부대는 서울을 포위하고 완전히 탈환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탈환전은 계속됩니다. 적은 건물 곳곳에 기관총을 설치했고, 옥상에는 박격포를 설치했으며 길 곳곳에 가슴 높이까지의 포대를 쌓고 방어하고 있었습니다. 아군은 이걸 하나하나 큰 피해를 내면서 뚫고 가야 했죠.


28일, 아군은 서울 대부분을 탈환하는데 성공합니다. 중앙청에는 90일만에 태극기가 게양됐죠. 해병대는 17연대에 중앙청과 경무대의 경비를 인계했고, 임시로나마 서울의 행정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9월 29일, 서울 환도식이 열렸죠. 3일만에 피탈된 서울을 91일만에 다시 찾은 것이었습니다. 자신감에 가득 찬 맥아더와 감격에 가득 찬 이승만, 맥아더가 축하하고 이승만이 감사하는 동안에도 먼 곳에서 포성이 들려왔고, 멀지 않은 곳에서 총성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 때만큼은 전쟁이 끝나기라도 한 분위기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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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박원순 서울 시장이 서울 수복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 많은 말이 있엇죠. 뭐, 이것과 관련해서 얘기해 보죠.

서울 수복 후의 상황은 그리 천국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이었으니까요. 북한군은 곳곳에 숨어서 싸웠고, 민간인으로 위장해서 아군의 뒤를 후려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아군의 증오는 더 해 갔죠. 적뿐만 아니라 서울에 남아 있던 시민들에게까지요. 환도 후 서울로 돌아온 피난민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피난 간 사람들은 서울에 남은 사람들을 의심했고, 그 중심에는 정부가 있었습니다. 가혹한 부역자 색출 작업이 시작됐죠. 군인이 누굴 찾는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이를 피했습니다. 언제 어떻게 빨갱이로 몰릴지 몰랐으니까요. 남북, 좌우의 증오는 이 때부터 북진까지 최고조에 달하게 됐죠.

이승만과 맥아더가 서울 환도식에서 하나님을 외친 것은 여기에 낄 거리도 못 될 정도입니다.


네, 그들은 기득권입니다. 기득권이 될 정도의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권력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그들이 믿는 얘기를 그렇게 당당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득권인 건 맞겠죠.

먼저 시작한 것 역시 그들일 겁니다. 박원순의 안보관이 어떻든간에 그들이 듣긴 했겠습니까. 그냥 무조건 빨갱이로 몰았죠. 이제 역사가 돼 가는 김대중이 박정희에 맞설 때부터 그런 빨갱이 낙인 찍기를 계속해 왔죠. 정권의 충실한 딸랑이, 레드 컴플렉스에 붙잡힌 구세대죠. 이런 꼴통 "참전용사"들의 문제는 최근에 나온 게 아닙니다. 전쟁 직후부터 이런 이들이 문제가 돼 왔죠.

하지만, 이것 때문에 그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조차 부정돼야 할까요?

6.25 때 사병으로 싸웠던, "나라 지켜 주신 분들"과 지금 박정희의 딸이라면 무조건 찍고 반대편이라면 무조건 빨갱이라 하는 분들이 아예 다를까요?

네, 그렇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도 제대로 된 보상을 못 받은 분도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여기다 서울 수복 전후의 희생자도 적지 않겠죠.

그럼 그걸 비판해야지 그들이 서울을 수복하는 공을 세웠다는 것도 거부해야 될까요?

독립운동을 한 대가를 받지 못한 분들, 나라를 지킨 대가를 받지 못한 분들, 민주화를 위해 싸운 대가를 받지 못한 분들도 정말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무명용사"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런 희생자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명용사"들을 끌어내려야 하나요?

네. 그들은 빨갱이들과 싸웠다는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과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더욱더 상대를 빨갱이로 몰 겁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받은 대가가 목숨을 버려 나라를 지킨 대가가 아닌, 정권의 퍼포먼스에 동참해 얻은 대가가 돼야 하나요? 그럼 국가에 대가를 받지 못 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아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게 될까요? 대가를 받는 순간 싸워서가 아닌 퍼포먼스에 동참했을 뿐인 기득권이 되는 건가요?

전쟁 중에 그들이 입은 몸과 마음의 상처는 상처가 아니고, 그들이 싸운 건 나라를 위해 싸운 게 아닌가요? 그들이라고 상처가 없었을까요?

이전에 한 해병 신병의 일기를 소개한 적이 있었죠. 그의 뒷 일기는 이렇습니다.

"연희고지를 탈환했다.
적의 시체가 발 디딜 틈 없이 놓여 있다. 이 속에는 내 총에 맞아 죽은 놈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한없이 통쾌하다. 우리와 같은 얼굴빛과 같은 언어를 쓰는 적의 시체가 산적한 고지에서 만세를 부르고 서울을 원망(遠望)한다.
또 만세소리가 들려온다. 발 밑에 원수들의 시체를 밟고 심장이 뛰노는 전우, 인간들의 환성이 승리를 부르짖고 있는 것이었다."

25일자 일기입니다. 예, 사람 죽인 게 아주 통쾌한가 봐요. 그리고 서울을 탈환한 28일날, 그의 일기는 이렇게 바뀝니다.

"서울을 탈환했다. 불붙은 전주와 고가선이 엉클어진 서울. 골목마다 허물어지고 숯검정이 된 폐허를 밟고, 웃는지 우는지 분간못할 파리한 시민들이 손뼉을 치며 우리들을 환영한다.
아스팔트 위엔 적의 중전차가 코를 박고 뒤집혀 있고 적십자병원 앞에는 숨을 헐레벌떡 내쉬는 적의 부상병이 하늘만 보고 버려져 있다.
여기도 지옥이구나! 사람이 살고 싸움이 있는 곳마다 이러한 참경은..."

이후 그는 전사합니다. 통쾌하다 통쾌하다로 시작한 그의 일기는 지옥이다로 끝이 납니다. 전쟁터에서 그가 얻은 결론은 지옥이었다는 것이죠.

전쟁이 계속되면서 해병대는 일반 육군처럼 전선 곳곳에 투입됩니다. 그 유명한 도솔산 전투까지, 수많은 피를 뿌리며 싸웠습니다. 그들이라고 무슨 사이코패스처럼 웃으며 즐기며 싸웠겠습니까? 모든 곳이 다 지옥이었어요. 그 후유증이 어땠겠습니까. 왜 지금까지도 PTSD를 앓는 UN군 참전용사들이 한국에 오는 것으로 그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자기들이 목숨 건 보람을 느껴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상처가 클수록, 그게 조금이라도 무시되는 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아닐까요?

네, 반공. 수십년간 한국을 뒤덮은 그 지긋지긋한 반공이 있죠. 그러니 반공을 외칠수록 더 싫을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나라를 지키는데 이념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조선시대에 나라 지킨다고 일어난 이들은 유교정신으로 무장돼 있었습니다. 이순신이라고 다를 바 있을까요? 지금 이순신이 살아 돌아와 인터뷰를 하더라도 그 짜증나는 유교정신밖에 얘기 더 하겠습니까? 그런 이순신부터 관군, 의병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 걸 유교정신을 배우기 위해 우리가 배우고 존경하자고 하는 건가요?

러시아는 독소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승리의 날"을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날은 공산주의가 파시즘에게서 승리한 날이죠. 하지만 이것 뿐일까요? 이념 때문에 무시해야 된다면 러시아는 이 날을 아무 의미도 없다고 평가절하해야 될까요? 그렇다면 공산주의가 몰락한 지금까지 왜 하는 걸까요? 반대로 소련에서 했을 때는 나라를, 영토를 지켰다는 것에는 아무 비중 없이 그냥 공산주의의 승리라고만 했나요?

소련은 그 기간 동안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끝없는 피의 보복을 해 왔습니다. 이렇게 그들 역시 무고한 많은 피를 흐르게 했기에 "승리의 날"의 가치는 없는 것일까요?

네. 서울 수복 이후에 다시 서울이 점령되긴 했죠. 그럼 어떤 기념일은 그 의의를 모두 이룬 날에 해야 되나요? 3.1로 우리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났나요? 8.15 이후에 우리가 외세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분단도 극복했나요? 4.19 이후에 쿠데타가 일어났으니 4.19는 아무 의의가 없을까요? 독재는 더 이상 없다고 일어났던 5.18 이후 7년간이나 독재가 이어졌으니 5.18은 아무 의의가 없는 건가요? 아무리 이후 다시 후퇴했다 한들 우리는 지지 않는다, 우리는 서울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나라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의를 무시할 수 있을까요?

수도 서울이 점령됐다가 탈환한 날입니다. 그 행사를 그 동안 서울시가 해병대와 공동으로 하고 있었구요. 시장이 참가하고 안 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걸 아예 서울시는 상관하지 않는 해병대만의 행사로 일축한 게 문제인 거죠. 자신들이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싸웠는데 그 서울시가 우리는 모른다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 참전용사들은 서울 환도식에 이승만에게 경례 한 번 했다고 거기 서 있는 게 아닙니다. 인천에 발을 딛고 서울까지 싸우면서 들어왔고, 그 서울 탈환전에서 아군의 사상자는 4000이나 됩니다. 그 분들은 이렇게 싸우면서도 살아남은 분들이구요. 이 뿐이 아니죠. 전쟁이 계속되면서 계속 지옥에서 싸우고 싸우면서도 결국 살아남은 분들이죠.

이들이 자신을 빨갱이로 죽어라 욕 했다 해서 정치인으로서, 서울 시장으로서 이들을 무시하는 게 옳을까요? 자기를 죽도록 증오하는 국민, 단체가 있다고 이들을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실제 정치인들이 어떻게 하느냐를 떠나서 그게 옳느냐는 겁니다. 그가 진짜 빨갱이든 아니든 그건 부차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죽기살기로 싸웠는데!"
"내 핑계 대지마. 내가 그렇게 해 달라고 했어?"

지금도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거대한 신구, 세대 갈등이 있죠. 찢어지게 가난한 상황에서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목숨 걸고 싸우고, 개인을 희생하고 소수를 희생하더라도 나라를 일으키고 가족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야 된다고 했던 어르신들과, 그런 정신을 이용해 정권을 차지하고 유지했으며, 그걸 핑계로 소수에 희생을 강요했던 것에 반대했던 지금 세대. 아 이게 전부는 아니겠죠. 윗세대에서도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과 그 가족들은 독재정권을 계속 증오해 왔을 것이고, 지금 세대에서도 북한군에 피해를 직접 당한 이들의 후손은 사과나 보상은커녕 북한과 친해져야 평화고 오고 그게 정의라고 하는 모습을 지금도 증오할 테니까요.

나라를 지킨다는 것, 반공, 이 때문에 나온 희생자는 적지 않고 그에 대한 부작용은 그 때부터 나타났으며 지금은 그런 증오는 이제 사라져야 될 구세대의 유물인 건 확실합니다. 특히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건 깽판 그 이상도 아니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면서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게 그들이죠.

하지만, 그들이 나라를 지켰다는 그 가치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당당히 "우리가 서울을 탈환했다"고 할 수 있는 날은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누구를 위해서 그들이 그렇게 싸웠습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위해서였습니다. 남이 아니예요. 이런 분들이 권위주의적이고 말이 도무지 통하질 않아 짜증만 나지만, 가족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자식들에게 뭐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죽어라 일했던, 지금의 우리가 있게 한 할아버지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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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부터 낙동강부터 압록강까지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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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ide
12/10/05 00:40
수정 아이콘
오오오 ... 드디어 "미국 맥아더 장군" ( 미국 육군 참모 총장 ) 의 "인천 상륙 작전" 편이 나왔군요.

"태극기 휘날리며" 는 2004년에 영화관에서 본 뒤로 오랫만에 다시 봐서 반가운 느낌이 드네요 ....

저 때 당시 장동건과 원빈의 형제의 대립 구도를 생각보다 강제규 감독이 잘 설정해줘서 꽤 몰입감 있게 봤던 기억이 ....
사티레브
12/10/05 00:44
수정 아이콘
... 빼앗긴 수도를 찾았다

그 의의가 없을리 없다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
12/10/05 00:45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그래도 너무 박원순 시장님께 공격적이신거 같은;;;;;

중간 중간 일화가 재밌네요 추천드립니다.
난멸치가싫다
12/10/05 00:51
수정 아이콘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강자의 위치에 서려고 하는 이들에게 항변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재주가 없어서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 글 안에 다 있는 느낌이네요. 감탄합니다.
jjohny=Kuma
12/10/05 00:52
수정 아이콘
잘 보았습니다. 식견도 식견이지만 항상 그 필력이 부럽습니다.ㅠㅠ (보통은 반대인데, 왠지 오늘따라 그렇네요. 크크;)

저는 평소 박원순 시장에 한 표를 선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번 건은 실망이 컸습니다.
뭐 행사 자체에 대한 처신은 여러 판단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후의 트위터에서의 처신은 어떻게 좋게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가 없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평소가 아닌) 이런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믿는 터라 상당히 실망이 컸습니다.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았으나, 예전처럼 덮어놓고 지지하기는 어렵네요.ㅠㅠ
눈시BBbr
12/10/05 01:21
수정 아이콘
에 사실 내일 글 못 써서 오늘 급히 완성해서 올린 거예요 ㅠㅠ; 예상보다 생략한 부분도 많구요.

쩝... 그래도 계속 지지는 할 겁니다. 확실히 까야 될 부분이라 생각하니 까는 것 뿐이죠.
이보다 더 큰 자리에 서려 하면서도 저런 태도를 유지한다면 그 때 가서 다시 생각하겠습니다만...
12/10/05 00:58
수정 아이콘
필력이 점점 상승하고 계신걸 느낍니다 덜덜
swordfish
12/10/05 01:21
수정 아이콘
인천상륙을 꼭해야한 작전인지에.대해 개인적으로 부정적입니다. 부산교두보 붕괴의 리스크를 입고한 전과치곤 좀 약하죠. 엄밀히 말해 서울 점령까지.너무 북한의 지연전술에 말려 시간을 너무주었기에 북한군 잔여 부대 포위 섬멸에 실패했죠. 솔직히 우리가 아는 북한군 포위 섬멸의 효과는 워커장군의 역습효과가 크구요.
물론 많은 순국 선열의 희생은 무거운 것이나 맥아더의 인천작전은 좀쇼맨십 같다고 생각합니다. 뭐 원산보다 낫다는게 위안이면 위안이겠죠
눈시BBbr
12/10/05 01:25
수정 아이콘
하지만 상륙작전 없이 교두보에서 그대로 반격했다면 북한군의 축차 지연전이 계속됐을 겁니다. 본문에 살짝 쓴대로 서울은 물론 도시마다 시가전이 벌어졌으면 아군은 물론 민간인의 피해도 더 커졌을 거구요. 살아 돌아간 북한군이 적진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북진 과정에서 초고속 진격을 했구요.
쇼맨십 얘기야 처음부터 했지만 '-'; 그런 점에서 전 성공한 쇼맨십으로 봅니다.

+) 그 과정에서도 중공군이 개입할 테니 실제 역사보단 좀 정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지도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건 좀 너무 나간 IF구요.

꼭 해야 했느냐의 문제는, 당시 미군이 북한군을 과대평가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다는 것에 중점을 두구요. 실제 낙동강에서의 반격도 탄력을 받기까지 일주일이나 걸릴 정도였으니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힘들었을 걸로 봅니다.
12/10/05 09: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같은 이유로 어차피 할거였으면 차라리 군산에 하는편이 나았다고 봅니다.

군산 : 전선붕괴는 가능, 포위 섬멸 불가, 위험성 낮음
인천 : 전선붕괴 및 포위섬멸 가능, 위험성 높음
남포 : 전선붕괴 및 포위섬멸 가능, 위험성 극도로 높음

정도로 평가했던 것 같은데, 맥아더가 서울이라는 정치적 과실을 얻으려고 서울에 묶여있는 사이 포위섬멸을 저 멀리 사라졌죠. 성공했으니 이런말도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어차피 포위섬멸 생각 안 할 거였으면 차라리 군산 가는게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인천의 극적인 성공으로 안하무인이 된 맥아더가 자기 딸랑이 알론드에게 워커의 군단 떼다가 지휘권 나눠주게된 것도 이유이기도 하고...)
케타로
12/10/05 01:35
수정 아이콘
전쟁에서 피어나는 '피의 댓가'는 정말이지 인류에게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이 세상이 하나로 통합되어 전쟁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정치인의 군역을 중요시 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흘린 이 '피의 댓가'를 무시할 수가 없죠.
오히려 감사해야될 일입니다.
부모 없는 자식 없듯, 오늘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공연을 하기 까지 우리나라를 지탱해준 수 많은 선조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서울수복은 글을 읽으면 읽을 수록 참 컸던것 같아요.
지방사람으로 통일이 되면 개성이 수도가 되었으면 하는 저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서울의 의미는 역시 남다른것 같습니다.
현대전도 역시 사기나 기세싸움일 것인데, 글을 읽으며 수도를 탈환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swordfish
12/10/05 02:01
수정 아이콘
눈시BBbr 님// 제가 맥아더라는 인간 자체를 싫어해서 그러는지 몰라도 참 인천은 평하긴 그렇더군요. 이 성공이 아예 오만한 사람의 눈과 귀를 막아버렸거든요. 그후 원산 청천강 장진호의 악몽과 서울 실함이 이작전에서 태동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구요
눈시BBbr
12/10/05 02:06
수정 아이콘
그 부분은 부정할 수 없죠. -_-; 앞으로도 까일 일만 남았구요. 본문에서야 한 줄 적고 말았지만 환도식에서 주기도문이라니... 이것도 참 아니었죠.
저는 싫은 건 아니지만 맥아더에 대한 감정이 참 미묘합니다. 그래서인지 태평양 전쟁 때부터 자주 등장시키긴 했지만 가볍게 비꼬는 말투를 많이 썼죠
EndofJourney
12/10/05 02:03
수정 아이콘
박원순 시장이 이 기념일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비판받아 마땅하죠. (+트위터...)
다른 도시 시장이라면 몰라도, 서울 시장이라면 최소한 관심이라도 가졌어야 한다고 봅니다.
추석 직전 민생을 챙기겠다는 선택에 대해서는 존중합니다만... 좀 아쉽습니다.

다만... 아직도 좀 그렇습니다.
'서울수복기념일'의 의의가 거대하게 와닿지는 않아요. 서울수복의 의의야 느낍니다만...
물론 기념일에 경중을 따지는 게 좀 치사하긴 합니다만... 원래 기념일이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닐까요.
6월 항쟁을 대표하는 건 6.10 대회이지, 최루탄 추방 결의대회가 아니듯...
저처럼 '수도회복'이라는 의의보다는 '한국전쟁 흐름 중 하나' 쪽으로 생각이 쏠리는 사람도 있을테구요...

그래도 이건 꼭 말해두고 싶습니다.
기념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하여, 그 때의 고귀한 희생에까지 의구심을 가지는 건 결코 아닙니다.
서울수복기념일에 대한 경시가, 참전하셨던 분들의 희생에 대한 경시로 연결되는 것 역시 절대 아닙니다.
이 연결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연결시키려 하니, 지난번처럼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단어가 나오는 거죠.

글 잘 읽었습니다.
눈시BBbr
12/10/05 02:15
수정 아이콘
"기념일"이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는 동감합니다. 저야 충분하다 보는 쪽이긴 하지만, (자세한 토론까진 필요없겠죠 @_@) 국군의 날이 코앞인데 굳이 따로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죠. 사실 전 오히려 국군의 날을 서울수복일로 바꾸는 게 낫다고 보는 쪽이라서요. 북진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국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있는 건데 공격했던 날로 정한 건 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 부분에서 다시 얘기하겠습니다만. 다른 지방에서 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일 같은) 것들과 비슷하게 보는,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볼 필요까지 있나는 생각도 들긴 하구요.

결국 문제는 그냥 무시해 버렸다는 것이죠. 차라리 확실한 이유라도 댔다면 그에 대한 찬반을 할 수 있을 것인데 무시하고, 전 시장들도 안 간 민간 행사일 뿐이라고 왜곡하고... 그 다음이야 뭐 -_-;
이게 너무 결정적이었습니다. 안보관, 성향 그런 걸 떠나서요. 당사자까진 납득 못 해도 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었는데요. 아무것도 없으니 추측만으로 얘기가 진행돼 버리고, 인정할 수 없다 혹은 그렇다 해도 이건 아니다 / 저 정도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구만의 싸움이 될 것을 저거 진짜 종북 빨갱이 맞구만 / "그깟 게" 뭐가 중요하냐 알바들아 이런 상황으로 가 버린 것 같아요.
뭐 저도 그 때 흥분했었으니 할 말 없습니다. OTL 감사합니다
12/10/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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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합니다.

지난번에 논쟁이 되었던 글을 좀 나중에 읽어봤는데 논리적 비약의 향연이더군요.
9th_Avenue
12/10/05 02:4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하지만 서울수복기념일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공훈을 잊었다고 치부할 건 아니죠.
논리적 비약입니다. 그리고 서울수복기념일이 그렇게 중요한 행사인지는 개인적으로 긴가민가 합니다.
서울수복은 전쟁 당시 중요한 성취이자 기념비적 공적이겠지만.. 현재에 와서 기념식의 참석이 중요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 같습니다.

서울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서울수복기념일에 대해서 잘 아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반시민들에게는 별 거 아닌 또 하나의 관제 기념일 혹은 민간단체 기념일일 뿐이겠지요.
이걸 격상시키고 존중해서 서울수복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기면 좋겠지만~ 대중의 관심이 없는 행사에 빠졌다고
그들의 공훈을 잊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논리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눈시BBbr
12/10/05 02:4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문제는 본문과 윗 댓글에서 말씀드렸듯 아무 말 없이 그냥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어떠한 확실한 이유를 댔다면 해병대는 반발했을지 몰라도 사람들 사이에는 찬반이 있었겠지만 그게 아니거든요. 이것이 소통이죠. 하다못해 서울시의 빚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으니 재정 문제라도 얘기했으면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의 참석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시가 함께 했던 걸 설명도 없이 아예 손을 뗐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는 게 중요한가와 이 문제는 별개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해명이겠죠? 지금까지의 반응으로는 중요하지 않다 여겼든 다른 이유로든 의도적으로 서울시 자체를 행사에서 뺀 것이고, 그걸 무마하려다 고소 -> 유감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관심이 없어진 것이지 그걸 행해오던 쪽에서 뺄 이유가 되지 못 하니까요.
9th_Avenue
12/10/05 02:59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저 역시 아쉬운 부분은 소통과 그 사이에서 벌어진 거짓에 대한 실망이 큽니다.
그래서 이번 일에서 지적해야 할 문제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에 대한 것으로 끝나야지, 그게 공훈을 잊었다는
공세로 전환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쉽더라구요.

늦은시간에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근현대사 부분을 다시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연재물을 매번 기다리게 되네요.
전 일단 1.4후퇴까지 공부했으니 어서어서;; -_-;; 화이팅!!!해주세요 흐흐;
(참 흥남철수부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사 읽을 때 중공군 참전과 더불어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라서요.)
눈시BBbr
12/10/05 03:04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행사부터 누구의 묘역 참배까지, 솔직히 전시 행정이나 다름 없는 거긴 합니다. -_-;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 눈에 더 뜨이고 무시하는 거냐, 아니 그 의의 자체를 무시하는 거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죠. 거기다 당사자인 분들에게는 이렇게 확실히 기념일 하나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하겠습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딱 서울 수복편이라서 더 다가오기도 했구요 =_=;; 거짓말 부분이 더 큰 문젠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그 뒤에 그가 밝히지 않은 부분이 더 크게 보였죠. 그래서 본문에서도 일단 가장 신빙성 있는 이유인 기존의 해병대와의 갈등을 염두에 두고 썼구요

사실 지금까지 안 자고 있는 이유도 글 써 놓고 걱정돼서예요 (...); 이궁; 감사합니다. 최소한 올해 안에 서울 다시 뺏기는 것까지 =_=;;; 가보겠습니다. 9th_Avenue님도 좋은 밤 되세요 ( __) 흥남철수 @_@)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알리바바 사르쟈
12/10/05 02:52
수정 아이콘
서울이 수도라는 점에서 서울 수복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이번 박원순 시장의 서울 수복 행사 불참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대응은 실망입니다.
그 분들의 희생은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이체프
12/10/05 03:21
수정 아이콘
눈시BBbr 님// 눈시님 답지 않게 많이 흥분하셨네요. 말씀하신대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겪고 가족들과 동료 군인들이 눈 앞에서 죽는 것을 본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할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해시키는 노력들이 부족했던 것 또한 사실이죠. 자랑스러운 참전용사가 아니라 까스통 할배나 말이 안 통하는 보수 꼴통이 되어버렸으니 그들의 업적과 노력은 정치적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누구 탓을 떠나서 이렇게 되어버린 현실이 저도 안타깝습니다. 80년대까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써먹은 반공이데올로기의 후유증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걸까요? 전쟁이 사라져버리고 군인이 쓸쓸하게 퇴장하는 모습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씁쓸함을 안겨주는군요.
자이체프
12/10/05 03:43
수정 아이콘
눈시BBbr 님// 지금까지 깨어있다는 말로 대신할게요. 정치라는 괴물은 역사를 가뿐하게 잡아먹는 법입니다. 참전용사분들이 한 두 분도 아니고 성향이 제각각이니까 사실 한 묶음으로 얘기하기도 굉장히 애매한 측면이 있긴 합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도 사실은 연민과 안타까움이 더 큽니다. 현명하지 못하고 고집스럽다고 생각하다가도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니까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굳이 전쟁이 아니라고 해도 많이 희생하셨으면서도 억지로 퇴장을 강요당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저도 만약 그 나이대에 그런 경험을 했다면 이렇게 냉정하게 있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극단의 시대는 사람들에게 괴물이 될 것을 강요합니다. 문제는 괴물이 된 다음에 손가락질 받고 버려진다는 것이죠. 저 역시 한국전쟁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된 연구는 아마 우리 다음세대나 가능할 겁니다. 저도 눈시님이 한국전쟁 이후의 역사를 다루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대입니다. 거기부터는 역사가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니까 말이죠.
tannenbaum
12/10/05 05:06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시리즈 잘 읽었습니다.(길게 댓글 썼는데 날아갔스요 ㅜㅜ 아까비...)

여튼 제가 생각해도 전 개인적인 성향은 참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헌데 정치적으론 뼈속까지 반골기질이 다분하지요. 그러다보니 근현대사에 발생한 여러 사건들(구한말부터겠네요)에 대해서 한가지 측면만 인정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 입장에 반대하는 논리나 사람들은 다들 수구꼴통에 친일파 출신 기득권들이거나 그들에 빌붙어사는 사회악들이라고 매도했었지요(아마 대학 졸업후 막 사회에 나왔을 즈음까지??)

비슷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서 벗어나 여러 생각들을 듣게 되면서부터 제 태도는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반골기질이 강하긴 하지만요. 눈시님 글들에서 내가 몰랐던 부분 혹은 달리 생각할수도 있는 부분들을 접하면서 많이 자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까스통할아버지들을 보면 '어휴 노친네들 노망이 나니 별짓을 다하네 왜 기득권들에 왜 생각없이 놀아나시나'에서 '자신들이 한평생 가져온 자긍심과 가치관들을 송두리째 부정당하시기 싫으시니 저렇게라도 표출하시는구나'로 바뀌었달까요? 여러 사람들의 다른 생각들을 듣게 되면서 내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쯧쯧 저 우매하고 어리석은 것들'이라 매도하기 전에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라고 먼저 생각해보는 태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눈시님 시리즈를 읽으면 몰랐던 정보를 얻어서 좋기도 하지만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입장과 다른 시각을 보게 되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읽기에 편한 문체와 적당한 개그!!! 완전 사랑합니다.
댓글은 잘 안달지만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눈시님 머시따~~~


언제 시간 되시면 서로 술도 막 사주고... 서로 막 찌르..... 아 아닙니다
깃털티라노
12/10/05 09:07
수정 아이콘
결국 박원순시장 까는 글이군요 이건
HealingRain
12/10/05 09:10
수정 아이콘
인천상륙작전 완결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서울 수복의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없겠죠. 각자가 느끼는 무게가 다를수 있을지언정.
서울시민은 아니지만 평소 박원순 시장님의 행보에 많은 지지를 보냈었는데, 이번 일은 좀 아쉽네요.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그런식으로
무시했으면 안되는건데, 거기에 트위터 참... 어휴.
다만 눈시님의 글에서 평소답지 않은 분노가 느껴져서 좀 놀랐네요. 이번일로 화가 많이 나셨나봐요.
눈시님의 근대사 연재글을 읽다보면 참 어려운데, 글이 어렵다기 보단 아직까지 우리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건들이다 보니 어떤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져요. 덕분에 글 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악군
12/10/05 10:49
수정 아이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저도 화도 나고, 역시 인간 별거 없구나 싶기도 하구요. 타인의 피로 이룬 가치는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러면 결국 자신의 피로 이룬 가치도 존중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말이죠.
blue wave
12/10/05 14:59
수정 아이콘
결국 탈환에 성공했군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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