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원금 돌려줘

자, 이제 원시적인 상호부조 제도에서 벗어나 조금씩 보험회사의 형태를 갖춰가던 우리의 B씨.

그는 어느날 까다로운 고객의 항의 방문을 받습니다. 그 이름은 진상씨. 그는 B씨가 일하는 사무실로 처들어와 B씨의 멱살을 움켜쥐며 외칩니다.

"야 이놈아! 암걸리면 돈 준다더니 나 암 안걸렸거든? 그럼 내돈 내놔!"

"켁..켁..고객님. 그건 안될 말입니다."

"뭐? 안돼? 이런 천하의 날강도같은 놈이 있나!"

진상씨는 사정없이 B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대기 시작합니다.

"켁..아..이것좀...놓고...켁켁"

B씨는 하늘이 노래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맙니다.

얼마 안있어 진상씨는 성질을 내며 사무실을 나가고 B씨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보험은 "여러 사람들에게 돈을 모아서 쌓아놨다 한 명에게 몰아주기" 입니다.

그리고 그 한 명은 "사고"가 발생한 사람인 것이고요.

그 사람에게야 그건 보험금이지만 애초에 아무 일이 안일어난 사람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무형의 "위험에 대한 보장"만을 받은 것이지요. 이것은 일종의 "국방비"하고도 비슷합니다. 전쟁에 대비해 탱크사고 전투기도 샀지만 전쟁이 안났다고 해서 그 것을 무를 수는 없는 것처럼요.

많은 사람들의 오해가 여기서 시작됩니다.

"아니 매달 돈은 악착같이 빼앗아 가놓고 왜 돌려주지 않느냐?"

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B씨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매달 걷는 보험료를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이죠. 그리고 보험기간도 기존의 1년에서 10년으로 기간도 늘려버립니다.

그러면 받은 보험료는 다음과 같이 분해가 됩니다.

1) 위험보험료 1,000원
2) 사업비(제반경비, 월 1만원의 20%) 2,000원 - 보험료규모가 커지니까 사업비도 같이 늘어납니다.
3) 전체보험료 1만원에서 위 1, 2의 금액을 빼고 남은 나머지 금액 7,000원

그리고 B씨는 위 3)의 돈을 가지고 적당한 투자처를 찾아 돈을 맡깁니다. 대충 투자수익율을 7%라 잡고 매달 7,000원을 가지고 복리 계산하면 10년이 지나면 위의 매달 1만원씩 10년동안 모은 금액 120만원하고 얼추 비슷한 금액을 얻게 됩니다. (대충계산해보니 1,204,132원 나오네요. 실제로는 더 복잡해요 아시죠?)

이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이게 바로 "원금보장"이라고 말하는 보험의 운용 방법입니다. 즉 장기보험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위 경우처럼 보험료를 돌려주는 비율을 "환급률"이라고 합니다. 3)의 보험료를 "저축보험료"라고 합니다.

즉, 환급률이 100%인 보험은 낸 돈을 다 돌려주는 것이고요. 120%, 130% 라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돌려준다는 뜻이고, 만약 환급률이 10%, 20% 라면 환급률은 거의 없는, "순수보장성 보험" 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경기가 호황이고 경제성장이 잘되어서 일반 은행 적금 이율이 14%넘기도 하고 그럴 때에는 보험상품도 환급률이 100%가 넘는 상품이 꽤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저금리 시대에는 사실상 100% 원금보장 상품도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죠.

그래서 이런 "저축보험료를 주식 등에 투자를 해서 고수익을 내보자"는 취지에서 등장을 한 보험이 바로 "변액"OO보험입니다.

안정적인 부동산, 채권등에 투자하던 기존 상품과는 달리 주식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초 우리나라에 등장했을 경우에는 우리나라 주식도 2천이 넘고 막 잘나간다 싶기도 하고 그래서 많이 팔렸는데요.

지금은 워낙 경기가 안좋아서....아마 힘든 분들이 꽤 되실 것 같습니다.

이런 변액보험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기로 하고, 다시 돌아와서

사실 100% 원금보장을 맞추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위 계산법에서처럼 저축보험료 비중(3번)을 왕창 늘리고 보험기간을 왕창 늘리면 원금보장은 되는 거죠.

즉 매월 내는 보험료를 한 100만원으로 하고 보험기간을 한 30년으로 하면 원금보장을 넘어서 고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사실상 쉽지가 않죠. (뭐 이런 상품이 없는건 아닙니다)


자, 그래서 한번쯤은 원금보장형 보험에 대해 생각을 해보실 필요는 있습니다.

위의 예시대로....

① 월 1만원짜리 보험을 들고 월 7,000원 금액(여기선 사업비가 2,000원입니다.)으로 투자가 되는 보험상품에 가입을 해서 10년동안 매달 납입해서 나중에 돌려받는 것과

② 월 1만원에서 월 1,200원짜리 보험(여기선 사업비가 200원입니다.)과 저축금액 8,800원을 분리하여 보험은 매년 갱신하면서 계속 가입을 하고 월 8,800원으로 자기가 알아서 투자를 하면서 10년을 지난 것과

어느 쪽이 더 수익이 잘 날까요?

얼핏 보면 ② 가 더 수익이 좋아보입니다. 일단 투자금액에서 차이가 나고 자신이 투자를 직접 할 수 있다는 데에 보다 고수익 상품에 투자를 할 수도 있고요

또, 투자가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측면에서 ② 가 더 좋아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단점도 존재하는데요

② 의 경우 투자 손실은 온전히 자신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매년 물가가 오르고 의료비용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②의 경우 보험료가 매년 오를 수도 있습니다.

뭐 이래저래 차이와 장단점이 있지요.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맞습니까?

----------------------

사실 최근에는 환급형 보험상품은 거의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저금리시대라 보험료 맞춰주기가 어려워졌고

고객들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보험은 돈을 내고 위험보장을 구입하는 금융상품이다"라는 마인드가 많이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의 예시에서도 보았듯이 환급형 보험상품은 보험료가 비쌉니다. 이 역시 불경기에서는 고객에게 어필하기가 힘들죠. 그래서 요새는 순수보장형 보험이 많이 팔리는 편입니다.

PS) 아..이것 참, 처음 도전해보는 연재 글쓰기란...참으로 쉽지 않네요...재미는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