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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9 14:22:59
Name 슈슈
Subject [일반] [드라마] 안타까운 드라마 '신의'
최근의 한국드라마는 정말 재밌습니다. 특히 ‘추적자’ ‘유령’ ‘골든 타임’ 이 세 드라마는 남녀간의 ‘연애스토리’가 중심이 되지 않았음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한국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주었습니다.‘타임슬립’이라는 소재 또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인현왕후의 남자’ ‘닥터진’ 에 이어 또 하나의 ‘타임슬립’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바로 ‘신의’입니다.

1. 신의에 대한 첫 인상.
사실 ‘신의’라는 드라마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었던 정보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김종학 연출과 송지나 작가의 만남’
두 번째는 ‘이민호와 김희선의 만남’
세 번째는 ‘타임슬립’


‘태왕사신기’에 이어 괜찮은 판타지 드라마가 나오겠구나 싶었지만,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본 ‘신의’는 제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처음 봤던 ‘신의’를 틀었을때 봤던 장면은 목이 베인 여성을 눕히고(이때는 노국공주인줄도 몰랐습니다) 치료를 하는 장면이였는데..



네. 내공이라네요.. 저것은...


충격적인 내공장면을 1분동안 보고나서 저는 바로 채널을 돌렸습니다.
이 후 드라마 감상 소감을 항상 적어주시는 한가하신 기자분들 덕분에 ‘신의’가 ‘고려 말’을 그리고 있으며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공민왕’과 ‘노국공주’라는 걸 알게되면서 저는 다시 ‘신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2. 공민왕!!

원 나라에 종속되어있던 고려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왕의 이름 앞에 ‘충’이라는 시호가 붙었습니다. 여기서 ‘충’은 원나라에 대한 충이죠. 공민왕은 어렸을 적 왕자의 신분으로 원나라에 볼모로 잡혀가서 10여년동안 원나라에서 생활합니다. 원나라 조정에서 온갖 굴욕을 당하던 그는 그의 사촌과 숙부 등, 수많은 친척들이 왕의 자리에 올랐다가 폐위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왕 의 권력은 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갔으며 권신들간의 세력다툼으로 인하여 조정은 엉망이였습니다. 조정이 엉망인데 백성들의 삶이 평안할리 또한 없었죠. 즉위한 왕들은 원나라에 줄이 닿아있는 권신들의 꼭두각시였으며, 이들은 언제 폐위될지 모를 불안함에 매일매일을 술과 여색에 빠져 살았습니다.

자신의 나라가 엉망이 되는 꼴을 생생히 지켜봐왔던 이가 ‘공민왕’이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원나라 황실로부터 ‘고려의 왕’이 되어라는 명을 받고 ‘고려’로 발걸음을 옮겼을 때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10년만에 돌아온 고려는 원나라 ‘기황후’의 오빠인 ‘기철’의 손 안에 있었고, 공민왕의 옆에는 그를 믿어줄 신하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여기서 공민왕의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3. 류덕환

앞서 적었다시피 공민왕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감정은 정말 복잡합니다.
이 말은 ‘세종대왕’ ‘광해군’ 못지않게 배우가 가장 탐낼만한 배역이라는 소리죠.

10년만에 고려에 돌아왔을때의 절망감
원나라에 대한 분노
언제 폐위될지 모를 두려움
자신의 명보다는 기철의 명을 중시하는 권신들에 대한 조소
부인이지만 원나라의 공주인 노국공주에 대한 복잡한 심정

이 모든 것을 배우는 연기해내야 합니다.


‘공민왕’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바로 ‘신돈’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정보석’씨입니다.
항상 불안함에 떨었던 공민왕의 시선, 절망속에서 몸부림쳤던 공민왕의 모습, 노국공주에 대한 애증 등을 멋지게 보여주셨죠.




아역시절때부터 탄탄하게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 ‘류덕환’씨가 공민왕을 맡았다는 소리를 들었을때 기대반 설레임 반으로 ‘신의’를 지켜보았습니다.한회 한회 거듭될수록 ‘류덕환’씨가 그려내고 있는 공민왕에 대한 기대감을 점점 높아만 갔고, 지금은 ‘신의’를 보는 이유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좋은 배역을 좋은 배우가 맡았을때의 느낌입니다.


4. 하지만 안타깝다.


하지만 ‘신의’에서 제가 보는 부분은 10~20분 남짓입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출연하는 부분이죠. ‘신의’속에 나오는 간신배 ‘기철’은 어린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악역같이 생겼고 그 무리들 또한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린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역무리 포스죠..딱


음공의 고수(저 피리를 불면 음공이 나갑니다..)


화공의 고수(저기 통키의 불꽃슛마크가 그려진 장갑에서 화공이 펑펑...)


예..현대세계에서 가져온 전경방패로 음공을 막는 최영장군입니다..-_-

'타임슬립’을 통해서 데려온 미래의 인물 ‘유은수’는 그렇게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고
내공을 쓰는 ‘최영’장군의 모습은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류덕환씨가 연기하는 ‘공민왕’에 이어서 그나마 눈길이 가는것은 박세영씨가 연기하는 ‘노국공주’입니다. ‘공민왕’을 사랑하지만, 자신이 원나라의 공주라는 이유로 미움만 받자 그 사랑이 애증으로 변하면서 차가워진 인물이죠.




노국공주가 ‘원나라의 공주’가 아닌 ‘고려의 왕비’로써의 모습을 보이면서 나중에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관계는 애절해지고, 노국공주 사후에 공민왕이 미쳐버렸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현재 그들의 모습은(웹상에서는 츤츤이라고들 표현하더군요!) 너무나 흥미롭고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내공고수 ‘최영’장군과 파워레인저 악당집단인 ‘기철’의 싸움은 여전히 유치하고 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판타지물이 아닌 정통사극으로 승부를 했어도 고려말기의 ‘공민왕’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데,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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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2/08/29 14:28
수정 아이콘
파워레인저.. 딱 어울리네요.
12/08/29 14:29
수정 아이콘
다른건 다 좋은데 제발 내장그래픽으로 만든 특수효과와 특촬물분장은 자제좀 해줬으면 좋겠더라구요. 흑흑. 김희선의 코믹연기가 유치하면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맨발낭자
12/08/29 14:29
수정 아이콘
요즘 홀릭중인 드라마입니다 꽃남에서도 그닥 이민호의 매력을 못느꼈는데 이번에 이민호보고 너무 멋있어서(아..나의 유치함이란)
이민호가 나왔던 드라마 개인의 취향까지 다시 보는 중입니다.. 류덕환이야 신의 퀴즈를 너무너무 좋아하기때문에.. 두말이 필요없고...
천산검로
12/08/29 14:31
수정 아이콘
100억들였다는데 도저히 드라마안에서 100억 들인부분을 못찾겠음..
12/08/29 14:31
수정 아이콘
노국공주 연기자분이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구요 ㅠ_ㅠ
방과후티타임
12/08/29 14:32
수정 아이콘
요런 살짝 손발이 오그라들려고 하면서 유치해보이는 드라마가 제 취향입니다. 크크크크
왠지 요즘 드라마 악역들 보면 평소엔 썩소에 가까운 미소짓고 다니다가 혼자 있을때 큭큭 거리는 스타일의 악역이 많아서 그런지 저런 대놓고 전대물 악역같은 유오성을 보니 의외로 신선하달까......재밋더라고요
지니쏠
12/08/29 14:34
수정 아이콘
제가 어릴적부터 김희선씨 굉장한 팬이라 2회정도 챙겨봤는데 못보겠더라고요.. ㅜㅜ [m]
12/08/29 14:45
수정 아이콘
아 크크크크 덕후의 로망이 현실세계로 오자 이런.. 크크크크크크크
12/08/29 14:50
수정 아이콘
뭐..신불사도 봤는데.....이것쯤이야..
12/08/29 14:50
수정 아이콘
흔한 간신배 역할이라고 하기엔 유오성씨 포스가 너무 후덜덜하죠. 지난 주 마지막 장면은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까지도 움찔하게 만들던데요.
기철이야 역사적으로 보면 노국공주나 신돈보다도 훨씬 중요한 인물이고 공민왕의 통치에 있어서 가장 고비가 되었던 부분이죠.
그런데 유오성만큼 안팎으로 포스를 있는대로 뿜어내는 배우도 흔치 않으니, 류덕환이 저 포스를 어떻게 깨고 시청자에게 그걸 납득시킬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으로서야.... 뭐 예상했던 것처럼 두 주연이 문제죠. 이민호씨는 아직도 제대로 된 발성을 못하고 있고,
김희선씨 목소리는 하이톤 중에서도 하이톤이라 오래 듣고 있으면 피곤해요. -_-;;;
12/08/29 14:51
수정 아이콘
마지막 스샷 파스 붙인건가요? 고려 시대에도 파스가 있군요...
또르르
12/08/29 15:04
수정 아이콘
저도 나름 기대하고 봤는데
1. 이민호의 거슬릴 정도로 부정확한 발음과 억지로 내는 사극톤
2. 미모도 연기력도 크게 달라지지 않으신 희선여신님
3. 엎어질뻔 했다는 둥 우여곡절이 있었던건 알지만 그래도 시청자로써 보기 부끄러운 CG와 분장
4. 차라리 애니로 만들면 좋았을법한 극 상황들

3번과 4번은 태왕사신기급 물량이 확보되었다면 드라마에 빠져들 수도 있었겠으나(욘사마 위력으로 그런 투자가 가능했다는데 요즘 중국에서 아주 핫하다는 이민호는 그정도 물량은 못 끌어오나봅니다. 사실 이민호가 한다길래 중국쪽 자금 좀 팍 풀릴꺼라고 기대했었는데..) 지금 상황에선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드는 드라마는 아니였네요.
부스터온
12/08/29 15:12
수정 아이콘
특수효과와 영상은 뭐...할 말이 없을정도
저는 류덕환이 확 죽는것 같아서 아쉽더군요
아역때부터 연기력을 다졌고, 얼마전 종영한 신의퀴즈에서도 충분히 그 존재감을 발산할정도로 좋은 배우인데
지금 맡고 있는 공민왕이라는 배역은 연기력을 떠나서 안 어울리더라구요
왕이라는 배역의 설정상 다소 무겁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줘야하는걸 알기에 이해는 가지만..
배역이 너무 무미건조해요
배우 탓은 아니지만 노국공주나 이민호와 잡히는 투샷도 부담스럽구요
차라리 이필립씨가 맡은 의원역할을 류덕환씨의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진지함을 섞어
김희선과 호흡을 맞췄더라면 찰떡궁합이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사악군
12/08/29 15:31
수정 아이콘
뭣보다 현대에서 과거로 떨어진 의사라는 설정이.. 닥터진이 뻔히 옆에서 하고 있는데.. 그리고 김희선의 캐릭터가 의사라기 보다는 여고생느낌이죠. 판타스틱게임 주인공 같아요.
박수흠
12/08/29 15:43
수정 아이콘
저 악당집단 뭔가요 진짜 크크크크크 본문읽다가 뿜었네요
흑백수
12/08/29 15:50
수정 아이콘
이 글 보니 괜히 신의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어디 한번, 내 손발을 마음껏 오그라들게 만들어 봐! 이런 느낌으로다가.. 크크크
스타카토
12/08/29 15:57
수정 아이콘
신의 퀴즈의 류덕환때문에...이 드라마를 볼까 말까....100번은 고민했는데..
말씀하신 요인들때문에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못보겠더군요....

차라리..신의 퀴즈 시즌4를 찍지...쩝....시즌3 엔딩에서 그렇게 끝나버리고..
공민왕으로 변신하면 우째!!!!!
류덕환이라는 배우는 정말 보물입니다. 분명 보고있지는 않지만 이 드라마에서도 빛을 낼껍니다..분명...
자이언츠불펜
12/08/29 16:12
수정 아이콘
어린이 드라마에 나오는 악역무리 크크크. 완전 공감입니다
Siriuslee
12/08/29 18:33
수정 아이콘
주말에 이리저리 보다가 1화 인트로를 보았습니다.

조조가 보낸 군사가 화타와 어쩌구 저쩌구,
그 화타가 천혈에 들어감
(중략)
천혈이 고려수도 개경에 있음 ??
(중략)
천혈을 통해서 현대로 옴 -> 서울임 ????

여기까지 보고 껐습니다.
레빈슨
12/08/30 00:24
수정 아이콘
전 차라리 이런식으로 제대로 유치한게 좋습니다. 어중간한거보다 훨씬 재밌어요.
12/08/30 21:42
수정 아이콘
흐흐 스샷만 봐도 오그라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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