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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7 23:55:42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영화공간] 한국의 누아르 영화를 말하다
*누아르 영화들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글의 특성상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영화공간] 한국의 누아르 영화를 말하다


나는 '누아르 영화'를 좋아한다.
우리가 '한국형 누아르 영화'라고 말하는 영화들의 원조인 '필름 누아르'란 주로 암흑가를 무대로 한 195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를 가리켜 프랑스 비평가들이 붙인 이름이다. 즉, 비장미 넘치는 주인공들이 숙명에 의해 혹은 개인의 내부적 갈등과 불완전함으로 인해 결국 파멸에 이르는 스토리와 더불어, 단순한 스토리만이 아닌, 음울하고 불안한 이미지, 고독과 어두움의 색채가 결합된 분위기의 영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에는 주인공을 파멸로 이끄는 여성 캐릭터, 이른바 팜므파탈이 존재한다. 이러한 누아르 영화가 80년대 홍콩으로 건너가서는 <영웅본색>, <지존무상> <첩혈쌍웅>등의 이른바 '홍콩 누아르' 라는 이름으로 변주되었으며 90년대 이후에는 우리 영화계에도 이른바 '한국형 누아르 영화'들이 생겨나게 된다.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국 누아르 영화들의 공식은 대개 이렇다.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이 어떠한 계기로 조직 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갖은 고생과 노력 끝에 조직 보스의 눈에 들어 조직의 2인자 자리까지 치고 올라가게 된다. 주인공은 그렇게 권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위치에서 보스의 신임을 받으며 2인자의 자리를 누리지만 한편으로는 조직의 또 다른 2인자로부터 견제를 받게 되며 보스 또한 자신의 1인자 자리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 그러던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의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여성(팜므파탈)을 만나게 되고 결국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믿었던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스토리이지 않은가? 어쨌든 그래서 오늘은 이른바, 어두운 뒷골목 남자들의 고독하고 가슴 찡한 삶을 그린 '한국의 누아르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1. 게임의 법칙(1994) - 장현수 감독, 박중훈 주연



한국 누아르 영화의 시초에 대한 의견은 무척이나 분분하지만 대체로 1994년 개봉된 박중훈, 이경영 주연의 <게임의 법칙>을 그 원조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영화는, <달콤한 인생>이나 <비열한 거리> 등를 통해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 푹 빠져버린 이들이라면 꼭 봐야할, 본격적인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작품이다. 94년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정신적인 충격(?)은 무척이나 컸다.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미용사 여자친구인 태숙(오연수)과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시골 청년 용대(박중훈). 우연히 어느 조직의 보스 눈에 든 용대는 보스를 위해 위험한 임무도 거침없이 해내며 마침내 2인자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날로 커지는 용대의 세력에 불안을 느낀 보스는 그에게 조직을 위협하는 김검사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용대는 친구인 만수(이경영)와 애인 태숙에게 김검사 건만 끝내고 함께 싸이판으로 떠나자는 약속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김검사를 살해한다. 하지만 싸이판으로 떠날 꿈도 잠시, 흥분에 들떠 친구와 통화하던 그는 전화박스 안에서 총에 맞아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렇게 총에 맞은 후 공중 전화박스 유리에 기대 창 밖을 쳐다보며 죽어가던 박중훈의 눈빛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사실 이 씬은 한국형 누아르 영화사의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장면이기에 못보신 분들을 위해 어렵게 찾아낸 전화박스씬 동영상 주소를 첨부한다. 못 보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http://blog.naver.com/quazimodo?Redirect=Log&logNo=130027490803&vid=0) 




-영화 속 명대사 : 가자구! 싸이판 가는거야, 같이 가는 거야!! 으하하하!!"








2. 초록 물고기(1997) - 이창동 감독, 한석규 주연



막 군대를 제대한 막동(한석규)은 기차 안에서 우연히 미애(심혜진)를 만나고 묘한 운명의 끈을 느낀다. 제대하고 직업을 갖지 못하고 떠돌던 막동은 조직 폭력배 보스 배태곤(문성근)을 만나 그의 신임을 받게 된다. 하지만 배태곤의 정부인 미애와 다시 재회하게 된 막동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눈치챈 배태곤은 결국, 미애와 떠나기 위해 마지막 인사를 하던 막동을 죽이게 된다. 한석규의 공중 전화씬으로 너무나 유명한 이 영화는 권력과 사랑 앞에서 허망하게 스러져가는 청춘의 뒷모습을 너무나 쓸쓸하게 보여준다. <게임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초록 물고기> 또한 꽤 오래 전 영화이기 때문에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초록 물고기>의 전화박스씬 또한 링크로 걸어 놓도록 하겠다. 못 보신 분들은 꼭 한번 감상하시길.

(http://www.diodeo.com/id=stxclub2&movie=000686810&pt_code=01)

  
-영화 속 명대사 :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큰성이야? 큰성, 나야 막동이. 엄마는? 엄마 어디갔어? 응, 어 나 잘 있어, 괜찮어. 큰성, 전화 끊지마, 전화 끊지마, 전화 끊지마.. 큰성, 큰성 생각나? 빨간다리? 빨간색 철교. 우리 어렸을 때 빨간 다리 밑으로 물고기 잡으러 많이 다녔었자나.. 내가 저 언젠가 초록색 나는 물고기 잡는다 그러다가 쓰레빠 잃어버려 가지고, 큰성이랑 형들이랑은 내가 하루종일 놀지도 못하고.. 쓰레빠 찾으러 다녔었자나. 그 순옥이 그 병신은 벌에 엉덩이 쏘여 가지고, 엉덩이 세 개 됐다고 저 둘째형이 놀리고 그랬었잖아.. 큰성, 그 때 생각나..?"








3. 친구(2001) - 곽경택 감독, 유오성-장동건 주연  



"상택아! 니가 돈 들고 가출해가, 내한테 찾아오면, 내가 '으아 상택아 잘했다, 인자 우리 같이 건달해가, 같이 인생 개판치자.' 그럴 줄 알았나?"
(준석의 대사 中)
굳이 줄거리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2001년 최고 흥행 영화 <친구>. 어린 시절부터 우정을 키워나가며 함께 자란 네 사내의 각기 다른 삶, 그리고 그 속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비극을 그린 이 영화는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전형이다. 어린 시절 둘 도 없는 친구였지만 서로 다른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서 서로의 가슴에 칼 끝을 겨눌 수 밖에 없게 된 준석(유오성)과 동수(장동건). 이렇듯 70, 80년대의 복고적 정서와 친구간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조폭 세력 간의 암투를 비극적으로 그린 영화 <친구>는 관객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한국 누아르 영화의 대표작이다.

-영화 속 명대사 : "마이 묵으따 아이가.. 고마해라.."








4. 달콤한 인생(2005) - 김지운 감독, 이병헌 주연  

  

여기, 한국 누아르 영화의 정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그런 영화가 있다. 바로 김지운 감독,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 서울 한복판의 호텔 스카이 라운지의 경영을 책임지는 조직의 2인자 선우(이병헌). 어느 날 보스 강사장(김영철)은 그에게 의외의 임무를 지시한다. 바로 자신이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내연녀인 희수(신민아)를 감시하라는 것. 그렇게 희수를 처음 만나게 된 선우는 생전 처음으로 경험하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는 그녀가 남자친구와 만나는 순간을 포착하고 급습하지만 자신도 설명하지 못하는 알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끼며 그녀의 일을 보스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이 단 한순간의 치명적인 선택으로 인해 그는 보스에게 버림받게 되고 어느 새 적이 되어 버린 조직 전체를 상대로,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한국의 누아르 영화들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영화 <달콤한 인생>. 영화적 페이소스와 캐릭터의 간지 넘치는 포스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이 영화는 정말 깔끔하고 멋지다. 배우 이병헌의 포스와 더불어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정점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영화가 바로 <달콤한 인생>이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가 만난 최고의 영화. <달콤한 인생>이다.

-영화 속 명대사 : "말해봐요, 저 진짜 생각 많이 해봤는데.. 저 정말 모르겠거든요.. 말해봐요, 우리 어떡하다 이렇게 된거죠? 말해봐요, 저 진짜로 죽일려 그랬습니까? 나 진짜로 죽일려 그랬어요? 7년동안 당신 밑에서 개처럼 일해온 날! 말 좀 해봐요, 무슨 말이든지 좀 해봐!!"








5. 비열한 거리(2006) - 유하 감독, 조인성 주연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낸 유하 감독은 조인성이라는 배우를 내세워 자기 스타일의 누아르 영화를 만들어 낸다. '불안한 영혼을 가진 한 남자의 서글픈 뒷골목 인생'을 그린 영화 <비열한 거리>. 이 영화의 줄거리 또한 글의 서두에 언급한 한국 누아르 영화의 공식을 비교적 착실하게 따라간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몸을 던진 배우들의 열연과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불안하고 서글픈 영화적 정서이다. 앞날을 알 수 없어 항상 답답하고 불안하기만 한 뒷골목 인생,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들을 위해 하루 하루를 비틀거리며 힘겹게 헤쳐나가는 서글픈 청춘의 자화상. 배우 조인성의 슬픈 눈빛을 통해 유하 감독은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속 명대사 : "만약에 눈이라도 마주치잖아..? 그거 평생 간다.."








6. 해바라기(2006) - 강석범 감독, 김래원 주연



10년 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가석방 된 태식(김래원). 한때 '미친개'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태식은 자신으로 인해 죽임을 당한 도필의 엄마 덕자(김해숙)와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덕자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태식을 양자로 받아들여 진심으로, 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해준다. 그리고 태식의 과거를 모른 채, 이유없이 못마땅해하는 덕자의 딸 희주(허이재). 처음엔 서먹서먹했던 이들 셋의 사이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진정한 가족으로 변해가고 그렇게 해바라기 식당 안에서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해바라기 식당을 몰아내고 이 지역을 점령하려는 조판수 회장의 악랄한 소행으로 해바라기 식당의 작은 행복은 산산조각나게 되고, 다시 절망의 끝자락으로 내몰려버린 태식은, 눈물의 복수를 준비한다.

영화 <해바라기>는 따뜻하면서도 지독한 누아르다.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양자로 맞이한다는 설정이 처음엔 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서로간의 진심이 전해졌기에 이들은 한 식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누아르 영화의 흐름이 그렇듯,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파멸의 끝에서 복수의 칼을 꺼내드는 태식. 이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 오라클에서의 복수씬은, 원빈의 <아저씨>와 비견될 수 있을 만큼 비장하고 절절하다.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다시보게 만든 영화. 슬픔과 절망의 끝에서 관객의 마음을 울린 따뜻하고 지독한 누아르가 영화 <해바라기>이다.
  
-영화 속 명대사 : "내가 10년동안, 울면서 후회하고 다짐했는데.. 니네 꼭 그랬어야 되냐..? 니네 그러면 안됐어..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7. 사랑(2007) - 곽경택 감독, 주진모 주연  



남자 이야기, 마초적 본성을 건드리는 뜨거운 사나이의 이야기를 잘 다루는 곽경택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들고 관객들 앞에 돌아온 영화가 바로 <사랑>이다. 한 여인에 대한 한 남자의 거칠지만 순애보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지만 어찌됐든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치는 한 남자의 뜨거운 가슴을 제대로 보여준 배우 주진모의 연기가 아닐까 싶다. 어찌보면 상투적일 수도 있고 또 비현실적이고 통속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이 영화가 나에게 인상깊게 다가왔던 이유는, 한 남자의 진정성을 가슴 찡하게 보여준 영화 속 주진모의 모습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영화 속 명대사 : "지랄같네.. 사람인연.."








8. 부당거래(2010) - 류승완 감독, 황정민-류승범 주연  



부당거래는 한국 누아르 영화의 새로운 변주곡이다. 그리고 감독인 류승완은 이 영화를 통해 제대로 각성했다. 미궁에 빠진 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가짜 배우'를 이용해 사건을 종결지으려는 경찰, 그 뒤에서 손을 잡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스폰서, 이러한 각본을 알아채고 더 큰 거래를 제시하는 비리 검사. 이 셋의 얽고 얽히는 먹이사슬, 꼬이고 꼬이는 실타래 속에 영화는 숨막히듯 빠른 호흡으로 질주하며 관객을 농락한다. 한국형 누아르의 새 지평을 연 이른바, 류승완식 누아르. <달콤한 인생>이 한국형 누아르의 정점을 보여주었다면, <부당거래>는 누아르의 새로운 공식을 제시한다. 더이상 피가 튀기고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식의 누아르는 촌스럽다는 듯 이 영화는 스스로의 공식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치부를 폭로하고, 또 관객들의 머리 속을 미친듯이 헤집어 놓는다. 말 그대로 무장해제. 제대로 각성한 류승완 감독과, 요 근래 그들의 작품 중 가장 최고의 열연을 펼친 황정민, 류승범의 조합은 이런 '괴물'을 만들어 냈다. 미친 영화, 하지만 그래서 너무나 짜릿한 성찬. 바로, 영화 <부당거래>이다.
  
-영화 속 명대사 : "내 얘기 똑바로 들어!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9. 아저씨(2010) - 이정범 감독, 원빈 주연

  

스타일리시한 누아르 액션 <아저씨>는 '원빈의, 원빈에 의한, 원빈을 위한' 영화이다. 인신매매를 이용한 장기 밀매단, 납치 당한 옆집 소녀 소미, 결국 복수를 결심한 옆집 아저씨이자 전직 특수요원 태식(원빈). 그리고 혈투. 아저씨는 투박하지만 세련됐다. 그리고 처절하지만 깔끔하다. 한국 영화의 액션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후반부의 액션 시퀀스, 원빈의 재발견이라 불릴만한 배우 원빈의 카리스마,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창조해낸 조연들의 호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선 굵게, 그리고 힘 있게 밀어부치는 박력으로 인한 쾌감은 다른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다. 영화 <아저씨>는 넘치는 박력과 섬세한 감성, 이 두가지 얼굴을 동시에 지닌, 2010년 최고의 흥행작이자 한국 누아르 영화의 또 하나의 쾌거이다.  

-영화 속 명대사 :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10.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 윤형빈 감독, 최민식-하정우 주연



2012년, 상반기 한국 영화계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전성시대였다. 비리를 저지르다 옷을 벗은 전직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은 우연히 만난 부산 조폭 최형배(하정우)를 통해 조폭 세계 발을 들이게 된다. 그 후 멋진 궁합을 선보이며 조폭으로서 승승장구하며 부산을 접수해나가지만, 예상치 못한 장애물 앞에 둘 사이는 의심과 배신으로 얼룩지고, 결국 더 이상 뒤로 물러 날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의 초반부는 한국형 누아르의 공식을 비교적 충실히 따른다. 하지만 점점 영화가 전개될 수록 기존의 누아르의 공식을 벗어나 조금씩 변주되며 점점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가며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나, 명배우 최민식과 충무로의 신성 하정우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 중의 백미. <범죄와의 전쟁>은 2010년 이후 잠잠했던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맥을 이으며 한국형 누아르의 장르적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른바, 극 중 하정우가 다방 아가씨에게 내뱉는 감탄사처럼 이 영화, 제대로 '살아있다.'  
  
-영화 속 명대사 :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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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8 00:01
수정 아이콘
느와르 장르를 특별히 좋아한다고 생각한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모아보니
다들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이네요!! 특히 달콤한 인생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눈을 뗄수가 없었죠...
Darwin4078
12/08/28 00:02
수정 아이콘
해바라기 명대사는 이게 아니죠.
'나다 이 XXX야.'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0-;
12/08/28 00:08
수정 아이콘
<게임의 법칙>이!!! 이 영화를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해진 친구가 있죠. "무슨무슨 영화를 안보면 안되지~"류의 말을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게임의 법칙>만큼은 느와르 액션 영화 좋아한다고 하면 꼭 이야기합니다. 나쁜 놈인데 나쁘지만은 않은 '용대'라는 캐릭터도 멋있고,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 박중훈씨도 대단했죠.
All Zero
12/08/28 00:12
수정 아이콘
저는 해바라기.. XX형은 나가있어 죽기 싫으면.. 이런 대사였던 것 같은데. 이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토어사이드
12/08/28 00:13
수정 아이콘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세상 이치래더라.... 알아들었냐? 지금부터 내가 벌을 줄테니까... 달게 받아라'
이 대사도 간지가 넘쳤죠
12/08/28 00:20
수정 아이콘
<달콤한인생>에서 어쩌면 어처구니없는 불만일 수 있는데...
다 좋은데 신민아씨가 가진매력에 비해 반에반도 못보인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느와르영화자체가 여배우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가 드물긴하지만 그래도 영화를 다보고 너무 뇌리에 남아있지 않게되네요.
신민아씨라는 인간자체는 참 순수하고 매력적인것과는 별개로 말이죠. 극에서의 등장씬 자체가 많지 않기도 했지만 뭔가
부각될만한 장치를 좀 더 신경써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구요.
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도록 말이죠...

반면 <비열한거리>에서의 이보영씨는 영화중간중간 짤막하게 보여지는 모습이 매우 사랑스럽게 나와준듯합니다.
기억에 남는 노래 부르는 장면도 있고요..

하지만 전체적인 작품성은 <달콤한인생>이 더 나은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느와르장르에 어울리지 않는 여배우 매력타령이었군요..ㅡㅡ;
Rorschach
12/08/28 00:23
수정 아이콘
일단 달콘한 인생은 한국 누아르 중에서는 저에겐 베스트인 작품이고...
다른 것 보다도 마지막에 보스와 만난 상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길게 오가지않고 방아쇠를 당겨버린 그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열한 거리와 해바라기는 둘 다 참 괜찮게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둘 다 여동생으로 허이재씨가 나오네요. 한 쪽은 친동생은 아니지만요.
해바라기는 결말이 안타까우면서도 통쾌함도 있어서 다시 본 적도 있고 가끔 보고싶기도 한데,
비열한 거리는 결말이 그저 너무 안타깝고 씁쓸하기만 해서 도저히 다시 볼 수가 없더군요.
갓의날개
12/08/28 00:28
수정 아이콘
전 달콤한 인생이 왜 좋은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병현의 모르겠다는 대사처럼 주제가 뭔지 모르곘는 영화라서 저에게는 좀 뭐지? 하는 영화였습니다.

주진모 주연의 사랑도 ..크크 고딩때 데이트하면서 본건데 여친이랑 욕하면서 본기억이
고래밥
12/08/28 00:38
수정 아이콘
비열한 거리 조인성 사투리가 어색한 거 말고는 참 좋더군요 [m]
12/08/28 00:39
수정 아이콘
왜그랬어요 말해봐요.
루크레티아
12/08/28 01:45
수정 아이콘
달콤한 인생의 명대사는 이것도 기억에 남네요.
저 잘못 건드렸어요..
불티나
12/08/28 01:56
수정 아이콘
게임의 법칙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그땐 그만큼 충격적이었어요.
저중에는 달콤한 인생이 가장 좋았습니다.
근데 왜 똥파리는 안껴주시나요? ㅜㅜ
취한 나비
12/08/28 02:02
수정 아이콘
혹시나 스포일러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제가 다 본 영화들이네요.
뭐든 쉽게 질리는 스타일이라서 같은 영화를 3번 이상 보지를 못 하는데
영웅본색 시리즈와 달콤한 인생 그리고 아저씨는 5번 이상 봤네요. 누아르 완전 좋아합니다.
나이 들면서 많은 것이 변하는데, 누아르를 보면서 느꼈던 카타르시스와 남자의 로망은 여전합니다.
킹이바
12/08/28 02:51
수정 아이콘
Eternity님의 글, 요즘 너무 잘 보고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

아, 그리고 Eternity님이 예전(2008년)에도 배우들에 대해 글을 적으셨다고 하셨는데, 예전 글들은 볼 방법이 없을까요?
배우들에 대한 평가나 연기력에 대한 부분은 언제나 즐거운 주제네요.
Eternity
12/08/29 09:10
수정 아이콘
저도 감사합니다.^^ 이런 댓글 하나 하나가 글을 쓰는 원동력입니다.

참, 제가 예전에 썼던 글들은 2008년부터 전부 블로그에 연재를 했었는데,
올초에 블로그를 없애면서 모두 하늘나라로;;
다행히 연애학개론 글들은 피지알에도 많이 남아있어서 한 70% 정도는 본의 아니게 백업(?)이 되었지만,
그동안 영화 글은 피지알에 쓴 일이 없어서 사실 다 날아갔네요.

그래서 요즘은 새글도 쓰면서 중간 중간, 예전 글들도 찾아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게, 제글을 스크랩해가신 분들이 꽤 되셔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면 나오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썼던 배우 관련 글도 찾아서, 앞으로 피지알에 올릴 계획이니 기다려 주세요.^^
참고로, 이 글도 예전에 썼던 글에, 2009년 이후의 누아르 영화를 더해서 만든 글입니다.
12/08/28 11:17
수정 아이콘
숨어있는 달콤한 인생 명대사.

- 얘가 무슨 말이 없어 / 축하드립니다 / 축하는 무슨
- 전화끊어버린다 예의없게 웃어? 그러니가 등신같이 쳐맞고 다니지
- 모난돌이 정을 맞는 법이지요
- 선수가 왜이러고 계셔요
- 딱 네마디만 해라 잘.못.했.음 / 그.냥.가.라
- 넌 뭐하는 색휘야?
수미산
12/08/28 11:51
수정 아이콘

나중에 시간날때 봐야겠어요.
하이히트
12/08/28 12:16
수정 아이콘
아~~! 비트가 없다니....
정우성, 유오성, 고소영, 임창정..
다음에는 비트도 넣어 주세요..
12/08/28 12:25
수정 아이콘
가끔씩 난폭운전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달콤한 인생에서의 추격+구타씬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더라구요;
알킬칼켈콜
12/08/28 12:47
수정 아이콘
전 달콤한 인생 너무 좋아하는데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싫다는 분이나 왜 좋은지 모르겠다는 분들이랑 생각이 99% 일치하는데 전 좋음..
데프톤스
12/08/28 13:30
수정 아이콘
똥파리는 여기 끼기엔 너무 떗갈이 떨어지나요..
12/08/28 13:55
수정 아이콘
달콤한 인생은 티비에서 해주면 다시 다 보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돌이킬순 없잖아요.. 이 대사도 좋아합니다.
바티스투타
12/08/28 14:32
수정 아이콘
한국 누아르 영화 생각보다 많군요.
다들 볼만했던 영화네요.
누아르 특성상 남주들이 진짜 간지나는,,
지존급 달콤한 인생과 이병헌은 논외로 치고,
아저씨 원빈이랑 범죄와의 전쟁 하정우가 무지 멋있었음~.
대답 안해?
12/08/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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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다이알이야? 주둥이로 누를까?
12/08/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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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히트님 말씀대로 비트가 빠져있네요~
고등학교 시절 필수관람 영화였었죠 주변에 형님들이 즐비했었고...
그 계보를 이었던게 친구였었네요

개인적으로 한국형느와르는 우아한세계가 아닐까 싶네요 뭔가 평범하면서도 잔잔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설경구, 조한선이 나왔던 열혈남아란 영화도 갑자기 생각나네요
WhySoSeriuS
12/08/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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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난폭운전 양아치 처리씬이 갑이죠
몽키.D.루피
12/08/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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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보다는 사생결단이 더 느와르에 걸맞지 않을까요?? 부당거래는 딱히 주인공 간지가 도드라지는 영화가 아니라.. 느와르라기 보다는 현실 비판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 강하네요..
12/08/2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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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출연의 영화는 영화다도 재밌게 봤었습니다.
켈로그김
12/08/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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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비열한 거리 마지막에 회장님(?)이 부른 Old and wise의 속 뜻이 뭔지 궁금합니다 흐흐;;
더미짱
12/08/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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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안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보니 영웅본색이 한국 누아르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네요.
게임의 법칙과 초록 물고기 모두 마지막 씬으로 전화박스 씬인거 보면,
영웅본색 2의 장국영이 괜시리 떠오르네요.. 후아,, 왜이리 일찍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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