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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3 18:15:44
Name love&Hate
Subject [일반] 한번만 안아줘.
저는 별로 그렇게 생각은 안하지만 흔한 염장글일수도 있으니 일단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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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친구와 역할극을 시작했던건 단순히 그녀를 위해서 였다. 그녀와 나는 진짜 선생은 아니라지만 딱딱할수 있는 사제관계로 인연을 시작했고 나이차도 조금은 난다. 그런 그녀가 나를 만나면서 채워지는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나를 어려워하고 또래와 달라서 못채워지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나 그녀는 남녀사이에 별로 안중요한 사소한 일에 리드하는것을 좋아하는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알파걸이다. 아니 알파걸 아니다 너무 포장했다. 그냥 센여자다. 그래서 내가 리드코프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리드하는 척 코스프레 하는것을 좋아한다는 뜻이었다. 역시 대출광고 CM답게 놀릴때 입에 촥촥 감긴다. 그녀의 리드를 막고 싶을때 약간의 제스쳐와 함께 "대출은 리드코프~" 라고 불러주면 빵터지면서 나한테 결정권을 넘겨준다. 어째든 나는 그런 것들 때문에 깜짝쇼로 그녀의 후배역할을 하루 쯤 해준것이 시작이었다. "선배~"라고 부르며 애교를 부리며 "선배 밥사주세요~"라고 했더니 좋아서 죽으려고 하더라. 그래서 가끔씩 재미로 그리고 매우 다양한 역할의 역할극을 해주었다. 물론 밥을 정말로 사줬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역할극을 가끔 하게 된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제였다.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던 그녀의 전화를 받고 내가 나의 친동생인척 했던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그녀가 심심할까봐 난 동생은 없지만 그녀의 전화를 받고서는 '형 야구장 갔어요. 전화기를 두고갔네요" 라고 대답했다. 그냥 TV로 야구를 보던 중이어서 그랬다. 자주한 덕에 그녀는 능청스레 "니네 형 야구장에 왜 갔대? 응원팀 경기는 서울에서 안하는데?" 로 응수했고 정말 장난으로 "이런거 말해도 되나? 치어리더 보러 갔어요~ 형 단속 잘해요 누나~" 대충 이렇게 받았는데 역할극에 심취한 그녀는 그 이후로 삐진 역할에 매우 충실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도대체 왜 무슨 이런 개뻘짓을 한건지 정말 후회했다. 나는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삐진 여친을 달래주는 역할로 와버렸다. 아 사실 많은 남자들이 자신은 잘못한걸 모르겠는데 삐진 여자친구를 달래니깐 특별한게 없는것 같기도 하다.  어째든 그녀가 너무 심각하게 연기를 하니깐 나도 내가 정말 치어리더 보러 야구장 간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는 삐지게 만드는 역할극은 안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이번에 넘어가면 다음부터 삐진척 하는것을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만하라고 한번 진지하게 말해볼까? 라고 생각을 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만하면 오래 사겼는데 최근 1년내에 그녀가 삐진적이 없는거 같다. 물론 그 이유의 대부분은 그녀의 성품탓보다는 내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하지만, 그녀역시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고 그녀 성품탓도 무시할수는 없다. 그래서 그냥 삐진 여친 한번 달래줘보기로 했다. 그래 까짓거 한번 용서해주는 느낌 느껴봐라~




나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애교넘치는 걸그룹노래를 뒤졌다. 나는 한때 춤으로 공연까지 했을 정도로 춤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고, 열정만 가득한 사람이다. 나는 걸그룹 안무를 가끔 따라하는 흔한 변태지만, 여친은 그런 나를 보기만해도 빵빵 터지며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남자친구 걸그룹 안무를 시킬정도의 진성변태다. 정말 내가 봐도 안똑같은데 빵빵 터진다. 그간 걸그룹노래를 잘 듣지 않아서 신곡이 없었고 아이템이 진부했음을 일단 인정하고 신곡을 장전하기로 했다. 물론 이노래가 신곡인건 아니다. 내가 걸스데이를 잘 몰라서 나한테만 신곡이지. 그녀를 위해 '한번만 안아줘'의 가장 깜찍하고 중요부분의 안무를 준비했다. 있다 터미널에 장미꽃사들고 마중나가서 싹싹 빌어볼 생각이다. "사실 치어리더 보러 간거 아닌데 그래도 니가 화났으니 내가 미안" 정도의 남성사과문 교과서에서 발췌한 진부한 멘트도 준비해볼 생각이다.




근데 춤은 이미 다 익혔음에도 도저히 이 동영상에서 빠져나갈수 없다는게 함정.




이번에 알게됐는데 유라는 정말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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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아스
12/08/23 18:30
수정 아이콘
유라는 진리입니다.
저글링아빠
12/08/23 18:32
수정 아이콘
오빠 내가 좋아 유라가 좋아? [m]
Love&Hate
12/08/23 18:38
수정 아이콘
언덕입구에서 막아야지 언덕올라오면 못막는다고 봅니다.

"응? 유라가 누군데?"
톼르키
12/08/23 18:33
수정 아이콘
귀...귀여우세요 크크크 걸그룹춤이라니..
제 남친은 애교좀 부려달라고 하면 한사코 거절 거절..ㅡㅠ
사티레브
12/08/23 18:53
수정 아이콘
과외학생?........
12/08/23 19:12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 애교로 써먹을려고 조금씩 따라하기 시작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걸그룹댄스 마스터가 되어있었습니다..

회식하면 여직원들이 뭔노래만 나오면 저부터 올리고 봅니다 -_-
뺑덕어멈
12/08/23 23:08
수정 아이콘
아아 저희 어머니도 제 기타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좋아하시죠.
친구들 앞에서 했다가 그해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고 여자친구 분이 거의 부모님 수준의 사랑을 주고 계시는 군요.
그나저나 걸스데이 못 뜨는거 보면 걸그룹 시장도 정말 포화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리는 하나
12/08/24 00:11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유라를 배치함으로써 앞 내용을 전부 잊게 만드시다니...
한 번 더 감탄하고 갑니다. 크크크
공중정원
12/08/24 01:06
수정 아이콘
유라님이... 체고시다...
귀여운호랑이
12/08/24 09:37
수정 아이콘
직켐은 세로로 찍는다는 건 불문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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