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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15 22:41:37
Name Love&Hate
Subject [일반] 올인을 담그는 법.
재미삼아 지인들끼리 하는 도박판에서 여러번 기웃거리다보면 늘 도박에는 고수가 있고 하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는 사람이 매일 따고 잃는 사람이 매일 잃지는 않지만 결국 고수는 언젠가 이기게 되어 있고 하수는 언젠가 지게 되어 있죠. 그렇다면 고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한 생각을 해볼수 있습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이야 수가 깊은 사람이 분명 고수인것은 맞는데, 실제로는 포커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아도 이긴 사람은 그냥 카드를 덮을 뿐이지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기 힘듭니다. (물론 친목포커와 진상포커의 중간쯤으로 패도 보고 이 패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물어보기도 하죠.) 고수(그래봤자 친목판에서의 고수겠지만)들의 유형도 다양해서 잔펀치가 강한 사람이 있고 큰 펀치가 강한사람이있고 베팅이 강한 사람이 있고 수읽기에 능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모두다 갖춰야 고수이지만 중점적인 부분이라는 것은 분명 있고 개인에 따라 약한 부분도 있을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한가지 모든 고수가 공통적으로 강한 부분. 올인을 담글때 입니다.


고수들은 쉽게 올인 당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한톨의 판돈이라도 이용해서 다시 재기 해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로 그러다가 올인을 당하는 경우도 많지만 쉽게는 안당합니다. 증자라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마지막일수록 더욱 버티고 버팁니다. 그러다가 다시 올인의 위기에서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고수일수록 올인을 쉽게 담궈주지 않습니다.



연애도 제 생각에는 똑같습니다. 인연은 파동인데 이 파동함수가 내리막을 걸을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관계가 점점 내리막을 가죠. 잘될때는 누구나 다 잘합니다. 인연이 한번 틀어지기 시작할 때, 내리막을 걷기 시작할 때부터 개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답장빈도가 줄어들거나 반응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약속을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누구나 다 이런 상황 한두번은 겪습니다. 상대가 마음에 들수록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속이 타들어갑니다. 그러면 이제 무리해서 내 마음을 빨리 전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혹은 어차피 안될거 같으니 고백이라도 해보자 혹시알어? 라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리고 저는 이런 경우에서 커플로 맺어지는 경우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연애는 학기의 개념과도 비슷합니다. 지금 1.5를 받았지만 2학기에는 3.7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 맘에 드는 남자가 생겨 내 연락에 대해 귀찮아하는 그 여자가 다음학기에는 내 생각이 가끔 날수도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가 이번학기에 선배와 CC가 되어 하늘이 무너질것 같았지만 다음학기에는 귀신같이 깨져 있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닐수도 있습니다만.



이상한 것은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담그고 나면 확실히 정리가 됩니다. 저런 식으로 관계를 정리하면 상대도 이제 연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인은 이제 더 이상 무엇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구요. 그래서 새로운 관계전환의 기회를 만드는 것도 어려워지는것은 당연한데, 간혹 상대가 후회하고 적극적으로 나와도 이미 정리해버려 여유가 없기에 잘 안됩니다. "이 여자는 왜 이러지?" 혹은 마음속에서 이미 그녀가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결론이 나버렸거나 말이죠. 이미 하얗게 불태웠으니까요. 고백하고 거절당했다는것 자체가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분명 만듭니다. 여성분도 대하기 조심스러워지고 남성분도 자존심이 상하든 실패한 경험때문에 두려워지든 심리 상태가 분명 달라집니다.



정리를 해야 마음이 편하고 새 인연을 맞을수 있다는 분들은 정리를 하셔야지요. 그렇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분들, 이 여자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분들은 마지막으로 고백을 던지기 보다는 다음을 기약합시다. 마음에 드는 여성과 소통할 수 있는 상태의 연락처는 매우 소중합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가 소개팅을 몇번을 나가야 했는지 돌이켜봅시다.




거두절미하고 마지막을 너무 쉽게 담그고 계신건 아닌지 여쭈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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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15 22:4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끝내고 다음 버스 타러 가야죠.
어차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인생, 어느 버스를 타던 모르는 건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좋은 버스만 타면 되지요.
Brave질럿
12/08/15 22:49
수정 아이콘
우리가 소개팅을 몇번을 나가야 했는지 돌이켜봅시다... 1번이요 __
12/08/16 00:41
수정 아이콘
본문 동감합니다.
실패가 확실하고, 실패하서 얻는 일이라고는 상처뿐인 일에 굳이 확인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본능
12/08/16 01:18
수정 아이콘
제입장에서는 참 마음에 와닫네요

그때 그러지 말아야했는데....
12/08/16 07:30
수정 아이콘
도박에 대한 비유가 재미있으면서도 와닿네요. 저는 고백은 해야 한다는 주의이지만 비유는 공감이 갑니다.

올인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먼저 고수들은 절대로 자신의 올인이 씨알도 먹히지 않을 데드존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플레이를 잘 못해 숏스택이라 해도, 상대가 올인을 콜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습니다. 연애로 따지자면, 아직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한 때에 고백을 한다는 말이 되겠죠. 더 시간이 늦어져버리기 전에.

또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수들은 그 최후의 순간까지 인내하고 기다립니다. 불안과 초조에 휩싸여 마지널 핸드로 칩을 몽땅 밀어넣지 않습니다. 속은 타들어가도, 여유롭고 차분한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이것이 고수의 테이블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칩을 밀어넣고, 통하지 않으면 깔끔하게 일어섭니다. 다른 테이블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포커와 닮았네요. 그래서 포커는 인생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틸트에 빠져 잃고 또 달려들고 또 달려드는 모습도 생각나고... 최후의 올인이 인생을 역전시키는 모습도 생각나고...

하지만, 역시나 제 결론은 너무 늦어지기 전에 22라도 들었으면 올인 밀어넣으세요.
12/08/16 09:39
수정 아이콘
다가가면 멀어지고, 손놓으면 다가오고
세상에 수많은 여자들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알겠더라구요
나 속편하자고 들이밀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것이
더 인연을 만나기 좋은 방법이 될수도 있더군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짐 캐리가 신이 되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찌 할 수 없어 하는걸 보며
내가 사람마음 어찌하려고 힘쓰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 마음에 들 멋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켈로그김
12/08/16 09:47
수정 아이콘
잠시의 반짝임이지만.. 초심자의 행운은 고수도 못당합니다.
정말 패가 미친듯 들어갈 때가 있는데, 정석적인 배팅을 해도 계속 2등패로 뜯어먹히는 형국일 때가 있지요.

아주 드물긴 하지만.. 될놈될(;;) 인 경우가 있는데, 그저 부러울 따름..
저글링아빠
12/08/16 11:26
수정 아이콘
질게에 올라오는 연속되는 질문에 럽교수님께서 한 마디 하셔야겠다 싶으셨나봅니다^^;;

그런데 포커 고수도 그냥 되는게 아니듯,
관계가 정말로 하향세를 탈 때 평정심을 유지한 채 기회를 노리는 멘탈 자체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서,
그런 식의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저는 이해를 합니다^^
이왕 망한 게임 한타 던지고 쿨하게 리방할까? (결국 럽교수님 표현대로 돌을 던지는 고백이죠)의 유혹은 초보에게 만만치 않으니까요.
패닉상태
12/08/16 13:19
수정 아이콘
'마지막일수록 더욱 버티고 버팁니다'
진리죠.
도박이던 인생이던 올인은 말그대로 뒤가 없는겁니다.
15/09/20 15: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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