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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7 00:10:36
Name 영원한초보
Subject [일반] 의학드라마 골든타임 보시나요?(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스포)
요새 추적자가 대세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선균이 나오는 골든타임이 하얀거탑의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오늘 한번 봤는데요
응급실 이야기더군요
오늘 내용은 인턴인 황정음 남자친구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온 내용 이였습니다.
주제는 한국 응급의료시스템의 문제점 이였고요.
응급환자는 응급학과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때문에
다른과 진단이 필요함에도 호출을 자제하고 결국 각과 선생님들을 불러서 진단했지만
마땅히 어느 한과에서 수술을 급하게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 아무도 담당은 안하고 차트만 쓰고 돌아가서
결국 응급학과에서 책임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황정음은 급해서 병원장인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당장 수술준비와 전문의를 붙여달라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병원시스템상 불가능하며 그런 대응은 돈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남자친구는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고 때마침 다른 환자가 먼저 급한 상황이 되서 의사들은 그쪽으로 몰려있고
인턴인 황정음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급한 나머지 익숙치 않은 치료방법을 선행하면서 오늘회가 끝나는데요. 분위기상 내일 죽을꺼 같더군요.

저는 오늘 방송에 감정이입이 너무나 강하게 됐습니다.
저희 이모부도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돌아가셔서 그런지 오늘 드라마 보고 울컥했습니다.
이모부는 응급실 대응하고는 무관하게 돌아가신거지만
아버지께서 입에서 피흘리면서 응급실 실려가신게 기억이 나더군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뇌경색으로 쓰러지신적이 있으시며 심장에 스탠트 5개를 끼우고 계십니다.
당연히 심장수술했던 병원 응급실로 갔었는데 아버지 수술하신 의사와 전화통화는 된건지도 모르겠는데
위출혈 검사부터 하시더군요. 답답한 인턴은 위 내용물 꺼내서 확인하는 걸 하는데 물이 잘 안들어가서 어리버리되고요.
저는 아버지 심장이 걱정되서 한시가 빨리 결과를 듣고 싶은데 너무 답답하더군요.
다행히 아스피린 복용으로 인한 잇몸출혈 지혈이 안된거라 생명에 지장있는 것은 아니였는데
입원한지 3일이 지나서야 원인을 알았습니다.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야 다행이지만 정말 티비에서 나오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꺼 같더군요.

석선장 치료로 유명해진 이국종 교수가 담당하고 있는 외과도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라고 합니다.
응급외과 환자들은 받으면 무조건 적자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병원에서는 지원을 부족하게 해주고요.
이국종 교수가 영국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보다는 응급진료시스템이 훨씬 낫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한국은 모든게 다 예산이 부족한 원인으로 귀결되더군요
하지만 오늘 방송처럼 환자치료를 전적으로 책임지려는 의사는 못봤습니다.
절대 환자입장에서 행동은 하지않더군요. 물론 의사분들은 제도내에서 최선을 다한건 압니다.
저희 가족중에서는 정말 의사가 책임을 다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확실한 의료사고가 아닌 이상
의사한테 다 물어내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경우도 많고 의료소송이 빈번해지면
의사들이 진료를 꺼려하는 상황도 올 수 있으니 의사들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죠.
책임지고 싶어하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것을 막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할 것이고요.
오늘 드라마 처럼 제도적 개선이 확실히 뭔가 필요한 것을 느낍니다.
포괄수과제로 상당히 떠들석 했는데 지금은 또 정치권이 시끄러워지고 대선에 덮혀 버린 느낌이 드네요.

당장 어떤 해결책을 바라고 쓴글은 아니고 뭔가 좀 더 나아지려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결국 문제는 돈도 있지만 정치로 이어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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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12/07/17 00:18
수정 아이콘
의사도 사실 그냥 직업인인데 왜 자꾸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명감을 가지고', '희생 정신을 발휘해서' 뭐 이런 걸 바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해선 안 되는 일을 안 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죠. 의사가 무슨 광야에서 온 초인도 아니고...'제도 내에서 최선을 다 하기'도 벅찬 게 현실일 거에요.
베인링
12/07/17 00:44
수정 아이콘
음... 배우이름이 이선균 입니다 흐흐
가을바람
12/07/17 01:06
수정 아이콘
한회만 짧게 봤는데요 요새 인턴을하그있어서 그런지 인턴들이 나서고 말하려다가 까이는 모습이 공감이가서 관심있게 봤었네요
케타로
12/07/17 01:20
수정 아이콘
응급실이나 포괄수가제 같은 의료 문제들에 말이 많지만 제 생각에는 현재 기형적인 제도가 그나마 가장 나은 편이며
바꾸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이 정답인것 같습니다.
개인의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에 기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더 나은' '좀더 맞는' 방향으로 애너지를 사용하려면 돈이 들 수 밖에 없죠.
의약분업도 근본적으로 나쁜 정책은 아닐지 모르지만, 좀 더 정확히 약을 쓰는 댓가로 치러지는 비용의 증가는 어쩔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밤에 담당교수가 전화를 받아주고 인턴보다 좀더 숙련된 전공의가 나를 응급실에서 봐주면 좋죠.
당연히, 그러나 그 대가로 비용의 증가는 각오하셔야 됩니다.
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시지만 우리나라 같은 인건비가 낮은 나라에서는 환자가 내는 돈이
의사나 간호사, 병원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지급되는 것보다,
사용하는 일회용 물품(외제), 검사하는 기계사용료(외제), 사용하는 수많은 약(외제) 에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야야 할 것입니다.
12/07/17 01:31
수정 아이콘
이선균씨가 나오는 의학드라마라..

'장과장!!!!!!!!!!!!!!!!!'
12/07/17 02:00
수정 아이콘
환자치료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게 의사입장에서는 꽤 무섭고 부담되는 일이죠. 자리가 없다던가 하며 환자를 뺑뻉이 돌리는 건 문제지만.
그럴의도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의료소송에 말리고, 그런 얘기부터 들으니 더욱 그렇게 된거 같아 씁쓸합니다.
외과관련 지원자가 주는 것도 비슷한 연유인거 같구요. (돈문제도 있겠습니다만, 힘들고 생명과 직결되어있는 분야니까 그런거 같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응급의를 다룬(?) 드라마가 두개를 봤는데 골든타임은 좀 무거운 느낌이더군요
병원에서 사랑하는 얘기가 되더라도, 조금 더 무겁고 비중있게 응급의와 환자들을 보여주면 더 좋겠습니다.
12/07/17 08:46
수정 아이콘
요즘 본방사수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무거운 얘기인데 완급조절이 잘 되어 있어서 마냥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매력이죠.

그나저나 송선미씨 사투리 연기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도저도 아닌 거 같아서 참 이상했는데,
오히려 그동안 방송이나 영화에서 나온 게 과장된 거고 송선미씨가 쓰는 말이 진짜 젊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역시 오묘한 사투리의 세계. ;;;;
몽키매직
12/07/17 15:01
수정 아이콘
외상 영역은 거의 전멸에 가깝기 때문에 중증 외상 환자는 대학병원에 가도 전문인력이 없습니다. 드라마는 못 봤지만 실제로도 뺑뺑이 돌게 될 것이 눈에 훤하네요.

지금 일반외과 상황 보면 곧 외상 분야뿐만 아니라 충수염, 복막염 등 일반외과적 응급수술분야도 점점 빈약해져서 수술할 수 있는 병원 찾느라 뺑뺑이 돌다가 돌아가시는 분들 분명 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포괄수가제는 이런 변화에 터보부스트를...
12/07/17 15:52
수정 아이콘
의사도 잘먹고 잘살기 위해 택한 직업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람 살린다는건 허울 좋은 허상일 뿐이죠.
그냥 책임 회피하면서 자기 할일을 할 뿐...
12/07/18 00:07
수정 아이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필연이라면 그걸 줄어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겠죠. 간단하게 잘한 일에는 당근을, 못한 일에는 채찍을 주면 됩니다. 그러나 잘한 일에 당근을 주지 못하고 못할 때 채찍만 주니 전부 힘든 일은 피하려 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거죠. 개인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참 힘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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