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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4 20:03:13
Name 자이체프
File #1 자모카페_사진.jpg (0 Byte), Download : 56
Subject [일반] 홍대 북카페 삼국지 1탄 - 자음과 모음 카페








홍대에서 유독 카페가 잘 되는 이유는 수요가 충분하고, 그것을 받쳐줄 공급도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놀이터 주변과 홍대 입구역 근처에 밀집되어 있던 카페들은 이제 주변으로 무한 증식중이다. 특정고객층을 겨냥한  다양한 컨셉의 카페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북카페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게 후마니타스 책방이지만 최근들어 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북카페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세군데를 꼽자면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카페 콤마, 자음과 모음에서 운영하는 자음과 모음 카페, 그리고 창비가 운영하는 창비카페일 것이다.



자음과 모음카페는 글자 그대로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사옥 1층에 있는 카페다. 합정역에서 걸어서 5분에서 10분 사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합정과 홍대를 연결하는 동선상의 큰 길 바로 옆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사실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게 무언지는 약간 애매하다. 정석대로 커피가 우선일수도 있겠지만 고객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애초에 유럽에서 커피가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교의 한 방편이었기 때문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커피가 전성시대를 맞이한 것 역시 타인과의 만남의 장소,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자음과 모음 카페(이하 자모카페)는 북카페의 정석을 보여준다.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은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책을 돋보이도록 만들어준다. 하얀 벽과 나무를 주로 써서 안정감을 줬고, 자칫 무질서해질 수 있는 가운데 동선을 긴 나무 데스크로 자연스럽게 구분하면서 혼란을 막았다. 종종 넓은 공간을 자랑하기 위해 탁 트인 공간을 제공하는 카페가 있는데 동선이 무질서해지면 앉아있는 손님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버스에서는 제일 뒷자리가 별로 인기가 없지만 카페에서는 구석자리가 제일 먼저 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카페 답게 음악도 크게 틀지 않고, 조명도 책을 읽기에 알맞다. 다른 북카페처럼 한쪽 벽의 서가에 해당 출판사의 신간들이 꽂혀있고, 할인판매되는 도서들도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적당하다. 커피맛은 중간쯤으로 평가하고 싶다. 눈에 띄게 맛있는 것을 찾지는 못했지만 반대로 크게 실패한 메뉴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사케라토가 좋았지만 내가 십년차 바리스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반적인 입맛으로 가늠해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사케라토를 좋아한다면 강추. 후마니타스의 사케라토에 뒤지지 않았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건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 도 있기 때문에 어떤 커피가 절대적으로 맛있다고 단정짓는건 위험한 짓이다. 그건 단지 '당신'의 입맛에 맞을 뿐이다.



일반 카페같은 메뉴판 대신 테이블마다 긴 수첩 형태의 메뉴판이 있다. 커피와 기타 음료 메뉴는 다양한 편이고 케익과 샌드위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오픈 초기와 비교해보면 몇 가지 조정이 있었던 것 같다. 더치커피를 최근에 시작한 것 같고, 맛은 역시 보통, 홍대 더치커피의 터줏대감격인 미즈모렌보다 약간 약한 편이지만 비용추가 없이 좀 더 진하게가 가능하다면 좋은 메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와인을 가져다놓은 것을 보면 저녁때 와인을 판매하고 있든지 혹은 판매 예정으로 보인다. 나무 박스 안에 들어있는게 오푸스 원으로 보였는데 홍대에서 쓰기에는 약간 비싸지 않을까?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사이드 메뉴의 가격은 홍대의 기타 카페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편이지만 눈에 띄게 무리한 가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창가쪽만 아니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는 않는다. 카페 콤마가 무지막지하게 넓은 전면 유리창 때문에 시원함을 제공해주는 대신 아늑함을 빼앗아간 것과 비교된다.  직접 바에 가서 주문한 후 진동벨이 울리면 다시 가져가야 한다.  앞 뒤로 긴 구조이기 때문에 바에 가서 음료를 주문하고 다시 그것을 가져간다는 점이 약간 불편하다. 그리고 화장실이 외부에 있기 때문에 키를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제목을 홍대 북카페 삼국지로 했으니까 세 나라로 비유하자면 안정적이면서도 자기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오나라 정도 되겠다. 물론 잘 발전해나간다면 위나라격인 카페 콤마를 제치고 홍대의 북카페 천하를 통일할 능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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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4 20:41
수정 아이콘
자모.... 한창 판타지 소설 볼때 많이 접하던 출판사네요...
12/07/14 21:18
수정 아이콘
창비는 그럼 촉나라 인가요. 창작과 비평 참 어렵던데 말입니다.
12/07/14 21:42
수정 아이콘
사장은 강민???
DeathMage
12/07/14 21:47
수정 아이콘
까페꼼마가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거였군요..
음료 한잔에 무지 비싸서 들어갔다가 그냥 나왔던 기억만 있네요.
자이체프
12/07/14 22:05
수정 아이콘
창비 카페는 따로 말씀드리겠지만 접근성이 워낙 떨어지는 게 카페로서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것 같습니다. 홍대의 커피 가격이 비싼 건 맞지만 임대료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프렌차이즈 카페나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개인 카페들은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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