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6/11 15:23:18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특수전, 그것에 대한 이바구
8년전, 이글루스의 정호찬 형이 제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을 퍼온 것입니다. 사실 특수전 문제에 있어서는 그때건 지금이건 우리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정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흔히하는 얘기 중, 우리와 일본이 전쟁나면 우리가 가진 특수부대를 일본에 침투시켜 해자대 기지나 공자대 비행장을 까버린다, 라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하는데 이는 2차 한국전쟁 발발시 윗동네의 특작부대 러시로 인한 사고방식으로 생각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

남의 집 귀한 자식들 비싼 돈들여 가며 정예로 키워놓고 싸그리 개죽음시키고 싶나?

일본에 침투하는 것도 문제지만 침투시킨 다음엔 뭘? 어쩌려구?

셈텍스 한뭉치 던져주고 공고급 호위함 CIC에 붙이라고 할까? F-15J 조종사 숙소로 침투해 자고있는 얘들 목 대검으로 쳐버릴까? 여저차저해서 성공했다치고 다음엔 어쩌려구? 현해탄에 뛰어들어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마냥 헤엄쳐서 복귀하라고해?

한마디로 특수부대를 이런 식으로 운용하는 건 자살 특공대 밖에 안된다.

북한이 특수부대를 저런 식으로 운용하는 것도 따지고보면 '원거리 타격 무기'가 없어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대규모 군 기지에 소수 특수부대가 달려드는 게 효율적일까? 아니면 순항미사일 등으로 타격하는 게 더 좋을까? (노동이나 스커드 같은 탄도탄은 빼자. 원거리는 가능할지 몰라도 정밀 타격엔 무리가 있다)

혹부리 영감이 그랬는지 김파마씨가 그랬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조선 반도에서 특수부대 1개 소대가 보병 1개 사단보다 강력하다'라는 말을 바탕으로 개개인 전투력이 뛰어난 특수부대 1명이 보병 1개 소대를 정면으로 쓸어버리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린 지금 매트릭스 속에 있지도 않고(진짜 그런다면 얼른 빨간약 먹어야지...) 윗동네 얘들도 네오나 트리니티가 아니다. 소규모 특수부대가 적 정규군과 접촉해봤자 좋을 거 없다. 브라보 투 제로 봐라. 대규모 적이 떼거리로 달려드는 데 건 가타 신공을 펼쳐도 절대 못막는다.

걸프전 때 노먼 슈워츠코프가 이라크에 특수전 사령부 예하 부대를 침투시키는 것에 대해 학을 뗀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정식적인 개전도 안한 상태에서 특수부대를 침투시켰다가 노출될 경우 외교적 정치적 입장에서 미국이 곤란해지고 심할 경우 전쟁 준비가 끝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라크가 쳐들어올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수부대는 효용성도 높지만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특수부대는 그 모습을 아예 안보이는 게 최상이다. 적과 교전을 치뤘다는 것부터 이미 대규모 적 부대에게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얘기다.

본인도 나름대로 '특'하는 부대에 있어서 적지종심작전 등을 수행해봤는데(...진짜로 넘어갔다는 건 아니고) 당시 소대장이 한 말 중 최고의 명언은 뽑자면.

"막말로 적지종심작전부대는 통신기랑 자폭용 수류탄 한발만 있으면 된다."

이거 참 명언이다. 특수부대에 관심 있다는 사람들은 이거 명심해둬라. 이 말이야 말로 특수부대는 적 후방에서 정보 수집, 화력 유도하는 것이 최고라는 의미다. 소규모 병력으로 적을 기습하고 뒷다마까봤자 자체 화력에 한계가 있는 특수부대로써는 제살깎아먹기 밖에 안된다는 거다.

(여담이지만, 이때 우리 소대장님 같은 분은 정말 출세하셔야한다. 우리 소대장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윗사람에게 인정받고 아랫사람들에게 신임받는 사람이었다. 이런 분이 나중에 육참총장도 되고 합참의장도 하고 국방부장관도 되어야 한다)

물론, 특수부대가 직접 손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도 있다. 걸프전 당시 스커드 사냥을 맡은 영국 SAS가 이라크군 스커드 발사대 발견해놓고도 수시로 위치 바꾸는 발사대 때문에 항공 지원 기다릴 것 없이 직접 달려들어 까버린 사례도 있고(오죽 급했으면 오함마로 발사대 때려부쉈을까?) 실패했지만 노리에가 체포 같은 납치 작전을 시도한 적도 있다.

특히 국가간 정규 전면전이 아닌 아프간전이나 작금의 이라크 같은 경우 특수부대는 더 빛을 발한다. 게릴라들에겐 순항미사일이나 JDAM보다 근접해 조질 수 있는 특수부대가 더 무서운 법이니까. 그린베레가 아프간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 지역 반대 세력을 규합해 제2전선을 만드는 것도 특수부대나 공작기관의 몫이다.

뿐만 아니라 평화시에도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예전엔 그 극성이던 테러범들의 인질극도 요즘엔 거의 찾기 힘들다. 바로 대테러부대의 존재 때문이다. 모가디슈의 GSG-9이나 님로드 작전의 SAS, 마르세이유 공항의 GIGN 같은 부대로 인해 그동안 인질잡고 뭘 좀 뜯어내려던 수작이 모조리 황되어 버렸으니.

(근데 이게 아이러니하게도 9.11이나 참수 테러 같은 일을 불러온 결과가 되어버렸다. 예전처럼 한가하게 인질잡고 '우리의 조건은 어쩌고 저쩌고~.'하며 시간 끄는 사이 시커먼 놈들이 들이닥쳐 상황 쫑내버리니...... 그냥 잡는대로 죽여버리는. -.-;;)

지금 우리도 특수전에 대한 강국이라면 강국이다. 특전사, 특공여단, 수색대, 해병특수수색대, 헌병특경단, 해군 특수전 여단, 공군 탐색 구조 전대, CCT, 기타 정보기관쪽 부대들.

모두들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고 최정예들이라고 할만한 인재들이다. 그러나 이런 이들에게 이루어질 지원은 적절한가? 그들의 안전을 담당할 침투 수단이나 화력 지원 등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가?

이런 게 없다면 특수부대는 자살 특공대가 될 뿐이다. 그리고 여긴 21세기 대한민국이지 20세기 중반 일본제국이 아니다.

김선일씨 참수 사건 당시 한국 특수부대 투입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한국 특수부대는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라고 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럼 우리나라 특수부대 중 아랍어 한문장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특전사 출신이신 잇빨중사님 말씀에 귀담을 필요가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 특수부대원을 비교했을 때 개개인의 전투력은 우리가 앞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체적인 전투력은 우리가 뒤질 수 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다."

출처 : http://minihp.cyworld.com/pims/main/pims_main.asp?tid=39043764

뱀발1. 오늘 이상하게 글쓰는거 탄력받네요.....어제밤에 자고 있을때 누가 약먹였나?
뱀발2. 덥습니다. 건강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agddoga
12/06/11 15:35
수정 아이콘
맞는 말입니다. 북한의 특수전부대도 지나치게 많이 과장되었죠.
하지만 군대에서 하는 이야기 보면 안둘기호(AN-2)가 핵투발수단까지 가능한 만능 비행기로 되어 있으니...
12/06/11 15:37
수정 아이콘
개개인의 전투능력이 앞설지도 의문이죠
실전 한번 뛰고 장비가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UDT/SEAL만 봐도...
그정도 해야 간신히 기본만 따라간건데- _-;;
57thDiver
12/06/11 15:46
수정 아이콘
특수부대라고해서 다 전투부대는 아닙니다.
말 그대로 특수한 임무(구조전이나 그 밖의 성분전 등)를 지닌 부대겠죠.
예를 들어 공군 EOD나 해군 해난구조대를 들 수 있겠네요. [m]
그리메
12/06/11 15:51
수정 아이콘
특수부대의 주요 역할은 내란 선동이며 적 주요 VIP 타격이지 한 부대를 괴멸시키라는 것은 아닙니다.
특수부대는 예전 김신조 처럼 주요 VIP 타격은 수도 등 주요 인사가 있는 곳에 침투하는 목적이고
내란선동은 오히려 전선 밖의 지역에 투입하여 마치 상당수가 점령된 것 마냥 루머 선동하는 역할입니다. 물론 전면전이 벌어진 가정하에 특수부대가 투입됩니다.

그리고 만화지만 예전 이현세,야설록 작 '남벌'을 보시면 펄스로 전자기장이 파괴되었을때 투입되어 일본 항공 자위대 다수 차세대 비행기를 부수고 전원 사망하는 그런 경우도 있는데 실전에서는 거의 전무하죠.
보통은 이렇게 진행하고 바로 일본 시민으로 변신하죠. 현지 국어 정도는 구사할 수 있는 인원이 투입되곤 합니다.
12/06/11 15:51
수정 아이콘
적지종심작전부대는 말그대로 적지종심에 넓게 퍼져서 화력을 유도하는 특수부대고, 그 역할을 하지 않고 후방에서 인프라시설을 파괴하는 특수부대도 있습니다.
북한은 다 갖고 있구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침투 및 국지도발이라는 훈련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될대로되라
12/06/11 15:58
수정 아이콘
예전 하이텔 시절에도 주기적으로 돌던 떡밥이죠.
고무보트로 한국 특수부대를 일본 본토에 상륙만 시키면 일본은 한국꺼다! 이런 주장 올라오고
소총으로 탱크잡을거냐라고 물으면 일빠로 욕먹고 그랬죠.
Langrriser
12/06/11 20:16
수정 아이콘
특수전은 어찌보면 심리전인지라 일반 국민들에 대한 불안감과 정부에 대한 불신감, 적대감을 키우는 방안으로는 최고의 방법이겠죠. 특히 대민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으으;;
다만 본문에 얘기는 제가 듣기로는 '한반도에 한해 1개 경보병사단이 원자탄보다 낫다...'는 얘기를 태조 혹부리우스가 했던 것 같은데 다른 말도 했었나 모르겠네요;;;
사실 한국군 몽땅 집으로 휴가 떠나있어도 특수부대 뿌려봐야 다 합쳐 5천이 안된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 5천이 원전 하나 털겠다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은 원전은 아무리 잘쳐줘도 가동정지 시켜서 전력난 발생...정도가 최고 시나리오일겁니다.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산적왕루피
12/06/11 21:01
수정 아이콘
사실 특수부대 같은 경우 활용도가 높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폭파시키기만 해도 우리나라 산업기반이 대부분 마비되고
우리나라 지형특성상 산이 많다보니 비행장 근처에 짱박혀서 전투기가 힘을 못쓰는 이착륙시에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쏴도 되구요.
96년도인가요? 강릉 침투사건(?)때처럼, 게릴라전을 수행하기만 해도 대민효과가 클테구요.
밀리터리 리뷰 잡지에서 봤는데, 당시 북한군이 M16으로 간부를 저격한 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통큰루미
12/06/11 21:03
수정 아이콘
특수부대의 일당백이란 말은.. 요샌 과거와 같은 적에게 두려움 등을 주기 위한 맞짱의 의미는 아니지요, 그 정도의 역할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special force!! 하지만 피치못한 긴급상황에서는 체력적으로나 실력으로나 진짜 일당백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특전사 출신이었습니다.
12/06/11 22:20
수정 아이콘
람보가아닌 맥가이버를 지향하지요. 그런데 소대장의 직책이 있는 부대에서 적지종심작전(?!)을 수행하였으면 아마 수색대 출신이시겠군요.
후추통
12/06/11 23:07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이글루스의 정호찬님이 2004년에 쓰신 글입니다. 시간차가 오래되긴 하지만 정독해볼만한 글이라서 올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743 [일반] 칠종칠금-서- [12] 후추통5018 12/08/21 5018 1
38352 [일반] 후추알(8)-추워! 추워! 추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3] 후추통4535 12/07/27 4535 0
38337 [일반] 후추알(7)-더워!더워!더워어어어어!!! [31] 후추통5244 12/07/26 5244 1
37666 [일반] 후추알(6)-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17] 후추통5378 12/06/12 5378 0
37652 [일반] 특수전, 그것에 대한 이바구 [12] 후추통5426 12/06/11 5426 0
37649 [일반] 후추알(5)-배려만 바라는 이들(主人님의 요청으로 제목 수정했습니다.) [17] 후추통5097 12/06/11 5097 0
37592 [일반] 후추알(4)신뢰와 장사치(?) [3] 후추통4453 12/06/08 4453 0
37426 [일반] 오늘은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다. [21] 후추통4730 12/05/28 4730 4
37380 [일반] 후추알(3)-적반하장? [18] 후추통4376 12/05/24 4376 0
37338 [일반] 순나이퍼, Lock n Load? [28] 후추통6801 12/05/22 6801 0
37288 [일반] 후추알(2)-1983년의 꼬마가 30년을 지나 쓰는 5.18 단상 [14] 후추통5153 12/05/18 5153 0
37277 [일반] [그날]5.18....후추알(1) [7] 후추통5066 12/05/16 5066 3
37271 [일반] 후추통, 인사드립니다. [20] 후추통6586 12/05/16 658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