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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14 20:51:35
Name Alan_Baxter
Subject [일반] [출구조사이야기1] '총선 출구조사는 무조건 틀릴 수 밖에 없는 이유' - 출구조사의 비밀
민주주의 꽃은 선거이고, 선거의 꽃은 6시 정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입니다. 개표방송 자체가 출구조사를 위한 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출구조사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였습니다. 그 전에도 투표자 조사라고 해서 전화로
조사했지만, 16대 부터 제한적으로 출구조사가 허용되면서 지금까지 큰 선거에는 무조건 출구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나 지방 선거는 무리없이 모두 맞힙니다만, 유독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는 16대 부터 이번 19대 까지 번번히
틀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최초로 3개 지상파 공동 조사에, 246개 지역구 전수조사, 70억 가까운 비용을 들여가며
투입조사원은 약 13,000여명이며 조사 감독관은 500여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로 출구조사를 진행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바로 여당에게 과소하게 결과가 나온거죠.

3사가 합동으로 출구조사를 하게 된 이유가 바로 총선을 위한것인데,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죠. 그 이유는 바로 무엇일까요?
가장 큰건 바로 출구조사의 분량입니다. 대통령은 1명 조사, 지방선거는 16명 예측 하는데 반해 총선은 무려 300명이나 예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출구조사는 여론조사와 달리 체계적 추출(Systematic Sampling) 방법으로 이용합니다.
투표자 기준으로 매 5번째 투표자를 등간격으로 선정하는 방법인데 팔짱 끼고 동시에 나온 상황, 등에 엎힌 상황 등 모든 돌발상황을
교육 받고, 복장/모자는 흰색, 출구조사원의 명패를 달고 조사하고, 아침 6시부터 2시간 기준으로 대표 한명이 전화로 결과를
불러주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출구조사의 비밀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1. 2008년 총선까지 출구조사가 국민들을 기만한 이유

이번 출구조사가 이전 출구조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표면상으로 들어나지 않았지만, 어떤 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하냐는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전까지는 '대표구 추출법' 이라고 해서, 그 이전 총선에서 최종 개표결과와 가장 유사한 결과가 보인
투표소를 선정해서 출구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총선에서 종로구에 A후보가 40%, B후보가 30%를 얻었고,
'혜화동 제 2투표소' 에서 가장 유사하게 A후보 38%, B후보 32% 나온다면 혜화동 제 2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비확률적 표본 추출법으로, '확률적인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는 제1 원칙을 무시한 것입니다.
(비확률적 추출방법은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 이런말 쓰면 절대 안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총선 출구조사 까지는
국민을 기만한 것이죠)

그래서 이번 총선 부터는 '정렬 계통 추출법' 이라고 해서, 모든 투표소를 기준에 따라 (예를 들어 A정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
에서 낮은 지역 순서) 정렬한 후에 일정한 간격으로 투표소를 추출했습니다. 그 부분 말고도, 다른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선정할 수록
출구조사의 신뢰성은 올라갑니다. 아무튼, 이 방법은 확률적 추출법으로 써도 되는 용인 되는 방법이고 가장 과학적이며, 실제 결과와
유사한 방법이죠.

2. 총선 출구조사는 무조건 틀릴 수 밖에 없는 이유

앞으로 돌아와서 총선 출구조사가 다른 출구조사에 비해 가장 힘든 부분은 말씀하셨다 시피 300명이라는 엄청 숫자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썼지만, 모든 확률적 여론조사 출구조사에는 '95% 신뢰수준'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 뜻은 만약 표본오차가
±2% 이고, A후보가 30%의 지지율을 얻으면 28%~32%를 얻을 가능성이 95% 라는 말입니다. 그 말뜻은 엉뚱하게 받아들이면,
20개중 1개의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는 오차 범위 밖에 있어도 실제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300개로 생각하면 15개 정도는
확률상 틀릴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무조건 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죠.
게다가 이번에는 경합 지역이 60곳에 이르렀으니 무조건 돈낭비다... 틀렸다고 하기에는 무리죠

3. '5시까지 출구조사 하니까, 5~6시까지는 조사 안했으므로 야당이 이긴다!!!'

라는 말씀을 PGR 분들을 비롯하여 각종 커뮤니티에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반만 정답입니다. 5시까지 분명 조사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씀드리면 4시 50분까지 조사하는데, 솔직히 여론조사가 몇년인데 이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을리가 없죠?
출구조사 자체 또한 안에 있는 내용물이 1000장 중에 600장은 A당, 400장은 B당이 나왔으니 A당이 예측 1위다! 가 아니라,
해당 지역구의 세대별, 연령별, 투표율 전부 고려해서 내놓은 결과이고, 특히 4시 50분 부터 6시까지를 고려하여, 나온 결과에
야권 지지 성향인 분들이 투표를 더 많이 하므로, 야당에게 가산치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내놓은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야당에게 생각보다 많이 가산치를 부여해서, 결과가 여당에게 불리하게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4. 여론조사는 진보에게 불리하게, 출구조사는 보수에게 불리하게 나온다.

출구조사가 시작된 16대 부터 전부 그렇습니다. 16대 때는 1당이 민주당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당은 한나라당이었으며 17대 때는
열린우리당의  170석이 넘는 압승, 한나라당은 101석 가까운 참패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이 선전했으며, 18대 때는 한나라당의
압도적인 과반이었지만, 실제로는 더 보수적인 '친박연대' 때문에 턱걸이 과반이었으며 이번에도 보수쪽인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나왔습니다.

그 뜻은 보수적인 성향인 유권자는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드러기 싫어한다는 뜻이죠.. 반대로 여론조사는 진보에게 불리한 이유는
최근에 나온 숨겨진 10% 이야기도 있지만, 전화 받는 분들이 주로 집에 많이 계시는 주부나 노년층이 많기 때문이죠.. 같은 40대
여성이라고 해도 워킹맘은 여론조사에 잘 드러나지 않죠.




지금까지 출구조사의 여러 비밀을 살펴보았는데, 글재주가 없어서 재밌으실지 궁금하네요 ㅜㅜ 모쪼록 출구조사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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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zard_Slayer
12/04/14 20:55
수정 아이콘
방송3사 합쳐 몇십억 투자해서 출구조사 시작한 이래로 단한번도 맞는 꼴을 못봤다면서 몇일전 뉴스에서 신나게 까더군요
거북거북
12/04/14 21:00
수정 아이콘
통계는 늘 관심이 있지만 참 멀게 느껴지는 분야에요... ㅠㅜ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The HUSE
12/04/14 21:06
수정 아이콘
2)번 내용은 알기 쉽게 설명하느시라 그런지 몰라도 너무나 단순화되어 있어서 오해가 생길 수 있을 듯 합니다.
95% 신뢰 수준이라 300개 선거구에서 15개 선거구가 확률상 틀린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네요.

제가 생각했을 때,
출구 조사 결과가 틀려지는 이유는 답변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다른 대답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에 진행된 출구 조사 방법이 이렇게나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은데...
Alan_Baxter
12/04/14 21:11
수정 아이콘
제 말씀은 만약 답변하는 분들이 정확히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고 해도,
오차 범위 밖에 있는 출구조사의 결과가 통계학적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죠.

하지만 말씀하셨다시피 '침묵의 나선이론' 이 들어 맞는다고도 할 수 있죠.
실제, 정치이야기 하나도 안한 20대 중에서 새누리를 지지하는 분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정치에 대해 침묵하고 회피한 사람들 중에서 새누리당 지지자가 생각보다 많다고 할 수 있죠.
타테시
12/04/14 21:47
수정 아이콘
총선의 출구조사가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각 투표소마다 표심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작은 지역구 선거다보니 투표소 마다 표심의 차이가 상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제가 사는 지역의 투표소만해도 젊은 사람 보다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더 많고 더 많이 투표합니다.
당연히 출구조사를 모든 투표소에서 할 수 없는 만큼 그 표심의 차이를 계산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12/04/14 22: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the hive
12/04/14 22:24
수정 아이콘
PK의 경우는 여론조사조차도 야당에 유리하게나온느낌이 듭니다.
박근혜의원이 전면등판한이후로는 서울-경기이외에는 여론조사가 더이상 야권에 웃어주지 않아요
심지어 울산의 전화면접여론조사가 정답이 되더군요
내일은
12/04/14 22:5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개표가 기계화+전산화 된 이후 투표 종료 후 3-4 시간 이내 결과가 나오는 선거에서 출구 조사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같이 개표가 1-2일 걸리거나 미국 같이 나라가 넓거나 중국같이 교통이 불편한 오지가 많아 결과가 금방 나오지 않는 나라라면 모를까...
타테시
12/04/14 23:01
수정 아이콘
제 생각도 같습니다.
출구조사 이야기 하던 도중에 개표가 되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총선에서의 출구조사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대통령 선거나 지방 선거의 광역자치단체장 정도는 출구조사를 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여기는 실제로고 결과는 오랜 후에야 나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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