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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12 16:26:24
Name 하루일기
Subject [일반] 어떤 국회의원의 민주당에 대한 조언.
정당정치의 파탄, 절반 이상의 책임 민주당에 있어


민주당, 길을 잃다

    민주당은 길을 잃었다. 더 이상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 있음이 분명하다. 대표적 진보매체 10월 31일자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수치가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한나라당 40%, 민주당 11%, 제3세력39%” 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부동(不動)이거나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썰물처럼 빠져나갔을까.

그 원인을 논하기 전에 민주당에 머물러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대세력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상징적 기사가 눈에 띈다. 11월 2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은 머리기사로 “The opposition goes online(반대의 목소리가 온라인으로 가다)” 라는 제목과 함께 “나꼼수”가 주최한 토크쇼에서 열광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실업과 빈부격차로 절망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분노가 온라인을 통해 결속하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을 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하여 안철수, 박원순이라는 제도권 밖의 인물을 핵(核)으로 하는 거대한 태풍이 불었다. 그러나 이는 일회성(一回性)이 아니다. 내년 총선, 대선에서는 더 강력한 태풍이 상륙할 전망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정당정치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그나마 정당정치가 마비되면 사회적 혼란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

앞서의 수치가 말해주듯 정당정치를 파탄시킨 절반 이상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무한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길을 잃은 민주당이 역사 앞에 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퇴행의 길을 걸어왔으며, 그 결과 절망하는 국민들이 새로운 곳에서 희망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민주당을 말하는가

나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라 현실 정치인이다. 어느 정당에 대해 왈가왈부할 처지가 아니다. 또 나는 오랫동안 무소속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자유선진당에 소속되어 있다. 자유선진당은 내년 총선에서 제3의 교섭단체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요 지지기반인 충청권에서 민주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민주당이 잘못되면 내가 속한 당으로서는 다행한 일이고, 그래서 굳이 민주당에 대해 입을 열 필요가 없다. 나아가 나는 민주당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내가 민주당에 관하여 말하면 순수성을 의심받기 십상(十常)이다.        

그러나 어떤 오해를 받더라도 나는 민주당의 진로에 관해 충심으로 말하려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뿌리가 깊은 정당의 하나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세력이고, 본격적으로 민족화해를 추진한 최초의 정당이다. 또 지금은 제1야당으로서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를 주도하는 국정의 한 축(軸)이다. 민주당이 잃어버린 길을 찾아 정상궤도로 올라와야 정당정치의 파탄을 막을 수 있으며, 정당정치가 무너지고 장외(場外)가 주도권을 장악한다면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나라의 리더십은 송두리째 붕괴되고, 모든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벼랑 끝에 서 있는 민주당을 향해 길을 알려주는 것이 최소한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

서투른 통합, 민주당의 소멸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낭패를 겪었다. 힘들게 선출한 후보가 장외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나가떨어진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 때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대로 주저앉았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장외세력들이 중심이 되어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민주당 외곽에서 ‘혁신과 통합’이라는 간판을 걸고 야권통합의 군불을 때고 있던 사람들에게 호기(好機)가 온 것이다. 손 대표의 첫 반응은 민주당이 통합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도권은 달라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 결정된다.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뺏기고 11% 지지를 받는 민주당과 서울시장을 차지하고 39%의 지지를 갖고 있는 장외세력 가운데 누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 정치학자 출신의 손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그의 절규는 그저 공허할 뿐이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연말 안에 민주, 진보 진영의 통합정당 건설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하였다. 대표적 좌파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친노세력 일부가 만든 국민참여당은 일언지하에 이 제안을 거절하고, 또 다른 친노세력 일부가 만든 ‘혁신과 통합’은 이 제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반대하며 우선 전당대회를 치른 후 통합을 논의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손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전략으로 그런 제안을 하는지, 나는 알 수 없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지금 통합의 소용돌이 속으로 민주당을 끌고 가면 민주당이 부활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이 소멸할 것인지, 그 해답은 또렷이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소멸할 것이다.  즉, 민주당이 역사 속에서 계승, 발전시켜 온 가치와 노선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위기에 처할수록 냉철하게 길을 찾아야 한다. 손 대표와 민주당원들은 허둥대지 말고 그들이 잃어버린 길을 찾아나서는 일이 우선이다. 통합의 주도권을 놓치면 어떻게 하나, 당권을 내놓은 다음 통합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위상은 추락하지 않을까, 이런 계산은 민주당의 처지를 더 궁지에 몰아넣고, 나아가 우리 정당정치의 큰 틀이 잘못 짜여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져올 가능성만 키울 것이다.

다시 민주주의로 무장해야

민주당은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정신을 계승한 정당이다. 독재와 정치적 폭력에 맞서 싸울 때에는 그 대항 수단 일부가 불법이나 폭력성을 띠고 있다 하더라도, 독재를 타도해야 한다는 시대의 요구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적 열망 때문에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독재와 정치적 폭력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그런데 바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그 민주당이 걸핏하면 의회에서 폭력을 휘두르고, 장외에서 벌어지는 불법 폭력시위를 옹호한다. 물리학에서 배운 관성(慣性)의 법칙이 정치의 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리를 혼란에 빠트린다. 민주당은 스스로 지켜야 할 민주주의 토대 위에서 아직도 폭력적 수단에 의존하는 나쁜 타성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폭력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의 적이다. 불법이 판치는 파업현장에서, 반미구호가 난무하는 정치현장에서 아직도 불법 폭력시위가 기승을 부린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보다 불법 폭력을 나무랄 수 있는 우월한 도덕적 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불법폭력에 편승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국민 일반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쓰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있지만, 계급독재와 폭력혁명을 내세우는 이른바 인민민주주의는 우리가 신봉하는 민주주의의 하나가 될 수 없다. 민주당은 이 사실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불법폭력으로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는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민주당에 몇이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다수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손 대표가 민주당을 살리고자 한다면 더 이상 소수세력에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불법폭력을 단호히 배격하고 민주주의 철학으로 민주당을 재무장시켜야 할 것이다.

의회주의의 옹호자

의회주의 마비가 정당정치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다른 세력 아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바로 의회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 국가공동체를 끌고 가는 리더십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구성원들이 뽑은 대표들로 의회를 구성하고, 이 의회에서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법률과 예산을 만드는 등 리더십을 생산해나가는 시스템이 바로 의회주의이다. 의회주의는 자유로운 토론, 배려하는 타협의 토대 위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우리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민감한 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토론을 틀어막고 극한대결로 치닫기 일쑤다. 의회주의를 스스로 부정하고 정치를 길거리로 내모는 일이 다반사(茶飯事)인 것이다.

지금도 한미FTA 처리문제를 놓고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민생법안이나 예산은 내팽개쳐졌다 졸속으로 처리되거나 방치될 운명이다. 매국노, 이완용, 미국식민지 등 국민의 대표 입에서 나왔다고 믿을 수 없는 폭력적 언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의회주의는 숨을 쉬지 못한다. 민주당은 그 한 가운데 자신들이 서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책임은 뒤로 하고, 우선 민주당이 앞장서 의회주의를 짓밟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민주당 사람들의 눈에 한나라당만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 눈을 크게 뜨고 국민을 보아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정당정치 위기에 대한 경고음을 그토록 들었으면서,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무감각이 참으로 경이로울 지경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정치인은 존칭 생략)은 평소 자신이 의회주의자임을 입버릇처럼 강조하였다. 민주당은 노무현, 김대중 전 두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크게 걸어 놓았다. 민주당의 정신적 지도자인 김대중에게 길을 물어보기 바란다. 특히 민주당 손 대표는 그를 믿고 천길 절벽을 뛰어넘어 민주당으로 가지 않았던가. 김대중은 분명 의회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또 한미FTA문제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반대해야 하는지 노무현에게 물어보면 아주 쉽게 답을 알려줄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협정을 부정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밤을 새워 토론하고 책임 있는 표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의회주의이다.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타나듯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더 큰 과제들이 계속 닥쳐오고 있다. 이를 외면한 채 한미 FTA 한판으로 사생결단을 하려는 민주당의 무모함 때문에 자신들이 고립되고 우리 정당정치가 붕괴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좌파주의, 길이 아니다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나는 국민신당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회의와의 통합을 결행하였다. 지역패권을 허무는 전국정당, 낡은 이념을 뛰어넘는 중도개혁정당을 건설한다는 것이 유일한 통합의 전제였다.  그리하여 2000년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새천년민주당이 창당되고, 내가 선대위원장으로 치른 16대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비로소 영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골고루 의원을 당선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2002년 김대중 정권은 모든 영향력을 동원해 좌파노선을 추종하는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고, 천신만고 끝에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노무현 정권 이후 중도개혁주의가 소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규정하지만, 정작 김대중 본인은 자신의 정권을 좌파정권이라 말한 일이 없다. 그러나 노무현은 자신의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규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의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큰 소리쳤다. 그럴 때마다 민노당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좌파는 자신들 뿐이라고 항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나는 좌파주의(leftism)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의 기본노선이 좌파주의로 가는 것은 민주당의 정신적 지도자인 김대중의 뜻도 아니고,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사람들의 여망도 아니며, 나아가 시대가 요구하는 바도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자 할 뿐이다.

미국의 정당을 보자. 공화당을 보수정당이라 부르는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민주당을 좌파정당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진보(progressive)는 좌파주의가 아닌 자유주의(liberalism)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도 비슷하다. 일본 민주당을 좌파정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야당일 때, 내가 당시 하토야마 당 대표에게 자민당과 무엇이 다르냐고 질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 하토야마는 아주 간단히 설명했다. 자민당은 안보, 사회인프라 건설 등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민주당은 교육, 복지, 환경, 문화 등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냉전시대 일본정치는 우파 자민당과 좌파 사회당 구도였다. 그러나 탈냉전이 본격화되면서 우파 자민당을 이탈한 세력들이 민주당을 만들고 좌파 사회당은 소멸하였으며, 지금은 좌파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산당과 사회민주당이 군소정당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에는 좌파정당들이 건재하고 있다. 미국, 일본과 달리 유럽에서 사회주의에 기반을 둔 좌파정당들이 발전해 온 이유는 역사적 배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은 사회주의 혁명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였다. 이에 비해 유럽은 사회주의 사상이 태동하고 혁명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이다. 폭력혁명을 부정하지만 의회주의를 통해 온건하게 사회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미국, 일본처럼 혁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고, 유럽처럼 사회주의사상이나 혁명의 세례를 받은 것도 아니다. 냉전 때문에 분단이 강요되고, 분단의 저편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진행되었다. 대한민국은 그 혁명세력의 공세를 차단하며 성장해왔다. 그러므로 사회주의적 가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은 우리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변방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미 민노당 등 좌파정당들이 그 자리를 충실하게 지키는 상황에서 정치주도세력의 하나인 민주당이 좌파주의로 기운다는 것은 민주당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하여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더 이상 좌파세력에 끌려 다니거나 좌파세력과의 통합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민주당은 미국이나 일본의 민주당처럼 자유주의로서의 진보를 표방하며 온건하고 실용적인 중도개혁노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          

종북주의를 배격해야

친북(親北), 종북(從北) 논쟁이 치열하게 점화되고, 결국 분당(分黨)에 이르게 된 곳은 민노당이었다. 그 논쟁과정을 지켜보며 풀기 어려운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왜 이탈세력으로부터 종북주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민노당이 아무 변명도 하지 않고 침묵할까 하는 점이었다. 그 침묵의 의미는 긍정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적 가치를 의회주의 테두리 안에서 추구하는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것은 반대할 일이 아니다. 그들이 건강한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음을 나는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이 북한체제를 추종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해야 하고 국가의 존립을 긍정해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해산되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신격화하고, 군부가 정치를 선도하며, 권력을 세습하는 북한체제를 추종하는 일과 대한민국의 정통성, 정체성을 긍정하는 일을 양립(兩立)시키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참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의 혼란이 군소정당도 아닌 민주당에서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온갖 비난을 감수하며 햇볕정책을 추진한 것은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였기 때문이지, 북한을 추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김대중은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실패하였다. 물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변화의 씨앗을 심어놓았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씨앗이 발아(發芽)하여 변화의 한 원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현재 눈에 보이는 결과는 북한의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과 체제강화이다. 민주당이 김대중의 대북정책을 계승할 생각이라면 실패를 만회할 새로운 정책으로 개방과 개혁을 통해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거꾸로 종북주의에 매달리는 정파와 공공연히 정책연대, 선거연대를 추진하고, 나아가 아예 통합하자고 제의한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당원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는 종북주의, 즉 북한체제 추종을 반대할 것이다. 통일 이후 우리나라가 지금의 북한처럼 우상화, 세습제, 선군정치를 내용으로 하는 체제를 채택할 수 있겠는가.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왜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종북을 추구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일까.  언론인 출신 남시욱 교수의 저서 “한국 진보세력 연구”에 그 해답이 명쾌하게 나와 있다. 해방을 전후하여, 특히 6.25전쟁을 통하여, 좌우익 충돌로 수십만 명이 사살되거나 처형되었고 민간인 인명 피해까지 합하면 그 수가 수백만 명에 이른다. 또 전후 실시된 연좌제는 그 가족들에게 굴레가 되어 잠재적인 좌파 동조세력을 양산했다. 이러한 가족적 배경을 가진 일부 좌파세력, 특히 민족해방(NL)파는 인간의 존엄성,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와 인권, 생명의 존중이라는 진보사상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맹목적인 북한정권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 교수의 이 분석은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역사이자 살아있는 현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북한을 추종하는 이 소수의 맹목적 정서를 대변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하루빨리 북한의 변화를 이끌고 나라의 통일을 앞당기면 그로써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다. 민주당은 단호히 종북주의를 배격하고 합리적인 대북정책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포퓰리즘 유혹 뿌리쳐야

우리 헌법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명문화하고 있다. 정치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무한봉사(無限奉仕)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복지를 국가의 존재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때 아닌 복지논쟁 광풍이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다. 그 진원지가 바로 민주당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매달려야 할 당면과제(agenda)가 복지인가. 실업대란, 특히 절망적인 청년실업을 해결할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벌어지는 빈부격차, 그로 인한 사회통합의 균열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급속한 노령화, 그로 인한 미래의 충격을 차단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본질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세금을 더 거두어 어려운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베풀겠다며 선심을 쓰기에 바쁘다. 여기에 한나라당까지 가세하여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복지천국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지속 가능한 건강한 복지라야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통합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 성장원천이 고갈되고 성장동력이 떨어지면 복지지출을 위해 국가재정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복지서비스를 공급하는 파이프의 크기를 줄이는 일은 선거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권에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국가부도위기에 몰리고 국민들이 정신적 공황에 빠져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획재정부가 만든 국가채무추이 통계를 보자. 김영삼 정권 말기인 1997년 60조원,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134조원,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299조원이었고, 현 정권 말기인 2012년에는 44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채무의 GDP 비중도 1997년 11.9%에서 2012년 32.8%로 치솟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나 공기업의 부채까지 합치면 국가의 실질적인 채무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다.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국가채무 증가속도를 놓고 볼 때, 과도한 복지확대는 성장의 원천과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갈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리스의 비극이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잘못하면 우리에게도 언제나 닥칠 수 있는 재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은 물론 모든 정당들이 건강한 복지정책을 만들어 경쟁하는 것은 너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과도한 복지는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다. 표를 얻기 위해 맹목적으로 쏟아내는 복지 포퓰리즘은 나라에 재앙을 몰고 오는 악(惡)에 지나지 않는다. 군소정당도 아닌 메이저 정당인 민주당이 복지 포퓰리즘 유혹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너무나 절실한 문제일 것이다. 민주당은 집권경험이 있고, 손 대표는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사람이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국가재정의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리 없다. 국민 앞에 나라의 현실을 당당하게 설명하고 실업과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땀을 흘리자고 호소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환상으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보다 더 큰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우리 정당정치가 송두리째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오늘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또 SNS라는 인터넷 기술의 진보로 그 불신과 분노가 정치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 에너지로 결집되는 현상은 일찍이 없었다.

이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제도정당들이 궤도를 이탈하여 정당정치의 본령(本領)인 의회주의를 마비시킴으로써 쌓이고 쌓인 필연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므로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또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자기 자신이 국민의 보편적 여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엉뚱한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정보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오늘과 같은 딱딱한 정당은 자취를 감추고, 어젠다(agenda)나 이슈를 따라 온라인상에서 그때 그때 정당이 만들어지고 소멸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정당정치의 약화가 그러한 추세의 한 과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 우리사회에는 건강한 정당정치가 필요하며, 제도권 밖의 현상이나 인물들이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정당들은 정당정치의 회생을 위한 자기혁신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제도권 밖의 정치세력들도 정당정치를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건강한 정당정치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겸손하게 감당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민주당은 시대와 국민이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길을 벗어나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였다. 민주당이 어느 시점에서 어떤 세력과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내가 관여할 바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자유이다. 그러나 통합에 앞서 민주당이 민주주의 철학으로 재무장하고 의회주의를 관철하지 않는 한, 좌파주의 종북주의를 멀리하고 중도개혁 노선을 실천하지 않는 한, 그리고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진정한 부활은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원칙 없는 통합을 서두르다 보면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는 소멸하고, 법치주의, 의회주의를 위협하는 노선의 등장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는 민주당의 비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당정치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보도를 보니 민주당 손 대표가 한국노총에 통합 합류를 제의 했다고 한다. 나는 나의 눈을 의심했다. 한국노총은 대표적인 노동단체이지 정치단체가 아니다. 노동단체를 향해 함께 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하자는 제안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세계 어떤 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금시초문(今始初聞)이다.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이 안타깝고 만망할 뿐이다. 모든 제도 정당의 살 길은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정책으로 헌신하는 것뿐이다. 노선을 재정립하고 정책을 개발하며 그 정책을 추진할 인물을 충원하는 일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면 된다. 그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름길이다. 나는 내가 속한 자유선진당에서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내년 총선, 대선에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 인물을 내세워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 정당정치는 다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바람이 정당정치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이다.

                            
                                 2011.  11.

이     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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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을 통해 무려 6선 의원이 된 이인제 의원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에 이인제의원의 글이 최근에 주목받고 있어서 pgr에 한번 가져와 봅니다.

피닉제 피닉제라며 조롱하며 가볍게 여겼던 사람이 최근 6선까지 성공하며 이 사람의 정치감각이 재평가 받는데

정말 글 하나는 잘썼네요.. 여태까지의 이 사람의 행보는 둘째치고, 지금 저 위의 논고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문단 하나하나가 버릴께 없네요. 97년 대선 당시 토론회때 말 잘 하는 걸로 인상깊었는데, 글도 정말 잘 쓰는군요.

이번 총선이 뼈가 아프지만, 민주당이 좀 잘 추스리고 위의 글 내용을 곱씹으면서 대선 잘 준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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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꿀
12/04/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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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이인제! [m]
12/04/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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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비웃어 마지않던 인물들이 안에있는그들보다 더 명확한 현실을 바라보는것인지... 아 정말 자괴감만드는군요
정말 어디하나 버릴 문장도없군요... 뼈아픕니다진짜... 저기서 거론된 거의 모든일들이 이번 총선에서 다나왔군요... 쩝... 다시금 잘생각해 보아야할 문제군요 사람은 별로 정이안가는데 글하나는정말 멋지군요
12/04/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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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버릴 문장이 없네요. 저대로만 된다면 민주통합당도 충분히 대선에서 싸워볼만 할텐데 안할거 같네요.
Dornfelder
12/04/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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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에 도전할 만큼 능력 있고 똑똑한 사람인건 사실이지만, 사람은 그 사람이 걸어온 길로 평가 받는 법입니다. 자기 처신조차 제대로 못 한 사람이 다른 당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부터가 코메디죠. 저 분은 우물 안에서 하늘 보고 평가하는 개구리일 뿐입니다.
임시닉네임
12/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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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완전히 좌파를 버리라 까진 잘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노선정리좀 했으면 합니다.
보수도 중도도 진보도 아니고
친노도 아니고 친DJ도 아니고
지금은 정말 이도저도 아니에요.
분명히 각각의 가치들은 지지층도 다르도 당내의 계파도 제각각이거든요.
시너지가 아니라 같이 망할수도 있습니다.
버틸수가없다
12/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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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고 문득 여태까지 저에겐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이인제 의원이 공직에 있을때 어떤 치적이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서 손학규까지는 가지않아도 이인제의원만 모시고 와도 이거보다는 선거결과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듭니다.
12/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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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엄청 잘썼네요. 피닉제 피닉제 웃고 넘겼었는데, 이 한글만으로 있지도 않던 호감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12/04/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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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다 읽었습니다. 글 진짜 잘 쓰네요. 민주당보고 좌파 스탠스를 버리라는 말 빼고는 다 동의합니다. 특히 종북 관련해서는 진짜 옳은 말만 하네요. [m]
꼬깔콘▽
12/04/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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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는 여기있네요 [m]
12/04/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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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월간조선 기고문이였던가요? 기억이 잘 안나네요...
lupin188
12/04/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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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절히 와 닿는 글이네요...
12/04/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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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민주당 돌아가는 행태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깔끔하게 정리되 있군요.

아쉬운건 많은 사람들이 깊이있게 누군가에 대해 알려고 안 한다는 점이죠.
요즘 세태가 그런건지 원래 인간이 그런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누나전문깔대기
12/04/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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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좌파정권이라는 말 빼고는 말만 놓고 보면 맞는 말이네요.
이인제가 저런말을 하는 거엔 거부감이 있지만, 글 자체로는 한번 되새겨봐야 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깥에 있는 사람이 훈수두기는 쉽다는 것도 감안해야겠지요.
다음세기
12/04/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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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글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썼네요
12/04/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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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을 맨날 욕해도 정말 똑똑한 사람들인 건 확실하군요..
글의 내용에 동의하는지는 둘째치고 자기 생각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은 탁월하네요.
12/04/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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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잘 쓴글이라니.
전형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물타기와 선동글아닌가요?
물론 PGR 전체적 성향에 걸맞게 비위 잘 맞춰서 서두부터 마무리까지 그럴싸하니 더 그렇게 보이겠습니다만.
누나전문깔대기
12/04/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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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놓고 보면 잘 쓴 글이고 딱히 흠 잡을 곳, 틀린곳 은 없다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정치글에서 화자와 목적을 빼놓고 본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긴 합니다만... 화자를 지우고, 어제-오늘의 결과와 민주당만 두고 보면 딱히 틀린 말은 없지요. 특히 교통정리를 확실히 하고 민통당이 주장하는 바를 확실히 보여라! 라는 말은 새겨들을 만 합니다. 그게 이인제가 쓴 방향과 다르더라도요.
(Re)적울린네마리
12/04/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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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의원이 말한 저런 민주당이라면 존재가치가 있을까요?
이미 그 가치를 지향하는 새누리당이 있는데...
좌파,종북,포퓰리즘... 귀에 딱딱 꽂히는 좋은 단어들이네요.
바보소년
12/04/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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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글쎄요. 야권연대 없이 선거전을 한다는 건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을 보았을 때 뜬구름 잡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 4년간 장외투쟁없이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는 건 제가 보기엔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12/04/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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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네요. 피닉제 피닉제 해도 그렇게 살아남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EndofJourney
12/04/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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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민주당 보고 자유선진당을 따라오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민주당이 길을 잃고 헤매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자유선진당을 따라 우측으로 가야할 이유는 조금도 없죠
12/04/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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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보수옹호의 논리이고, 진보가치가 '가치로서는 좋지만 현실정치로서 그게 좋겠냐'고 말하는걸 곱게 갈아넣었고, 그 와중에 민주당의 변화바람에 대해 '있던 스탠스 유지해서 거대정당이나 유지하지 무슨 개혁을 하겠다고 난리야 그러니까 지지율이 털리지 으이구 한심'하는것도 곱게 갈아넣었고, 전체적으로 자유주의와 일본, 미국같은 신 자유주의의 선두주자국가들의 정치를 본받자는 어조에 유럽과는 환경이 다르니까라는 말로 일축. 전형적인 '~~는 좋지. 하지만~'으로 불만도 적당히 컨트롤하면서 자극적이지 않게 내 할말로 내편끌어들이기. 중간중간에 아주 원론적인 폭력등의 이야기로 마치 이 글 전체의 분위기가 명확한 진실과 사실의 진정성을 갖는것 마냥.

애시당초 민주주의 의회주의가 아닌게 어딨습니까? 지금시대에. 그냥 그렇게 바라보고 싶고 그렇게 정체성을 정의해두고 싶은거겠지. 민주당이 독재타도와 민주주의실현을 가치로 내걸었고 그게 사실 8부능선이상 이뤄진 시대에, 보수정당이 아닌 진보적인 위치로 바뀌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이 글에 타당성이 조금은 생기겠네요.
이쥴레이
12/04/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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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명문이다...

이인제씨 다시 보게 되네요
12/04/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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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김대중씨 이후로 방향을 잃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은 워낙 비정상적인 일이 많았고 다시 제대로 돌아와보니 정체성도 없고 반한나라당 노선만 남은 느낌입니다. [m]
Dornfelder
12/04/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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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의 내용은 그냥 민주당 보고 새누리당이 되어라라는 소리 밖에 안 됩니다. 안 그래도 현 정권 초에 손학규 의원을 대표로 들이면서 한나라당 2중대라는 정치적으로는 모욕적이라고 해도 될만한 평가를 받던 정당이 그나마 다른 세력들을 끌어안으면서 이 정도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인제 의원이 종북이나 포퓰리즘이니 하면서 비난한 그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춘 세력들과 힘을 합치지 않으면 민주당은 단지 국회의원 100석도 확보하기 힘든 호남 지역당일 뿐입니다.
이 글은 종북이니 포퓰리즘이니 하는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단어들을 끌어들여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훈수둔 글일 뿐입니다.

더불어 이인제 의원이 행보를 생각하면 저런 글은 코메디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통령 해보겠다고 신한국당 탈당해서 당 하나 만들고, 거기서도 잘 안 될 것 같으니까 민주당에 들어가서 대통령 후보 해보려다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밀리니까 바로 탈당. 그 후로 국회의원 자리나 확보해 보려고 자민련으로 이동하고, 다시 민주당 가서 대선 후보 되었다가 공천 못 받으니까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운 좋게 최근 두 번 연속 국회의원 당선되긴 했지만 두 번 다 거의 전국 최하 득표율로 당선되었습니다.
jagddoga
12/04/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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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당 이야기 나올때 부활의 상징일꺼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아무튼 이인제의원도 민선 경기도 지사 되고 나름 승승 장구 할때는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었는데, 15대 대선에서 탈당하면서 이미지가 좋지 못하죠.

지금은 피닉제라고 불리며
합필의 아이콘이 되 버린게 아이러니... [m]
가라한
12/04/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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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글입니다. '노무현이 자신을 좌파 정권이라 선언' 이후로는 볼 필요도 없네요.
시애틀에서아순시온
12/04/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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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또 민통당으로 넘어 오고 싶은 건 아니시겠죠
12/04/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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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글을 읽다가
이인제 라는 문구를 보고 놀랐네요

보수 내지는 중도가 보는 시점에서는 시비걸 거리는 없습니다
이인제 의원의 시각에서는 현재의 민통당이 흔들리는 것은 지도부 몇명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상의 문제이고
한명숙 대표가 그만둔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 됩니다

구조를 바꾸는 혁신이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 있는가를 유심히 봐야겠네요
12/04/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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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이 글이 불편하게 다가오실 분들도 있겠지만,
제 눈에는 상당히 좋은 글이네요.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이고 맞는 말이고. [m]
터치터치
12/04/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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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력을 죽일 때 흔히 쓰는 방법이 '정도를 지키라는 요구'입니다.

어딜봐도 이건 민주당 세 확장 견제 및 통합진보당 견제 용 인데...

한나라당 40%, 민주당 11%, 제3세력39%였을 때 쓴 글이라..당시 박원순시장 성향상 선진당보다 진보쪽이 무서울때라 3자 위치를 굳건하기 위한 것으로만 보이는데..이게 왜 버릴 문장이 없다는 건가요?

한국노총이랑 손잡아서 불안하게 세력키우지 마라.이걸로만 보이는데... 한국노총이랑 통합한댔나..통합에 참여하는 건데...
서울시장에서 후보 통합까지 비꼬면서... 민주당 후보 나왔으면 나경원후보가 당선 확실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왜..잘쓴 글처럼 받아들여져야 되나요?
12/04/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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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글에서 떠드는 단락별 주제들 중 원론적인 이야기 몇개를 제외하면 결국 새누리당의 정치적 방향성, 신념과 다를게 없고. 그걸 어떻게 써놨을 뿐인가의 수준이며 그게 좋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왜 더 좋은지는 대한민국 국민 운운하며 적당히 넘어갔는데, 이 내용을 보며 다시보게된다. 정말 생각깊다. 좋다 이러시면. 아 물론 정치적 방향성이 동일하시다면 그러실 수 있겠지만. 민주당에게 알맹이 쏙 뺀 세련된 글로 그럴싸하게 질타하는 이 글이 정말 깊어보이시면, 그건 그거야말로 좀 안타까운일같아요.
12/04/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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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는 잘 썼고, 그럴싸하긴 한데...
행간에 상당히 구린게 녹아있네요.
12/04/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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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내용들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한국사회, 특히 비지니스 관계에서 겪는 일들과 정치판이 매우 유사하거든요. 앞 뒤로 이것저것 손이 오고가고 신념보단 힘의 논리와 이해관계로 움직이고. 근데 그게 너무 '심해져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서 사람들이 이건 너무 심하다고. 한국 특유의 그런 온정주의, 연줄, 애국심부추기기, 민족주의, 우리편 끌어안기 같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라고 하기도 민망한 것들이 긍정적작용보다 부정적작용이 심해지니까 '작작하자'고 하는데, 정작 이 글은 결국 너네가 하던 변화 필요없고 '그렇게' 하던대로 리그 이끌란 소리밖에 더 되나요? 하하. 그럴거면 뭐하러 이번 선거에 다들 열을 올리신건지..

전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고, 통합진보지지자도 아니지만

어떻게 이런 알맹이도 없고 그럴싸한 말에 좋아요..좋아요..
되려 민주당 지지입장이면 화가 날만한 글 아닌가요?
그저 민족, 민주주의, 국민을 위한, 비폭력 만 있으면 다 좋은건지.
KillerCrossOver
12/04/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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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서 민주당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거라 한 부분이 꼭 민주당과의 1:1 대결만을 의미하진 않겠지만,
정작 자선당은 새누리당에게 지지기반을 뺏긴 셈이죠. 본인이 속한 정당은 이제 거의 존립이 위태로울 지경..
Dornfelder
12/04/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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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대선에서 이인제 의원이 대신 대선 후보로 나섰다면 이회창 의원에게 박살이 났을겁니다. 그나마 진보적 가치를 가지고 있고 진보적 세력과 영남표를 끌어올 수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로 나섰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인제 의원의 훈수대로 간다면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차별되는 것이 전혀 없이 호남의 표만으로 먹고 살면서 정권교체는 꿈도 못 꾸는 영원한 제1야당으로만 남을 뿐입니다. 그런 식으로 간다면 국회의원 100석도 힘듭니다. 지금처럼 120석 이상 차지하고 새누리당과 그나마 겨룰 수 있게 된데에는 그 만큼 다른 세력을 포용할 수 있었던 이유가 큽니다.
자유수호애국연대
12/04/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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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인제라는 정치인에 대해 그동안 비웃음으로만 일관했던 저 스스로가 많이 부끄러워지네요.
2011년 11월에 씌여진 글인데 이제야 보게 되어 아쉽다는 마음도 듭니다.
분명 현 민주당으로서는 이 글의 내용을 상당부분 곱씹어볼 필요가 있긴 하겠군요.

하지만, 이 글에 나타나는 이 의원의 복지에 대한 인식에는 매우 공감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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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때 아닌 복지논쟁 광풍이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다. 그 진원지가 바로 민주당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매달려야 할 당면과제(agenda)가 복지인가. 실업대란, 특히 절망적인 청년실업을 해결할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벌어지는 빈부격차, 그로 인한 사회통합의 균열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급속한 노령화, 그로 인한 미래의 충격을 차단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본질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세금을 더 거두어 어려운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베풀겠다며 선심을 쓰기에 바쁘다. 여기에 한나라당까지 가세하여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복지천국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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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단을 읽으며 '이 분이 차기 대권 유력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싶군요.
복지는 현재 우리 사회의 엄연한 당면과제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실업, 빈부격차, 노령화, 나아가 사회통합과 복지체제의 재구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에요. 물론 방법적 차원에서는 제도권 정당들을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하겠죠.
어제의 총선결과로 인해 개인적으로 무엇보다도 마음에 걸리는 점은, 새 시대가 지향해야할 아젠다로서의 복지 논의가 자칫 활력을 잃고 사그러드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입니다.
몽키.D.루피
12/04/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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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가 할 말은 아니죠;;;;;
가라한
12/04/12 16:59
수정 아이콘
구 한나라당이 이번에 엄청 좌클릭해서 복지 이슈 물타기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압승이 가능했을까요?
이번에 민주당이 흔들린다고 옛날에 김대중, 노무현을 공격했던 이론들이 다시 득세를 하는군요. 기가 막힙니다.
12/04/12 17:07
수정 아이콘
새누리당의 꾸준한 선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도 유권자들의 대다수는
반북성향을 가지고 있고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굳이 민통당이 반 새누리당의 포지션을 갖기 위해 그런 방향의 정책을 추구해야 할까요?
그저 새누리당의 방향에서 약간만 더 깨끗하고 합리적이면 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분명 새누리당을 지지하기 꺼림칙했던 많은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은 대안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새누리당에 투표했을 겁니다. 이들을 흡수하려는 시도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원래 민통당의 정체성이 복지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타테시
12/04/12 17:08
수정 아이콘
물론 저 말을 이인제가 한다는 것이 웃기긴 합니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말은 매우 옳은 말입니다.
그동안 너무나 나꼼수나 이런 것에 몰입되어 있던 나머지 이른바 중도층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련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단순히 인터넷이나 이런데서 의견표명을 하지 않을 뿐이었지. 결국 표를 주는 유권자임에는 틀림 없거든요.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유는 다른게 없었습니다. 중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책비젼을 어느 정도 제시를 했죠.
하지만 통합 이후 민주통합당은 그런 정책비젼보다도 한미FTA나 제주강정마을 등의 사안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트위터와 같이 가고
또 김진표 같은 온건적인 의원들도 얘는 FTA 찬성파다 경제민주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무조건 내치려고 했죠.
결과는 아시다시피 이른바 온건개혁 성향의 486이 상당수 당선이 되었고, 김진표는 부자동네 수원 영통에서 61%라는 지지를 얻었습니다.
국민들이 무조건 극좌만 있다는 식의 생각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복지 문제에 있어서도 무조건 좌로 치달을 필요는 없었다고 봅니다.
이미 극좌의 극좌정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억지로 거기에 맞춰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적당수준 중도개혁성향을 보이면서 천천히 나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 내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넣되 그 목소리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데자뷰
12/04/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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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복지 이야기는 공부 안하고 쓴 걸 여실히 보여주네요.
민주당을 좌파로 규정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더 오른쪽에 새누리당이 있을뿐.
복지에 대한 시각은 우려스럽네요. 지금 대한민국의 계층 구조를 보면 복지를 시행하지 않으면 나가 떨어질 사람도 많죠.
12/04/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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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엄청 치사한 글입니다. 특히나 좌파=NL로 만들어가는 화법은 진짜 일품이군요...
누가 보면, 노무현=NL로 착각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좌파라고 누가 주장한다면 '그런 면도 있긴 하지.' 라고 답할지는 몰라도,
'노무현은 종북이야.' 라고 말한다면, 전 극렬 반대할텐데, 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조차 혹할 정도로 잘 돌려말하고 있어요.
오늘도데자뷰
12/04/12 17:12
수정 아이콘
암튼 눈에 보이는 건 선거에서 과반을 내줬기 때문에
무슨 얘기든 야권에 도움되는 얘기는 곱씹어 보면서 성찰해야 합니다.
갓의날개
12/04/12 17:16
수정 아이콘
안철수 제3당 창당해서 길게 10년보고 가면 전 골수 지지자될 자신있습니다
누나전문깔대기
12/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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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위에서 글, 특히 주제만 보면 잘 썼다고 한 이유는

진짜 제목 그대로 어느 이름없는 정치인, 혹은 평론가가 썼다고 놓고 보면 주제인 '민주당은 방향을 확실히 해라' 라는 주장만 보면 확실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지요. 게다가 타이밍도 절묘합니다. 야권연대과정에서 방향을 잃어 보이고, 게다가 총선결과마저 충격적으로 받아온 민통당에게 야권지지자들의 다수가 오늘 당장 차분한 이성적 비판을 하긴 좀 힘들어보이거든요. 한마디로 훅 혹하기 딱 좋은 글이지요.

대신, 그 주제뺀 다른 내용들은 보면 진보-개혁세력이 공감할 수 없는 말들입니다.
12/04/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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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보고 놀랐네요.
12/04/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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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라기보단 현실적 전략을 논한 글이죠.
"민주당 니네 주제에 무슨 가치지향정치(진보)냐? 했던거(현실지향정치)나 계속 해라" 이거 아닌가요?

원래 전략과 지향점의 딜레마는 있습니다.
공천때만 해도 김진표가 5%깎아먹는다느니 당정체성 어쩌구 하는 소리가 있었지만
선거라는 현실앞에서 중도우파까지를 아우르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는게 선거죠.

다만 민주당은 "정체성"이라고 스스로 앞세운게 사실 별로 진심성이 없는 단순 "전략" 같아보이죠.
rechtmacht
12/04/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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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무능과 패착과 별론으로 이 글은 어처구니 없는 쓰레기같은 헛소립니다. 편견가지고 본게 아니라, 다 읽은 후에야 작성자가 이인제인것도 알았습니다.

지금 보면 여당 지지자들은 짜릿한 쾌감을 즐기느라, 야권 지지자들은 멘탈이 완전히 붕괴된 나머지, 다들 다소 이성적이지 못한 판단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면 '한 문장도 틀린말이 없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지.... 저 글보다 댓글이 더 경악스럽군요.
앉은뱅이 늑대
12/04/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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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정치인으로서 할만한 얘기이긴 합니다만
그저 그런 흔한 이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rechtmacht
12/04/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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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이 글과 상관있는 얘긴 아닌데, 좀 재밌더군요 이번 선거 끝나고보니.

'이기지 못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식의 광기... 이거 좀 경계해야 할듯 싶습니다. 특히 야권 지지자들 쪽에서, 이번 선거는 정말 그 어느때보다 이런 분위기가 심하더군요. 인터넷 여론과 현실과의 괴리는 언제나 현실로 존재했던건데, 나꼼수 열풍이 아마 그 현실을 잠시 잊고 착각에 빠지게 한 탓일까요? 허탈감이 심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지만 야권연대의 무의미성을 설파하질 않나, 낙선자 중에 만만한 놈 골라서 희생양 삼고 있지를 않나...

이 얘길 왜 하냐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다수인 커뮤니티들에서조차 (가제)'이인제 다시보기 운동'을 하고 있더군요. 그따위 조롱의 대상이었던(그리고 그 행보가 가히 조롱받아 마땅한) 인물도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또 당선됐으니 대단하다 이겁니다. 이건 멘붕 정도가 아니라 광기죠.
12/04/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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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는 현재의 민주당 체급에선 필수입니다.
이건 변할 수 없는 명제에요.
일단 민주당 체급이 새누리당과 비등비등해져야 야권연대무용론이 논리적이죠.
앞으로 최소한 10년 이상은 야권연대를 잘 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혼자 가겠다고하면
진짜 새누리당 뒷꽁무니나 바라봐야 되요.
뒷짐진강아지
12/04/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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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단어들이 좀 마음에 안들기는한데...
이 번 총선 결과에 맞추어 보았을땐...
맞아 들어가는 것 처럼 읽어진다는게 씁쓸하네요...
세계평화
12/04/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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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당이 된 이유 같네요
박동현
12/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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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저는 이번 야권연대가 최대의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정반대 입장에 설것이 아니라 대체자입장에 서야했는데 어슬프게 통진당과 발을 맞추려하다보니 영남권에서 아주 외면을 받아버렸죠. 해적기지발언, 예비군 폐지발언 등등 보수층들이 기겁할 만한 이슈만 터트리는 통진당을 규모가 훨씬 큰 민주당이 제어하지 못했고, 이에 질질 끌려가기만 했죠.

그리고 이정희사태때나 김용민사태때 과감하게 잘라냈어야 했는데 어설프게 안고 가다 공멸을 당했죠. 본래 민주당이 진보쪽은 아니었고 한나라당 보다는 조금 더 진보쪽에 가까운 보수였는데 본래의 그 정체성을 잃으면서 민주당=통진당화 되면서 보수층에 아주 외면을 받아버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통진당과 연결을 끊고 본래의 정체성을 찾아야하는데 답답하기만 합니다.
12/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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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민주주의로 무장해야 이전까지는 괜찮은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엔 민주당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많지 않네요. 조선일보만 열심히 보시는 지적인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하는 이야기를 정성들여 썼습니다.
종북에서 벗어나라는 부분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하는 이야기랑 비슷해 보이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침묵은 긍정이고(침묵한 적 없지요. 조선일보가 보도해 주지 않을 뿐.) 결국 니네 종북 좌파 빨갱이로 보이거든" 으로 읽었습니다. [m]
켈로그김
12/04/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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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정도 시각에서 쓴 점잖떠는 전략적 기고 정도인데,
이인제라는 인물이 가진 이미지에 비춰봤을 때, 생각보다는 격조가 있다.. 정도..
무지하거나, 상당히 악의적이거나..
HalfDead
12/04/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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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는 족족 당은 망하는데 본인은 살아남는게 신기함을 넘어 경탄스러운 분

얼릉 새누리당 입당하셨으면 좋겠네요.
DSP.First
12/04/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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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다시보기라 지나가던 개가 웃을 노릇입니다. 그 동안의 끊임없는 삽질은 대체 누가 한것인지.

야권연대무용론을 펼치기전에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게 순서겠죠.
역대 총선결과를 살펴볼까요?
제16대국회 투표율 57.2% 재적의원 273명. 한나라당133. 새천년민주당115.
제17대국회 투표율 60.6% 재적의원 299명. 열린우리당152. 한나라당121.
제18대국회 투표율 46.0% 재적의원 299명. 한나라당152. 통합민주당81.
제19대국회 투표율 54.3% 재적의원 300명. 새누리당152. 민주통합당127.

양쪽의 고정지지층을 감안해도 의석수에서 차이가 나고,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투표율이 올라가면 저 차이가 줄어든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총선에서 이긴적은 17대가 유일합니다. 지역색이 그나마 적게 느껴지던 때이기도 하구요.

다시봐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체급자체가 다릅니다.
무한낙천
12/04/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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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설득력 있는 글이네요
민주당 입장에서 귀담아 들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12/04/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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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꾸준히 보시는 분 계신가요? 저거 만날 조선일보에서 떠들던 이야기인데... 읽으면서도 조선일보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ㅡㅡ;
12/04/1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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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들보니 이딴 글도 수긍되는 분위기군요. 결과가 무섭긴 무섭네요.
봄바람
12/04/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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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잘 썼는데 진심이 느껴지지는 않네요.
저글링아빠
12/04/1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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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죠.. 민주당이 단순히 표계산만을 위해 야권연대를 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요.
지금 선거과정의 난맥상이야 까여야 마땅하고 결과가 그걸 잘 보여주고 합니다만,
그 "민주당"이 이인제씨한테 이런 소리나 듣고 있어야 되는 곳은 아니지요.

우리가 어떻게 가져온 민주주의인데....
12/04/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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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정말 웃기는 논리네요..눈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지금까지 국회에서 날치기하고 수많은 개판짓을 한게 누군데..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합니까?
민간인 사찰이니 내곡동이니 사대강이니 언론장악이니 버젓히 불법과 불의를 저지르는 쪽이 누군데 지금 뭐라 하는 겁니까?
그게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큰 문제임을 국민에게 알리고 상기시키는 역할은 외면하면서 누가 누굴 가르쳐?

그런 말 할 시간 있으면 본인의 과거 전력이나 고민하고, 그간 새누리당의 개판짓거리에 대한 욕이나 하세요..
말해야 할땐 한마디도 안하다가 상대가 약해지니까 이런 개같은 소리나 올리며 가르치려 들다니..
민주당의 어느 한 사람도 당신보다 의롭지 않은 사람없고 나라걱정 하지 않는 사람없습니다.

영남발판으로 북풍이나 불게 해서 강원 충북 조금 더 먹었더니 아주 뵈는게 없는가 봅니다.
피닉제에게 이런말이나 듣다니..아주 짜증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구조상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고 야권은 잘해봐야 과반 차지하는게 기적인 정치 현실은 눈에 뵈지 않는 모양입니다.

옳은건 옳은겁니다.
선거 결과 때문에 이런 글마저 읽히는 모양인데 아주 가소롭군요..
져도 좋습니다. "그러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겟다라는 저의 의지는 변함없습니다"
별쓰레기 같은 놈이 누굴 가르치려 드니 아주 짜증이 나네요..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민주당과 통진당 그래도 수도권에서 선전했고 선거치르니라 고생했습니다."
바로 이상이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만 끈기를 가지고 진정성을 잃지 말고 다음에 더욱 힘을 내주길 바랍니다.
JavaBean
12/04/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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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민주당이 다른 군소 정당과 이념까지 같이했으면, 연대가 아니라 당 통합을 했겠죠.

이인제씨가 너무 과하게 끌고가는것 아닌가 싶은데...

그래도 동감가는 부분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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