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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2 13:31:37
Name epic
Subject [일반] 셜록 홈즈에 관한 몇 가지 사실들
먼저 제가 그닥 열렬한 홈즈의 팬은 아니라는 것 - 특히 현대물은 거의 안봤다는 것 - 그리고 이 글의 대부분은 번역된 코난 도일의 평전 <코난 도일, 마틴 부스 저>가 출처라는걸 밝혀 둡니다.


1. 오리지날 '셜록 홈즈 시리즈' 연대기

코난 도일이 쓴 셜록홈즈 시리즈는 56편의 단편과 4편의 장편이 전부 입니다. (장편 중 초기의 2편은 분량이 중편에 가깝습니다. 보통 1권에 묶여
나오죠.) 초기 장편 둘을 제외하면 모두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처음 연재 되었습니다.

- 1887. 11 <비턴 크리스마스 연감>이라는 문집에 시리즈 최초의 작품이자 장편 <주홍색 연구>가 실립니다. 집필한건 1886년이었지만 출판사마다
거절하여 계속 출판이 안되다가 가까스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묶여서 출판 되었고 별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영국에서는요.

셜록 홈즈 시리즈에 관한 잘못된 전설 중 하나는 의사였던 코난 도일이 환자가 너무 없어서 시간을 죽이느라 처음 쓰기 시작했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1891년에 런던에서 안과전문 병원을 열었을 때 환자가 전혀 없어서 글쓰기에 매진 했다는건 사실이지만 1887년 당시에는 포츠머스에서 개업
6년차의 견실한 의사였으며 나름대로 안정된 수입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찍부터 작가 생활을 병행하여 꾸준히 글을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소재의 소설을 썼지만 특히 관심이 있는건 역사물이었으며 <주홍색 연구>는 그저 색다른 시도에 불과 했습니다.

(그가 무모하게 '안과'에 뛰어든건 당시 '안과'가 유망한 분야로 보였고 포츠머스의 생활에 싫증이 나기도 했지만 이미 작가로서도 어느 정도
안정된 수익이 있었기에 모험을 할만한 형편이었다는걸 감안해야 합니다.)

- 1890. 2 두 번째 장편 <네 개의 서명>이 영미의 월간지에서 동시에 연재 됩니다. 3년만이죠. 이는 미국에서 '해적판' <주홍색 연구>가 인기를 끌자
<리핀코트 먼슬리 매거진>이라는 미국 잡지에서 연재 의뢰를 한 것이 계기가 됩니다. 이 극적인 부활이 없었다면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영영
잊었을지도 모릅니다.

<네 개의 서명>은 특히 도입부의 '코카인 주사 장면'으로 유명 합니다. 그리고 '왓슨'의 부상 부위가 (주홍색 연구의) 어깨에서 다리로 바뀌어
코난 도일이 '홈즈'를 얼마나 무성의하게 썼는지 드러냅니다.
(이는 왓슨의 애완견, 부인, 경마 등등 훗날 끝없이 나타나는 허술한 실수의 시작에 불과 합니다. 코난 도일은 직접 연출한 시대극에서 '비용이
얼마가 더 들건 전투를 마친 병사들 의 의상은 헤지고 지저분해야 한다.'고 한 바 있으며 <망명자들>이라는 작품에 전 시대의 궁중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보물섬의 작가 스티븐슨이 칭송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관심 분야의 경우 결코 디테일에 무심하지 않았다는 얘기죠.)

두 번째 장편으로 전작보다는 성공하지만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홈즈'라는 캐릭터를 확립하고 계속 끌고 나가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연작 형태를 구상하고 몇몇 단편을 갓 창간된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투고 합니다.

- 1891. 7 드디어 스트랜드 매거진에 단편 <보헤미안 왕국의 스캔들>을 필두로 연재가 시작 됩니다. '홈즈'가 처음 쓰여지고나서 5년만이죠.
그리고 이 첫 단편부터 폭발적인 인기가 시작 됩니다. 월간지인 스트랜드 매거진에 6개월간 연재된 처음 6작품을 편 당 35파운드에 계약했는데
10월에 추가로 계약한 6편은 편 당 50파운드를 받습니다. 이렇게 1년을 연재한 후에 새로 계약한 12편은 1,000파운드를 받습니다.
(6편에 195파운드 -> 300파운드 -> 500/500파운드) 물론 단행본으로 얻는 수익은 별도였구요.

한창 때의 코난 도일은 글을 매우 빨리 썼고 고쳐 쓰지도 않는, 다작을 하는 작가 였습니다. 단편 홈즈 시리즈는 1달에 1편씩 꾸준히 쓴게 아니라
6편을 한 번에 써서 넘기고 하는 식으로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 시기에 훨씬 공을 들인건 <백의단>이라는 중세물로, 이 작품
또한 크게 성공 했습니다. 훗날 '영어 역사소설 중 2번째로 광범위하게 번역된 작품'이며 당시 50쇄를 찍었고 반 세기 후 2차 대전 때에도 출판이
되었다고 합니다. (뭐 그래봐야 우리나라엔 번역 안 됐죠.)

- 1891. 11 코난 도일은 어머니에게 쓴 편지에 '셜록 홈즈를 죽이고 싶다.'고 씁니다. (그는 무능력한 알콜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두었고 어머니와
무척 각별했습니다.) 최초 6편이 채 연재가 끝나기도 전에 말이죠. 예기치 않은 작품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작가의 이미지가 고착되어 다른 '진지한'
작품들에 피해가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 입니다. 홈즈 시리즈의 애독자이며 아들의 대중적 인기에 만족했던 그의 어머니는 단호하게 반대 합니다.

- 1893. 12 홈즈가 '모리어티 교수'와 함께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는 <마지막 사건>이 스트랜드 매거진에 실립니다. 곧 2만 명이 잡지의 정기 구독을
취소했고 여러 일간지에 수십 건의 사망 기사가 실리며 사람들이 '상장'을 두릅니다. 코난 도일이 한 노파에게 '살인자!'라 불리며 우산으로 후들겨
맞았다는 일화도 이 시기의 일입니다. 이 때부터 오랜 공백이 시작 됩니다.

단편들은 1년 연재를 마치고서 곧바로 단행본이 나왔습니다. 이때까지 24편을 연재했고 2권의 단행본이 나왔죠. (단편 중 하나는 자체 심의로
단행본에서 빠졌다가 10여 년 후에 다른 단행본에 묶여 나옵니다.)
1894년에는 미국에 강연 여행을 다녔는데 홈즈의 인기에 힘입어 가는 곳 마다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 1897년, 홈즈를 소재로 희곡이 쓰여 집니다. 미국 배우 '윌리엄 길레트'를 섭외했는데, 매우 진지하게 작품에 뛰어들었던 그는 자신이 대본을
개작해도 되겠냐고 물어 봅니다. 코난 도일은 기꺼이! 허락 합니다. (결국 이 연극에서 홈즈는 결혼까지 합니다.) 윌리엄 길레트는 그 후 30년간
홈즈 역을 맡아 공연하여 이 가상 인물의 이미지를 실체화 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합니다.
(1902년, 당시 평범한 홈즈 덕후였던 영국 왕 에드워드 7세 앞에서 공연할 때 찰리 채플린이라는 14살짜리 소년이 단역으로 데뷔를 합니다.)
1900년에는 최초의 '홈즈 영화'가 제작 됩니다. 길이는 49초.

(1899년 보어전쟁이 일어나자 애국자였던 코난 도일은 자진하여 군의관으로 참전 합니다. 이 때 병사 중 한 명이 '홈즈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뭐냐.'고 물어보자 '뱀 나오는건데 제목이 잘 기억 안 난다.'(!)고 대답 합니다. 그는 20여 년 후에 홈즈 단편 선집을 낼 때에도 '얼룩끈'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으며 1910년 큰 돈 들여 직접 연극을 제작했다가 예기치 않은 화재 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자 이 '얼룩끈'을 가지고
뚝딱 새 연극을 만들어 기사회생 합니다. '홈즈'는 그 일생의 돈줄 이었던 셈입니다.)

- 1901. 8 ~ 1902. 4 스트랜드 매거진에 세 번째 장편이자 시리즈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바스커빌의 개>가 연재되기 시작합니다. 8년만이죠.
그런데 이 때 홈즈가 다시 살아난건 아니었고 '과거 회상' 형식 이었습니다. 코난 도일이 다시 '홈즈'를 쓴건 그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작가적
자존감이 늘었고 홈즈에 지겨워했던 기분도 가셨으며 스트랜드 편집자의 집요한 요청이 있었고 '바스커빌의 개'라는 소재에 적당한 주인공이
필요했으며 저택을 새로 짓느라 돈이 많이 들었었다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1902. 10 드디어 홈즈가 다시 살아 납니다. 스트랜드 매거진에 홈즈가 귀환하는 내용의 단편 <빈 집의 모험>을 필두로 새로 연재가 시작 됩니다.
이번에는 1,000 단어 당 100파운드라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합니다.
본래 홈즈 시리즈는 TV 드라마에서 흔히 그러듯이 '동시대'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즉, 1891~93년에 연재하는 동안 작품 속의 홈즈도 1891~93년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새로 연재되는 '홈즈'는 이제 은퇴한 상황이었고 '과거 회상'을 통해 1894~1899년에 삽니다.
이 시기에 스트랜드 매거진은 50만 부 이상 발행되었고 발행일마다 가판대에 몇 시간씩 사람들이 줄을 섰으며 미처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도서관 열람실이 특별히 밤까지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1년 연재 후 단행본이 나오고서 다시 한동안 공백기를 갖습니다. 연재 마지막 단편은 (이번에는 홈즈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시리즈를 완결짓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 1908 ~ 1917 코난 도일은 이제 홈즈 단편을 간헐적으로 스트랜드에 투고 합니다. 1917년까지의 단편을 묶어 네 번째 단편집 <홈즈의 마지막
인사>가 나옵니다. 표제작인 <마지막 인사>는 은퇴한지 오래인 홈즈가 1차 대전 직전 독일 스파이 조직과 싸우는 내용 입니다. 사실 제목도 그렇고,
이 단편 또한 홈즈 시리즈의 종결을 암시하는 내용 입니다. (작품속 연대기 상으로도 이 단편에 가장 나이든 홈즈가 나옵니다.)

도중에, 1913~14년, 마지막 장편인 <공포의 계곡>을 연재 합니다. 이 작품은 문체 등으로 호평을 받지만 그 내용이 데뷔작 <주홍색 연구>와 너무
비슷하다는 혹평을 듣기도 합니다. '공포의 계곡'은 홈즈의 멋진 최후를 위한 인스턴트 캐릭터였던 모리어티 교수가 '흑막'으로 언급(만)되는
유일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1912년에는 '홈즈' 다음으로 성공한 작품 <잃어버린 세계>를 출판 합니다. 이 장편 하나로 그는 주요 '프로토SF 작가'의 하나로 꼽히게 되며
훗날 '킹콩'과 '주라기 공원'등이 이 작품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주인공 '챌린저 교수' 또한 '홈즈' 다음가는 캐릭터가 되어 시리즈가 이어 집니다.

- 1921 ~ 1927 비슷한 패턴으로 그간 스트랜드에 가끔 실린 홈즈 단편을 묶어 마지막 단편집 <셜록 홈즈 사건집>을 출판 합니다. 코난 도일이
1930년 71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3년 전으로, <주홍색 연구>부터 40여 년간 쓰여진 셈입니다. 이 마지막 시기의 작품들은 인기가 예전만 못했고
필력도 그전만 못했습니다. 몇몇은 그간의 '왓슨 대필'형식을 벗어나 홈즈 1인칭 또는 3인칭 시점인데 이 또한 혹평을 받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1917년부터 코난 도일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심령술'이 (그 영향이 작품에 안 드러난건 아니지만) 시리즈의 본질을 훼손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이 시기에 15분, 30분짜리 홈즈 영화들이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1930년 코난 도일의 모든 소설이 총 24권의 전집으로 출판 됩니다. 분량상 홈즈 시리즈는 그의 '소설' 중 1/4 미만 정도 입니다. 그는 희곡과 논픽션
또한 많이 썼습니다. 그는 홈즈 시리즈를 쓰지 않았더라도 인정 받을만한 작가였지만 그만큼 큰 돈을 벌거나 (나중에 심령술에 뛰어들어 거의 날리긴
했지만.)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만한 기록을 갖지는 못했을 겁니다.


2. 셜록 홈즈의 모델


셜록 홈즈의 외형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아이템은 귀마개를 정수리 부분에서 묶을 수 있는 사냥 모자와 외투, 그리고 구부러진 파이프 입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작가 코난 도일이 묘사한건 하나도 없습니다. 모자와 외투는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삽화를 맡은 화가 '시드니 파젯'이 자신의 의상을
바탕으로 임의로 그려넣은 겁니다. 그리고 파이프는- 앞서 언급한 연극 배우 길레트가 파이프를 문채 얼굴이 잘 보이게 (혹은 발음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찾아낸 아이템으로 책과는 무관 합니다.
셜록 홈즈의 '얼굴' 또한 사연이 있습니다. 본래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삽화를 맡을 작가로 시드니 파젯의 형이었던 월터 파젯을 선정했는데
착오가 생겨 동생이 맡게 됩니다. 그런데 시드니는 홈즈의 얼굴을 그릴 때 형 월터를 모델로 그립니다. 본래 코난 도일은 글에서 그를 훨씬 추남으로
묘사했었지만 삽화를 보고 나서 꽤 만족해 합니다. 나중에 홈즈가 유명해지자 월터 파젯은 그 닮은 얼굴 때문에 종종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외형적인 부분 외에 인물의 성격과 특징 또한 몇몇 모델이 있습니다. 먼저 반세기 전에 쓰여진 에드거 엘런 포의 '어거스트 뒤팽'. 포의
수많은 단편 중 뒤팽이 등장하는건 불과 3편 뿐이지만 이 인물과 홈즈의 유사점은 명백 합니다. 둘 다 탐정이고 조력자이자 기록인인 파트너가
있으며 경찰을 무시하고 다소 대인기피증이 있는 괴짜이며 증거에 따른 논리적 분석을 중요시 합니다. 심지어 포의 작품들에서 소재를 따온 단편들이
여럿 있습니다. 최초의 단편인 <보헤미안의 스캔들>은 <잃어버린 편지>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두 번째 장편 <네 사람의 서명>은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과 비슷한 유형의 살인자가 등장 합니다.
코난 도일은 첫 번째 단편집을 그의 의과 대학 시절 은사 였던 조셉 벨 교수에게 헌정했으며 공공연히 그가 셜록 홈즈의 모델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벨 교수가 보여준, 환자의 신체나 의상을 보고서 직업을 맞추는 놀라운 재주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터라 이를 '홈즈'에 반영했기 때문 입니다.
벨 교수는 여러 인터뷰에서 '홈즈는 내가 아니라 코난 도일이다.'라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속으로 무척 기뻐했을 겁니다.
실제로 홈즈의 모델은 작가 자신이기도 합니다. 코난 도일은 전문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스포츠에 능통했으며 몇몇 현실 세계의 사건의
진상을 해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3.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
- 코난 도일은 '얼리 어답터'였습니다. 그는 영국 최초로 운전을 배운 사람 중 하나 였으며 자동차 뿐 아니라 오토바이, 전동자전거 등도 초기부터
구입해 즐겼고 기구 여행을 하기도 했으며 뜰에다 모노 레일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셜록 홈즈는 영원히 빅토리아 시대를 사는 구시대인
이었습니다. 홈즈는 전화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고 자동차를 타는 정면도 희귀하게 나옵니다. 심지어 오래 전에 건설된 지하철도 잘 타지 않습니다.

- 불멸의 캐릭터가 된 홈즈는 매니아들의 '홈즈 놀이'로 유명 합니다. 코난 도일이 쓴 작품들 - '정전'을 문자 그대로의 진실로 가정한 채 인물의
연대기라든지 (주로 작가의 부주의에 의한) 작품 속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수많은 논문과 패러디물이 꾸준히 나옵니다. 가령 왓슨의 부상 부위에
대해 총알의 파편이 어떻게 동시에 어깨와 다리를 관통하는지 물리학적인 분석을 한다든지 왓슨이 평생 부인을 몇 명 두었는지 홈즈가 졸업한
대학은 어디인지 따위를 진지하게 토론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이런 '홈즈 놀이'의 정점에 있는 작품 중 하나가 소설 '7퍼센트 수용액' 입니다. 프로이트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모리어티 교수'라는 황당한
인물의 등장, 홈즈의 코카인 중독, 독신주의 따위를 매우 논리적이면서도 충격적으로 해명하고 있으며 작품 자체의 재미도 충분 합니다.

- 루팡(뤼팽)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은 욕을 처먹어야 합니다. 그는 기획 단계부터 작정한, 명백한 아류작을 쓰는 주제에 '셜록 홈즈를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으며 그러고 나서는 원작자가 금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름 철자를 바꾸는 치졸한 방법으로 홈즈를 작품에
여러 번 등장시켜 난도질 합니다. 코난 도일에게 '홈즈'는, 비록 작품이 크게 성공했고 종종 그 성공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열중하지는
않았고 꾸준히 인기와 무관하게 자신이 쓰고 싶은 다른 작품들을 써나갔지만, 한 때 총망받는 '순수' 문학도였던 르블랑은 줄창 루팡만 써댑니다.

- 홈즈를 멋대로 갖다 쓰는 작가는 르블랑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후대의 작가들은 이를 거울 삼아 자신의 소중한 캐릭터를 보호하는데 보다
신경을 씁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1976년에 사망했으며 죽기 얼마 전까지 꾸준히 집필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전성기였던 1940년 대에 2편의 장편을 써두고는
자신이 죽고 나서 발표하도록 합니다. 그 중 한 편은 그녀의 대표적인 탐정 '포와로'의 죽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미 포와로를 죽이고
나서도 30여 년간 더 그가 등장하는 소설을 써온 셈입니다. 그녀가 죽고나서 포와로의 죽음이 발표되자 신문들은 홈즈와 마찬가지로 부고 기사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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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수가없다
12/01/12 13:34
수정 아이콘
셜록홈즈 전집을 사서 읽고나서, 뤼팽읽어볼까 하고 르블랑의 뤼팽 전집 읽은후 셜록홈즈 전집은 이사할때 버려버린 입장으로 르블랑이 욕을 처먹어야 한다는건 동의하기 힘드네요.
아우구스투스
12/01/12 13:47
수정 아이콘
작품성의 문제가 아니죠.

누군가가 버틸수가없다 님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님의 물건을 마구 사용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당연히 욕을 처먹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지 않으신가요???
12/01/12 14:06
수정 아이콘
뤼팽 재밌죠. 저도 뤼팽쪽이 더 맞더군요. 그런데 모리스 르블랑이 욕처먹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 시대를 더 늦게 태어났으면 소송으로 털리거나 아니면 그 전에 아류작에 표절논란으로 작살날 만한 짓이고, 시대를 더 일찍 태어났다면 모욕죄로 백주대낮에 칼침맞을 만한 짓인데요.

해리 포터가 뜨니까 어떤 옆나라 작가가 비슷하게 나무지팡이 들고 마법학교에서 적과 싸우는 소설을 썼는데 주인공한테 얻어터지고 짓밟히고 머저리 취급당하는 찌질이 캐릭터로 패리 호터라는 인물을 설정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레지엔
12/01/12 13:42
수정 아이콘
캐릭터 물로 홈즈는 참 좋지만 추리물로는 이제 와서 보기엔 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애거서 크리스티가 아직도 추앙받는 건 트릭보다도 드라마에 있고 결국 이게 본질일텐데, 홈즈는 드라마가 약하지 않았나 생각하긴 합니다. 딱 하우스를 보는 느낌(..) 쓰고보니 하우스 칭찬이네요.
알킬칼켈콜
12/01/12 14:10
수정 아이콘
저는 드라마가 약한 그 점에서 홈즈가 너무너무 좋더군요.

드라마가 있는 작품들..그러니까 애거서 크리스티나 현대의 추리물들은 너무 찌질거린다는 느낌이 강해서요. 쿨하게 드라마 따윈 없거나 비중이 작은 홈즈가 제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추리물이었습니다.
위원장
12/01/12 13:55
수정 아이콘
뤼팽 시리즈도 재밌죠. 근데 기암성은 안 봤음...
데스싸이즈
12/01/12 13:56
수정 아이콘
저는 코난을 보다보면 홈즈가 생각나고 김전일을 보다보면 애거서 크리스티가 생각나더군요.
느낌이 정말 비슷합니다.
알킬칼켈콜
12/01/12 14:13
수정 아이콘
코난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드라마라고는 없죠. 이제는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저는 그점에서도 김전일보다 코난이 좋습니다만
Catheral Wolf
12/01/12 14:04
수정 아이콘
뭐 여튼 요즘하는 영드 셜록은 재미있어요.....두번보세요
드랍쉽도 잡는 질럿
12/01/12 14:12
수정 아이콘
코난 도일이 친구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이야기는 진짜일지.
몽키.D.루피
12/01/12 14:15
수정 아이콘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완성도보단 캐릭터의 힘이죠. 가장 매력적인 탐정, 아니, 천재 탐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셜록이니까요. 사실 장르라는 것도 점차 완성되는 거지 초창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많을테니까요..
High-End
12/01/12 14:51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헐록 쇼메즈 보단 뤼팽을 더 스릴있고 흥미있게 봤습니다

초등학교떄 그런 멋있는(?) 도둑을 처음 접해봐서 저까지 손 버릇이 나빠졌다는..
12/01/12 15:00
수정 아이콘
애초에 홈즈가 나오는 작품을 다른 추리소설들과 비교하는건 무리가 많습니다. 수준 어쩌고를 떠나 후대의 모든 추리소설 혹은 탐정소설이
홈즈에 빚을 지고 있으니까요. 일종의 선점 효과 덕도 크지만 워낙 그 캐릭터가 오래도록 인기를 유지해서 착시를 일으키곤 하는데
홈즈는 100여 년 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확립되기도 전의 작품 입니다.
애패는 엄마
12/01/12 20:45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셜록 홈즈에게 지금의 잣대를 적응한다면 좀 그렇죠. 추리소설이 나오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LowTemplar
12/01/12 16:38
수정 아이콘
홈즈니 뤼팽이니 앨러리 퀸이니 걍 되는대로 다 보는 저로선.. 르블랑이 잘못했음을 부정할 수가 없네요.
캐릭터 갖다 쓰는 거 허락도 안 받아놓고 기암성과 뤼팽vs숌즈에서 홈즈를 상찌질이로 만들어 놨으니..

차라리 아르센 뤼팽의 모험에 나오는 단편에서의 홈즈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Vantastic
12/01/12 16:58
수정 아이콘
저번주에 시작한 BBC 셜록 시즌2 정말 잘뽑았더군요. 1화는 정말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중에 최고라고 생각하고(원작을 정말 절묘하게 비틀었다고 해야될까요.. 보는 내내 감탄만 남발했습니다. 정말 넋을 놓고 3번 봤네요.) 2화는 살짝 개연성이 꽤 떨어져서 실망하긴 했는데.. 3화를 위한 떡밥을 남겨놔서 엄청나게 기대중입니다.

그에비해 얼마전 개봉한-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나오는-영화 셜록은 1편보고 그냥 2편부터는 보지 말아야겠다...란 생각에 스킵.
헤르세
12/01/12 19:12
수정 아이콘
아오... 헐록 숌즈 진짜;;;

저도 추리소설을 무지 좋아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무심코 읽었던 셜록 홈즈 영향을 많이 받았죠.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이고 완역본 전집도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한동안 수없이 반복해서 읽었는데 읽어도 읽어도 재밌더군요^^;; 그 영향인지 추리소설 고르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가 탐정 캐릭터가 되어 버렸죠. 앨러리 퀸 소설도 그래서 좋아하고.. 크리스티 소설도 한동안 포와로 것만 골라서 읽었고;;
영드 셜록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 [m]
헤르세
12/01/12 19:15
수정 아이콘
근데 영드 셜록이 셜록 홈즈의 사생활이라는 영화를 많이 차용했다고 영드갤에서 봤는데 한 번 보고 싶어도 파일을 구할 수가 없더군요 ㅠㅠ 혹시 볼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계신가요? [m]
어떤날
12/01/12 22:27
수정 아이콘
레지엔 님의 말씀에 동의하게 되네요. '추리물'로써의 홈즈는 사실 좀 부족해 보입니다. 복선이 치밀하거나 한 것도 별로 없고 그냥 홈즈가 쭉 설명하면 아 그런가 보다 하고 결론이 나게 되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보니... 독특하고 천재적인 캐릭터를 제외하면 많이 끌리진 않더군요.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그냥 먼치킨 캐릭터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인 거 같아요. 어쩌다 보니 그 먼치킨이 탐정을 했을 뿐.
불량품
12/01/12 22:59
수정 아이콘
말미에 언급하신 애거사 크리스티 하니 추리물에 처음 빠져들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막연히 두편정도 사야겠다 싶어서 서점에서 두권을 골랐는데
그 두책은 바로 '열 개의 인디언 인형' 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전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을 재밌게 독파하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첫장을 펴자마자 미칠듯한 데자뷰에 시달렸습니다 흑흑흑흑...
그날따라
12/01/13 00:34
수정 아이콘
추리물을 김전일 만화로 시작해서 애거사꺼 보고 홈즈보니 명성보단 추리묘사가 별로네 했던 기억이.
근데 셜록 홈즈는 액션 활극 요소가 많아서 셜록의 캐릭성과 더불어 아직까지도 리매이크 되는 요소라더군요.
다른 추리소설 주인공은 앉아서 추리만 해서 극화하면 별 재미가 없다고.
Surrender
12/01/13 04:34
수정 아이콘
현지에서 체감상으로 느끼기에 영화 '셜록 홈즈'보다 BBC 드라마 '셜록'이 좀 더 인기가 있는 듯 하네요. 일요일 오후 8시 30분은 셜록 타임이라고 어지간하면 본방 사수하는 분위기거든요. 마치 X팩터 타임이던 토요일 오후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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