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7/26 22:31:38
Name 3947
Subject [일반] 길 길잃은 외국인(미국인 교포)을 도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안녕하세요 3947입니다.

오늘 길을가는데 한동양인 남자가 길을 잃은듯 지도를 펴고 쩔쩔 매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먼저 다가가서 혹시 길을 잃어 버린거냐 하고 물으니까...

알고보니 자기는 교포고 지금 동대구역을 가야 된다고 동대구역까지 걸어서 갈건데 어느방향으로 가야되냐고 약간의 한국말+대부분은..영

어로 이야기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동대구역까지 걸어 갈려면 2~3시간정도는 걸린다 라고 이야기 하니까 자기는 어떻게 해서든 일단 동

대구역을 가야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저의 어설픈 영어로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 해보니...이메일 확인과 자료검색을 할려고 pc방에 갔는데

잠깐 화장실 간사이에 지갑과 여권 등등..이 들어있는 가방같은걸 잃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하고 하니...경찰은 아마 못찾을

거라고 이야기 하고 그래서 문화원(?)인가에 전화를 해서 어찌저찌 이야기 하니 그런건 자기들 일이 아니라며 미국대사관에 문의하고 미국

대사관에 가야 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동대구역까지 가서 서울로 가야된다...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기차는 무슨돈으로 타고갈거냐고 이야기 하니까 기차를 뭐...공짜로인가 타고 가는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경

찰에게 들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걸어서 동대구역까지 일단 가겠다 라고 이야기 하길레 제가 제 주머니에있던 전재

산 15000원을 털어서 이돈이면 입석으로라도 동대구역에서 서울역까지 갈수 있을거임 이라고 돈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과 휴대전

화번호를 적어 가더군요. 그러면서 보상하겠다고 했는가...잘못알아 들었는데 고맙다 자기이름을 이야기 해주고 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그분은 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아 난 참 착해..."하면서 약간의 만족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머님(아주 세세하게 이야기를 들으시는 않으셨지만...)이 그거사기인듯...니가 당한거같다...라는 이야기를 듣는순간 뭔가 허탈하더군요.

어머님이 그런이야기를 한것도 이해하고 어느정도 그럴가능성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나는 분명 좋은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상황적으로 봤을때 고작 몇만원 노리고 저런 연기를 했을거같지도 않은데...그런소리를 듣고

그런생각을 하니까 뭔가 찝찝한게...좋은일 하고도 찝찝한 느낌이 드네요..

좋은일을 한거같은데 뭔가 화장실 갔다가 뒤를 덜닦고 나온듯한 찝찝함을 내가 왜느껴야 하는지 회의감도 들고 뭔가 이상한 기분이네요.

여러분은 그런적이 있으신가요? 좋은일하고도 뭔가 찝찝한...

두서없이 횡설수설한 글을써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7/26 22:36
수정 아이콘
저도 옜날에 어리숙할때 한번 당했음...고속터미널에서...전화벌호 계좌 다 적어가고 꼭 갚는다고 몇번이고 말하더군요 결과는바이 바이 그냥 잃어버렸다 생각하시는게 편하실꺼에요 아마 비슷한 일들이 더러 있을겁니다. 그뒤로 잠깐만요 대학생인데요 와 함께 말걸어도 처다보지도 않게됐음 [m]
11/07/26 22:54
수정 아이콘
믈론 사기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어머님의 생각이 세상을 피해없이 살아가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높지 않은 확률로 그분이 정말 어려움에 처한 분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혹시나 사기 당하는것 같더라도 잃어버린 돈이라 생각해도 괜찮은 선에는 그냥 잊어 버립니다. 만약에 상대가 사기꾼이라면 그 사람은 평생 빌어먹을 팔자라고 셍각하면 그만이죠.
11/07/26 22:54
수정 아이콘
사실 유사한 사례들을 터미널이나 역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기에... 그냥 좋은 일 하셨다 생각하세요!
11/07/26 23:08
수정 아이콘
서울역에서 기차 기다리고 있는데, 부산까지 택시를 타고 가야 되니까 35만원만 달라던 아저씨가 떠오르네요
내가 그렇게 호구로 보였나
Nowitzki
11/07/26 23:10
수정 아이콘
제 여자친구가 작년에 겪었던 일이랑 같은데요?
저도 대구살고 당시(겨울이었음) 여친이 대백프라자 근처에서 한국말 서투르고 교포라고 하는 사람이
입술 새파래져 가지고 덜덜 떨고 있었다고.. 자료검색하다가 지갑이랑 여권잃어버렸다는 것도 비슷하구요..
경찰에 신고했는데 못잡는다고 얘기한것 까지 제가 기억이나네요.. 지도들고 있었다는 것도 같고요
당시 여친은 돈이 천원밖에 없어서 천원만 줬다고 했었거든요..

글쓴분 괜히 더 찜찜하실까봐 그냥 지나가려다가.. 너무 비슷해서 얘기해보네요 ㅜ
11/07/26 23:26
수정 아이콘
쩝...돈 15000원 그냥 잃어 버렸다고 생각하는게 맞는거같네요..그리고 어머니 입장에서 다시생각해보니 사기라고 생각하는게 맞는거같습니다. 위로 답변들 모두 감사합니다.
11/07/26 23:51
수정 아이콘
글쓴분은 정말 선의로 좋은 일 하셨는데 좋은 결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손해를 보신거더라도 15000원 보다는 훨씬 크고 아름다운 마음이 있기에 앞으로 좋은일이 있을 겁니다. ^^
방과후티타임
11/07/26 23:57
수정 아이콘
다시 받으려고 생각하고 준게 아니라면 뭐, 좋게 좋게 생각하면 되죠
11/07/26 23:58
수정 아이콘
혹 그자가 리얼 사기꾼이었더라도, 글쓴님께서 진실된 마음으로 돕고자 하여 선의를 베푸신 것이므로.

님은 걍 좋은 일 하셨다는 마음으로 뿌듯해 하셔도 됩니다! 응응.
11/07/26 23:59
수정 아이콘
후... 제가 20살때 겪었던 것과 아주 비슷하군요. 전 말을 좀 제대로 못하는 아저씨분께 차비+식사비 해서 한 3만원인가 드렸습니다. 집에 가서 꺼내가는 걸 어머니가 보고 너 그거 사기다라고 하면서 극구 말리셨지만 전 드렸었죠. 꼭 갚겠다고 계속 인사하시고...
나이를 좀 더 먹고 군대도 갔다오고, 또 저런식으로 접근 하는 분들을 몇차례 더 마주치고 나서 정말 뭐랄까 허무하더군요;;
소오강호
11/07/27 00:07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대구 출신인데 고등학교 다닐 때 유신학원 근처였는데요. 수원 가야 되는데 지갑 잃어버렸다고 자기 주민등록증 보여주면서 뭐라뭐라 하길래(지갑 잃어버렸는데 주민등록증 있는 거 자체가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죠-_-;; 그 땐 어려서 순진했는지 흐흐) 제 이름, 전화번호 다 알려주고 당시 제 전재산이던 만원 빌려줬는데 역시나 연락 따윈 없더군요. 그래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진 않네요. 3947님이 먼저 다가 가신 거고 노리고 달려든 게 아니라 지도 펼쳐 놓고 쩔쩔 매는 연기까지 하는 경우는 아직 주변에서 못 봐서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린언니
11/07/27 00:30
수정 아이콘
전 일본인 교포(?)에게 만원 주고 온적이 있지요.
그때 군대가기 일주일 전인가 그랬거든요. 그냥 아닌줄 알았는데도 줘버렸어요...
물론 그 이후론 절대 당하지 않습니다 -_-;
StayAway
11/07/27 00:51
수정 아이콘
자신 안에 여전히 따뜻한 인간미가 있음을 발견하고 만족하셨다면
만 오천원이라는 액수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만 오천원이 날아가는 일은 흔하지만
내면의 따뜻함을 지켜나갈 기회는 흔치 않거든요
위원장
11/07/27 01:02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 겪었을땐 돈도 주고 그랬었죠. 아닌 것 같았는데도 말이죠.
근데 사실 저런 사람들이 요즘엔 너무 자주 눈에 띄어서....-_-
요즘엔 말걸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사람을 각박하게 만드는...
라니안
11/07/27 07:21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거 혹시 이상한 사람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뭐 그만큼 요즘 세상이 각박한 것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손해보셨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확실한 것도 아니고
정황을 보니 정말 어려운 사람일 수도 있겠네요
베푼만큼 이익보신겁니다 좋게 생각하세요
으랏차차
11/07/27 08:42
수정 아이콘
글쓴이 님이 당하신거네요... 이거 100% 사기이고 절대 돌려주지 않습니다.

뭐 몇백만원처럼 고가의 돈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요..... 15000원이니까요.

이런 사람들 터미널이나 기차역에 엄청 많고 저한테도 다가온 사람 몇 명 있었습니다.

자기가 술에 취해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돈 좀 꿔줄 수 있나고...

나중에 돌려줄테니까 이름과 계좌번호를 적어달라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모두 거짓말입니다.

쩝.... 뭐 님께서 선의의 목적으로 돈을 주셨다기에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런건 모두 사기입니다.

얼마 안되는 돈 가지고 제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게 좀 쪼잔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제대로 알건 알아야 됩니다.

다음부터는 함부로 도와주지 않는게 좋겠네요.
11/07/27 12:17
수정 아이콘
사실이야 어쨌든 3947님의 마음이 찜찜하시면 속은거고, 마음이 따뜻하시면 착한일 하신겁니다.
왕까부리
11/07/27 16:29
수정 아이콘
글쓴님이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셨을테니 되었죠.. 이런생각 안하셨으면 계속 마음 따뜻하게 있었을텐데 사실이 어떻든 아쉽네요 ㅠㅜ
치매증상
11/07/28 23:55
수정 아이콘
사실이야 어쨌든 3947님은 정말 좋은 일을 하신겁니다.그 따뜻한 마음이 보기 좋네요.
복 받으실 겁니다.
찜찜히 생각지 마시고 앞으로도 그런 따뜻한 마음이 게속 지켜졌으면 좋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191 [일반] (별 쓸모없는?) 열차 탈 때의 잡다한 팁. (22:44 내용 추가) [36] Cool Gray15536 13/06/01 15536 30
42542 [일반] 저기요.. 어디까지 가세요? [7] 수지5142 13/03/04 5142 0
42215 [일반] (엄청스압) 사진 초보의 약간의 여행 사진과 짧은 이야기 [14] 신예terran7427 13/02/11 7427 1
42124 [일반] 부산 정모 후기 [72] 눈시H9183 13/02/05 9183 0
35277 [일반] 서울시, 112억원짜리 '한강 아라호' 매각 [22] 부끄러운줄알아야지8447 12/02/12 8447 2
35233 [일반] 아래의 열차이용중 제일 뒷자석 의자 논란을 보고,, [168] 부끄러운줄알아야지9986 12/02/10 9986 0
34789 [일반] 곽노현 교육감 1심 판결 내용 (간단하게) [190] 슬라이더6815 12/01/19 6815 0
32573 [일반] 그 차장 누나들은 어디 계실까? [10] 중년의 럴커6814 11/10/24 6814 8
31950 [일반] 그 때 그 날 - 과거 (4) 아버지 아버지 [15] 눈시BB4564 11/09/26 4564 4
31703 [일반] 야구장의 입석에 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8] AttackDDang6663 11/09/14 6663 0
30544 [일반] 길 길잃은 외국인(미국인 교포)을 도아주었습니다. 그런데... [19] 39477133 11/07/26 7133 0
30144 [일반] 으랏차차의 2박 3일 부산 여행기(2011. 07. 01 ~ 07. 03)(스크롤 압박 주의) [8] 으랏차차4555 11/07/06 4555 0
26692 [일반] 장거리 연애에 관한 단상 [28] madtree7766 10/11/27 7766 0
24644 [일반] 내일로 티켓 끊고 여행중입니다. (간단한 팁) [9] I.O.S_Daydream6412 10/08/27 6412 0
24433 [일반] 야구에 미친 스무살의 11일 야구일주기 - Chapter 0. 프롤로그 [5] AnDes4116 10/08/19 4116 0
15879 [일반] [잡담]오지랖 질... [25] 언뜻 유재석4497 09/09/10 4497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