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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09 20:18:19
Name RookieKid
Subject [일반] 빨개! 노래! 파래!................초래?
전 어릴 때부터 다른 과목보다 국어가 좋았습니다. 성적도 꽤나 높았구요.
고등학교 들어와서도 '언어 영역' 만큼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죠.

제가 약간 이상한걸지도 모르겠지만 남들이 맞춤법을 틀리면 고쳐주고 싶어서 입이 간질간질합니다.

그러다가 제 친구놈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와! 저 잠바(점퍼) 완전 초래!"

....초래?

저는 잘못들었나 싶어 "...뭐라고?" 라고 되물었더니

"초래! 완전 초록색이야!" 이러더군요.

전 인터넷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는터라(pgr은 가끔씩 들어옵니다만)
신조어 인가 했더니 그건 또 아니라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말은 없는것 같아
"야, 그런 말이 어딨냐?" 라고 했더니 친구놈이
"왜!? 빨개! 노래! 파래! 초래! 다 똑같은 맥락이지!" 라고 하더군요.
한술 더떠서 '보래' 라는 말도 있답니다.

이 녀석이 원래 말을 그리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 말은 없다고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근데....
분명 '그런말은 없다'는 제 의견이 우세 하긴 했습니다만, 5%정도가 '있다' 라고 말하고
"다들 그렇게 쓰지 않나? 난 쓰는데.." 라는 반응을 보이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빨개 는 빨갛다 에서 나온거고, 노래 는 노랗다, 파래 는 파랗다 에서 나온 것일텐데 초랗다 는 없잖아. 보랗다도 없고,
그러니까 그런 말은 있을 수가 없지!"
라고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짓더군요.

결국 국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제 생각(빨갛다, 노랗다, 파랗다)이 맞다고 정리는 되었지만
그 친구들은 그냥 쓰던대로 쓰겠다고 아직도 초래, 보래 이러고 다닙니다.

혹시 pgr 회원분들 혹은 회원분들 주위에도 이런 말을 쓰시는 분이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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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왕자
11/05/09 20:20
수정 아이콘
초래, 보래라는 말을 처음듣는 저로서는 신기하기도하고
그냥 문득 생각해보니 궁금하네요
빨갛다, 노랗다, 파랗다, 까맣다, 하얗다 등은 있는데
초랗다, 보랗다, 주홯다 등의 말은 없네요..

초록, 보라, 주황은 한자어라서 그런가??
잉? 그러고보니 보라는 한자어가 아닌것 같은데..
11/05/09 20:22
수정 아이콘
빨강 노랑 파랑은 순우리말이고 초록은 한자어라서 그런거 아닐까 싶었는데 보라도 순우리말이네요. 빛깔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형태소에 ~~함을 나타내는 ㅏ+이응이 접미사로 붙어 명사가 된 경우(빨강/노랑/파랑)에만 빨갛다 이런 식으로 히읗+다가 붙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양 -> 하얗다, 까망 -> 까맣다 역시 가능하고요..
흐름을잡다
11/05/09 20:22
수정 아이콘
경상도 쪽에서 짠것을 먹고 표현할때 '짜워' 라고 합니다.
사투리로 봐야 하는건지모르겠는데 약간은 유사한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스트릭랜드
11/05/09 20:22
수정 아이콘
친구분 너무 귀엽네요. 10년만 젊다면... 저도 써보고 싶네요.

초래~보래~~ 아~ 귀엽~^^*

주변 사람들이 저의 그런 모습을 보면 미친 줄 알 듯...;;
11/05/09 20:24
수정 아이콘
전 어렸을때부터 보라색을 포도색이라고 말했는데
초등학교때는 애들이 전부 물들어서 전부 포도색이라고 말합니다
11/05/09 20:24
수정 아이콘
품사 문제군요. 흐흐.

빨갛다, 노랗다 등은 형용사.
보라, 초록 등은 명사.

빨갛다, 노랗다 등은 매치되는 명사가 있는데,
보라, 초록 등은 매치되는 형용사가 없군요.
하늘의왕자
11/05/09 20:24
수정 아이콘
이러니깐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중의 하나로 한글이 꼽히는듯...
진짜 한국인이 봐도 어렵고 헷갈리는게 한둘이 아닌데, 외국인들 보면 돌아버릴듯 ㅡ.ㅡ;
홍승식
11/05/09 20:2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말에는 녹색[Green]이 없는 거 같아요.
빨강[적,Red], 노랑[황,Yellow], 파랑[청,Blue], 검정[흑,Black], 하양[백,White] 등 다른 원색류의 빛깔 이름은 있는데,
초록색[Green]에 해당하는 빛깔 이름은 없네요.
11/05/09 20:30
수정 아이콘
보라색도 어디선가 따온 것 아닐까요?

제가 아는 우리말 색은 다섯가지거든요.
빨강, 파랑, 노랑, 하양, 까망.

정확히는, 색을 의미하는 자음어요.

비읍+리을+기역이 빨강
피읍+리을 이 파랑
니은+리을 이 노랑
히읗+이응 이 하양
기역+미음 이 까망.

여기에 밝거나 어둡거나하는 뉘앙스의 '모음'이 붙어서 색을 표현하는 거죠. 파랗다 와 퍼렇다 처럼요.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본문을 읽어보니 보라색이 있네요. 어딘가에서 따온 이름일 것 같은 느낌이 마구...
하늘의왕자
11/05/09 20:31
수정 아이콘
우리 선조들은 빨강, 파랑, 노랑, 하양, 까망을 제외한
색깔은 그럼 뭐라고 표현을 했던걸까요?ㅡ.ㅡ;;;
11/05/09 20:33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색채 관련 어휘 중에서 관형어가 될 수 있는 색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정 -> 검은, 하양 -> 하얀, 노랑 -> 노란, 파랑 -> 파란, 빨강 -> 빨간
반면 초론? 보란? 횐? 이런 어휘는 없는데요.
저 위의 다섯 색깔만 관형어가 있는 것은 저 다섯 색깔이 우리의 전통 색인 '오방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
우리 민족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색이었기 때문에 다른 색보다 관형어가 될 여지가 많았겠지요.
큐리스
11/05/09 20:36
수정 아이콘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하늘은 파랗다고 주로 하고 숲은 푸르다고 하니까..
푸른색이라는 말을 초록색으로 봐야 될 것 같기도 한데요.
11/05/09 20:40
수정 아이콘
창원에 삽니다만
위에 덧글에서 나온 짜워! 많이 씁니다 크크크
짜가워의 축약형같이요.
그리고 서울분들은 찹다라는 말을 못알아 듣더군요.....충격이었습니다... [m]
OutOfControl
11/05/09 20:43
수정 아이콘
국문학과 교수님이 "딸이 어린아이 때 썼던 말인데, 너무 아름다워서 수업시간에 꼭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말씀하셨던 단어가
정확히 보래, 초래 였습니다. 크크 마음같아선 다들 아이처럼 이런 말을 할 수 있음 좋겠다면서..
순우리글에 대한 사랑스러움을 많이 갖고 계신 분들 혹은 한글의 다양한 어휘에 매력을 강하게 느끼시는 분들일수록 이러한 발상에서 나온 단어를 참 좋아하시더군요.
임요환의 DVD
11/05/09 20:52
수정 아이콘
맛있다를 마싰따 라고 하는 사람들은 마딨다가 웃기다고 하지만 맛없다를 마섭따라고 하는 사람은 없죠. 이상하죠? [m]
11/05/09 21:10
수정 아이콘
흠... 전 애로사항에서 애로를 떼서(거기서 떼넨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입에 붙은 말이라...)

좀 애매하다라는 말을 애로하다라고 많이 썼는데

최근에 친구한테 좀 애로하다라고 말했다가 핀잔 들었습니다.

애로하다라는 말 쓰시는 분 없나요>?
11/05/09 21:16
수정 아이콘
하얗다 까맣다 노랗다 파랗다 빨갛다
자체적으로 형용사를 가지고 있는 색깔은 백흑과 3원색 뿐이군요.
신기한 건 일본어도 마찬가지라는 거.
염나미。
11/05/09 21:21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쓴맛과 씹은맛의 차이 아십니까??

한약은쓰고
가루약은씹죠
염나미。
11/05/09 21:26
수정 아이콘
씹다는 사투리인데
양약을 먹었을때 역한 그 느낌을 씹다 라고 하는게 가장 적합합니다
알약을 삼키지 못했을때 나는 그맛!!!
한약이나 풀 등을 먹었을때 나는 그 맛는 쓴 맛이구요

미묘한 차이인데 이걸 아는사람이 있고 모르는사람이 있더군요
귤마법사
11/05/09 22:15
수정 아이콘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초록색의 우리말은 푸른색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왔듯이 풀색이 푸른색으로 되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한자의 靑(푸를 청)이 파랗다와 푸르다를 동시에 쓰면서부터 혼동이 되고 기존에 있던 푸른색은
역할이 약해졌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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