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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5 17:22:20
Name love&Hate
Subject [일반] 산장.
나는 매년 겨울마다 해마다 빠짐없이 그 산에 올랐다. 내가 그 산을 자주 오른것은 내가 원래 등산을 좋아했던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산에는 나와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가 살던 산장이 있었고 또한 그 산의 겨울 경치는 지금까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정도로 훌륭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그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이미 익숙할데로 익숙해진 그 산장으로 가는 길을 열심히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그 건물을 마주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산장을 가는 길 한가운데에는 굉장히 큰 마치 병원처럼 하얀 건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 크기는 작은 실내 체육관 정도로 집치고는 큰 규모였으며 그리고 그 건물은 정확히 산장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었다. 한마디로 길이 없어졌다. 그 건물로 인해 그 곳은 막다른 길이 되어버렸다. 누가 이런식으로 건물을 허가를 냈을까 생각도 했으나 산중이니 허가 등의 행정상의 관리가 허술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갈 길은 멀어보였고 어떤식으로 가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나는 일단 그 건물에 들어가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똑똑똑. 계세요?"




나는 그 건물의 관리인을 쉽게 만날수 있었다. 20대 중반처럼 보이는 여자. 정장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치마를 입은 서구적이고 도시적인 그녀의 외모는 산속이라는 배경과 어울리지 않았다. 한순간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다 그녀가 여러번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녀의 이야기는 내 귓가에 들리게 되었다. 그 여성은 이곳이 한 종교단체의 일종의 기도원이라는 것과 생긴지는 아직 1년이 채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이 건물이 생기면서 이 길은 폐쇄 되었고 그 산장으로 가시려면 하산해서 멀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나는 호기심과 그녀에 대한 호감 그리고 혹시 그 산장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어떤 종교단체인지 물어보며 조금 둘러보아도 괜찮냐고 제안했다. 그녀는 흔쾌히 동의하며 구경은 시켜드리겠으나 마음에 들더라도 절대 입회는 할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은 입회를 할수 있는 기간이 아니라는 뜻모를 이야기를 나에게 던졌다.






그 험상궂고 덩치 좋은 사내는 인상과는 달리 맑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관리실을 출발해 그 기도원을 둘러보러 나가려던 와중에 마주친 그 남자는 처음에는 내가 그 남자에게 그랬듯 나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다만 그녀가 귓속말로 몇마디 건네자 이내 밝은 표정으로 나의 손을 잡아 끌면서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겠다며 마치 어린아이 처럼 나섰다. 이건 또 무슨 혹인가. 굳이 그녀와의 오붓한 시간을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마치 겉보기에는 조폭같은 느낌의 이 사내와 함께 하는 것은 어째든 유쾌하지 않다. 하지만 거절할 입장은 아니다. 또한 그녀와 그 사내에게 있어 나역시 경계심을 가질만한 남자일꺼라는 생각또한 들었다.. 그래서 그녀 나 그 사내 이렇게 세명이 함께 그 터다란 기도원을 산책하게 되었다.




그녀와 그 조폭같은 사내와 둘러본 그 기도원은 마치 예전 카타콤같이 미로와 같은 구조였다. 좁고 긴 복도 로 이루어진 기도원. 중간중간에 방향전환이 이루어져 출구의 방향이 정확히 어디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였고 복도복도마다 문을 몇개를 열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으스스했으나 꽤나 즐거운 방문이었다. 그녀는 얼굴만큼이나 좋은 말재주를 가지고 있었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사내가 부담스러웠지만 그는 험상궂은 외모와는 달리 좀 모자라보일 정도로 해맑은 성격의 사람이라 그와의 동행도 나쁘지 않았다. 분명 나는 그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 빨간색 방문을 열기 전까지는. 그 빨간색방문을 열었을때 난 순간 혼절할뻔했다. 그 방에는 다리가 없어보이는 몇명의 환자들이 침대에 묶여있었고 벽에는 핏자국까지 있었다. 두려움을 뒤로한채 떨리는 마음으로 이분들은 왜 이렇게 있는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녀는 그들은 신의 계시를 받는 중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다들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면서 떨지 말라며 부드러운 손을 내 어깨에 올려놓았다. 무서워 할일도 아니지만 당신은 입회를 하지 않았고 우리 신자가 아니니깐 절대 당신과 무관한일이라고 걱정말라고 했다. 이것은 숭고한 행위이며 비 신자들이 바라보기에는 무서운 일일수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신성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부인이 보기에는 무서운 일일수도 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거부감이 든다면 빨리 다른 곳으로 가자며 내 손을 끌었다. 나는 다소간의 침착함을 되 찾고 왜 지금은 입회를 받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여전히 내손을 잡고 떨리는 내 마음을 진정시킬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람이 수용인원을 넘어가서 한명은 지금 화장실에 묶여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 했다. 그 순간 그간 참았던 긴장이 터져나오며 소름이 끼쳤다. 빨리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출구로 안내해드릴까요? 라고.





나와보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정말 기분 나쁜 곳이었지만 종교가 하는 일들이 보통 그렇듯 밖에서는 바라보면 이상한 일들이 나름 그들에게는 중요한 일일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무사히 나올수 있었기 때문에 들었던 아량이었으리라. 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그러려니 하고 넘기려고 했다. 내가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는 것을 인지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처음에는 그곳을 다시 찾는것이 무서워서 고민했지만 그곳이 정말 위험한 곳이라면 나에게 출구를 순순히 안내해주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그녀를 믿고 다시 들어가서 그녀를 찾았다. 비정상적인 곳이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안전한 곳일 것이라는 믿음에 그녀를 찾은 것이다. 다시 만난 그녀는 조금 바빠보였다. 지금은 안내를 일일이 해줄수 없으니 어떠한 안내도 없이 알아서 핸드폰을 찾아서 빨리 나가시라고 했다. 나는 내가 다녀온곳을 역순으로 더듬어 몇개의 문을 열고 지나간뒤 핸드폰을 찾았다. 그리고 내가 등뒤로 돌아 다시 출구를 향했다. 하지만 도무지 출구를 찾을수가 없었다. 이길이 아닌가. 정말 길을 찾기 힘든구조였다고는 하지만 온 그대로 되돌아 가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난감해하며 고민하던 그 순간 거대한 손이 나의 어깨에 놓였다. 나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




"놀라셨어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맑은 눈빛을 하고 있는 아까의 그 조폭같은 사내였다.  그 사내는 내가 반가워서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그랬다. 그리고 왜 다시 찾아오셨냐고 물었다. 핸드폰과 그간의 자초지종을 그에게 이야기했더니 출구로 자신이 안내를 해주겠다고 했다. 원래 이곳은 외부인에게 미로와 같아서 길을 잘 잃는다고. 그리고 그 사내는 나를 이끌고는 웬 막다른 방의 벽 앞으로 데려갔다. 그 벽은 분명 아까의 출구와 똑같은 구조였는데 다만 문 대신 벽이 있었다. 그 벽 옆에는 아까의 그녀도 서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늦었으니 빨리 가보셔야 한다고 그래야 산장에 제때 도착해야 한다며 다음에 또 볼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며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그녀와 그 남자는 나에게는 아무리봐도 벽인  그 벽으로 가르키며 나가시면 된다고 그랬다. 그곳이 출구라며.




"이게 무슨 출구라고. 장난치는것도 아니고."




그녀와의 작별은 아쉽지만 난 분명 이 기분나쁜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었기에 장난섞인 그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렇게 퉁명스럽게 쏘아붙혔는데 그녀는 기분나쁜 내색없은 없었고 오히려 그녀의 눈이 유난히도 반짝였다. 그리고는 그녀는 천천히 나에게 되물었다.




"여기가 문이잖아요. 아닌가요??"
"아니. 지금 시간도 늦었고 산길도 위험하고 빨리 나가야 하는데 장난은 이제 좀 그만하세요.. 이게 벽이지 무슨 문이라고..."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이 다시금 움직였다.
"그렇다면 이제 입회가 허락되는 시간이 되었군요."
그 험상궂은 사내의 이질적인 맑은 눈빛은 그에게 어울리게 촛점이 흐려져 있었으며 어느새 그의 오른손에는 못이 듬성듬성 박힌 큰 각목이 들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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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25 17:31
수정 아이콘
들어올땐 마음대로지만 나갈땐 아니란다.

기승전훈의 구조가 아니군요. 덜덜덜
Darwin4078
11/04/25 18:59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다음은 주인공에게 각목이 날아와서..
11/04/25 20:12
수정 아이콘
퍽!

"으악!!"

사내의 못 박힌 각목이 그의 엉덩이를 세차게 내려쳤다.

"찰지구나!"


"크윽..안돼! 난 이곳을 빠져나가겠어!"

그는 엄습해오는 고통에 위기를 느끼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벽을 뛰어 넘어 도망가기 시작했다.

"벽을 뛰어넘어갔어요! 잡아요!"

그녀는 아까와는 사뭇 다른 도드라지고 앙칼진 목소리로 각목을 든 사내에게 말했다. 사내는 그러나 급할 게 없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엉덩이를 각목으로 때렸으니 멀리가지 못할겁니다."

"헉 헉,.."

그는 필사적으로 숲속을 달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힘이 빠져갔다. 아까의 각목때문인가..?

"으윽...힘이 빠진다..안돼.."

"후후,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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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기 산장으로 가야하는데...
제가 잘못 온 것 같네요. 그냥 나갈게요.

"후후, 들어오는건 맘대로지만 나가는 것은 아니란다"
으랏차차
11/04/26 09:34
수정 아이콘
엉덩국의 패러디가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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