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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3/27 07:38:49
Name 눈시BB
Subject [일반] 임진왜란 - 0. 주요 쟁점 사항
임진왜란 편을 준비하면서 뭐를 얘기해야 될까 참 고민되네요. -_-; 대충 지금까지 결정한 걸 나열해 보죠. :)

임진왜란만큼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전쟁사는 없을 겁니다. 이전에 얘기했던 삼국시대 전쟁사, 특히 고구려의 경우 사건 하나하나는 인기가 많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부족한 면이 많죠. 고려 역시 마찬가지구요. 주로 "우리 민족은 이렇게 열씸히 싸웠다능!" 이런 용도로 알려진 것들이죠.
반면 임진왜란은 상당히 자세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책으로 치면 정말 많고 해전사나 의병 개인 하나하나까지도 다룬 책들이 보이죠. 게임으로는 충무공전과 임진록이 있죠.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임진왜란 이름만 나오면 할 얘기 많을걸요? :)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그보다 더 최근인 호란에 비해서 기간도 길고 드라마틱한 면도 크죠. 하필 그 전쟁을 일으킨 일본에게 나라가 망한 만큼 그 둘을 연결시켜서 "이 왜놈들 -_-" 하는 것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죠. 그 시대도 마찬가지였던 것이, 제 키가 180이라고 하는 정도의 과장을 넣으면 그 때 글 쓸 줄 아는 사람은 전부 기록을 남겼다고 봐도 될 정도죠. 최근의 사건인 것과 7년이라는 기간, 그 후의 역사에 미친 영향, 풍부한 사료, 현대에도 이어지는 감정, 이순신이라는 엄청난 영웅의 등장... 이러한 것들이 임진왜란이 인기 있는 이유일 겁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쟁점 사항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거센 반론을 받고 있는 전쟁 준비 문제가 있습니다. 조선은 일본이 쳐들어오든 말든 무시하고 전쟁 준비를 안 했을까? 아니면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걸까? 그렇게 했으면 왜 초반에 그렇게 밀렸을까 이런 거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신립은 왜 그랬을까, 조선은 왜 그리 쉽게 밀렸나, 해 준 것도 없는데 의병은 왜 그렇게 많이 일어났나 같은 의문들이 있죠.
히데요시가 왜 전쟁을 일으켰는지도 여러 가지 설이 있고, 사실 그 중 하나만 꼭 집기보단 이런 이유들로 인해 임진왜란을 일으켰다고 하는 게 낫겠죠.
해전으로 가 보면 환단고기와 함께 2000년대 전후로 크게 열풍을 일으켰던 원균옹호론이 있고 (원균옹호론과 환단고기에서 말하는 방식은 정말 똑같습니다) 거북선은 대체 어떻게 생겼냐, 철갑선이기는 했냐는 논쟁 (거북선을 철로 둘렀다는 기록이 기록에 확실히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봤는데... 없어요 -_-; ), 이순신 전사설, 김억추 소드마스터설 등등... 명량해전도 울돌목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그 뒤로 물러나서 우수영 앞바다에서 벌어졌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선조와는 달리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광해군은 그 비극적인 몰락과 함께 크게 재평가되었고, 당파싸움 쪽을 보면 동인인 류성룡-이순신의 활약으로 동인 > 서인 -> 그니까 인조반정 이후 서인 천하가 됐으니 망했다는 말이 있죠.

마지막에 가서 조선이 이겼냐 졌냐는 것도 있습니다. 아예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었다"는 책이 있을 정도죠. 이 때 사실상 조선은 망했고, 그 죽일 놈의 유교 때문에 정체되어서 이백년 동안 천천히 죽어갔다... 이런 것도 심심하면 볼 수 있더군요. 오죽하면 이순신 잘난 건 알겠는데 왜 없어져야 될 나라를 살렸냐는 말까지 있으니까요.

결국 단 7년이라는 기간을 생각하면 정말 많은 말들이 오갔고, 많은 정보들이 있으며, 많은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 임진왜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부터 그걸 얘기해 봐야겠네요. 어떤 말들이 오갈지 기대됩니다. '~'

제 실력도 있고 하니 이런 걸 다 논하진 못하겠구요. 아마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후삼국 때처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을 것 같지만요. 이번엔 분량 조절 좀 제대로 신경 써야겠네요. -_-;

조선의 전쟁 준비 - 빛
조선의 전쟁 준비 - 어둠
-> 말 그대로 조선이 전쟁 준비를 했는가 안 했는가입니다. 일단 제 결론은 나름대로 잘 했지만 그건 오랑캐 방어용일 뿐 전면전에선 밀릴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고 그게 선조의 잘못이라기보단 조선이라는 나라의 한계였다... 정도겠네요.
나라가 망한다 -> 쭈우욱 밀리죠. 여기서 조선과 일본의 차이를 좀 다뤄보겠습니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 -> 의병 부분이죠.
형 왔다 -> 명군에 대해서 좀 얘기해보죠.
조선에는 이순신이 있었다 -> 더 말이 필요한가요?

아무래도 임진왜란은 잘 알려진 편이니 전체적인 전황을 설명하기보다는 이렇게 편을 나눠서 해도 될 듯 하네요. 다만 정유재란은 그게 비교적 덜 하고 워낙에 임팩트 있는 전투가 포함돼 있으니 좀 세부적으로 나눠보죠.

칠천량, 원균의 작품 -> 다들 M을 느껴봅시다.
직산, 조선을 지켜라 -> 형이 또 왔네요.
명량, 천행 -> 이순신 장군 만세!
울산, 상처 입은 호랑이 -> 잘 나가다가 뭐 하는 건지 -_-;
노량, 전쟁의 끝 -> 다들 묵념...

후폭풍 -> 임진왜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고 그 이후도 한 번 다뤄봅시다.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_@; 그럼, 곧 시작하겠습니다.

그냥 가면 뭐 하니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본 실록에서 웃긴 기사 두 개 던지고 갑니다. 더 찾아내면 아예 따로 글로 쓸려고 했는데 힘드네요. 첫 번째는 제법 유명한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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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7권, 4년(1404 갑신 / 명 영락(永樂) 2년) 2월 8일(기묘) 4번째기사
임금이 사냥하다가 말에서 떨어졌으나 사관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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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에 상이 편전으로 나아가 침을 맞았다. 왕세자가 입시(入侍)하고, 약방 제조 김명원·유근【임금의 지척에서 감히 방귀를 뀌었으니 이는 위인이 경솔한 소치이다. 】·윤돈, 의관 허준(許浚)·이공기(李公沂)·김영국(金榮國)·허임(許任)이 입시하였는데, 사시에 끝내고 나갔다. 합문(閤門) 밖에서 사주(賜酒)하라고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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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한 번 끼는 것도 다 기록하는 사관의 위엄입니다. -_-;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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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군
11/03/27 07:48
수정 아이콘
항상 좋은 글 잘 읽고있습니다.^^
이번에는 임진왜란편이 시작되는군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이 갖고 있는 의미가 오랭캐들이 난을 일으켰다로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리고 임진왜란은 조일전쟁, 병자호란은 조청전쟁으로 표현을 바꾸는 것이 어떨까 하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도 있구요.
이런 명칭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감성소년
11/03/27 07:50
수정 아이콘
최근에 쇼군2: 토탈 워 라는 게임이 나오기도 했고, 이번 연재 참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저는 특히 임진왜란 당시 삼국이 맞부딪힐 때 각국의 국력이 어느정도 됐는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무리수마자용
11/03/27 08:00
수정 아이콘
나오는 질문들이 독자의 마음을 잘 헤아린 것 같아서 애독하겠습니다. 아니 그런거없어도 애독하겠지만요 흐흐
11/03/27 08:17
수정 아이콘
한반도 역사중 조선 역사를 가장 좋아하는지라 기대가 되네요.
사실 조선 역사는 기록이 상당히 많은지라 이야기할 때의 재미가 훨씬 크고
추상적인 내용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 좀 더 현실성이 있달까.. 그래서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인들의 조선에 대한 악감정에 대한 반발심인지 몰라도
조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한심하지 않았다니까!! 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더더욱 관심을 가지는 거 같습니다.

임진왜란 편이라니 기대가 많이 되네요~
11/03/27 08:2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조선의 전쟁준비에 대해서는...

오히려 전쟁 직전 너무 과도한 전쟁준비로 인해
민중의 반발을 샀고 그것이 전쟁초기의 일방적인 패배의 원인이 됐다. 라는 말도 있고요.
게다가 국방이라는 건 필연적으로 국비의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스템상 '필요한 만큼의 국방'만을 가지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전쟁준비의 부족함에 대해서 한반도 역사상 사실 가장 한심했던 건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이 아니라 625가 아닐까 싶습니다.
왼손잡이
11/03/27 09:03
수정 아이콘
기대하겠습니다!!

정말 조선시대의 사관은 얼마나 융통성 없고 고집이 쎈사람을 갔다 앉혔을까요.. 몇몇기록을 보고있자면

뭔가 신성함 마저 느껴집니다.
하심군
11/03/27 09:40
수정 아이콘
단편적인 기록만 보고 내린 결론이긴 하지만 임진왜란은 패러다임의 전쟁인 것 같더군요. 결국 국가가 아닌 해적집단의 준동으로밖에 보지 못한 조선 무장들과 게릴라전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본무장들의 고정관념 대결이랄까..
진리는망내
11/03/27 10:12
수정 아이콘
잘 보겠습니다~

마지막 보면 태종이 사관을 싫어할만 하네요 크크
미스터H
11/03/27 10:28
수정 아이콘
이번 연재 많이 기대가 되네요. 항상 좋은글 써 주셔서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은솔아빠
11/03/27 11:30
수정 아이콘
음..중국 삼국지를 책으로 보던, 만화로 보던, 드라마로 보던, 영화로 보던..뭘로 보던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진수의 삼국지라는 정사서에 배송지가 주를 달고, 나관중이 삼국연의를 만들고, 창천항로 등 다양한 시각의 책들이 후세에 편찬되면서..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것을 보고, 우리 역사에는 이런 것들이 안되는 것에 대해 많이 아쉽단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CCTV에서 방영한 삼국(Three Kingdoms)을 요즘 보고 있는데..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실을 바탕으로 이렇게 전개해 나갈 수 있구나!'하고 무릎을 칠때가 한두번이 아니죠..예를 들면 낙봉파에서 방통이 죽는데..방통이 유비에게 유장을 정벌할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죽을 생각으로 유비의 말을 타고 선두에 서서 나갔다는 장면이나..노숙이 관우를 불렀는데 도부수들로 부터 탈출해 줄 수단을 만들어주기 위해 관우에게 일부러 인질이 되고 그 보답으로 장사등 4군을 관우가 양보해 줬다고 하는 등..

그런 차원에서 이번 시리즈 기대되네요..
28살 2학년
11/03/27 11:38
수정 아이콘
언제나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임진왜란이라... 재밌을것 같습니다.
노량해전편에선 이순신 장군 죽음의 의혹에 대해 눈시BB님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해전이라는 상황과 사령선이 적들과 근접거리에서 전투를 할까라는 의문, 조총의 사거리, 갑주의 두께를 생각해보면
총에 맞아 전사했다는 부분이 의심스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거든요.
Je ne sais quoi
11/03/27 11:46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질문할 것들은 연재되는 거 보면서... ^^;
카서스
11/03/27 11:59
수정 아이콘
원균옹호론이 환단고기급은 아닌것 같습니다.

무려 국편위 한국사에도 원군옹호론이 실려있으니까요 (...)
11/03/27 12:03
수정 아이콘
역사에 원래 별 관심이 없지만, 그나마의 관심도 신화나 고대사에 있다보니 임진왜란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이번 글을 통해, 좀 더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네요.
축구사랑
11/03/27 14:1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임진왜란때 왜놈들이 우리나라의 유물들을 상당수 털어간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쉽네요.삼국시대때의 문헌들이나 귀중한 역사문헌들이 많이 남아있지가 않는다고 들어서요..식민통치시대에 무덤에 있던것도 왜놈들이 다 털어간거 생각하면 열받아서 잠이 안옵니다.
그리고 질문은..거북선말인데요 당시 거북선이 어떤 모양으로 설계되었는지 관련 유물은 전혀 남아있지 않는거죠? 익히 알고있는 용의 머리에 대포가 안에 있고..그런 모양이 전혀 아니었을것이다고 일부 책에서 본적이 있는데..
최근까지도 당시 침몰한 거북선을 찾느라 바닷가 수심을 뒤져도 단 한척의 거북선도 발견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용호동갈매기
11/03/27 14:20
수정 아이콘
오늘 시간내서 역사 관련해서 그동안에 쓰셨던글 쭈~욱 읽어봤네요
흥미롭고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부탁합니다
진리는망내
11/03/27 14:53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이니 생각난건데 눈시BB님은 이우혁 작가의 왜란종결자 읽어보셨나요?
이우혁님이 환빠라고 욕도 많이 먹고 그런거 같던데
그런 설정은 뭐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전 그냥 재밌게 봤는데(저도 환빠는 싫습니다 크)
거기 나오는 이순신 장군의 활약이 거의 다 사실인가요?
명량해전에서 전사자가 2명인가? 하여튼 엄청 적고 그런거요.
그 밖에 싸움들도 일본군 피해랑 비교해 보면 진짜 이순신 장군은 신인가 했거든요.
성야무인Ver 0.00
11/03/27 15:28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을 단순히 한국쪽 관점만 본다면 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명나라가 골병들기 일보직전인데 왜 참전해야 되었으며 일본도 아무리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장악했지만 왜 조선에까지 가서 침략을 해야 되었는지 말이죠. 일본의 경우도 꽤나 미묘한 상황에서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사실 개인적인 입장에선 전국을 제압한뒤에 큐슈쪽이나 시고쿠 그리고 북쪽에 신경을 써서 압박하는게 더 효율적이었다고 보고 조선까지 영토로 삼았다면 오히려 일본자국내의 내란으로 힘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습니다.) 명나라도 조선이 어느정도 점령했을때 사신을 보내 영토를 분할통치해서 만주쪽의 청나라발현이 되지 않도록 군대를 주둔시켜 만주쪽을 제어하는게 더 나았을것이라고 봅니다. 이것 순전히 조선의 입장에서 보는것이 아니라서 조금 거부감이 들수도 있겠죠. 허나 이래저래 따져봐도 조선침략에 대한건 명,조,일 세나라의 권력구조가 송두리채 바뀌는 역할을 했을 정도로 피폐되버렸다는게 맞겠죠.
마사초
11/03/27 16:05
수정 아이콘
황윤길은 술만 마셨고 김성일은 호통만 쳤죠
루크레티아
11/03/27 16:09
수정 아이콘
왜란 글 드디어 시작하시는군요.
왜란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 수준인지라 기대하겠습니다.
11/03/27 19:05
수정 아이콘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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