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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3/02 03:51:51
Name 大人輩
Subject [일반]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여러분 중에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일치하는 분 계신가요?



저는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제가 좋아하는 걸 잘한다고만 믿었습니다.

꼬맹이때부터 논리와 수학을 좋아했고, 도형을 그리거나 입체적사고를 좋아했고,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중학교때부터 열심히 C언어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등학교 들어서면서 이걸로 대학교를 들어가겠어! 라고 마음을 먹고 각종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가봤습니다.

그러다가, 고2때였습니다.

연세대에서 열리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보올림피아드.

여기서 입상하면 연세대에 수시로 입학이 거의 확정되는 그런 시험이였습니다.

고1때도 나가봤지만 그때는 예선 탈락을 한지라 1년동안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결과는 예선 통과, 오후에 본선을 치루게 됐죠.


컴퓨터 앞에 앉아 10개 가량 되는 문제를 출제됐는데...



전 단 한 문제도 풀 수가 없었습니다.

단 한문제도 말이죠.


그리고 컴퓨터프로그래밍에 대한 꿈을 완전히 접어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수학만큼은 반에서 1,2등을 했었는데 꿈이 무너지자 수학성적도 자연스레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더군요.

고등학교 2년내내 컴퓨터 공부한다고 다른 공부도 등한시 했기에 반 등수는 항상 뒤에서 10등안에 들었습니다.


웃긴건 어릴 때 미국에 살다와서 영어를 보통보다는 조금 더 잘했는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토익시험을 봤고, 의외의 고득점을 했습니다.

운좋게 대학교입시제도의 개편 (전 이해찬 초기 세대입니다)으로 인해 영어성적만으로 대학교 들어가고 지금은 졸업하고 잘 지냈습니다만,


1년전 쯤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계속 방황하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내가 잘하면서 좋아하는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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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원숭이
11/03/02 04:54
수정 아이콘
좋아하기에, 노력하고 즐기다 보면 잘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 비록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부딪히며, 내가 좋아하던일이 내 상상과 다르다는 것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좋은걸.. 중간에 슬럼프가 있을지언정, 조금씩 성장한다고 봅니다.


시련이 없으면 노력도 없습니다.
노력이 없으면 성공도 없습니다.
스폰지밥
11/03/02 05:29
수정 아이콘
잘하는 건 없는데, 좋아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만화 그리기와 악기 다루는 것. 그런데 그 좋아하는 일들로부터 상처를 입었죠. 왜냐면 그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른 타인이, 수년간 열정적으로 그일을 좋아했던 저보다 훨씬 더 그 일을 잘해내는 걸 보고서 참 마음에 상처를 입었죠. 비참한 기분으로, 재능없음을 한탄하며 그 분야를 포기를 했죠. 정말 족팔렸죠. 나는 수년간 열정적으로 오덕후처럼 그 일에 빠져 살아왔는데.. 재능이 없다는 거 알면서도 좋아서 그랬는데..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타인이나 친구가 그 일을 훨씬 더 잘할 때. 그런데 그 타인은 나만큼 그 분야에 미쳐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어요. 그냥 취미로 잠깐 손대본 정도, 내 기간에 비하면 극히 짧은 기간.. 마치 날보고 비웃는 거 같았죠. '얼마 안 한 나도 지금 이 정도 하는데, 늘상 그 일에 빠져살며 노래부르던 너는 왜 그 정도밖에 못하냐?'
그래서 지금은 생각을 바꾸고 만약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일이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내가 만약 미지의 분야에서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면, 닥치고 그 일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로도 생각해서, 즐기면서 성공하고 싶습니다. 좋아해서 잘하고 싶은게 아니라, 잘하니까 좋아하게 되는 걸 발견하고 싶네요.
켈로그김
11/03/02 09:19
수정 아이콘
일 자체로 얻는 보람이나 흥미보다도 일의 보상(금전적, 인간관계, 명예 등)이 더 크게 와 닿습니다.
결국은 잘 하는 일이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의 요소를 안겨다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일을 잘 하게 되는 과정에서는 적성보다도 흥미가 더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파란무테
11/03/05 16:34
수정 아이콘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잘하게 될 때,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기타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타를 잘 치려 할 때에.. '좋아함'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일이 되고, 잘하는 것이 될 때. 내가 그 일을 하면서 느끼는-좋아하는- 감정이 희석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참으로 공존하게 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잘하는 것이 일이 된다면 또 조금 더 힘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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