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공익요원복무를 마치고 빈둥빈둥 노는걸 안타깝게 생각하신(...) 아버지께서 '그렇게 놀바에야 노가다판에가 가봐라'라고 해서 시립직업소개소(라고 쓰고 노가다판 대기소라고 읽습니다)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번은 거기에 모 신문에서 기사를 쓰러 기자분들이 오셨었습니다. 그 당시 건설경기랄까 작업인부들이 일감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때라 그것을 주제로 기자분들이 오신듯 하더군요. 그래서 사진도 찍고(참고로 거기에 제가 제일 크게 찍혔습니다-_-)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하던 때에
"어이 기자양반 저리가!"
라면서 얼큰히 술에 취한 할아버지께서 진상(...)을 부리시더군요. 거기에 계신 분들도 그할아버지를 가볍게 말리시고 계셨는데 그 할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기자분을 괴롭히셨습니다. 조금 이야기를 듣다보니 결국은 기사 쓰려면 자기한테 술좀 사달라는 떼를 쓰는거였죠.
그런데 그게 제법 시끄러웠는지 소개소 구석에서 앉아있던 건장한 아저씨께서 욕설을 하며 그 할아버지를 구석으로 끌고가는거였습니다. 그리고 발로 까려는듯 하더군요.
다행히 그때 사람들이 다들 말려서 맞지는 않으셨지만 그때 자기 아들뻘쯤 되는 사람한테 싹싹비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참 기분 묘하더군요.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야 시끄럽다고 저렇게 맘대로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저 아저씨도 몇십년이 지나고 나서 저 할아버지랑 비슷한 처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
저에게는 그 사건이 타산지석이 되어 지금도 그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저씨처럼 되지 않으려 마음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상이란거 언제나 해피엔딩이 될수 없고 사필귀정이란 말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거 같지만 결국 힘이 센사람도 약해지기 마련이고 세상은 약한 자에게는 무정하니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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