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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7 16:36:37
Name 맥주귀신
Subject [일반] 사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994년도였나요? 제가 아마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남북 무슨 회담에서 북한에서 서울불바다 발언을 했었죠. 몰래 설치해 놓은 우리측 cctv에 발언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되었고, 각종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시민들에게 보여줬었죠.
사람들이 거의 패닉 상태까지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슈퍼로 달려갔었죠. 동네 구멍가게 슈퍼도 반짝 호황을 누렸을 만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재기에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쌀, 라면, 가스, 양초 등이 정말 불티나게 팔렸었죠.

이번에 연평도 포격 이후로 전쟁이 난다 안난다 갑론을박하고 있는데, 뭐 현명한 시각을 지닌 사람들이야 언론이나 대중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겠지만 저같은 소시민은 그냥 무섭고 긴장되네요. 불안한 가운데, 그냥 생업에 충실하면서 예비군 소집 명령 떨어지면 고민하지 말고 소집에 응해야겠다는 정도의 마음가짐만 갖고 마음 편하게 지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이야기를 집에 했더니 예비군 응소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크크. 니가 가버리면 엄마와 할머니는 어떻게 하냐고 말이죠.(실제로 어머니와 할머니 이렇게 가족이 셋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지만, 정말 내가 예비군으로 끌려가고 가족들만 남을 생각을 하니 이것도 참 기분이 싱숭생숭하더라구요.

그래서 문득 사재기 생각이 났습니다. 어머니께 많이는 말고 한달 치 식료품 정도는 미리 구해 놓으시라고 말이죠. 생수랑 라면이랑 쌀이랑 가스, 기본적인 의약품 같은 것 구비해 놓고 전쟁나면 어디 나갈 생각하지 말고 아파트 문 꼭 걸어 잠그고 그냥 방송에만 귀 기울이시라고요. 그랬더니 진짜 어제 마트 가셔서 말씀드린 대로의 물건들을 사갖고 오셨네요.

그런데 라면박스와 생수를 보고 있자니, 이것 참 또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만약 제가 예비군 가게 된다면, 어쨋든 그래도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당분간은 굶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과 더불어,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미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사재기에 내가 동참을 했구나 하는 부끄러운 생각도 동시에 들었단 말이지요. 이 쯤에서 pgr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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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추억
10/11/27 16:45
수정 아이콘
딜레마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
평소에 미리미리 사서 쌓아 놓으시면 됩니다
...넵
10/11/27 17:01
수정 아이콘
이왕 사재기 하시는거 휘발유도 두세통 사놓는걸 추천합니다.
...넵
서주현
10/11/27 17:02
수정 아이콘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현상이지만, 사실 전란,자연재해가 예상될 시 당연히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사재기 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우리사회의 시민의식의 성숙과 관련짓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그보다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사람들이 전쟁가능성에 덜 민감해졌기 때문이라는게 더 옳은 해석이 아닐까 합니다.
9th_Avenue
10/11/27 17:10
수정 아이콘
사실 비상식량과 에너지원 비축은 휴전국가에서는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10/11/27 17:48
수정 아이콘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도 첫째, 둘째 리플이 비꼬는 리플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본문에서 언급해 주신내용은 제가 보기에 요즘과 같은 시국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반 국민의 반응이라고 생각됩니다;
글쎄요, 물론 내 사재기로 피해가 생기는 사람이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새치기, 길거리 흡연 등의 남에게 피해를 발생시키는 일과, 내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일이
똑같은 '시민의식' 이라는 잣대로 평가될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성을 강제 징병으로 평소에 가져다 쓰고, 전시 되면 또 전부 데려다가 전장에 투입시킬 것 아닙니까.
그럼 남은 시민들은 어떻게든 스스로의 생존 방법을 찾아야죠. 국가가 그들을 균등하게 보호하고 먹여살릴 게 아니라면.
10/11/27 17:53
수정 아이콘
첫플이 비꼬는 리플이 아니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비상식량 준비하는 것과 사재기는 다르죠. 비상식량 준비라는게 그 날 하루에 왕창 사놓는 거란 법은 없으니까요.
10/11/27 18:00
수정 아이콘
사재기라고 해서 금사재기를 생각했는데....요즘 워낙 금값이 후덜덜하니...
90년대까지만 해도 꽤 자주 보이던 현상인데 최근엔 별로 없어진거 같긴 합니다.
마트가 많아져서 사도 티가 안나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클레멘티아
10/11/27 18:35
수정 아이콘
미성숙한 시민 의식보다는 살기 위한 인간 본연의 본능이 강한 법이죠;;
어쩌면 연평도에서 포격이 왔다 갔다 하는 전시 국가인 이 나라에서
전쟁 걱정을 외국 보다 더 안 하는 그런 의식이 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10/11/27 18:36
수정 아이콘
군법에 의해서 예비군징집대상자가 참여 하지 않으면 전쟁끝나고 사형이라던데..

예비군은 꼭 참여하셔야 할듯요..ㅠ
블루팅
10/11/27 20:00
수정 아이콘
연평도 사건 알고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막 제대한 남친이랑..그다음이 먹을거 쟁여둬야하나란 거였습니다;; 아..이글이랑 리플보니 진짜 사놔야할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0/11/27 20:47
수정 아이콘
음. 어차피 전쟁나면 거의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일에는 무관심합니다.
어차피 내 손을 떠난 일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와이프와 제가 커피는 좋아해서 집에 항상 풍족한건 커피네요.
10/11/27 22:25
수정 아이콘
사재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집단 의식이 작용해 공급에 비해 수요가 엄청나게 집중되기 때문인데 이는 경제위기 때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은행부터 사람들이 앞다투어 예금을 빼내면서 도미노 부도를 일으키고 경제위기를 가중시키는 뱅크 런 현상과 유사합니다. 결론은 정말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미리 조금씩 준비하시면 전혀 문제될 것 없음요.
곱창전골
10/11/27 22:53
수정 아이콘
Y2K였었죠. 그때도 사재기 분위기였습니다. 저희집에도 어머니가 그때 여기에 무언가 큰 뜻을 받아오셨는지
집에는 초코파이, 건빵, 라면, 생수, 가스버너 등이 넘쳐났었죠....
군대에서도 그만큼의 건빵은 먹지 않았는데...
마젤란
10/11/27 23:37
수정 아이콘
뭐 다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첫 줄만 일고 그리고 마지막 줄을 읽었는데요..
한마디로 이런걸 단편적이라 하나요?



1994년도였나요? 제가 아마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가 군대 육군 병장 전역 하기 직전이었습니다.
1994년 그 때 유난히 준비태세 훈련 엄청 많이 했습니다.

새벽은두 말 할것도 없고 대낮 2시에도 한 적이 있었고 ..

그 때 암튼 유난히 준비태세훈련 참 많이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쯤에서 pgr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 아무 생각 없죠.
그냥 그러냐 보다 뭐 이거죠.
(물론 그것보단 생각이 많기는하죠.)

이런 생각을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살아 보니깐 전쟁이라는 거 그거 그렇게 쉽게 하는게 아니더라는거죠..
10/11/28 14:26
수정 아이콘
훌륭한 소비창출 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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