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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6 22:50:42
Name Cannavaro
Subject [일반] 조금은 뻔한 얘기지만, 외면과 내면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어느덧 무더위, 태풍, 폭우도 물러가고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쌀쌀한 날씨와 더불어 옆구리가 시려서...체감 온도는 뚝 떨어졌지만, 슬슬 일년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살다보니 춥다는 사실도 까먹고 지내고 있습니다.

상념 중에서 '외면'과 '내면'에 관한 어찌보면 진부한 주제를 가지고 생각한 게 있어서 이렇게 자유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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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외면, 조건이 강조되는 세상이다. 키, 외모, 학벌, 집안 등등.

'걔 집안이 작살난다매? 아빠 차가 benz고 집은 대치동이고...'
'우와, 끌리는데? 나 좀 소개시켜줘'

(아,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예를 들었다. 현실에서는 집안만 보는게 아니니까.)

2년 동안 군대에서 간접적인 사회경험을 하고, 복학해서 약 한 달 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하면서 느낀 점이 너무 많았다.

지극히 냉정하고 또 냉정하게 한 줄로 요약하면,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더럽구나.'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대립,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대립, 가진 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장벽 쌓기, .....
내가 아는 최고로 세련된 용어를 동원해 현실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있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림치고,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리치고,
어중간한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림치고, (????)
결국 친구는 있는 사람들만 독점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사람의 본성이 나빠서 그렇다기 보다는 결국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결론이 나온다.
사회에서 대접받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이고, 우리도 대접받기 위해서는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고로 우리는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림친다. 그게 뭐, 사람이 나빠서 그런건가? 사회가 그렇게 하라고 시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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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쓰고 확인버튼을 누른다면 나는 천하에 둘도 없는 지극히 차가운 냉소주의자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소리 듣자고 이런 글을 쓰는게 아니다.

세상에는 위에서 언급한 부류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면보다 내면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다들 인품이 훌륭하고,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상당수 알고 있고, 매우 친하게 지낸다.
그래서 아주, 매우, 무지막지하게, 다행이다. 내 인복은 정말 타고났다.

솔직히 친구 중에서 외적인 조건도 뛰어나면서 인품 또한 훌륭하면 부럽다 못해 질투심이 생긴다. 저걸 확 그냥..
하지만 외적인 조건과는 관계없이 인품이 뛰어나다면 그 자체로 정말 부럽다. 가끔은 친구지만 존경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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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인 조건이 뛰어나다면 물론 시선은 끌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출발선이 남들 보다 앞선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내면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결국에는 그 '조건'이 사라지는 순간, 진정한 벗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갈 것이다. 내 지갑에 들어있는 전재산 일품 식권 3장을 걸겠다.

하지만 내면이 훌륭한,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라면 외적인 조건과는 '별개로' 주위에 진정한 벗들이 우글댈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조건이 어떻든 평생 함께 할 진짜 친구들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보기엔 거지같은 삶을 살더라도
이런 삶이 훨씬 멋지다.

아니, 번복하겠다. 이런 사람이라면 거지같은 삶을 살 리가 없다.
결국 이런 사람이 성공할 것이며, 성공한 후에도 '조건'과는 '별개로' 타인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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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6 22:59
수정 아이콘
갑자기 떠오르네요.
외면은 예선전 일뿐 본선은 내면이다.
근데 예선을 통과 못하면 본선 가지도 못한다는 얘기;;
BoSs_YiRuMa
10/10/06 22:56
수정 아이콘
외형적 가치보다 내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은 공감합니다만..
현실에서,그것도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하는 사회생활에서는 만나는 사람들의 내면을 알기가 참 어렵죠.
결국 '알아보기 쉬운 외향적 가치'. 즉, 경제력,학벌,외모,etc..를 보게 되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착각(이라고 해야 할지, 제 자신의 착각이라고 해야할지요)중 하나가 사람의 가치는 직업적 위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던데..(기성세대-저희 부모님 세대- 이야기입니다.)
제 생각은 직업적 위치는 그 사람의 가치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보거든요.
'의무'와 '책임'을 먼저 하고 후에 '권한'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을 해도 가식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죠.
내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서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데, 서로의 발전보다도 자신의 집단-패거리?-의 이익만을 우선시 하고 있으니까요. 굳이 정치 예를 안들더라도 전체적으로 말입니다.. 내면이 어진 성군이 지휘하면 그 집단은 아무런 문제도 안 생기겟죠..
10/10/06 23:08
수정 아이콘
외모가 예선, 내면이 본선 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내면은 사람을 사겨 보면서 서서히 알 수 밖에 없지만(미드 '라이투미' 라이트만 박사처럼 표정만 보고 생각을 읽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외모는 첫눈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를 수 있으니까요. 자신의 내면이 자신있는 분들은 외모에 신경쓰세요. 꼭 비싼 신상 옷을 사고 고급 미용실에서 몸을 꾸미라는게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으로 평범한 몸매라도 만들고 몸 깨끗하게 씻고 입는 옷 자주 빨래 하는 것 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 예선의 문턱이 조금은 낮아지겠죠.
하지만 이런 소리 하는 저는 예선준비를 별로 하지 않고 있군요. ㅜ.ㅠ
뜨거운눈물
10/10/06 23:08
수정 아이콘
내면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말 100% 동감입니다
언제나 젊은 남녀에게 이상형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적어도 50%이상은 "착한사람 성격좋은 사람 이해심 많은사람" 등 이런 말을 할껍니다..
물론 현실은 외모 더 이쁘고 능력있는 사람을 좋아하겠지만
적어도 마음만큼은 내면이 충실한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죠

근데 한가지 안타까운건
내면이나 외면이나 부모와 가정환경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는 거죠
외면은 말할것도 없고 내면은 부모가 어떻게 그 자식을 키웠냐가 정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 사람중 하나인데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가 맞벌이를 했냐 안 했냐 부터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냐 아이가 성장했을때 집안에 큰 사고는 없었나.. 아니면 부모가 이혼을 했냐 안했냐
에 따라 아이의 내면은 그렇게 생성되는거 같습니다
아무리 성인이 돼서 노력해봐도 어렸을때 상처 같은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죠
감성소년
10/10/06 23:08
수정 아이콘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외면과 내면 등의 이분법으로 분류할 때 가장 난처한 것은, 이 이분법으로 나눠지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아닐까요? 아니면,, 저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사람에게 전체를 기대하거나, 혹은 실망하거나..
뜨거운눈물
10/10/06 23:29
수정 아이콘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떤상황에서는 외면이 내면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예쁜 외모로 언제나 주목을 받아오며 살아온 여자

평범한외모로 언제나 무관심을 살아온 여자

둘 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예쁜 외모을 가진 여자가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쁜 외모로 청소년기 안좋은 부류의 친구들과 사귀어 망가지는 경우도 무척 많지만

어린시절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자라온 예쁜 외모를 가진여자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언제나 풍부 하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 가든지 당당하게 성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f(x)설리를 보면 그 자신감있는 표정이 참 마음에 든단 말이에요 그런 자신감은 쉽게 만들어지는게 아닌데

어린시절 예쁜 외모로 많은 주목을 받으니 지금 그렇게 자신있는 표정으로 춤도추고 MC도 보는거 같습니다

반면 평범한 외모를 가진 여자아이같은경우는 항상 외모로 부터 기인한 컴플렉스와 열등감에

살아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구요
10/10/07 00:01
수정 아이콘
사실 그 내면이라는 것도 그 내면을 '진실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보유되어 있어야 되는거라서리... 참 어렵더라구요.
'좋은사람'인라는 질문에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까진 자신하는 편인데 '좋은 남자'인가에 대해선 별말 못하는 저를 비추어봐선... 끌끌.
10/10/07 01:39
수정 아이콘
내면이 외면보다 중요하다는건 동감하지만
내면의 진실함을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아니면 평생을 모를지 모르는..)이 필요하지만
외면은 보는 순간 바로 판단이 가능하니까요;;
이건 머 어쩔수가 없는 문제..
10/10/07 03:59
수정 아이콘
오랜 시간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데는 외모가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판단할 때...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판단해야 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거 같고요...

내면 괜찮은 사람은 늘...다음, 또 같이 있고 싶어지죠...
10/10/07 19:16
수정 아이콘
내면이 외면보다 중요하다는건 동감하지만 (2)

있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림치고,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리치고,
어중간한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몸부림치고, (????)
결국 친구는 있는 사람들만 독점하는 세상이다.
<- 요 구절은 내면에도 통용됩니다. 인품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역시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 법이니까요.
결국 자기자신을 갈고 닦고 잘 드러낼 줄 아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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