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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01 22:08:43
Name 다음세기
Subject [일반] 클래식과 광기 소리덕후(영화 - 파괴된 사나이 스포 있음)
요즘 개봉한 영화 '파괴된 사나이' 를 보다 완벽히 이해하려면

목사(김명민역)의 딸을 유괴한 엄기준의 집착에 가까운... 광기어린 음 자체에 대한 애착? 완벽함 추구에 대한 설명이필요합니다. 왜?

영화에서는 유괴범(엄기준역)이 딸을 유괴하고 돈을 요구하는데...영화안에서는 다른 아이들도 유괴했음을
여러장면에서 보여줍니다. 역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유괴했고 그 돈은 모두 고가의 클래식 음악을 듣기위한
앰프와 스피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죠.


고작 몇만원(5만원도 안되는) 싸구려 스피커로 대중가요및 일반 노래를 듣는사람에게
엄기준의 행위는 다소 이해못할 행위로 비춰줄수 있겠지만
사실 소리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돈만 있다면 수백 수천...수억을 들여서라도
고가의 앰프와 스피커(모두 진공관)를 사들이고 그걸 청음실에서 듣곤하죠

국내산 앰프라는건 사실 음의 한계가 있기때문에 보통 외국산 장비를 수입하거나 중고라도 사서
듣는분들이 많은데 이분들 중에 클래식 애호가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준다는 클래식 음악속에는 사실 인간의 소름끼친 광기를 증폭시켜준다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이건 사실 이견들도 많고.........이쪽에 대해선 저도 잘 모릅니다.)
이점이 바로 영화속에서 유괴범이 어떻게 평소에는 태연하게 행동하면서 사람을 거침없이 죽일수 있는지
숨겨진 배경지식이죠

클래식이 지닌 어두운면에 대한 책이 서양에서는 많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클래식은 마음을 이완시켜주는 좋은 음악이다 라고 대부분의 사람에게 알려져 있죠


한국에서 출판된 책중에 '굿바이 클래식'(조우석 저자)의 서평을 보면 이런부분이 있습니다.
(위클리 경향)을 참고했습니다.


조우석은 클래식이 정서 순화는커녕 오히려 태생적으로 공격적인 정서를 지니며, 그 안에 “독선의 형이상학 또는 살인광 음악의 성격”이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아돌프 히틀러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조우석은 히틀러의 통치 행위를 바그너 오페라 속의 캐릭터를 현실에 재현하는 “판타지와 함께 하는 영웅 놀음”이라고 말한다. 무고한 유대인 수십 만 명을 도륙하고, 세계를 전쟁의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히틀러의 멘탈리티 배경으로 “클래식과 근대적 이성”을 꼽는다. 나치 장교들은 자기 방에서 클래식에 취해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게토 안에서 뛰노는 유대인 아이들을 향해 재미삼아 총질을 하고,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아이들을 보며 짜릿한 쾌감에 몸을 떨었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살인마 한니발 렉터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은 뒤 엽기적 살인 행위를 저지르곤 했다. 이 믿기 어려운 폭력과 광기 앞에서 서양 음악은 무력하다. 무력할 뿐 아니라 오히려 폭력과 광기의 그럴 듯한 장식물 노릇을 할 뿐이다. 우리가 그토록 찬미하고 음악의 정전(正典)으로 떠받든 클래식이 폭력과 광기로 이끄는 최음제라는 게 믿어지는가? 조우석은 “클래식의 숨겨진 뒤통수가 이토록 섬뜩할 수도 있다”고 우리에게 계속 상기시킨다


즉 요약하면 클래식은 폭력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그 폭력을 증폭시키는 일종의 도구로써 쓰일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네요



이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들을 보면 일부 주인공중 뛰어난 머리를 가진 지식인층이 악역으로 나와서 살인을 저지르기 직전이나 직후에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심취하는 장면이 여럿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유괴범이 빤쓰만 입은채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장면이 인상깊게 다가왔는데요...아마 눈물도 흘렸던가...?
이상하게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씨가 헤드셋끼고 음악 들으면서 몸 위로 물구나무서기 하는 장면도 떠오르더군요


저야 뭐 클래식 음악에 미치지도 않고 소리에 미쳐보지도 않고 폭력에 익숙하지도 않아서 영화속 유괴범의 심리를
100프로 이해 못하겠지만 영화를 보실때 다소 의아해 하시는 분이 계시길래 그냥 참고하라구요 .....크크 결론이 망이네요




이 영화 보면서 여러 영화장면이 떠올랐는데
그..영화제목이 생각 안나지만 이영애랑 최민식 나온영화에서 최민식은 보트 사려고 애들 유괴했죠......
보트랑 소리랑 어떤게 더 가치 있는건지는 뭐 개인의 취향 따라 틀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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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Anscombe
10/07/01 22:11
수정 아이콘
조우석의 저 책은 호불호를 떠나 매우 편향된 책이라 그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07/01 22:17
수정 아이콘
쌩뚱맞지만 수백 수천 수억번 이라는 문장에서 왜 전 그분이 떠오르는지 원.... 아무튼 한번 보러가고 싶긴 하네요. 영화평이야 어쨌든 명민좌 뵈러.
내일은
10/07/01 22:24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영화에서 클래식의 사용은 일종의 클리셰에 가깝습니다. 일단 살인자의 완벽에 대한 집착 혹은 지식인의 이중성을 나타내기 위한 클리셰로 많이 쓰입니다. 지식인과 더불어 귀족등 특정 계급의 아비투스를 표현할 때도 쓰입니다.

그리고 히틀러가 클래식을 좋아했다고 하지만, 그럼 그 때 히틀러가 어떤 음악을 들었어야 할까요. 아직 흑인들의 전유물인 재즈? 마를렌 디트리히의 노래? 대중 음악 '산업'이 발전하기 전까지 클래식 음악이 대중 음악에 주요 장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좀 과한 해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여기에 착안한건지 지옥의 묵시록에서 바그너의 '발퀴레'를 쓰기도 했습니다만...
Hindkill
10/07/01 22:31
수정 아이콘
친절한 금자씨?
멀면 벙커링
10/07/01 22:36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습니다.(제 댓글에도 스포가 스크롤을 알서....쿨럭;;;;;;;;;;;;;;;;;;;;;)































도대체 뭔 영환지 모르겠습니다.
8년만에 전화한 게 결국 앰프 살 돈이 필요해서 이었던건지;;;;
뭐 물론 엄기준이 8년만에 전화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왜 8년만에 갑자기 전화한거야?' 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차장에 만난 게 계기가 된건지 아니면 주차장에 만난 것도 의도한 건지 모르겠구요.(제가 봤을 때 의도한 거 같은데...)
그놈의 '8년'이 계속 머리속 남아 돌더군요.
그리고 명민좌...하는데 별로 명민좌 연기가 돋보일 부분같은 게 없는 거 같더군요. 초반 30분 명민좌 주인공 이후부턴 엄기준 주인공 막판 5분 명민좌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엄기준 캐릭터 정말 짜증나더군요. 뭐 저런 '돌I' 가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장르도 스릴러인지...드라마인지....분간도 안가고 짬뽕한 거 같은데 잘 안 섞인 짬뽕 같다는 느낌;;;; 막판 또 반전있나 싶더니 결국 그것도 아니고...감옥 들어간 걸로 파괴된 사나이라고 제목 지을 수 있는건지도 의문입니다. 드라마라면 저정도면 되겠지만 스릴러라면 너무 약해 보이거든요.
10/07/01 22:51
수정 아이콘
영화는 영화죠. 극명한 대조를 통해 잔혹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수법 일 뿐입니다.
히틀러는 민족 우월주의자였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클래식을 이용한 것 뿐이죠. 독일엔 바흐, 베토벤, 헨델, 바그너, 브람스 등등 위대한 작곡가들이 많았으니까요.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 등장인물이 생명을 앰프나 보트보다 하찮게 여기는 매우 이기적이고 비정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위한 설정아닐까요?
The xian
10/07/01 22:57
수정 아이콘
뭐, 그 유명한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도(소설에도 그 대목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한니발 렉터 박사는 글렌 굴드가 연주한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에 맞춰 아주 잔인하고 우아하게 경찰관을 때려죽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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