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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3 00:41:20
Name 세레나데
Subject [일반] 세레나데&루실후르페의 전국여행기! - 2일차(밀양~창녕) (2)
☆ 요청에 의해, 앞으로는 지도를 첨부합니다.
큰 지도는 간헐적으로 첨부할 것이고, 작은 지도는 매회 첨부할 예정입니다. :)

2일차 (1) 보러가기



<현재까지의 여정>


얼음골로 향하기 위해선 밀양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해야 했다.
시외버스터미널은 밀양역에서 걸어서 약 3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루실 : 야 근데 점심 뭐먹을 거냐
세레 : 얼음골은 은어 구이가 특산물이랜다.
루실 : 으, 은어구이... +_+
세레 : (침 질질) 헤헤 은어구이~ 도착하면 그거부터 먹자=_=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탔다. 생각보다 얼음골은 훨씬 멀었다.-_-
차타고 거의 30분을 꼬불꼬불 달리고 나서야 내릴 수 있었다.



<얼음골 입구의 모습>


세레 : 은어구이 나와라~~~~~~~~~~~~~!!!!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은어구이는 없었다.
은어회는 있었지만 은어구이는 없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여행 서적의 작가가 나를 속였단 말인가!!!
우리는 미친듯이 돌아다니며 은어구이를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지만, 은어회는 있어도 은어 구이는 없었다.
없었다!! 없었다 ㅠ_ㅠ 없었다아아아아아

우리는 미칠듯이 배가 고팠고 결국...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말았다. 관광지에서 밥먹기.-_-
안에서 먹을만한건 오리구이와 매운탕 뿐이었다. 둘다 살인적인 가격이었다. 우리는 고민끝에 매운탕을 시켰다.
中자 하나 시켰는데 35000원.... 게다가 얼음골 특산물인 동동주도 시켜서 엄청난 지출을 하고 말았다.-_-;



<문제의 매운탕>


맛 없었다. 맛 없었다.
맛 없었다아아아.... 국물은 얼큰하지 않았고, 동동주는 미지근 했다.
(먹을만은 했지만, 얼음처럼 시원한 동동주를 원했는데ㅠ)
안그래도 입맛이 까다로운 루실후르페의 불평쇼가 작렬했다. 저질 입맛인 내입에도 구렸으니 오죽했겠냐만은;
돈이 미친듯이 아까웠으나, 그러나 어쩌랴.... 이미 벌어진 일을.ㅠ 은어구이 네 이놈.... 어디간거냐...ㅠ

우리는 끓는 속을 담배로 태우고, 산행길에 올랐다.



<얼음골 입구에 흐르는 맑은 물>


맑은 물이 찰찰 쏟아졌다. 아까 상한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듯 했다.
입구에서는 소량의 돈을 내고 들어간 우리는, 시원해 보이는 물에 발을 조금 담구고 가기로 했다.
도보여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우리의 발은 이미 상태가 메롱이었으므로.-_-;



<시원한 물에 발을 식히다>


물은 정말 시원했다. 아니 시원하다기 보다는 차가웠다. 발을 담그고 30초쯤 있으면 발목까지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_-; 정말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한겨울 물 같은 시려움이 있었다.
약 20분 정도 발을 식히자, 놀랄만큼 발이 가벼워졌다. 냉족욕의 효과는 끝내줬다 =_=b

한참을 걸어 올라가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얼마나 시원한가 하면 에어콘 바람을 쐬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한 여름인데 어떻게 된 건지 차가운 바람이 볼을 때렸다.-_-;



<얼음골 오르막길. 찬 바람이 엄청 분다>


시원해서 좋긴한데, 다리가 너무 아팠다. 끝없는 오르막을 계속 올라간 우리는 얼음골에 도착했으나
막상 얼음골은 별거 없었다. 얼음도 없었고 얼음골에 대한 제반 사항이 설명 되어있을 뿐이었다.
한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이 녹는다는 얼음골. 근데 얼음이 안보였다.-_-; 그 때 우리 눈에
800m 올라가면 동의굴에 도착할 수 있다는 표지판이 보였고, 나는 징징대는 루실후르페를 끌다시피 해서
계속 산길을 올라갔다.

그러나...... 100m쯤 올랐을까? 루실후르페의 "쉬었다 가자"가 점점 잦아지더니 급기야 GG선언을 해버렸다.-_-;

루실 : 배째 나 더이상 못가. 너는 평소에 운동 했잖아-_-; 정말 더이상은 무리다
세레 : 야야 그딴게 어딨어 여기까지 왔으면 보고 가야지;;
루실 : 야 너혼자 올라가서 보고와라 진짜 더이상은 무리다-_-;

루실은 무릎이 안좋고 평발에다가 평소에 운동을 안해서 체력이 좋지 않았다. 결국 난 루실을 버리고
혼자 산을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올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_-;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땀이 미친듯이 흘러서 등을 적시고 팬티(...)까지 적셨다. 대체 얼마나 올라간 걸까....
내 눈에 '그것'이 보였다



<날 좌절시킨 표지판>


헐퀴...-_- 290m를 더 올라가라고?;;; 여태까지 570m를 왔다고?
결국 나도 GG를 치고 말았다.ㅠ 밑으로 한참 내려오자, 루실은 아까 그 곳에서 쳐 자고 있었다... 나쁜넘
예상대로 루실은 나를 미친듯이 놀려댔다. 아 지금 생각해도 열받는다.-_-;

우리는 같이 내려오다가 아까보다 더 높은 곳에서 발을 식히기로 했다.
아까보다 더 높아서 그런가? 물은 아까보다 3배쯤(물론 과장 섞어서=_=) 차가웠다.
이번에는 발을 넣고 30초만에 오만가지 욕이 다 나오는 수준이었다.-_-;



<보기만 해도 시려운 얼음골 물>


<저 틈새에서 찬 바람이 작렬했다>


우리는 초딩 마냥 하반신 넣고 누가 오래 버티나(...아 유치해) 놀이를 했다.
내가 다 졌다(20초도 버틸수 없다.-_-;). 체력은 저질인 놈이 이런쪽 근성은 예술이란 말이지..;

경관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 압도적인 차가움 - 물, 바람 모두 - 이 매력적이었던 얼음골을 뒤로 하고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밀양 시외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창녕으로 향하기 위해 시외버스를 탔다.
밀양.....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곳, 밀양.
언젠가 다시 오리라는 다짐을 하며 우리는 길을 떠났다.

세레 : 야 저녁은 진짜 죽어도 제대로 먹자. 일단 부곡에 들려서 장어구이를 먹는겨
루실 : 장어구이.....+_+
세레 : 이번에는 절대 실패하면 안돼.-_-



<오늘의 이동 상황>


약 40분 걸려서 부곡에 도착한 우리는, PC방에 들려서 찜질방을 조사한 후에
(이번에는 전화 해 봤다.=_=) 밥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섰다.

세레 : 야 오다가 장어 구이집 봤어. 이번에는 절대 실패 없을 듯-_-
루실 : 뭘 망설이냐 바로 고고씽 하자.-_- 배고파 죽겠다.

슬슬 어둑어둑해지는 날씨. 장어구이집은 다행히, 정말 천만 다행히 정상 운영하고 있었다.

세레 : 이모 여기 장어구이랑 소주 한병 주세요!!!



<경상도의 화이트 소주>


별 말 안했는데도 기본으로 화이트 소주를 가져다 주신 이모.=_= 맛은 뭐... 참이슬하고 똑같았다;
이모가 장어 쓸개즙을 화이트 소주에 넣어 주셨다.

이모 : 이거 먹으면 정력도 좋아지고 장도 튼튼해진다 아이가~



<쓸개즙을 넣은 소주>


몸에 좋다는 쓸개즙 소주를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오늘 하루의 회포를 풀고 있는 우리에게
대망의 장어 구이가 납시었다.



<창녕군이 자랑하는 풍천 장어구이>


루실 : (우걱 우걱).... 오오오오!! 야 대박이야!!
세레 : 진짜냐!!! (쩝쩝...) 와 완전 살살 녹네!!!

우리는 미친듯이 장어를 먹고 또 먹었다. 서울에서 먹던 장어 구이랑은 아예 격이 달랐다.-_-;
게눈 감추듯 소주와 장어 구이를 먹어치운 우리는 계산을 하고 초 만족하며 찜질방으로 향했다.

이미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_- 우리는 후레쉬를 비춰 가며
시골길을 계속 걸어갔다. 이거 길 잘못든거 아냐..-_- 하는 불안감이 마구 엄습해왔다.

다행히 우리는 무사히 찜질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름은 황토 불가마 어쩌구였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이름은 잊었지만-_-, 평생 잊지못할 찜질방>


안에 들어가자, 왠 꼬마아이 하나가 놀고 있었다. 어른은 보이지 않았다.
루실 : 얘야, 어른 안계시니?
꼬마 : 잠시만요~
꼬마가 어디론가 뛰어갔다. 한참을 기다리자, 주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오셨다. 잠자다 오신 얼굴이었다

주인아저씨 : 어이구 죄송합니다.

두당 1만원이었다. 비싸군... 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들어 갔다. 무지막지하게 큰 찜질방이었다.
가마방이 10개 가까이 있었으며, 건물 전체가 찜질방이었다;

샤워를 하러 간 우리는... 엄청난 것을 깨달았다.
이 엄청 큰 건물 전체에
우리 밖에 없어!!!!!!!!!
우리는 2만원에 이 찜질방 전체를 대여한 거나 다름 없었던 것이었다.-_-;;

루실 : 야야야야야야 세레야 일로 와봐!!!

씻다말고 소리질르는 루실의 말에 나는 다 벗은 그 상태로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헐... 그야말로 헐이었다. 외부 노천탕이 있었던 것이다.-_-;;;
누울 수 있는 의자도 있었고, 밤하늘이 그대로 보이는 노천탕이.-_-;;;
도대체 이런 곳에 왜 손님이 우리밖에 없는거지.-_-

우리는 대여한(?) 찜질방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소풍나온 개구쟁이들 마냥 까불었다.
정말 엄청나게 큰 찜질방이었다.-_-;;;; 그리고... 정말로 우리밖에 없었다.ㅡ_ㅡ
2층에는 식당이 있었고, 3층에는 TV와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우리는 TV를 틀어놓고 그대로 잠들었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땅바닥에 흡수되듯 편안히...

...2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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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데
10/04/13 00:59
수정 아이콘
야밤에 배고프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꾸벅.(-_-)(_ _)(-_-)
*봐주시는 분들의 짧은 리플 하나가 제겐 큰 힘이 됩니다^^
10/04/13 01:06
수정 아이콘
멋있군요;; 저도 2년전에 도전해볼라고 하다까 천리행군을 또하기는 싫어서 제주도 스쿠터여행으로 종목 변경했습니다-_-;;;
여름 그 더위에 어떻게 하셨는지 대단합니다;;
10/04/13 01:12
수정 아이콘
여행가고싶은 바람이 난 요즘의 저에게는 진정 염장의 글이지만 마냥 부럽습니다.
1회차부터 재미나게 잘 읽어보고 있답니다. 후다다닥 20일간의 여정을 볼수있길 바랍니다.
튼튼한 나무
10/04/13 10:5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여행경비 현황을 알려주시면 더 좋을듯...
달덩이
10/04/13 12:53
수정 아이콘
훌쩍,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즐거운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연재 기다릴게요 ^^
10/04/13 13:43
수정 아이콘
두분 보고있으면 노래가 한곡 생각납니다.

숨겨왔던..

응?
예술가
10/04/13 14:24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편이 기대가 되네요
sinjiyoung
10/04/13 14:34
수정 아이콘
여행의 설렘이란 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죠. 하지만 설렘도 잠시, 며칠만 지나면 여행이란건 감상이 아니라 현실이란 것도 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죠. 저도 작년 여름에 전국여행을 했었습니다. 뭐 열차로 이동했기에 좀 수월하긴 했습니다만.. 해외여행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전국일주도 안해본 놈이 뭔 놈의 해외여행이여? 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국내부터 돌았죠. 그래서.. 올해엔 프랑스로 가볼 생각입니다^^
루실후르페
10/04/13 16:26
수정 아이콘
sinjiyoung님// 저희 생각과 같으셧네요. 한국도 안돌아본 주제에 어딜 외국을 나간단말이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이였답니다
Mynation
10/04/13 16:33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위에 두 분 저와 같은 생각이시네요.. 웃긴건 전 해외에서 살아본 적은 있는데 해외여행은 한 적이 없다는..
아무튼 울릉도를 빨리 찍어야 개운하게 해외로 뜰텐데 언제나 기회가 되려나..~
꿈트리
10/04/13 21:15
수정 아이콘
얼음골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얼음이 있긴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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