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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11 21:18:20
Name 하얀마음 밟구
Subject [일반] 아래 양재현 작가님의 글을 보며 한국만화에 대한 푸념.
아래 열강 작가이신 양재현 작가님의 글을 보니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과거 ‘한국 만화가의 절규 1,2,3‘ 으로 글이 올라 온지 5년이 지났는데도 지금 양재현 작가님이 글을 쓸 정도로 점점 나빠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프네요.
이런 글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에는 ‘만화 이제 사서 봅시다!!’, ‘작가님들 힘내세요’ 라는 글을 수도 없이 달리지만 모 그 때 뿐이고,
pgr 분들도 크게 다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스캔본을 좋아하는 분들이..... 몇 있으시죠?)  
그럼 왜 한국만화가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그럼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인가? 에 대해서 한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 현재>
한국만화시장의 부흥과 침체는 IMF를 기점으로 갈립니다. 1980~90년대 ‘달려라 하니‘,’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둘리 등의 애니메이션과
보물섬, 챔프 시리즈 등 엄청나게 많은 만화들이 등장하였고, 이 당시엔 드래곤볼, 나인볼, 친미 등의 외래 작품들과도 경쟁하면서 점점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던 시기라고 볼 수 있을거 같네요. 개인적으로 한국만화의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고 봅니다. 이 당시 대표 만화로는
‘다이어트 고고’나 ‘어쩐지....저녁’,‘12지 전사’,‘열혈강호’,‘용비불패’ 등의 일본만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작품들이 많이 등장
했고 한국만화의 부흥을 이끌었죠.

하지만 1997년 IMF 가 터지고 한국은 엄청나게 많은 실업자가 발생 하게 됩니다. 이 때 정부가 은근슬쩍 실업자들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
로 ‘만화책 대여점’을 만들어 주게 되죠. 이 당시 만화가들이 반발을 하긴 했지만 워낙 힘이 없었던 터라 막아내지 못합니다. (세계적으로
만화책 대여점이 있는 곳은 대만과, 한국 뿐이라고 하네요)

만화책 대여점이 엄청나게 생기기 시작할 때는 좋아보였습니다. 질이 떨어지는 만화책도 내기만 하면 대여점 때문에 일정 수준의 책이
팔렸고, 인기작가들의 만화는 개인적으로 사서 보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서 보는 사람들은
점점 바보 취급당하고, 빌려 보면 당연하다는 의식이 생기기 시작 합니다.

한국 만화의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무너지면서 아무리 노력을 하고 멋진 작품을 찍어내도 만화책은 ‘대여점 수만큼 만’ 팔리게 되었고,
만화가들이 미친 듯이 그린 노력의 대가가 만화가가 아닌 대여를 해주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그 많던 출
판사들은 문을 닫게 되고 많은 만화가들의 꿈을 접게 되죠.(개인적으로 한국인들이 저작권을 우습게 보는 시발점이 된 것이 이 만화
대여점 사업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만화가나 출판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기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만화를 비슷비슷 하게 별 내용 없이 찍어서 내놓
기 시작하고, 작품 제작 시간이 긴 디테일한 작품, 내용이 심오하거나 난해한 작품 등을 걸러내기 시작하죠. 빨리! 많이! 찍어내서 팔려다
보니 작품의 질이 떨어져 일본 만화에 비해  수준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을 겪고 있던 대만의 만화시장이 무너집니다. (유명 대만 만화로는 풍운, 영웅문, 절대쌍교 등이 있습니다) 몇 명의 작가들 빼고는 펜을 놓게 됐고 출판사들도 연재물의 8~90%를 일본만화로 채워 넣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됐죠.
한국은 그래도 만화를 사서 보는 독자들과 작가들의 의지로 명맥을 아직까진 유지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출판사들이 수입이 줄어드니 어쩔 수 없이 만화책 가격을 올렸고 만화책 가격이 올라가니 대여점은 대여료를 올리죠. 그런데
300원에 빌려보던 만화책이 500원이 되자 만화책 비싸다며 이제 사람들은 만화책을 다운 받아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줄어든
대여점은 문을 닫기 시작합니다. 대여점이 문을 닫으니 출판사는 더욱 더 판매량이 줄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의 상황인 것이죠.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사실인거 같네요.

아래는 한국 만화가들의 살기위한 노력을 아는 만큼 적어둔 겁니다.

발버둥1>
만화가들이 살아 보기 위해서 만화가들은 오히려 내 ‘지적 재산권’ 을 함부로 남용 하고 있는 대여점에게 손을 내밉니다. 현재 만화가들이 너무 힘드니 만화를 대여해 줄 때 100원이라도 출판사에게 달라는 거였습니다.
대여점들은 바로 거절 합니다.

발버둥2>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제를 외칠 때 같이 목소리를 내보려고 했으나 무관심에 묻힙니다.

발버둥3>
대여점 때문에 죽겠는데 하나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인한 스캔본의 등장이지요. 대여점 보다 악독한 친구가
나왔습니다. 대여점은 만화책을 사는 돈이라도 지불하지만 스캔본은 웹하드에 돈을 주고 있죠.
살아 보겠다고 인터넷 만화방을 열어 봅니다. 스캔본 보다 비싸네요. 사람들이 외면 합니다.

발버둥4>
부가수익을 창출을 위한 노력을 해보지만 패키지 게임 시장의 몰락, 그 외에 팬시용품, 케릭터 상품 등을 해보려고 하지만 이미 일본,
미국 상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활로를 뚫지 못했고, 그나마 팬시, 케릭터 상품으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마린블루스
같은 웹툰 케릭터 뿐 기존 작가들은 부가수익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발버둥5>
스마트 폰의 발달을 이용해 다른 활로를 개척 중인 것으로 압니다. 아마 이게 마지막 발버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외에 많은 노력들이 있고 현재 프로, 아마추어 작가들이나 웹툰 작가들이 한국 만화의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즉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한국만화는 다신 일어 설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한국만화는 질이 떨어져, 그림이 구려, 스토리가 엉성해 라고 손가락 질을 하시기 전에 지금 컴퓨터에 알모양의 만화파일을 지우는게 순서
가 아닐까 생각 됩니다.  다는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만화책은 한 두권 이라도 사서 보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담아 못 쓰는 글이지만 용기내서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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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nworks
10/03/11 21:26
수정 아이콘
모바일 웹툰으로 가서 수익모델을 찾거나,
아니면 원소스 멀티유즈로 가는 대신 해당 포탈사이트 등에 고용되어 월급 받고 만화 그리게 되겠죠
어떤 식으로든 출판 만화는 죽었다고 봐야죠.

박준 선수가 WCG 예선전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국내 워3 리그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이미 너무 늦었다."
forgotteness
10/03/11 21:28
수정 아이콘
그냥 기본적인 문화 컨텐츠에 대한 접근 방식이 애초부터 너무 그릇된 방향으로 자리 잡아버려서...
이제는 어떤 방법을 간구하더라도 힘들 것 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짜 좋아하는건 두말 하면 입아플 정도의 국민성이 박힌 민족인데...
거기에 애초부터 MP3, 영화, 스캔본등은 '어둠의 경로를 통하면 공짜다' 라는 인식이 너무나도 확고하게 자리 잡아버렸죠...

일본에 웹하드가 없는것도 아니고 토렌토가 없는것도 아니지만...
여전히 문화 컨텐츠에 대한 사고 방식 자체가 지적 재산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원피스, 나루토의 판매량 등을 보면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지적 재산권에 대해서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간구했더라면 모를까...
지금에와서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답이 없는건 사실이죠...


만화계는 일단은 답이 없을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만화 잡지였던 영챔프 폐간한지는 1년이 넘어버렸고...
일반 만화 판매수도 만부가 되지 않는게 현실이죠...

열혈강호가 3만5천부가 팔린다고는 하나 이것 역시 대여점에서 인기있는 신권은 2~3개를 사놓기 때문에...
판매량이 2~3배 더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딱히 개인 소장량이 많기에 더 많이 팔린다는게 아니라는 거죠...

이미 희망이고 뭐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그렇다고 웹툰이 대박칠 분위기도 아닙니다...(간간히 생계를 이어나갈 정도...;;;)
만화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일본으로 건너가야 한다는게 이쪽 바닥에서 내린 잠정적 결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일러스터 쪽으로 변신을 하던가 하는 방법 밖에 딱히 남아있는게 없죠...
Thanatos.OIOF7I
10/03/11 21:45
수정 아이콘
흠. 제가 아랫글에 단 리플의 확장판을 보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100% 공감합니다.

그런데 더욱 슬픈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양재현 작가 정도 되는 네임벨류는 다 부자인 줄 안다는 거죠.
양재현 작가가 열혈강호로 상을 받았을 때, 높으신 분들이 축하를 하며 으례 건내는 '한 1억 쯤은 벌으셨죠?'란 식의
질문을 받고 엄청 좌절했다던 일화는 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합니다.
작가들 사이에서 조차 어떤 작가는 돈을 많이 벌었다, 누구누구는 일본가서 갑부되었더라 이런 소문도 많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만화작가 중에서 돈을 정말 많이 번 사람은 극 소수 입니다. 찍어내던 제본소 시절에 한탕했던
삼류 작가들이나, 이현세, 허영만 등의 대가들을 제외하고 기성작가들로만 놓고보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의 김화백님을 작가로 볼 것이냐 사장으로 볼것이냐 하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딴지 같지만 위에 예로 들어주신 마린부르스의 정철연 작가는 월급쟁이 입니다. 캐릭터의 라이센싱 및 저작권은 작가에게
없습니다. K모 캐릭터 회사에 있습니다. 실로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나가는 웹툰 작가들은 엄청
잘버는 줄 알고 있습니다. 한숨이 나옵니다ㅠ
하얀마음 밟구
10/03/11 21:54
수정 아이콘
위에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셨듯이 참으로 한국만화의 현실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ㅠㅠ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응원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흑흑~
부기나이트
10/03/11 22:17
수정 아이콘
다들 이야기하는 '한국만화의 부흥기' 이거 말입니다. 저 부흥기 자체가 뭐랄까 해악이었다고 생각해요.
전 만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서재로 쓰는 방 3면중에 1면이 다 만홥니다.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쨋든, 저 부흥기의 알려진 한국만화들. 막말로 장면하나하나 배경하나하나 캐릭터동작모션하나하나. 다 일본 유명만화에서 아주 아주 매우
비슷한 장면, 막말로 종이대고 배꼈네 말나오는 장면 많습니다. 정말 많죠. 아닌것도 있어요. 근데 대부분입니다.
그때 날렸던 싸움만화라고 치면, 솔직하게 싸움장면의 95%이상은 로쿠데나시블루스에서 동일한 장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작가들 방에 로쿠데나시블루스 전권 일판으로 다 쫙 있었죠(다 직접 본겁니다. 당시에 제가 만화가들이랑 꽤나 친했어서 ).

부흥기 자체가 겁내 카피로 만든 부흥기란겁니다. 이태행님류의 분들(몇 안되죠) 빼고는 다 카피예요.
신인만화가 발굴을 꽤 오래했던 챔프 관계자가 늘 한탄했습니다. '아놔 이번에도 다 카피네'

막말로 그딴걸 누가 삽니까? 솔직하게 그 당시 만화좀 사모으던 분들중에 한국만화 살거 몇개나 있었습니까?
전 그 속칭 부흥기꺼중에 샀었던건 다 여작가님들 순정쪽뿐입니다. 살게 없었어요.
뭐 대여점, 스캔본, 시장, 문화 다 맞는 말입니다. 그것들이 한국만화 망쳤죠.
근데요, 작가들도 별로 할말 없을거예요. 작가본인 스스로가 잘 알겁니다.
일명 부흥기를 이끌었던 그들, 그들이 한국만화를 대대손손 후대까지 말아드신 장본인중에 하나라는걸요.
다레니안
10/03/11 22:39
수정 아이콘
질게나 자게에서 원피스 이야기하시는 분들만봐도...

원피스 5만부에 기절합니다 -_-
하얀마음 밟구
10/03/11 22:43
수정 아이콘
작가나 출판사의 문제도 위에 쓰긴 했듯이 당연히 작가들 중 문제가 있는 작가가 있었기 마련이죠.
그 부흥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시기에 작가는 두 분류가 갈렸다고 보는데
첫째는 일본만화의 그림체,동작,스토리를 흉내, 카피해서 인기를 얻은 작가.
두번째는 스스로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한국형 만화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
첫 째, 작가들 같은 경우엔 좀 인기를 누린 사람들이 많았죠. 모 독자들이 일본식 만화에 익숙해 졌고 원했으니깐요.
두번째 작가 같은 경우는 모 대표적으로 꼽으라면 솔져가이를 그리신 이태행 작가를 꼽겠습니다만.... 만화는 재밌었으나
주류가 되진 못했죠. 좀 어려웠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를 만든게 출판사 즉 챔프 관계자들의 역활도 크죠. 주류가 아닌 만화가들을 차내고 일본만화랑 비슷하게
그리라고 요구한 것도 그 출판사 관계자들이니깐요.
후대까지 말아 먹은 사람은 작가도 작가겠거니와, 출판사, 독자 모두 포함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forgotteness
10/03/11 22:50
수정 아이콘
원피스도 사실 개인소장하면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저는 원피스를 보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이 글을 보는 절대 다수의 사람조차 스캔본으로 보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사서 모으는 사람은 열에 한둘 있으면 그것도 다행인 수치죠...

특히 일본 만화라는건 번역본이 존재하고...
인기 있는 만화일수록 스캔본 질이 좋기 때문에...
더욱 더 스캔본에 의존해서 만화를 보게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작가가 말아먹은 측면도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
애초부터 우리나라 작가 만화라면 '유치하다', '재미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다름아니라 우리였던 것 같네요...
만화가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일본작품 카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을 겁니다...

만화를 그려도 봐주지 않았던 시절에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 따위는 없었을 것 같네요...
내려올팀은 내
10/03/11 23:07
수정 아이콘
저는 만화계는 잘 모르지만 좀 궁금한게
우선 만화가들의 이익을 지켜 줄 수 있는 협회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없다면 그런 것도 만들지 않고서 독자들의 호의만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아마추어적인 것 같고
있다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대여점, 웹하드)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본 적이 없는 듯 하여 유명무실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10/03/11 23:12
수정 아이콘
예전에 pgr자게에 원피스 관련글 올라왔을때도 스캔본 번역본 가지고 이야기 한거 아니었나요. 물론 '나는 정발본은 사서보지만 정발 안된 일본 최신판은 스캔본으로 보고 정발 나오면 지운다'라는 몇몇분들의 마인드도 언핏 들으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아예 스캔본을 소장하는 분들, 그것을 자랑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은 논외로 치고... pgr 내에서는 그런사람 못봤지만) 결국에는 출판만화에 대한 인식이 바로 보이는 거죠. 너무 광범위하게 만화책은 컴퓨터로 보는것, 빌려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박혀버려서 이제 전통적 방식으로는 더이상 만화가들이 생계유지를 못할듯 싶습니다. 요즘 많이 나오는 라이트노벨들이야 사서보는 책이라는 이미지가 어느정도 박혀 있다지만 이제 만화는 다른 활로를 찾아야겠죠.

요즘 만화책 살때마다 확 오른 책값에 한숨만 늡니다 -_-;; 저야 간헐적으로 조금씩 산다지만 저같은 사람 말고 정말 만화를 좋아하시고 많이 사서 보시는 분들이 그 책임을 전가당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느낌이 듭니다.
동네노는아이
10/03/11 23:16
수정 아이콘
뭐 저도 만화를 많이 사는 편이지만....
주변 친구들이 제방 와서 꼭 그러더군요....
너 진짜 돈많다고 저걸 뭐하러 사냐고..

뭐 만화 모은다고 해서 좋은 소리 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네요.
주로 듣는 소리는
애도 아니고 아직도 만화 보냐라는 손윗 사람들의 말
니 돈 많다. 뭐할려고 사서 모으냐는 친구들의 말..
오타쿠 같다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말..
마지막 말은 소개팅나갔다가 주선자한테 들었던 말이라 충격이 2배 더컸어요ㅠㅠ
하튼 생각해보니 꽤 만화 많이 산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한국만화중에 사서 모은건 식객이랑 내파란 세이버 뿐이네요.
동료동료열매
10/03/11 23:31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예전에 원피스관련글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대부분 소장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진작 그글을 봤으면 그나마 근거라도 좀 되었겠네요. 5만부... 사실 엄청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비단 만화뿐만이 아니라 음악이든 영화든 뭐든 대부분 다운받아서 공짜로 해결하는 이 습성을 단순히 인터넷의 발달로 원인을 돌려야되는건지 원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낮아서인지 참 궁금하네요.
10/03/11 23:42
수정 아이콘
글의 내용엔 깊이 공감하는 바이지만 대여점에 대한 얘기 정말인가요?
저는 분명히 김전일 해적판을 (제목이 환상특급이었나...) 초등학교 때 만화대여점에서 빌려봤거든요. 물론 IMF 훨씬 이전이구요.
실업자 구제용으로 대여점을 열게 해줬다는 것도 잘 이해가 안가는데;; 정부가 직접 추진했다는게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열혈강호가 요즘 점점 재밌어지는 것 같은데, 저런 힘든 일을 겪고 있었다니 참 슬프군요 ㅠ_ㅠ
하얀마음 밟구
10/03/11 23:55
수정 아이콘
네 대여점은 정부에서 대출금도 빌려주는등 많이 도와줬던게 사실입니다. 초등학교 때 빌려보신건 만화방일 꺼에요.
만화방에서 대여해주시던 만화방 같네요.
그리고 대여점 같은게 굉장히 복잡한 것이 말그대로 정부에서 추진한거라 정부 지원을 받는 만화가협회가 크게 어필 할
수가 없어요. 갱장히~ 애매한 상황이지요.
내려올팀은 내
10/03/12 00:06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그때 시대 상황이 많이 위축되었나 보군요. 아무리 협회가 정부 지원을 받고 있고 정부에서 대여점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돈 못받는 한이 있더라도 대항했으면 지금 더 나았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지금 작가협회가 정부에서 제제를 가하자 대항하는 것처럼요. 아무리 정부에서 뭔가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내 재산권에 손해를 받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법에 대한 호소로 현실화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라고 법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위에서 잠자고 있으면 아무도 지켜주지 못하지요.
10/03/12 00:09
수정 아이콘
우리 나라 국민이 취미를 제대로 즐긴다는 인식만 있으면 대여점이 있든 없든 만화책 수요는 일정 이상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일본이라면 만화 대여점이 있더라도 수요는 거의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이미 망가 킷사가 성행하기도 하고요. 일본의 PC게임 시장은 불법 복제와 발달된 중고 게임 시장이란 장애물이 있음에도 잘 만들어진 게임은 항상 히트를 칩니다. 초판 출시 이후 몇 년이 지나고 리메이크판이나 한정판을 내도 또 항상 그것을 일정 이상 사들여주는 수요층이 두텁습니다. 절판이 된 후엔 해당 물품의 값이 중고 시장에서 두배 세배로 뛰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일본에 비하면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은 문화를 즐긴다는 인식이 매우 뒤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더이상피치못
10/03/12 00:10
수정 아이콘
대여점은 92년인가 93년의 깨비책방 같은 책방으로 시작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소설책이 반, 만화책이 반 정도 되었는데..
날이 갈수록 소설책은 장르소설에 편향되고 만화가 공간을 더 차지하게 되더군요..

제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집 근처 대여점, 학교 근처 대여점을 모조리 섭렵하고 다녔습니다.
(*만화 보는 친구들이랑 학교에서 서로 돌려보기를 좀 했었지요. IMF는 제가 고2때였네요..)
물론 학창시절에 용돈 일주일에 1000원 정도 했나 싶은 돈으로 악착같이 모아서 만화를 열심히 샀습니다.
그치만 수백권이 쌓일 때마다 부모님이 계속 버리더군요. ㅠㅠ
(그거 갖고 있었으면 지금 중고시장에서 비싸게 팔 만화도 몇개 있었을텐데 아쉽다는..)

지금은 직장생활하면서 소장하고 싶었던 만화책을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괜찮은 만화 참 많습니다.
그런데 만화서점에 가서 무조건 다 살수도 없는 노릇이라 대여점이나 스캔본을 맛뵈기로 읽고 나서 제 취향에 맞거나 삘이 꽂히면 사는데
그거마저도 참 안타깝네요.
누렁쓰
10/03/12 03:03
수정 아이콘
만화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 또한 시장의 고사에 한몫 했습니다. 아이들의 문화, 급이 낮은 문화로 치부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오락거리로 학부형들에게 찍혔기 때문에 만화의 실수요층인 청소년과 청년들이 잡지나 단행본을 사 모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집이나 학교에서 만화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해서 보다가 핍박받은 경험은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구매를 하더라도 보관할 장소가 없는 학생들에게 낮은 가격에 다양한 만화를 부모의 눈총 없이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여점은 그 정당성 문제를 떠나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죠.
10/03/12 08:41
수정 아이콘
어이없는 시각들이 많네요.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만화가들의 표절따위가 대한민국 만화계를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는 말들. 전형적인 인지함정의 케이스입니다.

원인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화가 망한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수입의 부재. 대여점과 스캔본의 연이은 타격으로 인해서 만화책 단행본은 팔리지 않고, 잡지마저 사라집니다. 애시당초 사회적 인식이나 표절은 망하는 원인이 안됩니다. '돈'이 안되니까 망하는거지요. 비록 그게 표절이었든 사회적으로 병X취급을 받는 문화든 간에, 그걸로 인해 수익구조가 창출되는 산업이었다면 당연히 아주 잘 살아남습니다. 대신에 자정작용이 일어나지요. 표절없는 짜임새있고 훌륭한 작품들이 더 많이 팔리거나 좋은 평을 받는 과정을 통해 말입니다.

비슷한예로 음악, 영화, 패키지게임시장이 있습니다.
각각 어떻게 변했는지 볼까요?

음악은 처음에는 진짜 적응못하고 몇년간 끙끙앓았습니다. 기존 앨범판매로 먹고사는 가수들이 새 앨범을 내도 수입이 확 줄고 다들 힘들다 고생이다 말했죠. 그러나 그들에겐 그래도 방송이라는 무기와 부수입의 경로가 존재했고, 만화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인 덕에 조금은 더 오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음악은 아시다시피 개성있는 음악이라기 보단 전형적으로 바뀌며 미리듣기 1분에 목을 매야하는 것이 되어버렸지요.
영화는요? 영화도 심하게 털렸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남여가 데이트하는 코스중에 영화관은 빠질 수가 없고, 사람들의 메인취미로 자리잡으면서 불법다운로드가 가능해도 영화관에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는 영화관에서 보는것과 컴퓨터의 질적 차이도 있지요. 업로드 되는 시기도 마찬가지구요.

네, 이제 패키지 게임시장입니다. 만화와 완벽하게 같은 길을 가게 되었네요. 사회적 인식 안좋았고, 수입원이라곤 게임시디 판매가 다였습니다. 수많은 층이 있었지만 인터넷공급과 더불어 생긴 수많은 다운로드가 그들의 밥줄을 끊었습니다.

수준 낮은 패키지게임, 수준 낮은 만화가 시장을 이렇게 만들었다구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러한 컨텐츠들이 잘 만들면 돈이 분명히 된다. 라는 가설이 증명된다면 수준 낮은 컨텐츠들은 나오고 사라짐을 반복하고- 좋은 컨텐츠는 살아남아 시장에 공급됩니다. 아주 기본적인 자정작용을 거치는 것이지요. 근데 불법스캔,다운로드,대여점같은 것은 컨텐츠제작자들 쪽에서는 수준을 이야기하는 차원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입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자원봉사자로 만드는 거거든요. 당연히 판이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밥도 안주고 살 곳도 제공하지 않는데 무슨수로 컨텐츠를 만듭니까?

피해갈 것 없습니다. 아닌 척 할 것도 없어요. 논의의 사항이 아닙니다. 저렇게 얌전하게 쓴 만화가가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사람들이 밥그릇을 박살내도 저렇게 부탁을 할 수 있다는 사람의 성숙함이 놀랍군요. 대체 시장의 붕괴에 그 내적 컨텐츠의 질따위를 언급하는게 무슨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장이 유지만 되었다면, 그러한 것들은 자연도태되는 겁니다.
10/03/12 09:27
수정 아이콘
PC게임 시장에 있어선 분명히 어느 정도 개발자들이 자초한 면이 일부 있습니다. 불법 복제가 한창 성행할 즈음에도 메이저 개발사의 게임들은 아직 수요층이 탄탄히 남아있었는데 당시 불법 복제 피해에 있어서 여전히 성역에 속해있던 국내 양대산맥 개발사들이 마그나카르타, 포가튼 사가라는 매우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을 내놓아 그래도 브랜드를 믿고 줄까지 서가면서 패키지를 왕창 사들여준 국내 유저들을 제대로 우롱함으로써 패키지 시장을 몰락시키는데 제대로 결정타를 날렸죠. 이 두 게임 때문에 그나마 있던 수요층들이 아예 복제로 돌아선 케이스가 매우 많습니다.
몽키.D.루피
10/03/12 11:17
수정 아이콘
최근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리려는데 400원으로 올랐다더군요. 이유는 책값이 올라서라는데..
참 어이가 없어서... 책값 500원 올랐는데 대여료는 두배로 오른다? 마치 만화책을 자신들의 지분으로 알고 있는듯 합니다.

저는 두가지 측면으로 생각하는데요,
작게는 스캔본과 대여점 시스템의 개선입니다. 일단 스캔본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막는 것을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 옛날 인터넷도 없던 시절, 드라곤볼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법만화의 역사는 단순히 인터넷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겠죠. 물론, 인터넷으로 인해 접근성이 용이해졌다는 이점이 생겼지만 그 또한 불법만화의 틀에서 어느정도 불가피한 어둠의 영역으로 안고 가야된다고 봅니다. 즉, 요약하자면 아무리 잡아도 결국은 또 떠돌아 다니는 것이 불법 만화들이죠.
중요한 것은 대여점 시스템의 개선입니다. 300원을 빌려주고 보던, 400원을 빌려주고 보던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그 인상분 100원이 왜 작가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냐는 거죠. 요즘은 노래방에서 동전넣고 노래만 불러도 자동으로 저작권이 지불되는 시대인데 만화계는 그동안 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로 크게는 청소년들의 지갑과 여유의 문제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음반업계, 출판만화업계등 청소년들의 소비가 가장 중요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안 중 하나는 청소년 아르바이트 생들의 최저 시급 인상입니다. 청소년들이 돈이 있어야 사던지 말던지 하죠. 그리고 더불어서 가정 지출의 거의 대부분을 사교육비로 쓰는 현실에서 가정에서 무슨 돈이 있어서 청소년들의 만화책 지출까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수출만 외치고 내수 시장을 죽인 결과가 바로 이것이라고 봅니다. 먹고 살기에 제일 안 중요한 문화산업 부터 죽기 시작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인식상으로) 천대받는 만화업계는 먼저 죽어 나간거죠. 그렇게 죽어간 산업을 정부 주도로 다시 일으키려고 하는 것 자체도 모순입니다. 문화라는게 위에서 흐르나요. 아래에서 퍼지는 거지...
후배를바란다
10/03/12 18:54
수정 아이콘
이미 완전히 망했고 돌이킬 수 없어요. 패키지 시장도 만화 시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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