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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26 20:34:15
Name dangertnt
Subject [일반] 아래 사교육 관련, 리플 쓰다 길어져서 그냥 글로 씁니다^^;;
저는(몇몇 분들이 지적하셨지만) 국민들의 인식변화도 사회 시스템 변화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도로 막는 게 아니라 인식변화를 통해 스스로 사라지게 하는 것이죠. 물론 어렵지만.

저는 사대생인데 교육사회학 시간에 교수가 '교사가 최종 꿈인가요?'라고 하자
'아니요 장사할건데요' 했더니 사람들이 막 웃었습니다. '무슨 장사?' '밥장사요.' 또 사람들이 막 웃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가 '그럼 경영과를 가지'......... 교수보다 웃는 사람들이 더 이해가 안갔습니다. 장사가 어때서요.
대한민국은 뭘 해도 대학을 가야 한다는 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루칼라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 좋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려는 이유가 뭘까요.
육체 노동이 아름답게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직업을 가진다 하면 모두들 화이트칼라만 생각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줄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비군 중대에서 근무했는데(상근) 보직을 3번이나 변경해서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인구가 적은 농촌 시골에서
각각 일을 했었는데요, 그때마다 느꼈지만 예비군들의 직업이(물론 지방) 대다수는 블루칼라였습니다.
그런데 블루칼라들의 생활상을 보면 연봉은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담배 피고 인터넷 게임하고 차도 사고(제일 이해 안 됨),
차를 일시불로 어떻게 사겠습니까. 예비군들 나이가 30대가 안되는 즉, 목돈도 없으니 대부분 할부로 사는 것이죠.
또 요즘엔 부모님이랑 잘 안 살려고 하다보니 원룸을 찾게 되고 그럼 또 돈이 나가죠.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모순된 내용같지만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공교육을 통해서 직업 가지려는 생각은 조금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가는 사람들(물론 좋은 대학이겠지만요)은 대부분 블루칼라 안 하려고 하다보니 블루칼라들은 흔히 말해 공부 안 하던
친구들이 맡게 되고 그에따라 여전히 직업의 계층이 유지될겁니다. 직업의 계층이 자꾸 그렇게 고착화 되니까 인식이 안 변하고
너도 나도 화이트칼라 되려고 하는 것이죠.

뭐 블루칼라들의 직업환경도 생각해 봄직 하죠. 저는 솔직히 특근, 근무 외 수당 이런 것 안 받고/주고 5일만 딱
일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부모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죠. 학원에 보내지 말고 부모가 가르치고 주말엔
같이 놀아주고 이게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예산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본가들이(특히 공장주들) 직업환경을 블루칼라로 일 해도 돈은 화이트칼라 만큼 벌진 않겠지만
먹고 살 수 있고,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모습으로 바꿔준다면 저같으면 굳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란 말 안하겠습니다(물론 맹목적인 공부요 대학만 가면 된다는).

공교육의 기능이 선발이냐 평등이냐 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국가의 존립을 유지하는 최종병기라고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국민의 직업을 가려주는 기능을 최선으로 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사교육이 판을 치지요.

이런 말 하면 욕 먹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3%만 공부해서 97%를 먹여 살리는 게 더 좋은 사회 같습니다.
97%가 대학을 가지 않고도, 블루칼라 직업을 가져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굳이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공부해서 행복하기 보다는 공부를 안 해도 살 수 있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라는 얘기 아닙니다.)

공부를 많이 하는 이유가 그 나라 국민의 지적 수준을 높여준다에 더 맞췄으면 합니다.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 적성과 진로를 고려해 가면서 교육정책을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홍후조 교수가 대변했던 미래형 교육과정 정책 토론회를 갔었는데
대학만 보내면 된다 는 식의 교육철학을 전개하시더군요. 물론 그게 국민 입장에선 제일 문제겠죠 사실상?????
근데 진로와 적성을 찾아내서 대학만 보내면 공교육의 기능이 끝입니까. 대학은 사립이 대다수인데요.
그럼 차라리 대학도 모두 공교육에 포함시키죠. 그럼 좀 괜찮을라나.

저는 블루칼라들이 아주 많이 똑똑해 지고 블루칼라를 고용한 사람들 또한 똑똑해서 윈윈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공교육의 기능은 국민들 지적 수준을 어느 정도만큼 길러준다에 맞췄으면 합니다.
직업까지 끌고 가려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죠.

*블루칼라들을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솔직히 사회적 인식이 그렇다는 현상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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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26 20:44
수정 아이콘
사범대생이신데 교육사회 수업시간에 사범대 교수님이 사범대 학생에게 최종꿈이 교사인가 물었는데 사범대 학생이 .아니요 장사할건데요.
학생들이 장사하시는걸 비웃는게 아니라 당연히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요??;;;
dangertnt
09/12/26 20:49
수정 아이콘
앞뒤 다 떼고 얘기해서 그랬군요. 죄송합니다;;;
그 앞에 TO얘기도 있었고 교사가 진정 꿈인 사람? 이런 식으로 질문을 몇 번씩 하던 상황에서 물어본 것이라
웃을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信主SUNNY
09/12/26 21:02
수정 아이콘
노동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좋지 않아서 화이트카라를 지망하는게 아닙니다. 실제적인 대우가 좋지 않으니까 꺼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공교육은 아직까지는 직업을 얻기위한 교육이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교육이 높은 이유는 대학진학을 위한 것도 상당하지만,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사교육도 많습니다. 공교육만 수행하고 먹고 살 수 있다면 당연히 공교육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공교육만 해서는 먹고살기가 어렵고, 대학진학만 해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까 사교육이 판을 치는 겁니다. 대학진학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을 어디로가느냐가 중요하니까요.

지적수준이라는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면에 있어서 공교육의 커리큘럼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안가니까 문제인 것이죠.

교육이 바뀌어야 사회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그 반대입니다. 교육은, 그것도 돈이 걸려있는 사교육은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지요.
벤카슬러
09/12/26 21:03
수정 아이콘
dangertnt님// 이해합니다. 저도 사범대 다니는데 요즘따라 교육학 강의하시는 교수님, 강사님들이
"넌 사범대 왜왔냐?"
"넌 교직이수 왜하냐?"
"넌 이 과목 왜 듣냐? 어차피 교사되기도 힘든데"
"나같으면 교직 안듣고 토익공부 하겠다."
이런식의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아예 교사를 꿈으로 하지 않는 학생들을 모두 쫓아낼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사람들이 웃은 것은, 블루칼라에 대한 선입관 때문이라기보다 의외의 대답이 나와서였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너무 성급한 일반화인 듯해서... ^^;;;

저도 우리나라 교육문제 해결의 최종 목표를
"대학을 반드시 안 가도 되는 사회"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dangertnt님의 생각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블루칼라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대우는 완전 땅바닥이죠.
이적집단초전
09/12/26 21:24
수정 아이콘
블루칼라에 대한 인식이 나쁜게 아닙니다. 아무리 더티한 직업이라도 돈만 많이 벌면 사회저 지위를 인정받지요. 문제는 고졸의 학력으로는 실재 보수가 좋은 직업을 구하는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디쯤에
09/12/26 23:36
수정 아이콘
블루칼라가 상대적으로 얕보이는 이유는.. 일단 보수가 화이트칼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 아닐까요? 단순히 절대적인 보수의 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인풋 대비 보수의 아웃풋이 화이트칼라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죠. 흔히 말하는 더운날 더운데서 일하고 추운날 추운데서 일하는 (물론 안 그런 블루칼라도 요즘 세상엔 많지만, 전체적인 환경을 말하는 겁니다) 상황이 블루칼라에 빈번한 거 같아요. 게다가 왠지 블루칼라가 하는 일은 화이트 칼라의 그것에 비해 전문성을 덜 요구한다는 인식도 있구요..
dangertnt
09/12/26 23:42
수정 아이콘
信主SUNNY님// 지적 수준은 솔직히 좀 과하다고 봅니다.
더 쉬운 내용과 다양한 영역을 골고루 보여주는 것도 공교육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교육이 직업을 얻기 위한 교육이 아닌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문제는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죠. 공교육 내용 자체는 직업과 연결되는 것이 몇몇 분야일 뿐입니다.
수능만 봐도 알 수 있죠. 근데 문제는 공교육 내용이 아니라 공교육을 자체를 국민들 역시 수단으로 본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 의식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경영주들도 국민 아닙니까 그 사람들도 인식이 바껴야 겠죠.

그리고 블루칼라에 대한 인식이 그럼 좋습니까?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솔직히 좋은 편인지는 모르겠네요.

벤카슬러님// 제 상황의 경우는 교사를 정말 꿈꾸는지를 물어본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교사가 최종 꿈이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는 더 좋은 대학에 가려고 했다거나 또는 그래도
교사가 사회적으로 낫다고 하니까 왔던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꽤 진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업 끝나고 나서도
과 사람들이 물어보더군요.

이적집단초전박살님// 돈만 많이 벌면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는 것 역시 저는 사람들의 인식 문제라고 봅니다.
돈 많이 버는 것은 뭐 인정한다 치더라도 이건 역설적으로 돈 적게 버는 것을 안 좋게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고졸 학력으로 보수가 좋은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려운 것은 입사의 문제인지 입시의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반회사는 사적인 것인데 거기에 공교육이 자꾸 맞춰주면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dangertnt
09/12/26 23:52
수정 아이콘
어디쯤에님// 전문성 때문에 보수 차이는 인정하긴 합니다만. 인풋 대비 아웃풋 때문에 블루칼라를 피한다니까...
결국 사람들은 편한 걸 찾겠죠. 쩝, 이것 때문에라도 아마 이런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사람들은
편하게 살고 싶으니까요. 제가 주장하는 것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 효율적이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는 사회를 교육을 통해
만들자는 것이지요. 육체 노동의 가치를 인간 스스로 인정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信主SUNNY
09/12/27 00:04
수정 아이콘
dangertnt님// 그러니까 블루칼라에 대한 인식이 좋다는 뜻이 아니구요. 그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단순히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때문만이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아니, 그보다 큰,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인 대우가 좋지 않은 것이 이유라는 것이죠. 실제로 한국사회에서는 '고소득 직종이라면 해당 직업에 대한 사회적 대우도 좋아지게 되니까요. 특히 근래 들어서 그러한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회제도적인 문제로 부가 상위에 너무 집중되는 것이 문제지 그것이 교육제도를 통해서 고쳐질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린겁니다. 교육제도는 사회가 변하게 되면 따라서 변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적집단초전
09/12/27 00:36
수정 아이콘
dangertnt님// 똑같은 슈퍼 주인이라도 100평 매장의 대형슈퍼와 10평 구멍가게의 주인은 그 사회적 지위가 다릅니다. 심지어 공장에 일해도 대우조선 스크류 깎는 김씨와 안산에서 볼트 조립하는 박씨의 사회적 지위는 다릅니다. 더 심지어 구청 정식 10급 공무원 청소부와 용역 계약직 청소부는 그 사회적 지위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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