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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04 17:56:01
Name swordfish
File #1 Chassepot_paper_cartridge.jpg (10.0 KB), Download : 63
Subject [일반] 세포이 항쟁의 원인인 기름은 어디에 쓴 걸까?



1, 세포이 항쟁 이후 쓰인 총이지만 페이퍼 카트리지 방식의 사스포 소총의 탄약
2, 18세기~ 19세 초까지 머스킷 총 쏘는 법

우리는 세포이들이 일으킨 항쟁의 원인에 대해서 대략 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총 어딘가에 힌두교도들이 신성시 여기는 쇠기름과 무슬림들이 불결하기 여기는
돼지 기름을 사용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총 어디에 이런 기름이 쓰인 걸까요?
가장 많이 우리나라 교과서에 언급하는 용도는 총기 손질용 기름 입니다.
뭐 군생활 하시는 분들 역시 기름 하면 다 총기 손질용 기름을 생각하실 겁니다. 아마
교과서 편찬 위원들도 다 이 때 경험 때문에 이 부분을 생각할테지요.

그리고 좀더 엉뚱하게 가면 총을 쇠기름 돼지 기름을 총기 제작 과정에 사용했다. 혹은
쇠가죽, 돼지 가죽을 총기 제작에 사용했다 까지 이르르게 됩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총기 어디어도 돼지 기름과 소기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총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데 사용했습니다.

바로 그 기름은 카트리지(cartridge)라고 불리는 물건에 사용되었습니다. 이 카트리지를
탄창으로 잘못 번역하거나 그 물건이 어떤 물건인지 몰랐거나 알아도 설명하기 귀찮았기
때문에 온갖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 것입니다.(한마디로 지금은 안쓰는 물건이니까요.)

카트리지의 엄밀한 번역어는 탄약 포입니다. 이 탄약포라는 물건은 종이에 총알과 화약이
싸여져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우리가 많이 쓰는 일체형 탄피식(그냥 걍 우리가 생각하는)
총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총은 이 카트리지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 물건의 사용법은 아주 복잡합니다. 카트리지를 이빨로 뜯은 후 안에 든 화약의 일
부를 팬이라는 곳에 붓고 나머지를  총구안에 넣은 후 꼬질대로 꾹꾹 눌려 준 후
방아쇠를 당기면 총이 발사 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을 플린트 록 방식의 소총이라고
합니다. 세포이 항쟁과 나폴레옹 시대의 총 방식이죠.)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당시 병사들은 반드시 앞니가 있어야 만 군에 입대할 수 있
었습니다. 이 때문에 군을 기피하기 위해 일부로 이빨을 뽑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카트리지를 자주 뜯다보면 화약의 짠맛 때문에 언제나 전투 중에는 갈증과 싸워
야 했죠.
그리고 비가 오면 종이로 된 탄약포가 젖기 때문에 보관도 어려웠죠.

그래서 영국은 이런 보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종이에 기름을 발랐습니다.
그런데 그 기름이 쇠기름, 돼지 기름이었습니다. 그게 탄약포를 뜯기 위해 힌두 병사들과
무슬림 병사들 입에 들어 갔으니. 얼마나 병사들이 화가 났겠습니까?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일부 지역 병사들만 화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반란을 일으킨 세포이
병사들에게 영국의 충성을 한 다른 세포이 병사들은 아무렀지 않게 쇠기름, 돼지기름 탄약포
를 뜯어 상대를 향해 총을 겨누었습니다. 물론 반란을 일으킨 쪽 역시 아무 죄책감 없이 쇠기름,
돼지 기름 탄약포를 뜯어 대항했고요.

아무튼 세포이 항쟁은 쇠기름 돼지기름 탄약 포는 그냥 시발점에 불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의 인도 수탈과 영국 동인도 회사 병사나 본국 육군 병사에 비해 세포이
병사들을 차별대우했다는게 가장 큰 이유었습니다.

결국 쇠기름, 돼지기름에 대한 불분명한 교과서 기술은 그냥 전장식 소총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의 무지 때문이라는 적으면서 글을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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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크레이그
09/12/04 17:59
수정 아이콘
왜 카트리지 그러니까 나노하에 베르카식 디바이스들이 생각이 났을까요..(..)
09/12/04 18:04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총 한 번 쏘기 되게 힘들었군요. 파괴력은 높을까요? 석궁 등에 비해서 말이죠.
Je ne sais quoi
09/12/04 18:11
수정 아이콘
돼지 기름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서 그냥 워낙 싫어해서 그걸로 구실을 삼았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09/12/04 18:16
수정 아이콘
AhnGoon님// 석궁에 비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과거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주 무기인 각궁과 비교한다면...
유효살상거리가 약 2배 이상의 차이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각궁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훈련을 마친 병사가 쐈을 때 얘기지만요...
swordfish
09/12/04 18:16
수정 아이콘
AhnGoon님// 저시대 총은 석궁보다 파괴력이 높다고 보기는 약간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석궁에 비해서 바보도 가르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파괴력의 경우 저시대 총은 일부로 경량화와 필요성이 떨어져 약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세대 총이 더 파괴력이 강합니다. 두꺼운 갑옷을 뚫기 위해 만들었거든요.)
Siriuslee
09/12/04 18:18
수정 아이콘
역사 선생님한테 정확하게 배운거 같군요.
샨티엔아메이
09/12/04 18:46
수정 아이콘
뭐 결국 탄약포기름은 구실일뿐
학교빡세
09/12/04 19:17
수정 아이콘
재밋는 글 잘 봤습니다.
09/12/04 23:02
수정 아이콘
조총수는 3개월이면 숙련병이 되지만 각궁수는 몇 년이 걸린다고들 하니까요..

그나저나, 역시 기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은 자존심 싸움인 것이군요.
09/12/04 23:19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나서 어라? 싶어서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가장 많이 우리나라 교과서에 언급하는 용도는 총기 손질용 기름 입니다.]라는 구절이 있군요. 교과서에 그렇게 기술되어 있다니 조금 많이 당황스럽네요. 국민학교 저학년 때 읽은 세계사 만화전집에서도 화약주머니 얘기가 나왔었는데....
swordfish
09/12/04 23:25
수정 아이콘
4님// 사실 화약 주머니도 틀린 말입니다. 탄약 포는 1발 분 총알과 화약이 종이에 싸여진 물건이니까요.
즉 구리 탄피 대신 종이 탄피로 되어 있고, 뜯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현대 탄과 다를 뿐이죠.
저 위에 첫번째 사진에서 동그란 부분이 바로 총알입니다.
09/12/04 23:44
수정 아이콘
국민학생용 만화 전집의, 20년이 넘은 기억인걸요. 화약주머니라는 표현이었다는 것도 아니고, 1회분의 화약을 담은 주머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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