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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3 19:43:15
Name 유유히
File #1 adsssa.jpg (235.3 KB), Download : 57
Subject [일반] 스덕들만의 즐거운 카니발 - PGR 정모


약간 늦은 6시 10분경, 어렵지 않게 진주회관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어떤 분위기일지, 어떤 사람들이 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의 두근거림은 상상 이상이더군요.
조용조용하면서도 시끌벅적한 아이러닉 무드 속에서 어쩔줄 모르고 두리번거리고 있노라니 운영진분(아마 탐리스님이 아닌가 싶습니다)이 오셔서 도움을 주시더군요.

"몇 조세요?"

"8조인데요."

"8조요? 저기 방으로 들어가셔서 MC용준 계신 테이블입니다~"

아, MC용준. 인터넷상이 아닌 실제로 들리는 이 말이 저를 신기하게 했는지,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그것은 글로만 보던 고어체를 실제로 말하는 사람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서울 밝은 달 아래' 대신 '셔별 발기 다래' 라고 한다면 누구나 낯설고 어색함을 느끼겠지요. 이 낯설음은 이번 정모를 규정짓는 큰 테마 중 하나였습니다.

자리로 가니 앤스컴님, 더 시안님, 나바스님과 함께 전용준 캐스터님이 계시더군요. 네임드 사이에 낀 멀록 한 마리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눈앞에 계신 전용준님 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졌습니다.

유유히 : 미리 신청을 하셨던 거에요?

전용준 : 아뇨, 오늘이 정모라고 하길래, 운영진분께 참석해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방송마치고 바로 참석을 하게 됐죠.

유유히 : 어유,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있는데... 사모님이 아름다우십니다. (???)

전용준 : 아하하; (난감해 하심)

그러고 있노라니 아일랜드스토리님과 10조에서 쫓겨난(?) 리오님, 홍승식님이 오셨습니다. 가만히 족보를 따져 보니 저는 꼬꼬마 막내더군요. 평균연령을 심각하게 깎아먹는 존재였죠. 자연스레 원래 성격처럼 설치지 못하고 주로 듣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한편 옆에 보이는 여자예비역님네 조는 어느새 부어라 마셔라 모드가 되어 있었습니다. 공포에 떨다 보니 어영부영 7시가 되어 일어나라는 지시(?)가 왔습니다. 산더미 같이 남은 볶음밥을 눈물어린 눈으로 뒤로 하고 바로 앞의 호프집으로 이동하는 길에 문근영님을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잘생긴 미남이시더군요. 문근영은 아니더라도 박근형 정도의 닉네임이 어울리실 듯한 분이셨습니다.

2차때 새로 오신 일체유심조님과 세컨에피님, 고드방님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고드방님은 자리가 없어 문제를 푸는 동안 호프집 자리 뒤의 구석에 혼자 쓸쓸히 앉아 계셨습니다. 항즐이님이 이런저런 문제를 내고, 맞춘 조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벌어졌는데, 도중에 박용욱 해설도 오셨습니다. 문제를 내고 맞출 때마다 항즐이님은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항즐이님 : 이런 덕후들!

저는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남말 하시네요." 제 얼굴에 침뱉기라 하죠. 큭

항즐이님은 수준급의 홈쇼핑 진행을 보여 주셨습니다. "자 다음 소개해드릴 상품은~" 위메이드 핸드폰닦이, CJ 엔투스 유니폼, 블리자드 티셔츠, 전상욱 머그컵, 차재욱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사인마우스 등 탐나는 상품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하이라이트는 황신의 마우스였습니다. 박정석 선수의 마우스는 노란색이었는데, 보아하니 운영진 측에서 노란색 마우스를 일부러 준비해 갔는데 황신께서 노란 마우스를 거부하셔서 박정석 선수가 사인한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황신의 마우스는 우리 조의 세컨에피 님이 가져가셨습니다. 오오 이것은 닉네임의 데스티니.

(아, 차재욱 선수의 마우스가 소개될 때는 에이.. 하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차재욱 선수 조금만 분발합시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맥주를 마시는데 저그맨님(미남이셨습니다)이 오셔서 조 사진을 찍겠다고 하시기에, 포즈를 잡았습니다. 한장 더 찍자고 하기에 기다리고 있는데 강민 해설이 오셔서 저그맨님은 딴곳으로 가시더군요. 버림받은 8조는 그냥 저희들끼리 놀았습니다.

강민 해설이 오셨을 때는 사인을 받으러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박용욱 해설과 대조되는 반응이었습니다.

제 까마득한 선배님이기도 하신 리오님이 자리를 내주고 10조로 돌아가시고, 대신 고드방님이 자리를 함께하셨습니다. 포인트 1점을 자랑하는 듣보라고 자신을 소개하셨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분이셨습니다. 자칫 암울할 수 있는 조 분위기도 잘 띄워주셨습니다. 후기 쓰신다고 하셨는데 소식이 없군요.

담배하나 피러 고드방님과 함께 나와 있는데 바람쐬러 나온 아일랜드스토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온 명대사를 잘 활용하시더군요. (큭;) 저도 덕분에 찾아보았습니다.

다시 들어와 앉아 있노라니 노암 촘스키님이 인사를 오셨습니다. 제 글에 달리는 악플(?)들을 보고 저를 연민하신 나머지 위로하러 오신 듯 했습니다.

촘스키님 : 아유 제가 유유히님 글 잘 보고 있는데 다른분들 반응이 영 좋지 않던데요...

유유히 : 아 예; 제가 불민한 탓입니다.

촘스키님 : (위로하듯이;) 저는 글 잘 보고 있어요 화이팅!

노암 촘스키님 저는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미남이십니다. 큭;
2차가 끝나고 나오면서 디어사이드님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들이 오다'를 잘 봤다고 인사드렸습니다.

3차는 고드방님이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셔서 8조끼리 뭉쳐 식당에 갔습니다. 이런저런 메뉴를 취급하는 큰 홀이었는데 아주머니가 한 분이셨습니다. 그 식당의 아주머니는 두 개가 아니면 주문을 받지 않으시는 홍진호 정신의 신봉자셨습니다. 부대찌개건 김치찌개건 소주건 계란말이건, 무조건 2개만 주문을 받으시더군요.


개인적으론 이 3차에서의 자리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스타크래프트 관련 이야기나 프로게이머 관련 가쉽거리를 토해내듯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FA파동과 이제동 선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사관련 잇슈, 마재윤 선수의 이야기, 김택용 선수의 이야기..... 글로만 보고 키보드로만 말하던 이야기들을 실제 말하는 기분이란 스트레스 해소 그 이상이었습니다. 쌓여있던 뭔가가 해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안님께선 2차에 레이드를 돌다가 플레이어들의 클래스별 기술을 한차례씩 맞으신 듯 빨피로 돌아오셨고 3차때도 힘겨워 보이셨습니다. 중간에 고드방님은 먼저 가시고 한 시간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즐거운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차가 끊겨 난감해하던 차에,

이시대의 살아있는 인정을 증명하시는 분, 암울한 이들의 앞길에 비친 한줄기 빛, 홍승식님의 i30를 타고 집앞까지 편안히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즐거웠습니다. 차를 타고 온 네 명은 사는 곳도 비슷하여, 조만간 번개를 추진하실 것 같더군요.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과분할 정도로 기분좋고 넘칠 정도로 즐거웠던, 스덕들의 즐거운 카니발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퍼플레인님의 스포일러, '못 오신 분들은 후회하실 정모' 가 정확히 들어맞는 정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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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_YiRuMa
09/11/03 20:38
수정 아이콘
...다음 정모때는 13조원들도 꼭 갑시다..ㅠ_ㅠ
유유히님 즐거우셧겟어요.
사진 사이즈를 조금만 줄여주셧으면 더 좋았을거같다는 욕심을 전해봅니다.
-못 가서 후회하고 있는 13조원-
09/11/03 20:57
수정 아이콘
후회는 하고 있지만 사진보니 실제로 아는 사람이 그곳에 있더군요-_-;;
09/11/03 20:59
수정 아이콘
으.. 제가 바라던 분위기가 3차에서 만들어졌나 보군요 ㅠㅠ

다음에 번개 있으면 저도 꼭 불러주세요 ㅠㅠ
Noam Chomsky
09/11/03 21:20
수정 아이콘
피지알 회원 분들, 주목하세요.
본문 中 "노암 촘스키님 저는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미남>이십니다. 큭;"
추게로!

위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잘 보고 있음을,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러 갔던 겁니다. 실제 어떤 분이실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다만, 생각했던 것 보다 어리고, 기대했던 것 보다 잘 생겨서(잘 생긴 남자는 본능적으로 경계합니다) 조금 놀랐을 뿐이지요.
앞으로도 좋은 글과 귀한 생각 보고 감사드릴겁니다. 항상 건필& 즐거운 피지알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

참! 닉에 대한 환상을 깨트려서 죄송합니다. 다음번에는 정말 수염을 멋드러지게 기르던지, 닉을 변경하던지 하겠습니다. 흐흐~
유유히
09/11/03 21:36
수정 아이콘
Noam Chomsky님// 하하; 저는 거짓말 안합니다. 정말 미남이십니다.
격려 감사히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잘생겼다는 말씀은 위로로 듣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09/11/03 21:43
수정 아이콘
공포에 떠실것 까지야.. 단지 저랑 여역님이 피쟐 모임 분위기에 어색하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왜들 이래요? 앉은 자리에서 소주 3병도 못 비우시는 분들처럼...
달덩이
09/11/03 21:58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인사도 못드렸네요. 궁금했었는데 말이죠 ^^
유유히
09/11/03 22:06
수정 아이콘
달덩이님// 사실 저는 달덩이님도 뵈었습니다. 구석에 숨어서 얼굴과 닉네임 일치시키기 놀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큭, 빛이 나는 여신님이셨습니다. ^^
BoSs_YiRuMa
09/11/03 22:06
수정 아이콘
앗,운동하고 오니 사이즈를 줄여주셧네요.고맙습니다.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 정모때는 저도 꼭 나가도록 노력은 해볼테니(-_-) 그때 한번 뵈엇으면 좋겟습니다^^;
유유히
09/11/03 22:29
수정 아이콘
이루마님께 혼나고(?) 난 뒤 사이즈를 줄였습니다. 흐흐
다음이 언제일지 기약할 순 없지만 꼭 뵈었으면 합니다.
09/11/03 22:59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글에 종종 악플을 다는 1인입니다만, 유유히님 개인은 좋아합니다 !
09/11/04 00:26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글에 악플을 달고 싶습니다! (?)
홍승식
09/11/04 00:46
수정 아이콘
확실히 우리 8조가 끈끈했던 것 같습니다. ^^
올해가 가기 전에 8조 모임 가져봅시다.
아무래도 토요일 용산 경기장이 가장 좋을 듯 하니, 경기일정과 개인일정 확인해서 한번 정해보죠.

참고로 포모스 일정을 참고해 보니
11/21 SKT vs 위메이드
11/28 KT vs 하이트
12/05 MBC게임 vs STX
12/12 웅진 vs 하이트
12/19 공군 vs KT
12/26 CJ vs 화승
이네요.
09/11/04 00:49
수정 아이콘
홍승식님// 개인적으로 KT, 공군 팬인지라 11월 28일이나 12월 19일이 좋네요.
자...잠깐, 근데 19일은 공군 vs KT? 오노...
문근영
09/11/04 01:50
수정 아이콘
와..이선균을 닮아서 훈남이신 유유히님.. 다음에 또 뵈었으면 합니다.
글 항상 잘 보고 있어요.
09/11/04 11:02
수정 아이콘
아아... 엠씨 용준이라는 말을 구어로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알 듯합니다.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택뱅리쌍이란 말을 들었을 때 마치 꿈에서 깨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3차의 스덕얘기.,.. 진심 부럽군요...ㅠ.ㅠ
고드방
09/11/04 17:36
수정 아이콘
귀여운 망내...유유히님 안녕하세요^^
늦게오고 빨리간...듣보 고드방입니다
저는...후기는 무리고...다만 후기 올리신 8조님들의 댓글 수발로 대신하겠습...
충실히 댓글다는걸로 봐주세용...
8조님들 정말 재밋었고 쌔끈한 망내 유유히님과 계속 옆자리에 앉는 행운이...다음에 뵈면 더 재밋게? 놀아영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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