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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18 04:42:47
Name OrBef
Subject [일반] 맞벌이 하시는 분들. 할만 하신가요?
맞벌이도 천차만별이니, 그다지 노동강도가 높지 않은 일을 하면서 여가시간도 충분한 분들은 논외로 하고 진행하겠습니다. 맞벌이는 하지만 시댁이나 친정에서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도와주는 경우도 논외입니다. 즉, 하드코어 맞벌이 부부에게만 해당되는 글입니다.

이 글은 철저히 남성의 시각에서 쓰여졌습니다. 남자 만세! 이렇게 썼다는 것이 아니라, 여자의 입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없는 남자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 대해 여성 분들의 어떤 종류의 커멘트라도 달린다면 제게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 다만 너같은 놈들 때문에 여성 해방이 이루어지지 않는거야! 라는 투의 커멘트는 사절입니다. 물론 반대로 여성부와 조리퐁 얘기도 사절입니다. 전 고민을 해결하고 싶지 싸우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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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랜 시간 전에 비슷하다면 비슷한 주제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뭐 웃는 낯으로 글을 쓰긴 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스트레스 지수는 95 ~ 98%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지요.

글 시작 전에 제가 원하지 않는 논쟁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미리 말씀드리자면,

전 하루에 12시간 정도를 일하고,
육아는 주중에 10시간정도, 주말에는 토/일요일을 아내와 하루씩 나눠서 맡아보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루는 출근을 하죠. 뭐 제가 바쁘면 아내가 주말 내내 봐줄 때도 있고,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사일은.. 빨래랑 서류처리, 일요일 요리는 제 담당이고, 그게 가사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것은 압니다.

여자의 적은 여자다.. 뭐 이런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원래 의도가 뭐였는지 판단이 안설 정도로 인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이리저리 왜곡되는 말이지만, 대충 넓게 쓰이는 뜻이라면;

1. 여자가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 가장 큰 적은 내부의 억압된 자아이다.
2.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여자들로 인해 변화를 추구하려는 여자들이 방해받는다.
3. 성공한 여자가 오히려 후배 여자들을 억압한다.

정도 있지요.

이 말은 그대로 남자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1. 말로는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했지만, '그래도 내가 뭔가 더 앞으로 나아가면서 이끌어야지' 하는 가부장적인 생각,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내가 앞서 나가는데 넌 좀 도와줘야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 이게 5대5를 추구하려는 제 젊은 시절의 생각을 완전히 교체해버린지 어언 3년쯤 되었네요.
2. 아내의 수업 시간에 마춰 일찍 퇴근하려는 길에, 저녁먹고 다시 일하러 들어가는 다른 남자들을 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분들이 저보다 속칭 '잘나가는 사람들'일 경우에는 극히 심하죠.
3. 그럭저럭 낙오하지 않고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자기 윗사람으로 만나게 되는 성공한 남자중에는 전업 주부의 내조없이 성공한 분은 거의 없기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애보러 집에 가야해요' 이 말 자체를 크게 불쾌해하죠. '그런 정신으로 무슨 일을 하겠다는거냐' 라는 눈초리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분들부터(물론 요즘 세상에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이해는 한다만, 그렇게 해서 괜찮겠냐' 라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해주는 분들까지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a. 그래서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는 있습니다. 솔직히 심정적으로는 '이래가지고 내가 뭘 해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죠.

b. 근데 이성적으로는, 지금 세상에서 제가 하는 정도의 분담은 맞벌이 부부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분담율보다 오히려 모자라는 수준입니다. 그정도 하면서 사회생활도 물론 잘 해야 당연한 것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못나서 아내와 아이가 고생한다' 라는 죄의식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c. 하지만 실제로는 '처벌받지 않는 도둑질'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귀찮은 것을 아내에게 떠넘겨 나의 힘을 기른다'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남자분들이 여전히 많고, 이분들과 제 경쟁은 공정 경쟁이기 힘들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피해의식도 가지고 있죠.

d.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내가 겪는 짜증을 3배정도 한 분량을 겪고있을 것이다' 라는 엄연한 명제 앞에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짜증+죄의식+피해의식을 토로할 여지가 없죠.

a ~ d 의 논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일관성 없는 문장은, 제가 겪고있는 혼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것은 맞벌이 남편들이 겪는 혼란이기도 합니다.

이런 인생 문제에 있어서 정답이 있기 힘들고, 결국 서로 해줄 수 있는 것은 '약간의 조언' 수준을 넘지 못하지만, 그래도 서너분이라도 의미있는 댓글을 달아주시면 저한테 힘이될 듯 합니다. ( 제가 무슨 댓글을 바라는 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

ps 1 :
하드코어 맞벌이도 사실 여러 모습이 있어서,

결혼은 부부끼리 한것이고 아이는 필요없다는 분들
진짜 사회생활과 가사 육아 전반에 있어서 5대5를 추구하는 분들
둘 중 한명한테 몰빵을 하면서 나머지 한명은 가능한 만큼만 하는 분들 ( 제 부부는 2번과 3번의 중간쯤으로 분류될 듯 합니다 )

인데, 맞벌이 부부라도 다른 분과(?)에 속해있다면 다시 소통이 불가능하기 쉽습니다. 그나마 소통을 하려면, 본인의 맞벌이가 어떤 모습인지 정도는 말씀해주시고 시작해야할 듯 합니다.

ps 2 :
맞벌이를 하면서도 할거 다한다.. 는 말을 하시려거든, 가슴에 손을 얹고 '본인'이 사회생활을 '잘' 하면서 집안일도 '외부 도움없이' '잘' 하는 사람일 경우에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그런 댓글이 달리면 제가 방금 말씀드린 분이라고 믿고 경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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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sano5
07/06/18 05:46
수정 아이콘
결혼한지 6년차 된 맞벌이 부부입니다...
애기는 지금 6살이구요....
저야 저희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 때문에 육아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절충이 있지요...제 경험으로 보기에는 형평상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인것 같습니다...물론 저의 능력과 경제적인 부분이 탁월하다면 와이프가 전업주부를 하는게 저에게도 또한 아이에게도 좋지만 지금은 어려운게 현실이기에 미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OrBef님 말씀처럼 인생문제에 정답은 없는게 맞겠지요....
하지만 우리가족의 미래목표는 저와 와이프가 같다 생각하기에 서로 의지하고 양보하며 산다는 것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OrBef님 부인께서 지금 학교생활을 병행하시나보네요....
제 안방마님도 지금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 문제때문에도 여러가지 힘든면이 있지만 자기계발과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본인이 힘든일을 자쳐했는데 그 기간동안은 최대한 남자가 도와줘야 겠지요...아무리 힘들어도 아이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괜시리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이 있으니 그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07/06/18 05:55
수정 아이콘
6년차신데 6살이면 허니문 베이비셨나보네요 ^_^

구구절절이 다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사실 일년 365일 짜증만 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에요. 이렇게 사는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은 변한 적이 없고, 기분 좋은 날도 많죠. 어제는 일이 너무 안돼서 하루종일 담배만 뽀개다가 새벽 한시쯤 집에 갔는데, 잠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한참 보다보니 다시금 열심히 살 에너지가 생기더군요. 제가 아이를 키우는 것인지 아이가 절 버티게 도와주는 것인지 ^^

그리고.. 뭐라고 변명을 해봤자 결국 아내가 더 힘들죠.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Paisano5
07/06/18 06:20
수정 아이콘
아니 새벽 일찍 일어나시네요...^^
저는 일반사람과 패턴이 달라서 이제 자야할 시간입니다...
오히려 이런 익명의 공간에서 비슷한 분을 뵈니 친구와는 달리 편한 점도 있네요...OrBef님 옆에는 항상 님을 의지하는 부인님과 애기가 있으시잖아요...그게 삶의 원동력이구요...아무쪼록 행복하세요..^^
07/06/18 06:36
수정 아이콘
헤헤 전 미국이라 지금 오후입니다. 님도 행복하세요 :)
07/06/18 13:14
수정 아이콘
전 맞벌이는 아닙니다. 아내가 가사도 육아도 전담하는 전업주부이지만 OrBdf님의 글에는 많은 동감이 갑니다.
같은 상황은 아니라서 도움되는 말씀을 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환경속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들을 안고 고뇌하는 동지(?)로 댓글을 남기고 싶어서 ....^^;;

누군가의 남편...누군가의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의 애환들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네요 ^^
07/06/18 13:30
수정 아이콘
제가 모든 댓글에 평균적으로 15분 이내에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뭐 하루종일 pgr f5 신공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버럭! 일을 하고있는 겁니다 버럭!

이렇게 말하고 나니 더 안습이라는... ㅠ.ㅠ

어... 님과 저는 사실 적입니다 으하하하 ^^땀;;

하지만 전업주부 + 바깥양반의 콤비도 수많은 모습이 있죠. 얼마전 Tester 님의 세상 읽기에 실렸던 '유부남-금요일의 로망' 이야기는 대부분의 남편들이 가지고 있는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솔직한 말로, 아이 보기 참 힘들죠. 웬만하면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 보는 남편이 있고, 일한다고 거짓말하고 나가서 피씨방 가는 남편이 있습니다. 싫어도 아이랑 열심히 놀아주다보면 아이 웃음에 피곤함이 날아가는 경험도 있고, 피씨방가서 하루종일 놀다 오면 아무리 목석이더라도 죄책감에 잠이 안오기 마련입니다.

열심히 하자구요!
07/06/18 13:59
수정 아이콘
결혼3년차인데요
맞벌이 하고있고요 애가 없어서 그런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호주에서 살고 있어서 한국과는 많이 다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대학 사서커플입니다 일하는 학교는 다르지만 멀지는 않은곳에 있습니다
연애때부터 요리는 남자인 제가 도맞아서 했는데 요즘엔 그냥 맨날 사먹어요 집에오면 힘들고 기력이 없네요

일단 올해 주택 구입을 못표로 하고 있데 아기도 만들고 싶구 ㅠ.ㅠ
만들고 나면 너무 힘들거 같아 겁도 나네요.

솔찍히 저는 애들 별로 안좋아 해서 안낳아도 상관없는데 집사람은 낳아보고 싶은듯
07/06/18 14:18
수정 아이콘
모카님//
또 15분이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백수라 f5 신공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버럭!

저같은 경우도 애가 너무 싫어서 여러번 아내를 설득했었는데, 지금은 힘들긴 해도(솔직히 매우 힘듭니다.) 많이 이뻐요. 아이에 대한 애정은.. 낳아보기 전에는 예측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낳기 싫다' 는 감정이 매우 강하다면, 그것을 미리 상의하는 것이 서로 편할 듯 합니다. ( 근데 그정도는 아니신 듯 하네요 )

요리는, 그 자체에 들어가는 시간보다도 '오늘은 뭘 해서 먹어야하나?' 라는 신경을 쓰는 것이 다른 업무에 큰 지장을 주는거 같습니다. 전 요리를 가끔 하긴 하지만, 저런 부분은 아내가 도맡아서 해주니 매우 고맙죠.
천국의날개
07/06/18 15:09
수정 아이콘
심히 공감이 가네요. 전 결혼한지 7년정도 되었고, 애는 6살, 3살짜리가 있습니다. 와이프랑 맞벌이를 하는데, 와이프는 대기업중 하나인 S사에 다니고, 전 작은 회사에 다니지요. 둘다 IT쪽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애는 처가집에 아침에 맡기고 저녁때 찾아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생활이 참 힘듭니다. 다행히 와이프 회사가 집근처라 거의 와이프가 애들 데려오고 하지만, 회사일도 하랴 집안일도 하랴.. 와이프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지요. 더군다나 IT일이라는게 항상 칼퇴근을 허락하는 것이 아닌지라.. 회사에서 찍히기 쉽상이더군요. 벌써 과장 승진이 두번 누락되었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임신,출산, 칼퇴근 등이 반복되다 보니 일 잘하는거랑 별 상관없이 승진이 힘들어지더군요. 이런거 보면 당장 때려치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입 꾹 다물고 살자니 맺힌게 많습니다. 물론 저도 회식이나 야근등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참석을 하지 않습니다. 퇴근 시간이 오래 걸려 일찍 퇴근해야 8시가 훌쩍 넘기 쉽상이고, 저녁먹고 애들 씻기면 벌써 애들 재울 시간이 됩니다. 그러는 시간이 반복되니 저 역시도 회사내의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걸 느껴지더군요. 윗사람은 벤처정신으로 매일 야근에 주말에 나오는걸 당연하게 여기는데, 전 매일 칼퇴근에 주말에는 출근한 적이 없거든요. 예전에야 실력으로 버티면 되지 했는데 이게 점점 올라갈 수록 프로그램 실력 외의 요소가 많이 필요하다는걸 알것 같더군요.

암튼 이래저래 요즘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향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되던 중에 비슷한 일을 겪으시는 분의 글을 보니 반가워서 한자 적습니다.

아, 물론 저도 육아 및 집안일에 상당한 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이프도 그렇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
07/06/18 15:27
수정 아이콘
아아악 또 15분!!!

맞아요. 사실 가족끼리 올망졸망 화목하게 살고 싶다는거.. 이게 우리가 바라는 딱 한가지인데, 이게 '사회생활도 그럭저럭 남들만큼은 하고싶다' 라는 욕망과 겹쳐지니 전혀 예상치 못한 고통이 많네요. 그렇다고 눈을 확 낮춰서 살자니 그것도 그다지 행복할 것 같진 않구요.

과장 승진 누락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저도 대기업 다녀봐서 잘 압니다. 아내분께서 힘드실텐데 많이 응원해주세요 ㅠ.ㅠ
Darwin4078
07/06/18 16:56
수정 아이콘
휴우.. 저는 그저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못드리겠네요. OrBef님의 적이라..-_-;;

저도 2년정도 맞벌이를 하다 애기를 가지면서 맞벌이를 포기해버렸습니다. 애기를 키우면서 도저히 저나 제 와이프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아이한테도 정성을 쏟지도 못할것 같구요. 많은 논의 끝에 그냥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빚에 신음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T_T

맞벌이냐, 전업주부냐의 선택은 여자에게도 힘든 선택이지만, 남자에게도 참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국땅에서 고생이 많으세요. 몸건강하세요~
07/06/18 17:07
수정 아이콘
지금 새벽 4시고 머리도 어질어질해서 슬슬 집에 가려던 참인데, 마지막 리플에도 광속 답변을 해서 참으로 기쁩니다(?)

뭐 당장 저는 집에 가는데 제가 아는 어떤 남편은 벤치에서 친구들과 잡담하고 있고 집에 가는 길에 놀이터에서 그분 와이프가 애 두어명씩 혼자 돌보고 있는걸 보노라면 그순간에야 짜증나죠. 하지만 사람 인생 모르는거고 제가 그 입장이 될 수도 있는거니까 그분은 나쁘고 저는 착하다고 말하려는건 아니었습니다. ( 뭐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굳이 분류하자면 아내 착취자에 가깝죠 ) 그냥 제가 힘들어서 그래요 ^_^

그리고 빚에 신음하신다는 말씀이 워낙에 강렬하게 다가오네요 ㅠ.ㅠ 아아악 이넘의 사회생활은 캐리어가도 답이 없어요!
07/06/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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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맞벌이를 해보셨고 힘들어서 그만두셨는데 적이라뇨 가당치 않습니다. Paisano5 님께도 본의아니게 실례를 한 셈이네요.

일단 눈물 좀 닦고 ㅠ_ㅠ 닦아봐도 그저 눈물말 ㅠ_ㅠ
07/06/18 17:30
수정 아이콘
결혼 2년차, 애 없음. 현재 둘다 일주일간 근무시간이 평균 80시간 이상.
당연히 얼굴보면 바로 곯아떨어지는 삶이라 집안일은 분담을 넘어
대략 포기해가는 분위기가 되어 갑니다만...그래서 제가 세운 전략은
아무리 집값이 비싸도 직주근접을 실현하는 거였습니다.
불행히 신랑이 출근에 무려 40여분, 퇴근에 20분(자가용으로) 걸리는
지역으로 옮겨갔었으나, 이번 여름을 고비로 다시 직주근접 실현입니다.
집사는 것은 당연히 포기-_-상태이고 각자 출퇴근에 15분 내외를 실현,
길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하여 집안일 할 시간을 만듭니다.
저는 마감에 시달리는 전문직이고, 남편은 특수직군이라 힘들지만.
마감인생이 오히려 나을 때가 있더군요. 마감이 끝나면 집안일 몰아서 우르르~ ^^
다행히 애는 낳기만 하면 키우시겠다는 분들이 주변에 드글드글해서
그런건 걱정 안합니다. 그냥 애 생기면 시부모 모시고 살 생각이고....
저도 휴직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아니면 파트타임이라도 해야죠.
그래도 대한민국에선 집한칸 마련하기 힘듭니다.

저는 그냥 제가 집안일 하기 싫으면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부탁합니다.
쓰레기 버려주세요. 청소 좀 한번만 해주세요...등등.
워낙에 제가 맡은 비율이 높기 때문에 초반에는 신경질이 났습니다만.
그냥 어차피 성격상 혼자 살아도 이정도는 했었어야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결벽증이라 청소를 못해도 2일에 한번은 꼬박했어야 했습니다만)
지금은 조금 익숙해져서 더러워도 조금 참습니다만...여전히 청소가
저에게는 가장 큰 숙제군요.
어쩌겠습니까...우물은 목마른 사람이 파는데.
07/06/18 18:26
수정 아이콘
원래는 자러 갔었지만, 아내와 꼬맹이 자는 모습을 보다보니 양심에 찔려서 샤워만하고 다시 왔습니다. 으하하하

noir님/
오오 80시간. 저도 애 낳기 전에는 일 좀 했었지만, 그래도 아주 바쁠 때 빼고는 80시간 넘게 일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을 하시길래 그리 중노동을 하시나요..

돌이켜보면 그때 저도 출퇴근 시간의 압박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출국 직전 반년 정도는 회사가 이전하는 바람에 하루 3시간 출퇴근을 했었는데.. 정말 운전하는 내내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인 욕구가 일더군요.

흐흐 근데 부모님 너무 믿지 마세요. 저희도 양가 부모님의 육아 욕구가 처음에는 하늘을 찔렀었는데, 결국 나이를 속일 수가 없으셨던지 반년 안걸려서 모두 본진으로 회군하시더군요. 차라리 도우미 분 쓸 돈을 많이 보태주셨던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됐던 기억이..
07/06/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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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펜서 존스의 행복이란 책을 읽어보셨나요?
orbef님과 비슷한 경우인것 같아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 생각을 말씀 드리고 싶은데 아직 결혼도 안하고 나이도 어린 세상을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이라서 글 쓰기는 곤란하네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7/06/18 19:52
수정 아이콘
쩡~*님/
그양반이 혹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거 쓰신 분인가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 자체는 이미 망각의 세계로 떠났지만, 그래도 무의식 중에 뭔가 남아있겠죠. 7월에 한국갈 때 서점에 한번 들러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1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너무 겸손하시네요.
추신2 : 아 글쎄 제가 백수라서 f5 신공을 하는게 아니라.. 아 이제 말하기도 안습이네요.
진리탐구자
07/06/19 02:15
수정 아이콘
좀 더 여성 해방에 근접한 사회가 오면, 남성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합니다.

뭐, 그러기에 한국에 여성 담론은 너무나도 대중화되지 못했고, 여성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보니 여성 억압의 부산물로서의 남성 억압을 다룰 여력조차 없긴 합니다만. -_-

개인적으로는 성욕도 적은 편이고 너무나도 자유주의적인 타입이라 도저히 결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 비혼을 지향 중입니다만. -_-;;
07/06/19 02:51
수정 아이콘
아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6시간만에 왔더니 30분 전에 댓글이 달려있는거라니까요 @@땀;;

진리탐구자님/
ㅇ 제가 대학생때 같이 몰려다니던 gang 의 구성인원이 저까지 5명인데, 3명이 독신주의입니다. 요즘 세상에 그거 가지고 뭐라할 사람도 없고,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아요.

ㅇ 저는 매우 평범한데 사회적 억압 기제의 영향을 받아서 피해를 봤다.. 는 느낌도 조금 있긴 합니다만.. 제가 찬찬히 저를 다섯살때부터 돌이켜보면, 사실 원래부터가 욕심많고 지기 싫어하고 칭찬 중독에 호기심많고 하여튼 이래저래 출세욕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하지만 이런 저같은 사람들도 경쟁 중독에서 조금 물러서서 가정에 충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모두가 동의해준다면, 저도 그냥 그런가보다하면서 살겠죠. 그런 합의가 당연하게 이뤄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ㅇ 근데 성욕이 적을 수가 있나요? @.@
07/06/19 09:26
수정 아이콘
OrBef님// 제 추측으론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될 형편이라 "적"이라 표현하신 거라면 전 아군입니다 ^^;;...단지 선택을 다르게 한것 뿐이죵 ^^

진리탐구자님// 비혼을 지향하시는 이유중에 성욕이 적다는 것은 재고를 해보심이....
우스갯 얘기로 이런게 있습니다(아실지 모르지만)
결혼하고 부부관계를 맺을 때마다 유리병 안에 콩을 하나씩 모음니다.
결혼하고 6개월 동안은 콩을 모으기만 하다가 7개월부터는 콩을 뺍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모은 콩을 빼는데 평생이 걸려도 못 뺀다는 얘기....^^;;

남자이실테니 잘 아실 겁니다. 남자가 한 여자에 대해 순순한 성욕으로만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결혼생활이라는 긴 여정속에 부부관계가 분명 한 부분을 차지하는건 맞겠습니다만, 그건 성욕이라는 단어와는 좀 다른 성격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진리탐구자님께서 비혼을 지향하는 이유중에 성욕이란 부분은 빼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참견하였네요 ^^;;
이수철
07/06/19 15:08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 맞벌이 30년차입니다... 애들을 강하게 키우세요..전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요리가 가능했습니다... 혼자 숙제가 가능했고...
그레이브
07/06/19 23:05
수정 아이콘
맞벌이 하시는 분들의 자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집안일이 가능하더군요. 제경우.......
07/06/20 00:15
수정 아이콘
어...님/
'적'은 걍 재미로 한 표현인데요 ^_^ 걍 초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집안일 신경 안쓰는 다른 남자분들이 부러워서 그러는거죠 뭐 하핫. 물론 대부분의 경우 파고 들어가보면 다들 사정이 있더라구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요.

이수철님,그레이브님/
그렇군요. 근데 또 부모 맘이란게, 자녀 본인을 위해서는 집안일을 시키지만, 내가 시간이 안나서 시키기는 마음이 아파요.
sway with me
07/06/20 16:15
수정 아이콘
결혼 5년차구요.
애가 둘이 있습니다.
저희는 아이를 갖기 전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우리 나이에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는 점에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아이를 갖게 되면서 직장을 그만 두었고,
저는 지금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6시 반에 칼퇴근해서 아이들이 잠들 때가지 같이 놉니다.

집안 일에 대해서는...
집안 일+직장의 일의 양이 아내와 제가 같도록 하는 게 저희의 나름의 원칙입니다.
집안 일 외의 일이 많은 사람이 집안 일은 적게 하는 거지요.
제가 착한 아내를 만난 탓인지, 자기가 집안 일을 훨씬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불만을 나타낸 적은 없는 것 같군요^^;;

아마 제가 OrBef님이 말씀하신 '적'에 가깝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해야할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긴 하지만,
더 가치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은 필요하다면 언젠가 더 하게 되겠지... 뭐 이런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지요^^;;
아마 둘째가 만 4-5살 정도 될 때까지는 저희는 이 패턴을 유지할 것 같아요.

30대로 살아감에 있어서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따라 답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만,
저와 아내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생각이 일치해서
나름대로 이런 패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진리탐구자님// 성욕이 적다라...
나이가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성욕이 적다라고 자신을 단정짓는 건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제대로 임자를 만나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거든요. 그 일이^^;;
07/06/20 23:07
수정 아이콘
sway with me님/
사실 님이 결정하신 것 또한 하나의 self-consistent 한 접근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도 일하고 아내도 일하고 아이도 기르고' 라는 최근의 흐름이 실제로는 인간의 행복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요. 뭐 문명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과 방향이 일치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이제 슬슬 둘째를 가지려고 하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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