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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19 23:48:36
Name 뜨거운눈물
Subject [일반] 그땐 나에게 희망이 있었을까?(지난 3년동안 나의 이야기)
1년전 2008년 9월 수능을 2달여 남기고 혼란스러웠다

2년전 2007년 8월 여름방학이 끝나고 고등학교 3학년에서 자퇴했다

3년전 2006년 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기말고사 나의 반등수는 35명중 31등 전교생 260명정도에서 210등

고등학교 2학년 나는 희망이 없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입대를 하려고 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꿈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학교는 다니는것은 부모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뿐

학교가는것이 즐겁지도 않았고 학업은 더더욱 재미있지도 않았다

집에만 오면 컴퓨터를 키고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디씨인사이드 고시갤에서 가서 나랑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의

글들을 읽고 나를 여기서 구원해줄것은 오로지 행정고시 사법고시뿐이라고 생각했다

학교에가서는 잠을 자거나 혹은 나 혼자만의 망상에 빠지곤 했다

사법고시 행정고시를 볼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고2 후반기 듀오3.0 영어단어책을 통해

영어단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쉬는시간 그리고 점심시간에도

이때 나에게 큰 절망이 있었다 고1때부터 고2때까지 정말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사소한 일로 싸웠다 나의 잘못이기 때문에 나는 바로 사과를 했지만 그 사건 이후

옛날 처럼 서로에게 장난치고 서로 말장난을 칠수없었다 서로에게 차가운 기운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 사건이후 그 친구와 또 다른 친구들의 무리들과 학교에서 점심급식은 같이먹었지만 그 이외시간은 나 혼자였다

옛날처럼 내가 그들과 함께 이야기도하고 놀아볼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부터 내 스스로가 거부했다

물론 학교에서는 영어 단어를 외웠지만 집에와서는 컴퓨터를 키고 고시갤에가서 또 나만의 망상이 시작됬다

그러다가 문뜩 지난 18년동안 살아온 나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던 기억이 있었나? 생각해봤다

그리고 학교에서 내가 엄청나게 주목을 받아본적이있는가? 어디서 제대로 1등을 해본적이 있는가?

스타크레프트 아마추어 소규모 대회에서 조차 1등한 기록이 없는 암울한 시간들이 였다

그래서 마지막 학창시절 고등학교 3학년은 내 인생에 1등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고등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하지 하지않았던 야간자율학습을 내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쉬는시간 10분 약 2분동안 정수기에 가서 물을먹고 화장실에가서 소변을 보고

약 8분동안 공부를 했다. 공부는 무조건 내신 공부만했다 수능은 안본다는 생각이였다

고3이 끝나면 바로 군대 이 생각 뿐이였다

교내 중간고사에서 1등을 찍고 싶었다 그리고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아쉽게도 반에서2등 전교 18등을 했다.. 우리반 1등 여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꾸준히 공부해온 아이라

넘지는 못했다.. 문학,수학,영어는 성적이 80점때 였지만 그외 암기력이 중요한 시험에서는 대부분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언수외는 기초가 너무 약해서 최상위권으로 가지못한다는것을 깨달았다 어쨋든 기분은 무척 좋았다

학교에서는 나는 이름이 알려지게 됐고 나를 그냥 보통학생으로만 알고있었던 선생님들은 나의 성적향상을

이상적인 고3 학생의 모습이라고 칭찬하셨다. 3학년 4반이였나? 그 반 선생님은 아침 조회시간에 내 이름을 거론하며

XXX처럼 공부좀 하라고 하셨다고 한다.

어쨋든 나는 이런 성적을 거두는것은 당연한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자신감에 넘쳤고 지금이라도 당장 중간고사를 봐도 100점을 찍을꺼 같은 기세였다

그리고 1학기 기말고사 똑같은 성적을 거둬 1학기 최종성적은 반2등전교 17등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 공부는 하지않았다 나는 만족했다 그래도 내 인생에 관심과 주목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니깐..

그러나 대학이 가고싶다는 욕심이 마음한쪽에서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내 내신으로는

서울권 대학은 힘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너무 놀았던 것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생각한것이

내신을 없애는 방법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것이였다.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은 나의 결정을 존중하셨다

아니 믿어 주셨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난 8월 하순 나는 학교에 친한 친구 2명에게만

개학날 자퇴를 한다고 말하고 그 다음날 자퇴를 했다 우리반에서 나의 자퇴사실을 알고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날 아침 선생님이 XX이가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고 내년에 수능을 본다고 말해주셨고 아이들은 놀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낫다 그날 아침 학교에 갔을때 학교에 모습 하나하나가 진짜 소중하게 느껴졌고

친하지 않는 아이들 모습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반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교장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막막했다 집안 사정때문에 학원과 온라인강의는 불가능 했고

누나가 쓰던 책들과 몇몇 책들을 구입해서 수능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집에서는 공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도래했다

컴퓨터와 TV 최고의 적들이다 그래서 동네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약 400일 동안 수능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부가 잘될리가 없다 나의 불타는 의지는 사라졌다 오르비에 여러 수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될수있다는 자신감

공부안하던얘가 갑자기 공부해서 유명대학을 갔다는 수기는 그냥 수기에만 불가했다 특히 수리영역 3점 4점 짜리 문제는

혼자풀기가 너무나도 난해했고 자신있던 사탐도 개념은 완벽하다고 생각되지만 문제풀이에서 몇몇 오류가 보이고

외국어는 쌩판 모르는 상황 언어영역은 문학부분에서 GG..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2008년 4월 나는 신검을 받았다 신체등급 3등급 그리고 2008년 8월 자퇴한지 1년만에 검정고시 통과해서

고등학교 졸업증을 취득 이제 드디어 첫 수능을 본다.. 그러나 준비는 전혀 안 돼있었다.

2008년 9월 처음으로 학원에가서 모의고사를 봤다. 결과는 충격.. 물론 지난 1년동안 슬금슬금 수능 준비를 했다..

게임도하고 디씨질도 했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리가 없다 그 모의고사 이후 완전 공부에 손을 놔버리게 됐다

동네 독서실을 가면 거의 하는일은 라디오듣기 혹은 도서관 컴퓨터에서 인터넷 뉴스보기

그리고 수능날 볼품없이 시험을 봤고 인서울도 솔직히 힘들어 보이는 성적이 나올꺼 같았다

나는 결심했다 그래 군대다 군대.. 이럴줄알았으면 그냥 고등학교 정상으로 맞치고 군대나 갈껄

아!!! 내 1년 얻은게 없어.. 그냥 잉여인간이다.. 고3 담임선생님안대 유명대학에 합격후에 찾아간다고 편지까지 썻는데..

오르비 디씨 수갤에 전설적인 인물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수능 성적표를 받으러 가는길.. 갑자기 마음한구석에 혹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적표를 받고.. 역시나.. 이제 진짜 군대다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빠 나 군대갈래..

아버지는 말했다 그래도 원서는 한번 써보자고 했다..  그리고 떨어지면 그때 군대가도 늦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지가 두 대학에 원서를 쓰셨다

나는 원서쓰는데 관여하지 않았다 첫번째 대학 합격자 발표 불합격

두번째 대학교 추가합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번째 대학에서 추가합격 소식이 들려왔고 그 대학에 등록을 했다

어떤 대학에 갔냐고 물어보면 그냥 그럭저럭한 서울안에있는 대학에 갔다고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내 군입대 일자가 결정난것이다 2009년 12월 8일 상근예비역으로 입대예정..

알고보니 중졸신분으로 신검을 받았고 신체등급이 3등급.. 공익보다 좋다는 상근예비역으로 입대라니..

1년 늦게 대학을 갔다 우리 학교는 그렇게 공부하자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그래도 나는 우리집안 사정을 잘알기때문에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1학기에 좋은 성적을 거둬 장학금을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나를 알고있는 사람들은 나의 지난 일들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장학금까지 받아서 그래도 공부는 조금 하는구나 생각할꺼 같다 그리고 몇몇 학교행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뭔가 의지력있고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생각할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허무하게 고등학교 3년시절을 날리고 재수시절이라고 할수있는 1년을 컴퓨터을 하며

시간을 날려버린 희망없는 인간이였다.

그래 2009년 지금 2008년 어두운 동네 독서실에서 혼자 고독하게 공부하던 시절들

자살도 하고싶었고, 체중는 20kg정도 불어 보기 흉한 모습이였고, 고등학교 1학년때 헤어진 여자친구를

재수시절 잊지 못해 계속 생각했다. 내 인생 21년동안 최악의 순간을 뽑으라면 아마 작년 2008년일 것이다

하지만 난 지난 2008년 시간이 고맙다 하루에 약 10시간 넘게 책상에 앉아있던 시간들 공부는 대충하고

겉할기씩 공부를 했을지 모르지만 현재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할때 내 자신이 놀랄정도로 엄청난 집중을 하고

책상 앉자있는것이 전혀 힘들지 않는다 그리고 1년전 어두운 도서관에서 나 혼자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연약하고 몹쓸인간인지도.. 이런것 하나하나가 지금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고등학교 3학년 자퇴하지 않았다면 상근예비역으로 군대가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입소일자도 딱 좋다 12월8일 이번 2학기를 맞치고 바로 입소다

그리고 지난 1년동안 불었던 체중도 다시 20kg을 뺏다 그리고 여자친구도 생겼다.. 지난 4년동안없었는데..


남들보다 1년이 늦었지만 늦은만큼 얻은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수능성적 향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수능성적 향상보다 더 귀중한걸 지난1년 동안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땐 희망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희망이 있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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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횡재
09/09/20 00:0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로 하여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글이군요..
09/09/20 00:17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문득 제가 글쓴분 나이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몇년만 나에게 시간이 있었어도 하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저보다 나이 많은분은 또 저의 나이를 부러워하겠죠. 내가 저 나이만 되었어도...

아직 미래가 창창하십니다. 깨달으신 것처럼 지금부터 시간을 소중히 쓰세요. 화이팅!
09/09/20 00:37
수정 아이콘
쪽지보냈습니다.
silent jealosy
09/09/20 01:38
수정 아이콘
아..저도 요새 힘든데 이 글을 읽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아든
09/09/20 07:50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9/09/20 11:39
수정 아이콘
거칠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삶을 모노드라마처럼 살았기 때문에, 타인의 삶이라도 이렇게 흐름이 강하게 느껴지는 삶은 언제나 저를 깨우치게 합니다. :)
엷은바람
09/09/21 10:2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런 글이 참 좋더군요.
목적없는 그저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는 글 말이죠

자게에 이런 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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