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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12 23:18:31
Name 선토린
Subject [일반] 김창완의 신보 Bus_일상을 주절대는 스페이스사운드 <조금 깁니다>
김창완 밴드의 신보 Bus가 나왔습니다
산울림시절의 서사구조. 일상을 찌질하게 주절대는 절대적 멜로듸를 살려낸채, 살짝 아쉬웠던 사운드적인 측면을 캐보강 해서 이건 뭐 명반이 되었습니다.(나온지 이틀째 입니다만...)

섹시하게 테이스티하게 라킷라키한 요즘의 후크송들과  빡씬 베이스를 기반으로하는 테크노류의 음악이 완성도라는 스킬로 무장해서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는건 사실은 문제가 되지않죠. 섹시하게 어우 좋은걸 어떡하라고요.......다만 실바, 기존의 80 90 세대들의 음악이 과거를 돌려달라면서 사실상 태업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물들이 더 문제지요. 진한 감동을 무기로 삼아야 할 과거 명밴드들의 음악에 정작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는게 문제.
거기다 인디밴드 역시 연령대가 낮아져 몇몇을 제외하고는 스카, 펑크류로 신서사이저만 없애면 이건뭐 아이돌의 후크송만 못한, 듣고있어도 들리지 않는 음악들만 내보내고 있으니.

이런가운데 아 진짜 앨범 전체가 캐감동스러운(진부하지않은 감동, 저절로 사골국물처럼 우러나오는 감동) 앨범 뭐 하나 없을까 하며 난데없이 뉴오더의 섭스탠스, 일본밴드 쿠루리의 영혼의 행방(팻메스니그룹은 신보 왜 안나오나요...)뭐 이런것들을 듣다가 Bus 를 듣게 됐는데...

사운드는 정말 대단한건 뒤로하고, 가사를 들어 내려가면서 앨범 하나를 다들었는데 정말 그 서사구조가 대단합니다. 들어본 분중에 아무도 동조하지 않겠지만 이 앨범은 컨셉앨범입니다. 언니네 이발관이 서사적 구조의 최신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 처럼 말이죠.

1-1. 내가 갖고 싶은 건        
1-2. 아이쿠        
1-3. Good Morning (Part 1)          
1-4. Good Morning (Part 2)        
1-5. 29-1        
1-6. 삐에로와 광대        
1-7. 길        
1-8. 앞집에 이사 온 아이        
1-9. 그땐 좋았지        
1-10. 너를 업던 기억        
1-11. 결혼하자  

제목을 얼핏 훑어내려가도 일단 귀결이 느껴지는 1번트랙과 11번 트랙이 눈에 들어오고,
가사는 이 사람이 살아온 지금과 회상으로 거꾸로 돌아가면서 마지막에 극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게 그 옛사람인지 새로운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건 멋진 자동차가 아니죠
물론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말하기가 쑥스럽지만 내가 갖고 싶은 건
그대의 따뜻한 사랑...." <내가 갖고 싶은 건>

"......친구야 뭐하나 물어보자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지
늘 타고 다니는 버스 안에서 그 날도 졸고 앉아 있었지
여섯 정거장 쯤 갔을꺼야 그녀가 올라 타는 거야...." <29-1>


"...열세살 이후로 젊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 나는
작은 오토바이 한 대 그리고 어제 산 주간지 한 권이 전부

전에 내게 애인이 있었소 젊고 아름다운 여인
그러나 이제는 지나간 추억...." <길>



"....왜 있잖아 우리 기타치며 같이 놀던 방
그 방에 그 달력 생각나니
뭐였더라 아마 술광고 였던것 같은데
반쯤 벗은 여자가 있었잖아
그걸 보고 웃던 네 모습이 생각난다 갑자기...." <그땐 좋았지>

"...술에 취한 너를 들쳐 업고 5층 아파트 계단을 오를 때..." <너를 업던 기억>


"..우리 얼른 결혼하자 만났을 때 해버리자.." <결혼하자>


마지막곡은은 결혼행진곡의 코드를 따와서 시작되고 또 결혼행진곡의 샘플링으로 끝납니다.

이 앨범은 흡인력이 대단했습니다. 그야말로 구체적인 감동, 감동을 무기로 해야하는 록밴드의 앨범이 감동을 담고 있다니 이게 얼마만인지요. 어스름한 운동장에서 러닝을 하면서 이음악을 들었습니다. 이앨범 덕택에 몇바퀴를 뛰었는지 숨은 가쁘고 땀이 흥건하게 배었네요. 뛰고 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을정도로 대단한 앨범이었습니다

(사족은, 그땐 좋았지의 간주의 코드가 핑크플로이드의 time와 거의 같군요. 달의 어두운 면으로 아이튠즈 앨범 넘어간줄 알았습니다. 샘플링 만연풍조에 싸닥션을 날리는 행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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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09/09/13 00:59
수정 아이콘
음 글쎄요 요즘 인디가 죽었다 죽었다 해도 여전히 괜춘한 애들은 차고 넘치죠.
아이돌 후크송보다 못하다고 하시면-_-;;;;;;;;;;;;;;;

하여튼 진짜 좋아요 이번 신보. 당장 질러야지;
선토린
09/09/13 01:36
수정 아이콘
...못하다는게 아니라 다를바 없다 라는 겁니다. 컨셉이 그런거죠. 장르만 다르지 노리는 방향은 같은.
어쨌든 진짜 좋지요? Bus.
생각이없다
09/09/13 01:50
수정 아이콘
리스트만 봐도 감동 ㅜㅜ
김창완님의 숨겨진 명곡들이 다시 이렇게 빛을 보는 군요.
소요유
09/09/13 07:05
수정 아이콘
아아아아아..........
마른 일상에 단비같은 소식이네요 정말 ㅠㅠ
리콜한방
09/09/13 07:22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3&sn1=&divpage=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5896
제가 이 명곡(명반)에 대한 소개는 이미 했답니다. 하하하

김창완 본인의 말대로 조금 얌전한 앨범이 나왔다고 했는데 처음엔 저도 그게 아쉬웠습니다.
EP앨범에서의 그 퍼지한 톤의 사운드가 또 나오길 바랬거든요.
허나 조금 색깔을 바꾼 이 앨범도 이젠 굉장히 맘에 듭니다.

음....그리고 역시 선토린님도 '그땐 좋았지' 전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군요.
핑크 플로이드의 Speak to me/Breathe in the air 와 너무 똑같습니다. 코드진행, 연주법, 분위기, 멜로디 라인도..
결혼하자처럼 그저 인용한걸까요?

이 부분만큼은 김창완씨가 명확하게 해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명반에 의문점 하나 남기지 말고요.
선토린
09/09/13 09:03
수정 아이콘
리콜한방님// 우왕국... 제가 매일 피지알접속은 안하다보니..

창공에서 숨쉬기(Breathe n the air)에서 뇌상처(Brain Damage)로 넘어가는 그부분은 거의 마약과 같은 코드 전개죠......

타임에 후반부에서도 같은 플롯이 한번 더쓰이니 그 좋은 멜로디를 한번 더 들을 수 있는 컨셉앨범의 특징을 발휘합니다.

신서사이저는 거의 흠모의 수준으로 따온 듯한데.. 곧 언급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따다쓰기에 대한 100만볼트 똥침이라고..

말씀대로 얌전할까봐 참 노력 많이 하신거 같은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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