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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24 23:11:26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정치) 87년 체제, 괜찮은 걸까요?
정치에서 87년 6월의 성과를 통해 얻어진 현 헌법 체제를 87년 체제라고 합니다.
우리는 무려 22년 정도 살아오고 있는 겁니다.

87년 체제는 많은 공이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공은
'사회를 민주화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1) 애초에 임시적 성질의 헌법임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
2) 제대로 민주주의를 위한 헌법으로 만들어 졌다기 보다는 독제 권력과 민주주의 합의적 모습이라는 점
사실 이 1)과 2)는 크게 다르지 않는 말입니다. 하지만 제 말은 2)에서 비롯된 문제점이 고스란히 본래
만든 사람이 예상한 유통기한 보다 오래 사용됨으로서 더욱 큰 문제를 발생 시킨다는 점입니다.

그럼 2)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알아 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우선 너무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다. 대신 의회의 권한은 엄청 약하다.
상징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근대 의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예산에 관한 권한입니다. 예산의 편성, 의결, 감사 이 세개의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사실상 편성과 감사는 행정부의 권한이죠.
행정부에 대한 견제 권한도 거의 약합니다. 감사권은 사실상 대통령 산하 감사원에 있고, 임명에 대한 동의는
있으나 해임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 이런 비 정상적인 권력 배분이 어떤 문제를 불러 일으켰을까요? 저는 어제 사태도 이런 87년 체제가
가진 잘 못된 권력배분에서 잉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사태를 보고 많은 언론에서는 제 예상대로 기사를 뽑더군요. '민심을 외면한 국회의원들' 같이
말이죠. 하지만 제가 단언 하지만 어제 사태에 가장 큰 책임자는 국회의원도 아닐 뿐더러 어제 그곳에
도 없었습니다.
예전 부터 그랬습니다. 의회에서 싸움은 거의 대부분 대통령의 통치를 위한 방패 막이 의원들의 싸움
이었습니다.

한편 다른 문제점을 말해 보자면, 이 권력 배분 덕분에 대통령의 개인적 차이 때문에 정부 정책의 특성이 너
무 크게 변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통치 기간과 현 대통령의 통치는 같은 정치 체제이며
같은 헌법 체계 안에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다릅니다. 물론 다른 나라도 정권 교체를 통해 정책 방향이
변동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수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실 현 대통령 취임전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 했을 겁니다. 10년 민주 정부 하에서
소위 시스템이라는 갖추어져서 말이죠. 하지만 권력 배분이 잘 못되면 그 시스템이라는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현재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뭐 현재 한국의 정치가 헌법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점이 고스란히 있습니다. 인적
구성이나 인맥 관계 같은 문제도 꽤 큰편이죠. 하지만 현재 문제에 헌법이 어느 정도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몇자 적어 봅니다.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적어도 몇몇이 헌법을 고치자고 이야기 해도 바뀔 가능성
은 거의 없지만 말이죠.(사회적 협의 이끌어내기 그 만큼 어렵다는 거죠.)

ps. 국회의원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사람들입니다.(참고로 저는 국회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아는 국회의원도
없고요.) 늘 권한 이상으로 욕을 먹습니다. 일단 대통령 때문에 욕을 먹습니다. 행정부를 위해 욕을 먹기도
하고요.그래도 행정부와 대통령이 고마워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문제점을 가리기 위해 같이 욕
을 합니다. 국민들도 문제. 꼭 자신들의 잘못된 정치적 선택은 무시한 채, 잘못된 정치적 현상을 모두
'국회의원 때문이다.'라고 '목 베어질 허수아비' 용도 사용하더군요.
물론 무능하고, 자기 이익에 투철한 수준 미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한된 수준 내에서도 나름 잘하시
분도 꽤 있습니다.
(학교 교수님이 늘 하는 말이 그거기도 했습니다. '좋은 국회의원을 보고 싶으면 그만큼의 권한을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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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면 벙커링
09/07/24 23:19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들 불쌍한 사람들입니다.(참고로 저는 국회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아는 국회의원도 없고요.) 늘 권한 이상으로 욕을 먹습니다. 일단 대통령 때문에 욕을 먹습니다. <--- 동의할 수 없습니다. 별로 불쌍하지도 않구요. 대통령 방패막이가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정치자금 준 사람들 방패막이가 될 뿐입니다. 자기들이 조금이라도 국민의 대표라고 자각을 하면 이딴식으로 일하면 안됩니다. 국민의 위에 서 있으려고 하니까 대통령 시다바리가 되어도 불쌍하단 말을 안하는 겁니다. 정녕 국민의 대표로서 일한다면 대통령이 별 트집을 잡던 시비를 걸던 국민들이 지켜줄 수 있습니다. '좋은 국회의원을 보고 싶으면 그만큼의 권한을 주어라.' 라구요?? 그래서 지금의 여당이 집권해서 무엇을 하였습니까??
09/07/24 23:22
수정 아이콘
하지만 지금 헌법을 고친다면?
swordfish
09/07/24 23:24
수정 아이콘
멀면 벙커링님// 그래서 '어떻게 보면'라는 말을 넣었습니다. 만약 이런 악조건에서 님 말씀대로의 의식과 행동을 보여주고 욕을 먹으면 엄청 불쌍한 거죠. (자업 자득 치고는 그 이상으로 욕을 먹는다는 이야기죠.)
터치미
09/07/24 23:28
수정 아이콘
고스라니->고스란히...
자유지대
09/07/25 00:08
수정 아이콘
지금보다 국회권한이 더 늘어나면 난리나죠.
당시 헌법이 재정당시 대통령에게 권한을 더 준이유는 그것밖에 정권 교체를 할 방법이 없어서 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나라당은 그때이후 87년이후 아니 이전포함 원내 1당 위치를 놓친적은 딱한번 노무현 탄핵당시밖에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요. 노무현때도 그렇게 딴지걸고 했던 한나라당이었습니다. 만약 국회에 좀더 권한이 간다면 대통령이 누가와도 나라는 시망입니다.

또한 행정부가 잘못하면 욕할 대상이나 다음 선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분명합니다만 국회는 복잡하죠. 일단 인원수가 300명인데다가 직접 뽑은 사람도 있지만 비례대표도 있고. 당대표같은 거물들은 박희태처럼 지방의 자기 연고지 찼아가서 출마합니다.
심판하기도 받기도 쉽지않습니다.
信主SUNNY
09/07/25 00:11
수정 아이콘
그저 중대선거구제만을 바랄 뿐입니다.
swordfish
09/07/25 00:33
수정 아이콘
자유지대님// 물론 우리 나라의 특수성은 의회 발전에 큰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대통령제도 지역 감정 체제에서는 한나라당을 이기는 여전히 힘듭니다.(2번의 승리는 거의 기적이었을 정도로)

또한 권한을 늘리면 그 책임감이라는 기대치와 지금과 같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상원의 예입니다.
지나친 권한의 대통령제 하에서 정당의 목표는 단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뿐이죠. 사실 정치가 이렇게 무식하게 흘러가는
것도 의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대통령이 될 사람이나 대통령 밑에 이합집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
는 겁니다. 대통령만 우리 사람이고 노무현 정권 초반의 열린 우리당 처럼 의회에서 압도적인 열세만 아니라면 현 대통령
제에서는 못할 게 없죠. 상황이 이러니 하라는 의원 생활은 열심히 안하고 대통령이나 될 사람에게 충성을 바침으로서
이에 대한 이익을 얻으려고 하죠. 공천에 유리하고, 선거에 패배해도 공기업이라든 산하 단체장, 관직 같은 걸 얻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이 때문에 합의나 대화도 없는 겁니다. 대통령 의중 대로 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 크니까요. 이는 반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모든게 대통령 선거에 맞추어져 있다보니 여당과 합의는 왠지 패배 같고 지지자들도 싫어 합니다.

당장 봐도 우리도 대통령 선거에 포커스를 두고 보고, 모든 정당의 정치적 행위도 대통령 선거의 승리에 대한 전략, 전술
적 행위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의회의 권한 강화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나온 생각입니다.
09/07/25 00:39
수정 아이콘
국정감사권 국정조사권 모두 국회 권한입니다...쿨럭 감사권이 없다니요;
대통령 직속산하기관으로 감사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국회의 감사권은 헌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습니다.
이정희 의원이 08년 9월 국정감사로 일약 스타로 뜨기도 했구요..

전 헌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소신에 따라 움직이는 국회의원은 없고 기형적인 정당기속적 국회의원들만이 판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에게 권한을 더 부여한다고 해서 문제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전 회의적입니다만...
자유지대
09/07/25 00:50
수정 아이콘
권한을 늘려줘도 미국 상원하고 같이 되지않습니다.
왜냐면 미국 상원은 공천권을 받지않고 지구당에서 선출되고 한국은 중앙당에서 공천이 내려오기 때문이죠.
결국 당 계파의 수장들에게 권한은 더 늘려주고 오히려 심판의 강도는 낮춰주는 역활만 할겁니다.

대통령이 교체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국회의원 당적이 바뀌는게 쉬울까요? 대한민국 대통령 당적이 바뀌는게 쉬울까요?
참고로 전 구미시 출신입니다. 과거 킹메이커라 자칭한 김윤환씨 정말 오랬동안 해먹었죠. 아마 대통령 3명정도 갈릴동안 계속 국회의원이었을껄요.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대통령 후보는 공천이 아니고 경선입니다. 근데 국회의원은 죄다 공천입니다.
누구 권력을 더 올려줘야할까요?
멀면 벙커링
09/07/25 00:55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들이 정신만 제대로 박혀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대통령 견제할 수 있습니다. 단임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국회의원이야 공천만 되면 2선 3선이상 해먹을 수 있지만 대통령은 한번이면 끝이죠. 예전엔 대통령이 여당 총수도 겸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09/07/25 01:07
수정 아이콘
그냥 MB 가 문제
swordfish
09/07/25 01:12
수정 아이콘
ryu131님// 사실 상 아닙니다. 왜냐하면 거의 감사자료는 대통령이 수장을 지명하는 감사원에서 받아서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원 개인이 조사할 수 있지만 그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감사원이 행정부 밑에 있는 것도 상당히 웃기는 일이죠.

자유지대님// 미국 상원도 김윤환 못지 않게 안 바뀝니다. 오죽하면 유명한 정치학자가 왜 이렇게 상원 의원은 안바뀌는가? 라는 논문을 썼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김윤환 같은 사람은 미국에도 충분히 많이 있었습니다. 하딩이라는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만든 사람도 바로 머신이라는 정치 조직을 구성했던 김윤환 같은 인물이었습니다.(도허티라는 이름입니다. 그덕에 법무부 장관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공천이 없지도 않습니다. 물론 중앙당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주단위로는 예전에도 많았고 지금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질좋은 의원도 많고, 의원 권한을 줄이자는 이야기도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강한 권한과 그에 비롯된 의원의 프라이드, 여당도 야당도 같은 입법의 구성이라는 의식 때문입니다.

멀면 벙커링님// 그게 힘듭니다. 대다수 공직 임면권이 대통령에 있는데, 그 사람들이 똑바른 의원 한두명에게 휘둘리겠습니까? 결국 임명도 해임도 그 의원이 아니라 대통령 뜻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의원 권한은 크게 없습니다. Case by case 지만 경찰청장에게도 작년에 야당의원은 그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그 좋은 의원직을 포기하고 내각에 들어가거나, 지자체 단체장에 목메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이적집단초전
09/07/25 01:17
수정 아이콘
의회권한강화는 꿈은 좋지만 현실은 자민당 1당독재의 한국판이지요. IMF가 터지고 180만 실업자가 나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탄에 빠졌던 2000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여당을 제치고 제 1당이 되었습니다.
멀면 벙커링
09/07/25 01:31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저는 한두명이 아니라 다수가 제정신인 걸 얘기하는 겁니다. 여당의원이라도 '대통령이 잘못한다' 싶으면 야당과 뭉쳐서(?) 견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국민의 대표인 것입니다. 제정신인 인간이 없는 국회라면 그 누구에게도 권한을 더 주던 말던 막장인 건 마찬가지 입니다. 의원의 권한이 없다구요?? 실질적인 임명 권한이 없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한방에 장관내정자가 나가떨어지기도 합니다. 정부에서 예산 편성해도 국회에서 반대하면 예산 집행 못합니다. 결코 권한이 작은 게 아닙니다.
09/07/25 01:33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헌법 차원에서 국회의 감사권이 없다, 권능이 적다 고 하셔서 그에 대해 답변한 것입니다만.. 사실상 없다고 하시니 그에 대해 답변해드리자면,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 법률 10조 및 15조의 2에 근거해서 국회 스스로 자료를 받을 수 있는 권능이 법적으로, 그리고 사실상으로도 존재합니다. 의원 개인의 힘만으로 조사하는것이 아니라 헌법과 국회법에 근거해 자료조사를 할 수 있다는거죠.
감사원이 행정부 소속이라는건 웃기는 일 맞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이 형식적으로는 대통령 산하기관이라고 할지라도 , 감사원법을 통해 독립성을 보완하고 있어요. 감사원이 단순히 행정부 소속이라는 것 만으로 중립성을 잃게 되는것은 아닙니다.

국회는 사실상 많은 권한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걸 다룰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매년 정부가 제출하는 예산안 통과를 가지고 국회에서는 진통을 겪지만, 그걸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일단 어느정도 깎고보자' 라는 마인드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야당 국회의원도 마찬가지고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이 하는 토론을 잠깐 기사를 통해 본적이 있는데, 무슨 통계적 근거조차 없이 여당의원은 '100억 예산 유지' 야당의원은 너무많다 '30억'으로 하자. 라는 초딩같은 토론을 보고 좌절했었죠..
09/07/25 01:43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이 문제입니다. 지가 무슨법 통과시키는줄도 모르고 전화 받고 이거 맞아? 하면서 찬성눌러요.
논트루마
09/07/25 01:48
수정 아이콘
지금 상황에서는 감사원을 헌재처럼 독립시켜 감사원 위원을 대통령 3명, 국회 3명, 대법원장이 3명씩 임명하는 헌법적인 구조를 갖고 있더라도 하더라도 큰 의미를 갖기 힘듭니다. 헌법재판소가 큰 예입니다. 물론 심지어 직접 투표를 해서 뽑는다고 해도 말이죠. 누가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권력"과 "돈" 앞에서 끝없이 약해진다는 것, 이미 해방 후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권력"과 "돈"을 쫓는다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합니다만, 지금은 그것을 찾기 힘듭니다.
물론 어쩌니 저쩌니 해도 딱히 대안이 있지는 않네요. "사법부"가 제대로 선다면, 여타 입법-행정부, 헌재 등 기타 기관들도 제대로 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사법부"에게 그것을 기대하는 건 정말 멍청한 짓이겠지요...
09/07/25 01:50
수정 아이콘
이제 자러가야 하니 한마디만 더 덧붙일게요.. 일단 글쓴이분이 하시려는 말씀이 뭔지는 알겠어요. 포인트는 '국회의원의 권한이 적다' 보다는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같은데요. 일면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헌법의 대통령제는 유신헌법 시절의 '신적인'대통령제에 비해서는 권한이 적지만 , 굉장히 많은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게 비교법적으로도 사실이거든요.

그렇다면 대안으로서 국회의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의원내각제 (글쓴분이 이걸 말하시려는건 아니겠죠?) 가 고려될 수 있겠지만,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정치적 혼란은 지금보다 더더욱 가중될게 뻔해요. 한국은 정당정치가 확립된 국가도 아니니까요..
swordfish
09/07/25 01:53
수정 아이콘
ryu131님// 너무 인사권이라는 걸 가볍게 여기시는 것 같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런 조직은 장의 경우 거의 내부 승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 자리를 노리는 사람 입장에서 임명권자의 눈치는 당연히 봅니다. 또한 임명 후에 해임 권이 없으면 잡은 후에 독립적으로 행동할 가능성라도 있죠. (대표적인게 미국의 마셜 대법원장의 사례가 있죠.) 하지만 해임권도 가지고 있습니다. 말 안들으면 당연히 자릅니다. 이런데도 독립적일 수 있다면 참 놀라운 겁니다. 괜히 국감 때 마다 자기 식구 챙기기 혹은 '자료를 안줘요.' 징징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전문성 부족은 저도 공감합니다. 이는 선거법 개선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독일 같은 나라의 사례도 있고요. 또한 한편으로 '권한이 없으니까, 전문성 따위는 필요 없어'라는 사태가 온거라는 생각은 안하시는 건지. 또한 한편으로 과도한 전문성이 문제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일본의 'xx족 의원' 같은 집단의 경우 과도한 전문성과 인맥 때문에 시망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멀면 벙커링님// 그거 상식상 가능 한건지 의문입니다. 정부안을 받아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회가 가지고 있습니다만, 독자적인 예산안을 짤 수 있는 능력은 있습니까? 이는 국회 의원 능력 문제가 아니라, 주워진 자원 문제에 가깝습니다. 또한 장관 내정자 떨어 뜨리는 건 쉬운게 아닙니다. 특히나 여당 주축 의원의 경우 내각에 입각할 가능성까지 있는데, 대통령하고 각 세워서 좋을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적집단초전박살님// 자민당의 경우 사실 우리는 너무 쉽게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간단한 사례가 아닙니다. 한나라당하고 근본적으로 다른 정당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도 제가 이야기한 의원 권한 강화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한나라당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좀 권력 중심이 이동하게 된다면 한나라당의 행태도 좀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09/07/25 02:04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힝 자러가야되는데.. 왠지 논점이 '감사원의 독립성'으로 안드로메다가 된 느낌?
일단 님의 논리는 국회는 국정감사를 할 때 자료를 거의 감사원으로부터 받는다 -> 근데 감사원은 행정부 소속이다 -> 따라서 감사원은 자료를 제대로 안주고 , 감사권도 사실상 없는거나 마찬가지.

이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이에 대해서 전 국회가 국정감사를 할 때 자료를 감사원으로부터만 받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지적한 것이에요. 국회의 감사권이 전적으로 감사원에 의존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거죠.. 감사원의 독립성이란? 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선 넘어가도록 해요.

님과 저는 일단 기초부터 동의하고 있지 않아요.
전 국회의원이 충분히 많은 권한이 있다. 는 입장이고
님은 국회의원의 권한이 적다. 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계신거죠

전제 자체부터 동의하고 있지 않으니 논쟁하려면 밤을 새야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전 이만 자러갑니다..꾸벅
swordfish
09/07/25 02:08
수정 아이콘
논트루마님// 감사원은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없애서 의회에 주는게 정상입니다. 왠만한 민주주의 국가도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감사권 자체가 예산 관련 권한과 같이 입법부의 핵심 권한인데, 이를 행정부 수장이 개입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87년 체제의 한계 입니다.

CR2032님// 그게 바로 한국 정치의 비극이죠. 그냥 행정부가 사실상 법을 만들어서 입법부에서 주면 여당과 제1야당 원내 대표끼리 만나 그냥 몇개 정치적 사안에 맞게 수정하는 것 빼고는 거수기 역할에 한정되는게 현 입법부의 역할이니까요. 저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과도한 대통령의 권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입법부에 좀더 힘을 주자는 겁니다.

ryu131님// 그 정도는 아닙니다.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미국 수준의 권한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 의원 내각제 하면 정치적 혼란보다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중앙 집권화된 정당체제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실상 정치학에서는 의원 내각제가 대통령 중심제 보다 의원의 권한은 더 약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주로 접하는 대통령제가 권위주의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좀 헤깔리는 면이 있습니다. 괜히 미 독립 혁명때 제퍼슨이 영국 정치 보고 과두정이라고 한게 아니죠. 유력 의원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당이 움직이고, 당 총수가 수상이나 쉐도우 캐비넷의 수상 후보자이기 때문에 잘 못하면 행정부가 입법부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죠.
감사원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일반 행정부 부서에 요구하는건 더 어려운 일이죠. 걔네는 완전히 행정부의 일원이니까요. 또한 직접 조사는 사실상 우리 나라에는 어렵습니다. 의원의 능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그정도의 자원은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멀면 벙커링
09/07/25 02:10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국회의원 하면서 내각에도 욕심을 부리는 거 자체가 문제죠. 국민들이 뽑아준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에 충실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국회의원 자리를 단지 내각의 한자리를 얻기위한 중간과정으로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의원권한이 더 커진다 해도 내각에 대한 욕심 안버릴거 같은데요. 이런 인간들이 대통령한테 휘둘린다고 불쌍하다고 여겨야 할까요?? 그리고 ryu131님이 말씀하신대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국회의원들에게 예산안 편성까지 맡긴다는 건 위험한 생각 같은데요.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도 한번 예산안 짤때 되면 몇달간 죽어나는 게 예산안인데...국회의원들에게 예산안 편성권한 까지 줘선 안된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예산안 심의 하는 과정에서도 여야간 대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예산안 편성에까지 대립이 일어난다면 국회회기를 예산 편성하는 데만 써버릴 가능성도 배제 못할겁니다.
swordfish
09/07/25 02:19
수정 아이콘
멀면 벙커링님// 애초에 그 권한이 행정부에 있는게 이상한 겁니다. 민주주의 기초 중 하나는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예산에 대해 논의 하고 이를 집행 하는 걸 감사하는 겁니다. 모든 의회는 거기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영국 역사 보면 의회에서 세금 못걷어 하면 왕이 빡쳐서 그럼 의회 해산 하는 거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정치학에서 왜 초기 의회를 납세자 동맹이라고 부르겠습니까? 국회의 고유의 권한을 가지고 그걸 능력이 안되니 주면 안된다고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안되면 키워야 하는 겁니다.

또한 실질적인 면에서도 사실상 그 권한이 국회에 없으면, 가장 중요한 예산에 대한 편성, 집행, 감사 중 2가지가 행정부의 것이 됩니다. 저는 감사도 사실상 국회의 권한이 약하다라고 생각합니다만, 있다고 해도 특별히 견제 수단이 없습니다. 당담 책임자를 직접 처벌할 수도 없으니까요. 다음 예산 편성에서 불리함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이러한 상황은 사실 상 행정부 독재죠. 의회가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한번도 안시켜 보고 걔들은 안되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문성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서도 확보될 수 있다고 앞에서 말씀 들였습니다.

덧붙이자면 현직의원의 관직 임명에 대해서 많은 정치 학자들이 미국식 개헌을 한다면 꼭 없애야 할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그렇게 기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걸 그사람들 잘못으로만 판단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잘못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멀면 벙커링
09/07/25 02:37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관점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님은 제도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고 보는 거고 전 사람이 이상하면 제도가 좋아봤자라는 거니까요. 의회의 역사가 예산의 편성과 집행 그리고 감시에서 시작되었다지만 지금 저걸 지키는 나라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의회 역시 예산 편성권한을 가져가면 이것만으로도 행정부를 충분히 휘두를 수 있다고 보는데요. 특히 대통령제를 택한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엔 여소야대가 되면 말이죠.
swordfish
09/07/25 02:53
수정 아이콘
멀면 벙커링님// 집행은 아니구요. 집행은 행정부의 소관입니다. 하지만 편성과 감사는 확실히 입법부 소관입니다. 여기에 다양성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래야 3권 분립이 형식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제 말은 우리 나라의 입법부의 편성 권한은 시망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그냥 행정부가 주는 거 받아서 원내 대표끼리 협의후 정치적인 조정을 마친 후 통과 시켜 버립니다. 물론 현재 미국 같은 나라도 행정부가 편성에 강하게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우리나라는 그걸 생각해도 너무 편성에 행정부 개입이 심합니다. 예를 들면 추경 예산안 같은 것의 경우 재경부 발표 보지 누가 의회 발표 봅니까? 단 까댈 때는 보긴 하죠. 복지 예산 삭감안이라든지, 의원 봉급 인상 같은 사안 말입니다. 그것 조차도 행정부와 협의(라고 쓰고 ok 싸인이라고 읽는) 과정을 거칩니다.(단 의원 봉급 인상은 아닌 것 같지만, 그것도 행정부의 ok가 있어야 가능하겠죠.)
09/07/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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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이후 22년정도가 지난거죠;;
swordfish
09/07/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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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님// 이런 ... 가장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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