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7/08 23:14:44
Name 이적집단초전
Subject [일반] 해고당한 100만 비정규직은 어디에 있을까요? 안드로메다에?
  1. 비정규직 법안의 현실.

  추미애 실업.

  100만 실업대란.


  레토릭은 참 잘 씁니다.  사실 레토릭 자체는 별로입니다. 하지만 그걸 키워주는 언론의 서포팅이 확실한 거지요. 개소리를 해도 한나라당이 하면 설득력이 다릅니다. 원래 케이블에서 명카피 하는 것 보다는 공중파 프라임타임에 태화고무장갑 광고하는게 임팩트가 더 강하잖아요?

  어쨌든, 기사를 봅시다.  


  6일간 기간제 26.3% 정규직 전환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67&newsid=20090707120509394&p=yonhap
  노동부는 비정규직법 기간제한이 적용된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최소 71개 사업장에서 673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7일 밝혔습니다. 이는 노동부가 고용실태의 변화를 조사한 비정규직 근로자 2천555명의 26.3%로, 그간 노동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로 추정하던 13∼14%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노동부는 "비정규직법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 전체를 조사한 것이 아니고 조사된 사업장들이 표본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치사한 놈.


  한줄요약.

  비정규직 법을 만드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수가 늘었어요?

  당연하지요. 그러라고 만든 법입니다.





  2. 이건 좀 인간적으로 아니지 않아요?

  지금 법이 아니더라도 비정규직은 얼마든지 자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비정규직 법안에 걸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숙련 비정규직.

  "직원 5명으로 회사를 꾸려온 영세업체 B사는 전직원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수주가 꾸준히 발생하지 않고 발주업체들이 그때그때 물량을 주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비정규직을 두는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중 한 명만은 수년째 계약을 유지해오며 회사 사정과 공정을 잘 아는 숙련공이었다. 하지만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법의 여파로 유일하게 일 잘하고 숙련도가 높은 그 한 사람을 내보내야만 했다."

  인간적으로 좀 너무 하지 않나요? 회사사정에 해박한 나름 핵심인력마저 날로 먹는건? 원래 회사라는건 아무리 망조가 들어 망한대도 다른놈은 다 잘라도 회사기밀을 아는 핵심 임원과 기술이 있는 숙련 노동자들을 끌어앉고 망하는거 아닌가요?





  3. 해고된 100만 비정규직은 어디 있나요?

  현실속에는 없고, 텔레비전엔 있고.

  추 위원장은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노동시장과 관련, “금융권, 유통업, 제조업 등 많은 기업에서 상당수 정규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곧바로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기업에서는 정규직과 같은 고용 안정성을 갖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좌파진영, 특히 노동계는 추미애한테 좀 감사해야 합니다. 조중동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물어뜯는데 눈하나 깜짝 안하합니다. 추의원이 저렇게 버티지 않았더라면 이 노동법은 절대 지켜지지 않았겠지요. 미친개처럼 달려드는 언론들의 악다구니를 버텨내는 능력. 그것도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 말이지요. 여자라면 이정도 깡은 있어야합니다.




  4. 날도 좋은데 좌파들이나 깝시다.

   2년전 국회에서는, 비정규직 법안을 본회의 상정할 때 무려 한나라당과 열우당이 짝짜꿍해서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노회찬 등 민노당 의원들은 노동자들에게 대한 폭거라고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기득권에게만 열려 있다” 당시 민노당이 열린우리당에게 한 말입니다. 그리고 2년 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겨우 그 '날치기 한 비정규악법'조차 이렇게 난도질당하고 있지요.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아마 민주당이 땡깡 부린다고 생각하고 있을걸요? 농담같아요?




   5. 이 모든게 삼성 때문이다.

    이러니 저런 해도 결론은 항상 이겁니다.

   ◆대기업은 조용

  KT&G의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민간 기업)는 1일 비정규직 612명 중 419명을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A카드사는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600여명 가운데 자체 시험을 거쳐 합격자들은 정규직화할 계획이다.
CJ푸드빌도 1일자로 매장 서빙이나 주방 일을 하는 비정규직 6000명 가운데 고용기간 2년이 닥친 28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중소기업은 난리

  경북의 한 소규모 전문대학은 지난 1일 29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했다.

  노동부가 지난 1~3일 208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22명이 기간 제한 규정에 걸려 실직했다. 이 중 상당수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노동부 관계자는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업장마다 편차가 크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가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뭔 일만 나면 이명박 탓만 해도 절반을 먹는건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역할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뭔 일만 났다하면 대기업, 중소기업간의 불공정함만 지적하면 절반을 먹는 이유도 이게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돈이 많아서 그동안 여력이 있는데도 잘 빨아 먹다가 법 바뀌면 욕한번 하고 정규직으로 바꾸면 그만. 근본적으로 이 법안이 안고 있는 대척점이 생기는건 영세한 중소기업과 영세한 중소기업 노동자들 사이에서입니다. 왜 중소기업은 돈이 없는가? 3단계쯤 하도급에 단가 후려치기를 당하는데 노동자들이라도 쥐어 짜야지요.




  세줄요약.

  해고대란 없다.

  이것도 사실 악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못지키는게 현실.



  덤. 사실 이 문제는 500만에 달하는 비정규직의 처우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큰 문제고 언론에서도 톱으로 다루는 뉴스인데도 의외로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시크둥합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참 인터넷 정치 키워라는 존재들은 대부분 먹고 살만한 인간이나 여유있는 대학생계층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강남좌파라고 하지요. 진보신당이나 친노파와 같은 리버럴계층의 핵심세력이 3,40대 화이트칼라 중산층이기도 하고, 진보를 자처하는 대학생들 중에서도 부모가 중산층인 사람들도 많지요. 그래서인지 이런 땀내나는 법안에는 의외로 다들 관심이 없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taraxia
09/07/09 00:11
수정 아이콘
좋은 요약입니다.
Amy Sojuhouse
09/07/09 01:02
수정 아이콘
솔직히 탄핵때문에 미운털이 박히긴했어도 추미애가 대단하긴 대단하고 독하긴 독합니다.
뭐랄까 그 어떤 신념에대한 옹고집이 있다고 할까요?
대선에 그만큼이나 기여하고도 민주당에 남고 또 공중분해 일보직전에서 그나마 민주당을
지켜내준것도 추미애죠... 여하튼 거듭말씀드리지만 자기 기준에대한 확신이 엄청난 사람이라고
보여지죠. 그런데 그것이 좋을쪽으로 발휘되면 지금처럼 아주 좋은 결과를 낳지만
간혹 부정적인면으로 나타나면 그야말로 꽉막힌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결과가 좋기만 바래야죠 뭐...
TheInferno [FAS]
09/07/09 01:56
수정 아이콘
원래 먹고살만한 사람들이 정치나 문화 등 좀 머리를 쓰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거죠
하루하루 벌어먹기 바쁜 사람들은 그런게 어디있습니까 머리속이 생존으로 꽉 차있는데
그 사람들 탓이 아니죠 경제 규모나 국민소득 등이 세계적으로도 상위 10% 안에 드는 나라에서 아직도 생존이 서민들의 절대명제인게 문제죠
09/07/09 02:17
수정 아이콘
몽둥이라도 들 힘이 있어야 혁명도 하는거죠. 지금 당장 5천원이 없어서 딸내미 밥도 못사주는 사람들이 인터넷할 시간이 어디있을까요.

그나저나 실업대란이 났어야 민주당 욕을 좀 했을건데, 아쉽게도 안났으니, 다음 총/대선때 즈음해서는 민주당의 깽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이 법안을 지켜내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한 것이 되겠군요. 물론 많은 국민들은 그런가보다 할 거구요.
사실좀괜찮은
09/07/09 03:28
수정 아이콘
Amy Sojuhouse님// 그런데 아직까지도 그때 추미애가 왜 탄핵에 동참했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Alan_Baxter
09/07/09 05:20
수정 아이콘
사실좀괜찮은밑힌자님// 2006년 12월 발언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시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조순형 대표가 1위를 차지했고 제가 2위를 했다. 그러나 소장파가 열린우리당으로 떠나가 무리가 다 떠나고 혼자 남았다. 당내 위치만 2인자이지 기세로는 조 대표와 원로들에게 눌리는 입장이었다. 당시 탄핵안을 놓고 진행된 회의에서 반대토론을 통해 탄핵안이 가결되면 총선에서 필패하게 된다고 주장했지만 조순형 대표는 '탄핵에 동참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양심이 될 수 없다'고 얘기해고 아무도 겁에 질려 반대토론을 하지 못했다. 감히 제 발언에 동의를 못했고 그날 밤이 끝이었다.

노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된다'는 얘기에 대해 담화를 보고 결정하자는 결론이 났지만 대통령 담화는 화난 민주당에 기름을 쏟아부은 격이 됐고 당이 발칵 뒤짚혔다. '당신이 버티니까 못할 짓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니가 왜 그러느냐. 너 때문에 우리가 부도덕한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하나의 이유는 수감된 3분의 의원들의 도장을 다 받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감옥가 있는 사람들까지 탄핵동의서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분들 빼시라. 차라리 내 이름을 넣어라'라고 했다.
09/07/09 05:47
수정 아이콘
Alan_Baxter님// 추미애씨는.. 적어도 개인 욕심으로 탄핵에 동참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구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시의 물밑 세력 투쟁은 유명한 얘기였고, 추미애씨 입장에서는 노통을 '민주당의 골수까지 빼먹어서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도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공업셔틀
09/07/09 09:41
수정 아이콘
정말 의외로 피지알에서조차 비졍규직법에 관한 토론은 별로 없었던거 같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배운것도 많네요.
09/07/09 10:19
수정 아이콘
비정규직법도 문제고 미디어법도 문제고...
미디어법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다양성이 독접으로 중간과정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비정규직법은 추의원의 뚝심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긴 한데 부작용이 전혀 없는 건 또 아니니...
아 어려운 일입니다.
오소리감투
09/07/09 18:58
수정 아이콘
적절한 정리에 적절한 유머감각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추미애의원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열린우리당이 밀어붙일 때만 해도 비정규직법은 차악인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차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사용기한제한이 아닌 사용사유제한이 맞겠지만 이건 수구 기득권 동맹이 훨씬 강력하게 저항할 테니 앞으로 갈 길이 머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124 [일반] 저가형 컴퓨터 추천 견적입니다. [32] 물맛이좋아요6095 09/08/11 6095 3
15114 [일반]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의 시대. 여러분에게 있어 가장 뇌리에 깊숙히 박힌 뮤직비디오는? [29] hm51173405690 09/08/10 5690 0
14983 [일반] 망할 표도르!! [24] wish burn6074 09/08/04 6074 1
14692 [일반] [MLB] 마크 벌리 퍼펙트게임 달성!! + 추추트레인의 2타점 3루타 영상은 보너스 [101] 발업질럿의인4904 09/07/24 4904 0
14317 [일반] 해고당한 100만 비정규직은 어디에 있을까요? 안드로메다에? [10] 이적집단초전4688 09/07/08 4688 1
14030 [일반] Heal the World [6] 윤하4248 09/06/27 4248 1
13938 [일반] [인증해피] 컨버스화는 척테일러의 컴플레인 제기때문에 탄생되었다!! [9] 해피5894 09/06/24 5894 0
13889 [일반] 요즘 비디오 게임이 너무 재밌습니다 ~ [40] 네오마린4352 09/06/22 4352 0
13681 [일반] 블루칼라가 화이트칼라에 가지는 환상 [5] 상상하는 책3747 09/06/14 3747 1
13678 [일반] [인증해피] 신발을 커스텀 해보자!? 필요한건?? [10] 해피6314 09/06/14 6314 1
13664 [일반] 아 이 글 왜 웃긴데 슬플까요? [14] La_Ciel5575 09/06/14 5575 0
13578 [일반] [인증해피] 만능선수!!! 케빈가넷의 신발이야기 입니다. [17] 해피7446 09/06/11 7446 0
13491 [일반] 원더걸스 Nobody R&B버전 (remix by pumashock) [7] Arata_Striker4139 09/06/07 4139 0
13390 [일반] [야구] 진지하게 로이스터의 퇴출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67] 거품5147 09/06/04 5147 0
13369 [일반] PSP Go 기종의 상세 정보 [8] 중년의 럴커4327 09/06/03 4327 0
13327 [일반] 잠실 야구장 다녀왔습니다. ^^ [16] Zakk Wylde3606 09/06/02 3606 0
12528 [일반] [음방] 주말을 마무리 하는 음악방송 - 8090 가요 스페셜 (방종) (선곡표有) [119] Gpoong3395 09/05/10 3395 1
12507 [일반] [인증해피] 왜 오니즈카 타이거와 나이키는 대립 관계 일까? [34] 해피8268 09/05/09 8268 2
12409 [일반] [음방] 연휴는 재미나게 보내셨나요? - 종료 (선곡표 有) [43] Gpoong2705 09/05/05 2705 0
12237 [일반] [음방] 주말을 마무리하는 음악방송 - 종료 (선곡표有) [63] Gpoong2852 09/04/26 2852 0
12158 [일반] [세상읽기]2009_0423 [44] [NC]...TesTER4798 09/04/23 4798 0
11808 [일반] [음방] 편안한 음악과 함께 주말을 마감하기... 방종 (선곡표 有) [47] Gpoong3327 09/04/05 3327 0
11690 [일반] 너무도 개인적인 90년대 음악 이야기 [16] growinow4666 09/03/29 466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