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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25 00:24:15
Name iffeel
Subject [일반] 여고괴담5으로 통해 보는 여고시절 (스포 有)
안녕하세요. 자게로 첫인사 올리옵니다.
이전부터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종종 떠올랐는데, 글쓰기버튼이 무겁다 무겁다 생각하니

정말 무겁더이다.......

그래서 오늘은 용기내어, 오늘보았던 여고괴담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영화를 보려고 생각하니 한아님이 올리셨던 여고괴담 발표문 (다시보고 왔는데 정말 잘 작성하셨더군요.) 이 떠올랐거든요.: )
아! 이야기중에 자연스럽게 (다량의) 스포일러가 나올 예정이니, 영화를 보실분은 '뒤로'버튼 누르는거 잊지마세요.


1.여자고등학교?
피지알의 대다수가 남고테크를 타고 올라감은 많은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지요.
그리고 또, 대다수의 많은 남성들은 여고에 관한 환상이 없.을.것 또한 사실일거라 추측합니다.
별나라 달나라 사람들도 아닌데, '쉬는시간 되면 매점 뛰쳐나가고, 점심시간 종치기 3분전부터 뛰어나갈 준비하고,
저녁먹고 남는시간에 운동장을 돈다던가 줄넘기를 하며 안될다이어트를 하고,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등교하자마자 체육복으로 훌러덩 갈아입고, 총각선생님에게 선망의 눈빛을 보내......려고 하지만 총각샘은 무슨 이 빌어쳐먹을 세상....
아 흥분했군요.;; 아무튼 뭐 로맨스를 꿈꾸기도 하면서,,,,결국 책을 펴고 졸고, 뭐 남고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겠죠.

2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여고에 와서,,여고생의 환상은 다 깨졌어. 응? 니들 덕분에 다 깨졌다니까. 머슴애가 가스나나 고게 고거야."



그리고 덧붙이셨습니다.

"그렇지만 다르긴 해. 확실히"




2.니반 내반
학생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때가 언제였을까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갓 반배정이 된, 뭔가 서먹한 학기초' 일 것입니다.
이때 어떤 아이들과 무리를 형성하느냐가 반년~ 일년동안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사진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언서와 소이는 절친한 친구였지만,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반이 갈리게 되죠.
언서는 학년이 올라간뒤, 소이와 멀어질 것을 걱정하고 그것은 실제가 됩니다.
소이는 자신의 반에서 또다른 주인공인 유진, 은영과 친해지면서 (소이의 본심이 어쨌든지간에) 언서를 멀리하게 되거든요.

저도 옛 생각이 스멀스멀 나던데요. 전 동아리 활동을 했고 친한 친구는 모두 1반에 있었더랬죠.
2반이였던 저는 그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결국 1반의 친구는 그 사실에 불만을 토로하며 크게 화냈습니다.
이후로 미술실을 가거나 음악실을 가거나 조를 짜게 되면,,,참,,,,,,,, 반 생활이 불편하더군요
다른반 아이와 같은반 아이 사이의 시소타기!
2.3학년때도 다르지않았습니다. 덕분에 반에선 약간 아싸 휠을 풍긴거 같네요.

자살한 언서반 아이들이, 언서를 멀리했던 소이에게 보낸 적개심
그리고 언서와 어울리지 못하도록, 나름의 압박을 가했던 유진과 사이에서 힘들어했던 소이
이 아이들을 바라보며 '한 학급의 급우'라는 테두리를 다시 바라보게 되더이다.




3.성교육은  똑바로



사진 속 이눔시키는 유진의 남자친구였지만, 소이를 임신시키게 되요.
유진이 무서운 일을 꾸미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참고로 이눔시키는 극중에서 고3으로 나옵니다. 교복입은 뒷모습이 무슨,, 퇴근하는 직장인 포스)
사실 전교에서 논다는 똑똑한 유진이가, 소이만 없으면 저눔시키가 자신에게 돌아올거라고 생각하는
유치원생스러운 생각을 하는 설정이 무리라고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납득은 가요.-_-;
앞뒤 못가리고 사랑이라는 거짓말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수있는 건 오히려 10대가 더 할 지도 모릅니다.

학원강사노릇을 반년동안 하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충격도 심했습니다.
가장 쇼킹한건 낙태계라는 입에 담기도 무서운 사실이구요.
애인이 있는 아이들끼리 모여 계를 들고 '사고'를 친 아이가 계를 타는 겁니다. 그 돈으로 수술을 한다는 거지요.
저런 자극적인 것들은 수도권 이야긴줄 알았습니다. 난 차가운 중소도시의 여자일 뿐인데...저게 우리 지역에서 있는 일이야?

.......멍........

여고 3학년인 제 여동생 증언하나를 발췌합니다.

ㅣ여고생ㅣ [  차  도  ] ㅣ남고생ㅣ
야자가 끝나고 귀가하는 시간은 밤 열시에서 열한시 사이.
여고와 남고가 하교하는 시간은 거의 엇비슷.
그리고 차도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남고생이 왼쪽은 여고생이 지나간답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답니다. 실제로 보니 장관이더이다.........,,얘들아....너네 내외하니?

두 케이스는 모두 최근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너무 간극이 크지요?
내외하며 다른 도로를 이용하는 여고생과 남고생들은 서로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한창때의 아이들은 왜 자연스럽게 서로의 곁을 지나치지 못하는 걸까요?
실제로 손에 넣었을때의 들뜬 열기가 브레이크를 고장내는 걸까요?

교복을 입었을 그 때,
지나가는 남고생들 얼굴 한번 못보고, 교회오빠는 희귀템인줄 알고 있었고, 연애는 먹는거고 우걱우걱,,,,이였는데
뭐 요즘 애들이 이쁘게 연애하는게 부럽다는건 절대 아닙...........맞습니다.


4.여고괴담은 무서운가?
아오. 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밤이 깊어져서 그냥 생략합니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께요.

영화 여고괴담은 무섭습니까?


아니오 -_-
무서운걸 즐기지만 참 무서워하는 제게도, 그냥 깜짝깜짝 놀라다가 말뿐입니다.
언서의 등장도 점점 빈번해지면서, 예상가능한 것이 되는 순간 지루해 지고 말던데요.
짧은 러닝타임 덕분에 늘어지진 않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팟슝! 하고 진행되는 감도 있습니다.

그럼 여고괴담은 쉬레기 입니까?


아니오 -_-
빈티지색감의 영화에, 예쁜 아이들이 오밀조밀 다니는 모습은 분명 흐뭇합니다.
연기력도,   (전 영화에 몰입을 심하게 방해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보기에) 다들 무난한 수준이였구요.
한아님 말마따나 1편을 떠오르게하는,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투박한 영화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구요.

사실 요렇게 스포일러 만땅인 글을 읽으신 분들이, 여고괴담을 볼것이라 생각하진 않지만요. 훗



그냥 여고시절을 되돌려 생각해봅니다.
여고괴담5의 색감처럼 따듯하고, 회상씬의 언서&소이처럼 따뜻한 모습으로 가득 채운 과거이지만
조금씩 성인이 되어가는 지금, 되돌려보면 많은 것들이 치열했고 날카로웠구나...라구요.
그러나 경쟁, 신경전, 입소문, 집착, 다툼,,이런 수많은 것들을 거쳐오면서도

난 몽실몽실한 학창시절로 기억한다는 사실이 참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여고괴담 5 어떻게 보셨습니까?
그리고 여고만의, 남고만의, 공학만의, 그 분위기는 어땠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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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09/06/25 00:33
수정 아이콘
여학생 7...남학생 3...그런데 분반인 공학나왔습니다.....아하하하;;;;;
고로 같은 학교지만 다른 학교 같고, 실상 도움도 상관도 없는 그런 사이...대면대면했죠.
이런 뻘댓글을 첫댓글로 달다니..갑자기 급 죄송스럽네요. 먼산-
Zodiacor
09/06/25 04:21
수정 아이콘
남학교에서는 알게 모르게 주먹이라는 힘에 의한 서열이 매겨지더군요.
뭐, 그것도 입시 앞에 서면 다 소용없어집니다만. :)
보아남자친구
09/06/25 07:02
수정 아이콘
학창시절이 떠오르게 만드는 글이네요. 여고괴담은 보지도 않았고 볼 계획도 없지만 괜시리 몰입해서 읽었습니다.(요즘들어 더 그립네요 당시엔 그렇게 벗어나고싶었던 그때가..^^;;)

고등학생의 우정이 그렇지만, 여고생들의 우정은 특별히 더 특이하고 가끔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형태를 띄더군요. 정말 사소한 것들에 다투고 맘 상해하고, 그러면서 작은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주고 서로를 위해 울고웃는 여학생들을보면서 참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전주의
09/06/25 10:00
수정 아이콘
여6 남4인 남녀공학을 나왔지만 그당시엔 왜 그리 여친에 대한 갈망이 없었는지...-_-;;
지금 고등학생들이 들으면 우숩겠지만 전 그때 너무 어렸나 봅니다..크
Anti-MAGE
09/06/25 10:35
수정 아이콘
그냥 이 영화에서는 그 서현닮은 처자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여자예비역
09/06/25 11:20
수정 아이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17살 여고생들입니다... 흐흐..
자몽주스
09/06/25 11:57
수정 아이콘
전 남녀 5:5인데 분반이었던 남녀공학 나왔습니다. 여자 교실과 남자교실이 가운데 교무실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졌었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무실을 건너 상대방 성별의 교실을 가지 않았죠...넘어가거나 넘어오면 외계인...
하지만 체육대회나 소풍때는 즐거웠어요....나름 꽃돌이들이 많았거던요...
아침마다 등교하는 꽃돌이보면서 눈을 달래고 수업에 들어갔던...아...옛날이여...
09/06/25 13:26
수정 아이콘
오,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Anti-MAGE님 말마따나 서현닮은 처자가 연기한 캐릭터에 (억지로?) 몰입해서 지루하지 않게 봤지만,
영화관 나올땐 지금 도대체 어떤 어떤 장르의 영화를 보고 나오는 건지 패닉...

"호, 호... 호러영화였던가???"
forangel
09/06/25 13:47
수정 아이콘
영화만 놓고보면 너무 틀에 박혀서 만든 영화더군요. 교과서적인 수학공식같은 공포영화라고나 할까..
뻔한 갈등구조에,어설프게 뒤엉킨 시간적 구성, 뻔한 타이밍에 나오는 정석적인 놀래킴(예상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더군요..),반전없는 권선징악적 마무리.


같이보던 사람이 놀라는거 보는 재미,영화본다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이 전부였던거 같네요..
09/06/25 14:04
수정 아이콘
이정도면 스포일러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여고시절, 이제는 까마득하게 느껴지네요
여고시절 특별히 재미난 일도 없었고요. 전 빨리 고교시절이 지나가기만을 바랬던 사람인지라.
반 갈라져서 친구들과 소원해지고 이런것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저도 친한친구들이 죄다 이과가버려서 고2때 외롭게 지냈던 생각이 나네요.
글 잘읽었어요~
09/06/26 11:12
수정 아이콘
아 글 넘 재미있게 잘쓰시네요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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