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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24 09:12:55
Name happyend
Subject [일반] 잡담
1.

꼬마가 묻더군요.
"당백전이 뭐에요?"
"응,그거? 조선시대 말에 나라가 망하려니 돈가치가 떨어져서 백배짜리 돈을 만들어낸거야."
그러자 그 꼬마 당돌하게 되물었습니다.
"그럼, 오만원짜리 만든 것도 나라가 망하려고 그런거야?"

"어이,어이.그럴리가 없잖아?"
하고 버럭 화를 내야 할텐데 어찌된 일인지 말문이 막히더군요.
하아~

2.

모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이신가요?"
"네,그런데요."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재밌게 봤습니다. "
"어이쿠,감사합니다."
"그런데,이번에 저희 방송국에서 관련다큐를 만들려고 하는데요, &&부분의 대사가 좋아서 쓰려고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네,그거야 뭐 괜찮지만..."
잠시 뜸을 들인 뒤(사실,돌아올 대답을 알기에 뜸을 들였던 것이고,그래도 확인과정을 거쳐야겠기에 물었습니다.)
"그런데,저작권표시는 해주시나요?"
"아,그건 좀 그렇습니다.어차피 그대로 쓸 것도 아니고,단지 참고만 하는 것이고..."
"아,그러셔요?"
전화는 거기서 끝났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또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엔 다짜고짜 서슴없이 묻더군요.
"책의 내용중에 %$#$%라고 하신부분은 어디서 보신거에요?"
속으로는 '어라?'싶었지만, 발췌한 경우 레퍼런스를 써주는게 도리이고,책의 성격상 그부분을 생략했던 것이라 별 생각없이 대답했습니다.(사실,이런 전화 꽤 여러번 받았던터라...)
"그거, <@#@#@>책에 있습니다."
"아,네."

이런 발칙한....

그 책을 구하기 위해서 나주까지 발품을 팔고,거기에서도 어렵게 사람을 만나 머리를 조아리고,여분이 없어서 한나절을 기다려 제본까지 해서 가져왔던 기억이 나더군요.그걸 그래 전화한통화로 해결하면서 최소한,'감사합니다.'란 말도 안하다니.
그 책은 이젠 국가정보기록자료로 누구나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되었긴 합니다만....

예전에 제 책을 거의 무단 도용한 사람이 있었는데,방송작가 출신이더군요.
괜스레 방송작가들이 저에게 '무례하고도 남의 고통과 고생에 대한 배려가 없이,쉽게 짜집기하는 족속'이란 오명을 쓰고 말았습니다.

혹시 방송작가분들 있다면, 저같은 논픽션 작가의 고통과 고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표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흐엉흐엉)

3.

한달전쯤에 <과거로부터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물론 제목은 제가 지은 것이고요, 사실은 <목민심서>를 읽다가 눈에 들어온 글입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전임자와는 동료로서의 우의가 있기 때문에 교대할 때에 옛사람들은 후덕함을 좇아,전임자가 비록 탐욕스럽고 불법을 저질러서 그 해독이 가시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화평하고 조용히 고쳐서 전임자의 행적이 폭로되지 않게 하는 데 힘썼다.만일 급박하고 시끄럽게 일일이 지난 정사를 뒤집고 큰 추위 뒤에 따뜻한 봄이 온 것처럼 자처하여 혁혁한 명예를 얻으려고 한다면, 이는 그 덕이 경박할 뿐 아니라 뒤처리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전임자의 가족이 아직 떠나지 못하여 읍내에 남아 있으면, 떠날 채비의 여러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마음을 다해 보살펴야 한다.혹시 경박한 아전들이 전임자를 배반하여 가증스런 태도를 보이면 그러지 말도로 깨우쳐주고, 그래도 너무 심하게 구는 자가 있으면 엄하게 그 죄를 다스려야 한다.'




하필, 이글을 읽을 때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습니다.


4.

그래도, 전 오늘도 별일 없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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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예비역
09/06/24 09:19
수정 아이콘
목민심서의 구절이 가슴을 후벼파네요...ㅠㅠ 그분을 돌려줘...ㅠㅠ
나두미키
09/06/24 09:26
수정 아이콘
목민심서의 구절이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군요
노짱에 대한 부분도 있고... 그리고 지금 처한 현실(회사)도 그렇고...휴...
morncafe
09/06/24 09:46
수정 아이콘
'아..' 라는 짧은 탄식과 함께 가슴이 아립니다...
별일 없이 사는 게 별일 없이 사는 게 아니겠지요 (?)
09/06/24 10:00
수정 아이콘
목민심서..를 읽으셨군요.
한 작년 쯤 어디서 뭐 기다리다가 잠깐 본 GQ라는 잡지가 최근 2년간 읽은 유일한 종이 출판물인 나같은 놈은 죽어야 할 듯 ..

아 내가 왜 이렇게 됐지??
한때는 베르세르크도 보고 그랬는데...
더펄이
09/06/24 12:03
수정 아이콘
목민심서의 내용은 좋지만 그것을 안 좋게 쓰는 사람이 많아서 골칫덩어리입니다. 안다고 행하는 것도 아니니 이말저말은 그저 헛소리로 여겨지기 십상입니다. 말은 역시 통하는 사람에게 흐르지 안 그런 이에게는 말짱 도루묵이니 갑갑합니다.
아브락사스
09/06/24 16:19
수정 아이콘
여보... 청와대에 목민심서 한 권 넣어드려야겠어요...

(해피엔드님... 목민심서 구절만 홈피에 인용 좀 해도 될까요? ^^)
happyend
09/06/24 16:32
수정 아이콘
아브락사스님// 그 구절의 저작권은 정약용 선생에게 있습니다.
그분께 여쭤보심이....^^;;;;(사후 50년이 지났으니 이젠 자유롭군요..허허허)
농담입니다.
네, 인용하시고요, 널리 알려주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Freedonia
09/07/01 13:25
수정 아이콘
목민심서. 구구절절 마음의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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