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5/30 20:42:29
Name 달콤쌉싸름
Subject [일반] ** 근조 ** 저의 pgr을 지켜주세요.
**  故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서거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

아직도 write 버튼은 무거운 눈팅회원입니다. 살살 다뤄 주세요. ^ ^;

공부하다가 머리가 아플 때면 언제나 pgr에 와서 머리를 식히고 가는 눈팅회원입니다.
이 곳은 제가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언제나 기분 좋게 와서 놀다가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저는 pgr을 '좌파'사이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이 통하는 청년들의 일종의 포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故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이후 올라온 글들을 읽고 정말 공감도 많이 했고, 그리고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재미 없는 유머글에도 '살려주기' '일단은 억지로라도 열심히 웃어주기'
자게글에서는 '비판하더라도 예의는 갖춰주기''의견이 달라도 일단 들어주고 판단하기' 신공을 시전하시는 분들이
많기로 유명한 이 사이트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도리를 지키는 걸 때론 잊어버리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는 기사를 접했던 날, 무척 피곤해 하면서 억지로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접했습니다. 거짓말일꺼야, 잠이 덜깼나? 하며 눈을 비볐던 기억도 나네요. 그리고
가슴이 무척 먹먹했습니다. 저는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권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던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그래도 소탈한 사람인 것 같아. 언론에서 너무하는군. 그래도 탄핵 얘기 들을 만큼 못한 건 없지 않아?
더 못한 사람들도 대통령 잘만 해먹었는데. 정도의 인상이었죠. 임기가 끝나고 나서 pgr에 가끔 올라오던 소박하고
귀여우신 모습들에 호감이 가기도 했구요. 그런데.. 자살이라니.
들어와서 pgr의 글, 댓글을 읽으면서 아우아우. 헌화하러 가야겠다. 하던 중에
묘한 댓글들을 발견했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죽음 앞에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는
사람들의 글을 보았습니다. 좌파든 우파든, 현정권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노무현 전대통령의 노선에 동조하든 그렇지 않든,
고인의 명복을 빌고 그 죽음을 애도해 줄 수 있을텐데요. 아직 고인이 편히 눈감고 사람들이 그를 잃은 것에 대해 이토록
애통해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그 분에 대한 비판이나 음모론은 삼가 줄 수도 있었을텐데요.

사무실에 큰 행사가 있어서 준비하느라 빠져나가지 못하다가 월요일 밤에 행사가 끝나자마자 헌화를 하러 덕수궁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겹겹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차벽이라고 하더군요) 수많은 경찰들이 줄지어선 서민들을 감시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더군요. 물대포도 준비했고. 헌화하러 온 사람들은 양복을 입고 있는, 근무가 끝나자마자 달려온 회사원,
아직 솜털이 오스스 돋아있는 중고등학생, 할아버지, 데이트하다가 헌화하러온 커플 등 평화로운 조문행렬이었는데도
지하철 입구를 6열 종대로 막아선 경찰들이 마치 '잠재적 범죄자들'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금요일, 영결식에 참석하려고 잠시 경복궁 앞에 나갔었는데요. 참담한 마음은 지워지지 않더군요.
왜 비판 받는지 모르는 사람과 권력 있는 자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입이 틀어막혀져 끌려가는 사람을 보면서
'5.18의 행사에 작년에 갔다가 또 참석할 이유가 없어서 안갔다'는 분의 영혼은 정말 노무현 전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외모로 판단하면 안되지만, 보이는 인상 그대로인 것일까 하는 마음부터 정말 소중한 분을 떠나보냈구나,
나는 귀를 닫고 침묵하고 있음으로서 그분의 죽음에 일조했던게 아닐까 하는 후회까지 오만가지 감정이 다 들더군요.
그리고 그런 마음에 아직 그분의 주검이 채 식기도 전에 삐딱하게 바라보자니, 혐의 사실을 인정하게 다름 없지 않냐느니 하는
말들은 너무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아. 그래서 하고 싶었던 말은요.
소속을 가지고 차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언론의 진정한 역할이나 책임에 대한 인식도 없이 인터넷 게시판의 글을 자르기+붙여넣기로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본인과 정치적 이념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무차별적이고 원색적인 비판을 하며 고인에게 예를 표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제가 소중히 여기는 사이트에서는 가급적 침묵을 지켜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앞으로 이 시대의 지식인이 되실 분이라면
돌아가신 분의 죽음에 애통해 하는 사람들에 대해 삐딱하게 보기 이전에, 자살이라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
원론적인 토론하고 고대 시대의 문헌까지 짜집기할 시간에 무죄 추정의 원칙은 멍멍이나 줘버리고,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이전에
피소사실에 대해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자각이 없는 언론을 비판하고,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방해하고
평화로문 조문 행렬에 전경들과 물대포를 배치하고 있는 현 정권에 대해서 한번쯤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pgr분들은 그런 글에도 일일히 수고했다고 말해주시고, 어폐가 있는 부분도 다 '첨삭'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뭔가 느끼셨으면 하구요.

물론 이 공간은 열린 공간이고, 금지나 처벌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죠.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저도 믿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적어도 침묵해주는 예의 정도는 갖춰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상.. 주제넘은 눈팅회원이었습니다.



덧으로 번역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도심 통제에 대한 UN 긴급호소문을 번역 중입니다.
그런데 분향소.와 물대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ㅠ..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초벌 해석의 flow 봐주실 분이 있다면 아웃백 런치(!)로 보답하겠습니다. ^ ^

덧2. 음악 첨부하는 법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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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별빛
09/05/30 20:53
수정 아이콘
머라고 할까요.
저는 조중동이 싫다고 여러번 밝혔습니다.
그리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합니다.
따라서 이번 노무현과 관련된 조사에서 경찰과 언론이 잘못한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사람들이 이미 여러번 주장하셨기에 저까지 이것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이상입니다.//
스프링필드
09/05/30 20:55
수정 아이콘
분향소는 shirne이라고 번역하면 될겁니다.

정확히는 분향소와 shrine은 다르지만 대충 의미가 맞아 떨어지지요.

그리고 물대포는 그런 단어는 영어에서 단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네요 뭐 억지로 만들라면 만들수있겠지만 별로 내키지가 않는군요.. 아무튼 분향소는 shrine하면 적절할거 같네요
09/05/30 20:58
수정 아이콘
이 곳이 좌파싸이트라면 '피버스' 나 '82쿡' 은 극좌파 사이트인가요?
최소한 이 곳은 상식을 이야기 합니다.

특정 세력이 주로 행하는 혐오와 배척을 위시한 그들만의 세상 만들기 행위를
이 곳을 상대로마저 가하고 있나보군요. 물론 위의 행위는 게임계,
이스포츠계와는 관련이 없고 세상 사회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아주 씁쓸하네요.
Kotaekyong
09/05/30 21:00
수정 아이콘
물대포는 살수차죠? sprinkler.. motor sprinkler 도 맞는말이구요...
09/05/30 21:08
수정 아이콘
파란별빛님// 아직도 님의 글에는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댓글을 단 사람중에 하나고요.
뭐 어짜피 그곳에서 결론이 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첫페이지에서 사라지기전까지는 계속적인 댓글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글을 남기신 님의 의무이기도 하고 댓글을 단 사람들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답변을 듣고 싶기도 하고요.
설사 댓글을 더이상 달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긴 하지만요.
달콤쌉싸름
09/05/30 21:09
수정 아이콘
스프링필드님, kotaekyong님// 감사합니다.
shrine 쓰면 될 것 같습니다. 물대포는 원래는 없는 단어 아닌가요?
영미권 국가에서도 시위를 막기 위해서 물대포를 사용한다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번역해서 보내야 되는 건데 이런 말이 많아서
난점이 많네요. '차벽'도 있어요. (차벽: 차로 여러 겹 에워싸 벽을 만들어 통행을 막았다.)

파란달빛님// 남들과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더 귀중한 의견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친 조중동적이라든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파란달빛님을 지목하여 말씀드렸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삐딱하게 보기 ver1. 보고 "이건 아닌데.."라고 느꼈다는 것은 솔직히 고백해야겠네요.
brothers
09/05/30 21:42
수정 아이콘
물 대포는 water cannon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박이멍멍이
09/05/30 22:25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것은 PGR21에 대해 '폐쇄적이다'라는 표현을 쓰시는 분들이 있어 참 갑갑할 뿐입니다...
달콤쌉싸름
09/05/30 23:44
수정 아이콘
brothers님/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
점박이멍멍이님/ 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런데 어떤 분들이 '폐쇄적'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또 다른 분들에게는 '적절한 구속'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비속어/욕설 금지나 가입 후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 글을 쓸 때 논리를 갖추어 써야할 어떤
암묵적인 룰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 어떤 분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구요. 결론적으로 그래서
저에겐 이 곳이 자주 오고 싶은 사이트가 되었지만요. 또 알면 알수록 폐쇄적인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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