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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29 01:09
edelweis_s님과 같이 생각하는 분이 많아지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만, 모든 사람들이
"'에구구 안좋은 일을 당하셨네요. 저라고 해도 화가 났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화 푸시구요, 다음 번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분증을 꼭 챙기는게 좋겠죠?^^'" 와 같이 써야 할 이유도 없으며, 모두가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런 류의 댓글이 꽤나 빈번한 곳이 pgr 이라고 보고 있구요. 보통의 인터넷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성적이지 않은 감성은 '배려'로 갈 수도 있지만, '폭력'으로 갈 수도 있으며, 인터넷이 가진 속성상 폭력으로 가는 것이 더 일반적이죠. 문제는 우리가 이성적이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지가 않아서 모니터 위의 텍스트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그저 글자 집합으로만 본다는 데 있습니다.
09/04/29 01:14
Ms. Anscombe님// 예, 뭐 어쨌든 이 글도 제 생각일 뿐이고 저도 다 똑같은 종류의 댓글들을 보는건 재미없으니까요 하하;;
이성적이지 않은 감성은 폭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전 충분히 이성적이면서 감성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생활이 그렇지 않나요? 전 지나치게 이성적인것도 혹은 지나치게 감성적인 것도 싫습니다. 감성적으로 바라봐야할 때는 감성적이 되고 이성적으로 봐야할 때는 이성적으로 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서 든 사례 두가지에서는 약간의 감성적인 이해나 공감이 필요한 부분을 지나치게 이성적으로만 판단하신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09/04/29 01:18
Ms. Anscombe님께서 드신 예처럼 오히려 그런 댓글이 우르르 달린다면 제 생각으로는 더 섬짓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런 사이트라면 흥미있게 댓글까지 일일히 안 읽어보겠죠.
인터넷과 현실은 당연히 다릅니다. 인터넷과 현실을 연관시킬 필요도 없고 현실의 상황을 가정해서 인터넷에서도 그대로 행동해야하는 법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09/04/29 01:21
몽키.D.루피님// 음 그러신가요. 전 인터넷을 써오면서 계속해서 '왜 현실과 인터넷은 다를까'라는 부분이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인터넷도 제 옆집에 사는 친구나 대학 선배, 내 가족 형제 친척들이 사용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인터넷은 현실과 닮은 부분도 많이 있지만 틀린 부분도 많이 있더군요.
혹시 인터넷과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왜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지 저에게 설명해주실수는 없나요? 어쨌든 저는 확실히, 또 솔직히 현실과 인터넷에서의 모습이 같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09/04/29 01:22
edelweis_s님// 그럴 수 있다는 것과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건 다릅니다. 모두가 배려하는 문화는 분명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낮습니다. 말씀하신 바람들이 성취된다면 물론 좋은 일이고 아름다운 일이겠지만, 평균적인 상황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거죠. 규범이라는 차원에서 edelweis_s님의 말씀이 매우 합당하고, 저는 이를 조금 현실적인 차원에서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배려하는 '착한 사람'을 기대할 수 없다면, 지나친 이성보다 지나친 감성을 문제삼는 것이 조금 더 나은 인터넷을 만드는 1차적인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조금은 매정하게 상황을 분석만 하는 글이나 감정 분출에만 몰두하는 글을 제재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너무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09/04/29 01:24
A 이야기를 두고 말을 해보자면 저는 당연히 1번을 선택할 것이고 여기 PGR분들도 이성적인 판단을 할꺼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일부 소수분들의 의견이 틀릴 수 있지만 게시글이 오래 남겨지고 사람들에게 보여지게 될수록 이성적으로 변해가더군요.
09/04/29 01:25
인터넷과 현실의 차이는 참 애매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A의 경우만 말해보겠습니다. 예를 드신 것이 "친구"입니다. 친구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오프라인에서라면 사실 "얜 뭔데 나한테 이래?"라고 생각할 겁니다.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누군가에게 던지는 말은, "내가 보인 액션에 따라올 리액션이 대부분 예상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애초에 그것이 성립하지 않죠. 만약 친구와 가족만이 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라면, 당연히 글쓴분께서 좋다고 생각하시는 반응이 나오겠지요. 네, 저 역시 그 글에 댓글로 달린 반응이 좀 심하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 글을 쓰셨던 분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인생 선배로서 "그 정도 경험을 가지고 뭘 그러냐"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습니다. 이러저러한 반응이 나오고 그것들이 모여 다양한 생각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인터넷 커뮤니티의 장점이 아닐까요?
09/04/29 01:27
댓글쓰는 사이에 댓글이...
에델바이스님// 현실에서의 인간 관계는, 우리와 아무런 관계없는 타인에게 향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인터넷과 현실은 같을 수 없고, 같아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09/04/29 01:30
edelweis_s님// 예컨대, 군대 가는 친구에게 (군대를 다녀온) 친구나 선배, 후배 등등이 '뭐,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 배울 것도 있으니 너무 겁 먹지 마'라고 말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도 이런 식의 '화이팅!!'스러운 말을 해 줄 수 있지요.
하지만 '군대도 배울 것 있다'는 군대에 대한 올바른 서술이라기보다는 군대를 갈 사람을 걱정해서 용기를 내라는 의미의 말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 말을 학자가 별다른 근거 없이 사실인양 말하거나, 군의 문제를 다루는 국방부 관계자가 발언한다면 비판받을 일이겠죠. 위의 조언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이런 식의 서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상의 사람들 모두가 군대가는 사람의 친구는 아닙니다. 군대에 대한 위의 서술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 저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저런 식으로 말해 줄 겁니다. 그러나 인터넷 상의 잘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혹은 다수 중 한 명)에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그래야 하는 건 아니며, 그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과 현실의 차이라기 보다는 인터넷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가 다른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이라도 그냥 불특정 다수라면 다른 식으로 말하게 되겠죠. 인터넷과 현실의 차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인터넷에서는 대부분이 불특정한 사람인 반면, 현실에서는 대부분이 잘 아는 사람이라는 데 있습니다.
09/04/29 01:37
내가 쓰는 덧글에 대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그런데 세상 일이 모두 다 글쓰신 분이 생각하는 대로 돌아가지는 않겠지요. 사람마다 가치관과 생각이 모두 다를 테니까요. 이 글 아래에도 역시 글 내용에 대해 공감하는 혹은 공감하지 않는 분들의 다양한 생각이 담긴 덧글들이 달리겠지요. 저는 그저 아, 나와 다르구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싶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
09/04/29 01:38
모두가 보기 좋은 글만 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도 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이라고 없을순 없겠지요. 안그래도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다녀가는 PGR인데 사소한것은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09/04/29 01:50
Ms. Anscombe님// 음 한참을 생각하고 글을 지웠다 쓰고 지웠다 쓰고 하네요;;;
어쨌든 그렇군요. 아무래도 저와 다른 분들이 받아들이는 인터넷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독단적으로 제 생각이 맞지 않나 하고 글을 썼던 것 같기도 하군요. 저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불특정다수라는 개념을 없애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니까 본문에도 썼다시피 "다른 시간공간에 있는 사람과도 '친구'와 같은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눈팅만일년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에서 쌩판 모르는 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한다면 "얜 뭔데 나한테 이래"라고 했겠지만, 우린 아무 거부감 없이 모르는 사람이 올린 게시판 글을 읽고 그에 대해 토론을 나누지 않습니까? 전 그게 인터넷의 최대장점이자 특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같은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불특정다수'가 아닌 '현실에서의 친구'와 같은 개념이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렇기에 현실에서 친구를 대하는 모습이나 인터넷상에서의 모습이나 같아져야만 한다고 생각했구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pgr이란 동일한 사이트를 사용하는 우리라면 모두 다정한 친구^^;; 라는 약간 포켓몬스러운 유치한 발상이죠 하하;; 어쨌든 저랑 생각이 다른 분들을 이렇게 만나니 또 전혀 모르던 세상이 열리는 것 같네요... 역시 세상은 저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군요 허허허;;;
09/04/29 01:54
edelweis_s님// 인터넷에서는 인터넷 만의 인간 관계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인터넷 상에서 만나는 현실의 친구일 경우 인터넷 공간이 현실의 연장선상이 될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일 경우 그 인간관계의 특성이 현실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현실에서는 한 사람의 외모와 말투, 버릇 등등 겉으로 드러나는 정보로 그 사람을 파악합니다. 좀 더 사람을 사귀게 되는 경우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Ms. Anscombe님같은 경우(죄송합니다. 피지알에서 유명하신 분이니 예좀 들겠습니다.) 저는 현실에서 전혀 모르지만 Ms. Anscombe님께서 남기신 글을 통해서 Ms. Anscombe님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Ms. Anscombe님을 아는 이유는 단지 그의 글과 가끔 나누는 댓글 대화입니다. 그것들을 통해서 Ms. Anscombe님에 관한 저의 인상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저는 Ms. Anscombe님의 본명도 모르지만 별로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그가 누군지는 피지알의 몽키.D.루피로서의 저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인터넷만의 인간관계를 따로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착각이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수도 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분리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악플러들로 인해 연예인들이 받는 충격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거든요. 인터넷에서는 1명이 100개의 아이디로 1000개의 악플을 달수 있는 곳입니다. 근성만 있다면 말이죠. 즉, 현실의 100명이 일인당 10마디씩 폭언을 쏟아내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저도 인터넷의 글을 가끔 써보면 짧은 댓글 한마디에 여러번 충격 받습니다. 현실에서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그 사람이 손가락질 해가며 저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거죠. 단지 그 사람은 지나가다 무심결에 댓글하나 남겼을 뿐인데.. 그리고 또다른 예는 미네르바 사건입니다. 현실의 박대성씨가 어떻든 미네르바는 인터넷의 미네르바입니다. 그 구분이 모호하니깐 미네르바 진위여부부터 시작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 겁니다. 물론, 현실의 유명인사가 인터넷에서 전혀 다른 인격이 되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면 이미 우리는 현실의 그 유명인사를 알고 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순수히 인터넷으로 만나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은 인터넷만의 특성(위에서 언급하신 좀 섭섭한 면들을 포함해서)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봅니다. 스스로 좀더 훈훈한 분위기를 위해 자정노력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현실과 비교해서 인터넷을 현실화 하려는 생각은 마치 미네르바를 백수 박대성씨로 강조해서 인터넷은 할일 없는 백수들이 전문가로 추앙받는 공간이다라고 떠들고 싶어하는 그 언론들의 바램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09/04/29 02:02
몽키.D.루피님// 네 그렇군요 정말 많이 배웁니다.
한마디로 제 글은 전제부터가 조금 이상하게 되어있는 거군요. 저는 '현실과 인터넷의 모습은 같아야한다'라는 전제를 깔고 현실에서는 이러하니 인터넷에서도 저러하자라는 주장을 한 거였는데 애초에 그 전제가 저한텐 어려운 문제였던 것 같네요. 음... 뭐 그렇다고 제 생각을 바꾼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에 반박을 못하겠으니... -_-;;; 이것참 어쨌든 제가 주장하고 싶었던 바는 '서로 조금만 배려하자'였습니다 흑흑 ㅜㅜ 뭐 인터넷과 현실의 일치 여부를 건너뛰고서라도, 전 지나친 이성 혹은 감성적인 일변도로 치닫는 태도는 역시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09/04/29 02:16
edelweis_s님// 글이 참 정성스럽네요. 실제 닉네임거론은 좀 그렇지만..
아마 분명 님께서는 현실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분일께 틀림없습니다. 배려라는 책은 한번 사서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전 배려심이 일주일은 가더군요. ^^
09/04/29 02:22
그리고 저는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가끔은 냉소적이고 시크한 반응들이 이곳 피지알의 특성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 어느 사이트를 가도 이런 반응의 댓글들이 올라오는 사이트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야구 이야기를 해도 정치 이야기를 해도 연애 이야기를 해도 피지알처럼 진지하고 정성스럽게 답변해 주시는 분들을 드뭅니다. 반대로 말하면 피지알에 오는 사람들은 그런 피지알의 분위기를 알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려는 마음가짐을 이미 가지고 접속을 하신다는 뜻이겠죠.
요약하자면 좀 시크하지만 그래도 전 피지알이 좋다입니다.
09/04/29 03:01
edelweis_s님이 따뜻한 마음으로 글을 쓰셨다는건 느껴지지만 따끔하게 충고하는 것도 친구죠.
오히려 온라인으로만 연결된 사이에서는 현실상의 친구에게 하듯이 대놓고 쓴소리 했다간 싸움만 나고, 적당히 공감해주고 두루뭉술한 말로 넘기는게 무난하고 편하더군요.
09/04/29 05:49
제가 리플을 단 것이 올라왔네요.
사실 리플을 달면서 이런 댓글을 써도 될까 하는 고민을 했었지만 정말 박재홍 선수에 대한 제 감정은 저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더군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댓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
09/04/29 08:52
뭐 친한사람과 친하지 않은사람의 차이 아닌가요?
인터넷이든 현실이든 개개인에 따라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사이트는 몇군데 되지도 않죠. 전체적으로 보면 전 오히려 너무 다같이 친구를 먹어버려서(?) 문제가 생기는듯하네요.
09/04/29 09:26
PC통신하고 인터넷을 하면서 이것저것 케이스를 많이 접해봤습니다만...
인터넷은 글 쓰신 edelweis_s의 견해인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전혀 다른 시/공간의 사람끼리도 친구같은 교류를 나누는 곳" 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의 인간관계(특히 친구들과의)와 인터넷 상에서 댓글을 나누는 관계에서의 관계를 많이 혼동합니다. 물론 본인 스스로 혼자 혼동하고 있는 것은 별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사건이 벌어졌을 때 자기가 기대하고 있는 반응을 인터넷 공개 커뮤니티에서 보여주지 않았을 때 그 혼란스러움이 꽤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더 까칠해지거나 '시크'해지거나 혹은 더 이성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인터넷 공개 커뮤니티에서 글을 읽고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바로 '남'이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나 글쓴이와 어울려 사건에 개입한 사람이 아닌, 단지 '공중'이기 때문에 보통의 사회적인 상규에 따라 판단을 하고 대처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고 글쓴이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입니다. 현실에서 사람들의 대화상대는 대개 친한 사람들이거나 최소한 안면을 튼 상태이기에, 객관적으로 사정을 판단하기에 앞서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고 다독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일 누군가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다고, 길거리에 아무나 붙잡고 호소할 때, 길거리의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동정을 표하거나 여타 나의 감정을 다독여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그런 반응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커뮤니티 게시판을 눈팅하거나 혹은 글을 열심히 써왔기 때문에 그 게시판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감정적 호의를 베풀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심리학자들은 이런걸 '애착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공개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글쓴이와 감정적인 교류를 해온 것도 아니고, 조회수의 99%는 글쓴이의 아이디를 기억도 못할겁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글에서 공공의 사건들이나 인륜에 어긋나는 사건 등이 언급된다면는 공감을 표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은 생각치도 않고 글쓴이의 개인적인 입장만 피력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공감을 해주지 않고, 사회적 상규에 따라 비판을 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인터넷은 친목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진 곳이 아닙니다. 인터넷은 단지 소통수단일 뿐입니다. 특정한 관심사를 공유한 사람들이 만든 인터넷 공개 커뮤니티에서는 공개 커뮤니티에 맞는 글을 쓰고 친목을 바란다면 아는 사람들끼리 만든 친목을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서 수다를 떨고, 현실의 공간에서도 자주 만나 인격적, 감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면 됩니다.
09/04/29 10:43
아무리 "남"이라도 일단은 모니터앞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사람" 이고
현실에서 정말 우연히 알게 될 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 너무 안하셨음 좋겠습니다. 좋은 글이고 정성스러운 글이네요.
09/04/29 10:46
edelweis_s님// 본문만 읽고 댓글들은 읽지 않고 댓글 달겠습니다
인터넷과 현실의 차이를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만, 그러한 인터넷이 그러한 현실과 같은 면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터넷 게시판이 글쓴이의 친구들과의 대화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비판보다는 적당히 편들어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런 게시판이라면 소위 남의 뒷마다까는 게시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들끼리 모여서 지들만 옳은줄 착각하고 남의 뒷다마나 까는 그런 게시판을 인터넷에서 시간들여 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09/04/29 11:05
저도 edelweis_s님의 의견에 동의하긴 힘드네요
그런 공감을 원한다면 친구분들과 이야기 하시면 되지요. 굳이 pgr게시판에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게다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게시판은 pgr 게시판 말고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 올리시는 분들도 공감을 얻으시려는 것 보다 다른 pgrer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함이겠죠.
09/04/29 11:35
'소통' 자체가 '교류'입니다. 꽉 막고 있을 거면 굳이 인터넷에 글 올리고, 댓글 달고 할 필요가 없죠. 정말로 친한 친구 같은 공감은 힘들더라도, 넷상도 기본적으로 사람 사는 동네 아닙니까? 위의 루나양 님 댓글처럼 아무리 남이라도, 얼굴이 안 보여도, 글 쓰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게 조금 배려해주면 안 되는 것인지요. 세상 살다 보면 '공감'도 필요하고, '지적'도 필요하고, '비판'도 필요하고, '교정'도 필요한 법입니다.
물론 현실과 인터넷은 그 기반이 다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감정이 있는 사람들이 이끌고 있다는 점은 공통 사항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 글이 담고 있는 원론적인 뜻에 공감합니다.
09/04/29 13:46
예가 좀 잘못 되었다고 봅니다.
실생활에서 처음과 같은 사안에서 친구를 감싸는 이유는 그 자리에서 담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반대편쪽도 발언을 보고 있습니다. 사안에서 담임과 친구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4번'을 선택할 사람은 거의 없죠.
09/04/29 14:01
edelweis_s님// 님께서 언급하신 게시글 1에 제가 님의 의견과 거의 동일한 긴 댓글을 남겼더랬지요.
정말 오랫만에 저와 같은 생각,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이었던것 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좀 더 따듯한 PGR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역시 추천 한방 찍고 갑니다:D
09/04/29 14:18
현실에서도 감정에 기대고 친구라고 무조건 적인 위로는 좀 아닌거같은데요;
실수를 감정으로 감싸안는거 보다 조금은 지적해 주는게 더 낫지않나요? 예를들어 1~4번의 예시중에 저같으면 "에이 그러게 5분만 더 일찍오지", 라고 했을것이며 "야 그러게 신분증은 왜 놓고 갔냐"라고 했을거같네요.
09/04/29 14:53
1번 글엔 까칠하게 달았던 제 리플도 있군요.
리플중에도 썼지만, (해당글의) 글쓴분이 이러이러해서 기분나뻤다 정도의 하소연이었으면 저도 그려려니 편 들어드렸겠습니다만, 보험금이니 경찰서니 하는 대목이며 우호적인 리플들만 취사선택해서 반응하고 빈정거리는 태도가 고깝게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다시 신분증 가져가서 따지면 됐을 문제 아닌지) 이글 쓴 분의 중심되는 메시지에는 동감합니다만, 통념의 선을 넘거나, 자기 입장만 지나치리만큼 강조하는 글들에까지 배려를 베풀긴 힘들지 싶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그렇고요.
09/04/29 15:17
1번 예에 대한 대답은 간단합니다.
친구가 아니니까요.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타인이라는 입장이다 보니 생각지 못한 충고가 들어올 수도 있는거죠. 만약 어린애가 지하철에서 자신이 괴롭다고 울고불고 하면 타인이라도 어느정도 다독거려 줄 수는 있겠지만 다 큰 어른이 그런다면 미친놈 취급 안받는게 이상한 것입니다. 이곳은 꽤나 큰 사이트입니다. 친한사람도 있지만 전혀 친하지 않아서, pgr이라는 매개체가 없다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쌩판 남인 사람들도 많은 곳이죠. 만약 위로를 받고 싶으시다면 이곳이 아닌 '친구' 에게 하소연을 해야죠. 2변은 뭐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논란을 조장하는 사람이라고 밖에는...
09/04/29 16:58
1번은 왜 대부분의 사람이 4번인가요? 저는 당연히 3번일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완전한 타인과 교류하는 공간인데 관계의 양상이 당연히 현실과 같을 수 없고 또 같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분께서 특정닉을 거론하시는 모습은 좀 많이 별로네요.
09/04/29 17:30
가식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아니먼 초인적 이성이라고 말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완전 가식적이고 이성적이죠. 실제로 인간은 비이성적인데 말이죠 그런거 보면 재밌어요 웃기기도 하고
09/04/29 21:49
1번 예는 예가 좀 잘못된 듯 싶어요.
1번에서 말씀하신 반응이 많이 예상되는 이유는 상대방이 친한 친구이기 때문이지 off-line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웹에서 친구랑 메신저한 경우도 off-line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09/04/29 22:15
싸우자 모드는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의견을 참고하시라고 적습니다.
A의 경우에 전 "친한 친구일수록" 1번으로 대답합니다. 별로 친하지 않은 경우에 2, 3, 4번 중에 랜덤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제 친구들은 절 무서워합니다-_-;
09/04/30 11:05
이 글이 담고 있는 원론적인 뜻에 공감합니다. (2)
추천 한방 누르고 갑니다. 신선한 글이네요^^ 물론 사람마다 반응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고, 온라인 공간의 다른 특성들이 온라인 공간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눈 앞에 보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비정해 질 수 있는 (PGR분들은 대체로 그러지 않으시지만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서로 배려하는 따뜻한 커뮤니티, 저도 좋네요. 아 그리고 지적과 비판 역시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은데 인터넷 상의 비판은 후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네요.
09/04/30 13:00
Lunatic Heaven님// 제가 하고 싶은 말과 똑같은 말을 쓰셨네요.
그렇죠. 진짜 친한 친구면 1번으로 말해주겠죠. 그렇게 한다고 친구가 상처를 받을 거 같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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