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4/22 00:21:53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일반] [잡담-픽션?] 재밌을법 했던 이야기...

(와..예쁘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예쁠 수 있지? 무슨 말로 먼저 말을 걸어보지? 차가워 보이는데..쌀쌀 맞지는 않을까?)

"저.. 게임 뭐 하시는 거 있으세요?" (니가 하는 질문의 수준이란..)

"저 와우해요"

"아..와우요? (아..젠장 공통점이 없어. 난 리니지2 하는데;; 그래도 들어본 건 있으니) 그럼 만렙이세요?" (베스트 질문인데!!)

"만렙 케릭이 3개예요.." (뭐야 쟨..)

"..."



기억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우리의 첫 대화 여서 저는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아마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겁니다.



당신을 처음 봤을 땐 나는 너무나 아름다운 당신의 외모에 넋을 잃는 정도였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진심 어린 당신의 눈빛에

같이 울어주는 당신의 마음씨에 당신을 사랑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곁에는 부폰+반데사르+카시야스를 능가하는 아주 능력 있는 골키퍼가 있었고

당신은 그를 아주 사랑했기 때문이죠. 우리는 그렇게 허울 좋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3년을 지내왔습니다.

친구로 위장한 채 누군갈 사랑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성 간의 친구라는 건 한쪽의 신뢰가 무너지면 다시 그 신뢰를 회복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그게 사랑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아주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우리 30,40 넘어서까지 이렇게 계속 친구로 오래오래 가자!" 라는 당신의 말을 웃음으로 받아넘겨야 하는 심정을 아실는지요.



추운 겨울날 제 손을 잡아 당신의 주머니에 넣어주던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집에 찾아간 저를 끌어안아 준 당신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병에 걸려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니 가슴팍에 안겨 울음을 그칠 줄 모르던 그 얼굴을 잊을 수 있을까요?


당신이 저를 정말 친구로 생각한다는 생각에 저도 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정말 우연히도 당신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당신이 저에게 잘 못 한것일텐데..왠지 제가 더 미안해졌습니다.



어떤 이유에선진 모르겠지만 당신은 나이와 이름을 속이고 살고있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전 껍질 뿐인 이름과 연관없는 그 날을 생일이라고 챙겨주고 있었습니다. 정작 당신은 제 생일을 그렇게 챙겨주었는데

말이죠. 그 미안한 마음에 그걸 알고도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헌데 곧 눈치챘겠죠. 언제부턴가 저는 당신이름을 부르지

않았으니까요. 무거운 마음으로 알고있었다고 말했을때 덤덤하게 받아들여줘서, 오히려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줘서 고맙습니다.

네 그것조차도 고마웠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단계를 넘어서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그냥 그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내가 행복의 도구가 되어도 상관이 없어지지요. 그냥 사랑하는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부폰+반데사르+카시야스가 슬럼프였을때.. 당신들의 사이가 소원해 졌을때..

"혹시..?" 하는 생각.. 물론 해봤습니다. 하지만 전 그 단계를 넘어서 버렸는지 그냥 당신이 행복하길 바랬습니다.

나의 여자가 되는 당신보다 그의 여자가 되는 당신이 훨씬 행복하고 또 행복해 질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죠. 변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용기가 없다고 손가락질 해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거절하면 친구조차 되지 못할거야" 라는 바보같은 생각은 안했습니다.

누군갈 사랑하는 단계를 넘어 사랑해 보셨나요? 해보시면 아마 조금은 이해가 가실겁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이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얼마전 당신의 일기장을 정말 우연치 않게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더 개인적인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하늘만 보게되었습니다. 당신이 너무 멀리있단걸 알아버렸습니다. 당신만 보느라 나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당신은 저기 무등야구장에..저는 다저스타디움에 있었습니다. 이젠 "혹시.." 라는 생각조차 가질수 없었습니다.

당신과 그 일류 골키퍼의 사랑은 빈틈이 없었고 못난 나와 달리 당신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여인이었으니까요.

마지막 발버둥으로 관심을 받아볼려고 이런저런 거짓말과 연기로 당신을 걱정하게 하고 치졸해져만 가는 나를 보면서

이 재밌을법 했던 이야길 끝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연인이 되었다면 이 이야기가 혹시 재밌어졌을까요^^?

우리 추억들이 에피소드가 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 재밌을지 재미없었을지 내기를 하자고 하면 재밌었다에 걸겠지만

일어나지 않은 이야길 해서 무얼 할까요..




나는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이 밤 무엇을 해야할까요?

답은 알고있습니다. 이미 당신을 만난 3년전의 그날부터 답은 마음속에 계속 있었겠죠...

이 답을 제 입으로 말하면 그 순간 제 마음속 이 재밌을 법 했던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
.
.
.
.
.
.
.
.
.
.
.
당신은 이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왜 끝내지 않나요..나 새로운 이야기 시작도 못하게..








=====================================================================================================================

왠지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픽션 같지만 지은이 본인의 논픽션같기도 하고 등장인물 이름이 없어 픽션인듯 보였다가
나라고 하는거 보니 지 일기 휘갈겨 쓴 논픽션인거 처럼 해놓고 픽션? 이라고 제목에는 달아놔서 헷갈리게 하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경험담이니까 썼겠지하는 논픽션측과 잠 안오니까 별짓을 다하네라는 픽션측이 격하게 대립하는
유상무상무상 스러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는 얘기도 많고 할 이야기도 많고 글 도 많이 쓰고 싶은데 요샌 write 잘 안누르게 되네요. 0_0a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눈팅만일년
09/04/22 00:29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다이어리를 보고 실망감을 느낀 것처럼, 언뜻 유재석님의 이야기가 아님을 맨 끝에 알게 돼서 실망감을 느낀 1인.

농담입니다.^^ 이쁜 여자가 와우를 즐기는 데 남자친구가 없을 확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09/04/22 00:34
수정 아이콘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단계를 넘어서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그냥 그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정말... 200% 이상 공감됩니다;;
껀후이
09/04/22 00:37
수정 아이콘
무언가...짠하네요.
가만히 손을 잡
09/04/22 00:37
수정 아이콘
이게 글을 이해한듯 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한것이 이해했다고 생각하며 댓글을 달지만 결국 이해하지 못한것은 아닐까
혹은 이해하면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것이 아니라 이해했다고 하며 이해하지 못함인가 생각해 봅니다...
농담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말 못할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일기장의 내용을 생각하며 쓸데없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09/04/22 00:46
수정 아이콘
100%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절절히 와닿는군요...
장난감
09/04/22 00:50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픽션일 수가 있을지... 훗날 다시 또 이 글을 보면 또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군요.
09/04/22 01:00
수정 아이콘
아,,




이호이호골이에요!
whiriana
09/04/22 01:06
수정 아이콘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단계를 넘어서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그냥 그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정말... 200% 이상 공감됩니다;; (2)

저도 이런 분을 7년째 곁에 두고 있죠.
09/04/22 01:12
수정 아이콘
빠른 포기만이 정답이지요.(포기는 배추셀때나 쓰는거라고 하지만 이 경우에도 써야합니다...)
뭐 근 5년을 끌어온 제가 할 말은 아닌거 같기도 합니다만.....
스프링필드
09/04/22 02:26
수정 아이콘
일단 와우하는 여자가 그렇게 이쁠리가 없어서 픽션
태연사랑
09/04/22 02:33
수정 아이콘
일단 와우하는 여자가 그렇게 이쁠리가 없어서 픽션(2)
09/04/22 07:08
수정 아이콘
글 읽으면서 빠졌습니다..
더 재밌는 글 많이 부탁 드려요~
소나기아다리
09/04/22 09:07
수정 아이콘
글 읽다가 무심코 프로필을 봤는데 저랑 생일이 똑같으시군요. 홋홋
Who am I?
09/04/22 09:11
수정 아이콘
픽션에 한표요!!

에. 주말에 술먹을까요?;;<-대충 먹는걸로 해결보는 습성.
(근데 자네랑 나랑 단둘이 술먹어서 뭐하누.;;싶기도 한 이 난감한 심정-)
언뜻 유재석
09/04/22 09:31
수정 아이콘
그녀의 외모를 보여드리면 우와 정말정말 이쁘시군요 라고 다들 하실테지만

그렇다고 보여드리면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유상무상무상 스런 제 글의 베이스가 흔란스러워 지므로..

Who am I?님의 약속만 정중히 받겠습니다. 우하하하

혹시나 궁금증이 생기신 분이 계시다면 올해가 가기전 모두 풀어드리겠습니다.~
09/04/22 09:46
수정 아이콘
단지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 정말 공감가네요 ^^;;
당신의조각들
09/04/22 12:01
수정 아이콘
언뜻 유재석님// 혹시나 궁금증이 생기신 분이 계시다면 올해가 가기전 모두 풀어드리겠습니다.~

달아주신 댓글을 보니까 머리가 엄청나게 혼란스러워지네요.. ㅠㅠ
그런데 저 부분, 왠지 성지가 될 듯한 이 묘한 느낌은 뭘까요...
09/04/22 13:54
수정 아이콘
여기서 3년이란 단서로 추리하면 어찌어찌 될 것 같은데요. 픽션인지 넌픽션인지...궁금하네요~~ 쩝~~
그런데 와우가 벌써 3년이 되었나요??
Noam Chomsky
09/04/22 15:10
수정 아이콘
픽션에 제 손모가지를;
언뜻 유재석님의 글은 언제 봐도 흐뭇하군요.
여전히 심여사님 모시고 치열하고 살고 계신지요? ^^

그나저나 전 이 글을 보니 예전 언뜻님이 쓰셨던 1년짜리 시나리오 이 글이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잘 찾아지지가 않는군요.
혹 그 시나리오 여성 분과는 다른 분이신가;

언제 어디서든 행복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Minkypapa
09/04/22 23:44
수정 아이콘
한 인간의 본질에 속은 경험으로 '사랑 그 이상'을 말하는 걸 보면, 사랑과 그 추억은 눈을 멀게 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진정한 남녀간의 사랑'을 해보시면 "누군갈 사랑하는 단계를 넘어 사랑해 보셨나요?" 이런 말보다,
언뜻 유재석님은 더 환상적인 글을 쓰게 되실것 같습니다. 보다 행복해지시길 기원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815 [일반] 해외축구 주요 리그 우승가능성있는 팀들 간단 정리 [17] KID A4834 11/05/01 4834 0
28733 [일반] 10-11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 :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 [546] Ben5544 11/04/28 5544 0
28421 [일반] [CL 8강 2차전] 토트넘 VS 레알마드리드 [41] 낭만토스5364 11/04/14 5364 0
27286 [일반] 던파이야기 [37] 루미큐브5377 11/02/14 5377 1
26253 [일반] 진리의 토레신, 예능의 신 레이나 그리고 괴물이 되어버린 루카스 [54] 아우구스투스7570 10/11/08 7570 0
24921 [일반] A매치, 아르헨티나 vs 스페인 [18] 나니와의 슈마허4987 10/09/08 4987 0
22628 [일반] 최고의 네임밸류가 있던 축구대회 [13] 케이윌4225 10/06/05 4225 0
22617 [일반] 이번월드컵 강팀들의 모습이 좋지 않네요 [27] 케이윌6029 10/06/05 6029 0
22437 [일반]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이 기대되는 1人 [21] NecoAki3837 10/06/01 3837 0
22337 [일반] 스페인 대표팀, 한국전 명단 [80] 맛강냉이6096 10/05/28 6096 0
21830 [일반] 스페인 축구 예비엔트리 30인이 발표됐습니다 [24] GhettoKid3932 10/05/11 3932 0
21038 [일반] 엘 글라시코!!!!!!!!! (경기 종료) [39] NecoAki5598 10/04/11 5598 0
18666 [일반] David Villa Sanchez. #.7 [11] NecoAki3587 10/01/01 3587 0
18542 [일반] 최근 10년간 축구 베스트 11 선정해보기 [45] 반니스텔루이5715 09/12/26 5715 0
16791 [일반] 2009 발롱도르 수상자 후보 명단이 발표됐네요. [31] ds09044982 09/10/19 4982 0
15671 [일반] 이적 시장 끝난 기념 : FM으로 알아보는 유렵의 강팀 [33] Charles6149 09/09/02 6149 0
15260 [일반] 여러분들의 위닝2009 최고의 포메이션은? [35] 율본좌5070 09/08/16 5070 0
13769 [일반] 컨페드컵 보고 계신가요? [23] Tiffany4110 09/06/17 4110 0
13700 [일반] 호돈신은 신격화가 됐다? [73] TheMilKyWay7525 09/06/15 7525 0
12162 [일반] 2000년대 최고의 축구팀은? [39] 박지성5179 09/04/23 5179 0
12119 [일반] [잡담-픽션?] 재밌을법 했던 이야기... [20] 언뜻 유재석3324 09/04/22 3324 0
11692 [일반]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 결과입니다. [16] Surrender4605 09/03/29 4605 0
10689 [일반] 기븐신 이적~ [23] 얼음날개5513 09/02/02 55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