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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28 23:02:39
Name 초록추억
Subject [일반] 존댓말의 이유.
질게에 올라온 글중에 연장자에 대한 존댓말의 이유에 대해 묻는 것이 있더군요.


존댓말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예의와 존경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므로,
존댓말을 써야만 하는 이유보다는 연장자에 대한 예의와 존경을 나타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쪽이 올바른 것 같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봅시다.

25세, 30세의 성인 두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지능이나 재능...타고난 가치가 비슷하다고 합시다.
5년의 차이가 있으니, 비슷한 가치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 비슷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25세쪽 보다는 30세 쪽의 현재가치가 더 우월할 것입니다.

예의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즉 '당신은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오'
라는 것을 표현하는 행위라는 것을 상기해 보면, 이런 상황에서 30세에게 25세가 존대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이런 기본적이고 당연한 상황에선 존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떤 사람이 태어날 때 지니고 있던 초기가치와, 지나간 시간동안 가치상승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은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안면없던 사람의 가치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판단은 더더욱 힘들겠지요.

그래서 존대를 하는 겁니다.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진 사람인지..나보다 잘난 구석이 없지는 않을테니 존대를 하는 겁니다.(그래서 성인끼리는 나이 상관없이 서로 존대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만20세 넘는 성인을 모든 가치에서 압도하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니까요. 모든 사람에게는 서로 배울만한 점이 있다...라는 것은 진리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연장자에게 존대하지 않겠다는 것은, 그 사람이 애초에 태어날때부터 나보다 못한 녀석이었다거나, [연장자 - 연소자 나이]만큼의 시간동안 헛살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최소한, '당신은 나에게 존경받을 만한 어떠한 가치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상대방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속속들이 아는 경우가 아니고선,
그리고 그 사람이 나와 동급의 사람이 아니고선 존대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ps. 항상 질문글만 올리다가 자게에 글을 쓰게 될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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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오빠
09/02/28 23:05
수정 아이콘
존대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만, 하대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celibacy
09/02/28 23:08
수정 아이콘
예의와 존경이 사람의 가치에 따른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존경과 예의를 동일한 개념으로 놓는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합니다.
09/02/28 23:11
수정 아이콘
다짜고짜 버스에서 자리비켜달라고 반말하는 아줌마,아저씨들에게도 존대를 해야될 가치가 있는것일까요?
저 역시 존대는 해야하지만 하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록추억
09/02/28 23:12
수정 아이콘
celibacy님// 음...길게 써 놓긴 했지만, 살아온 세월에 대한 존경의 표시 정도로 축약하는 쪽이 더 정확한 표현같네요.
그리고 제가 가치라거나, 능력이라거라고 표현하긴 했지만...음...꼭 경제적 능력이라던가, 재능이라던가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왔던 자취에 대해 예의를 차린다..정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09/02/28 23:12
수정 아이콘
그럼 가치가 낮은사람은 원론적으론 존대할 필요가 없다는건가요;
존대를 하는 이유는 자기가 받고 싶은 모습으로 남을 대하면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능력위주의 사회라지만 예의와 존경까지 가치기준을
따라야한다니 끔찍할것 같네요;;;;
얼음날개
09/02/28 23:12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고 질게에 올라온 질문을 봤는데 약간 질문내용이 이상야릇했습니다만..
(질게의 질문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 존대를 왜 해야하는가, 라기보다 나이 적은 사람에게 막 하대를 해도 되는가, 같았다는..)

본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딱히 이견이 없네요.
경우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가지는 한도에 따라 약간 다른 해석이 나올 수는 있지만 말이죠.

굳이 첨언한다면 가치가 가리키는 것이 어떤 스탯이라기보다 쌓여온 시간, 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편적'으로 시간이 쌓이면 느껴지는 연륜에 대한 존중이랄까요.
굳이 보편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항상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ex. 파란 지붕 아래에서 격투기하시는 그 분들?)
09/02/28 23:13
수정 아이콘
저는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존대는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게 나름의 예의라고 보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함부러 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은 저 역시 동의합니다.
초록추억
09/02/28 23:14
수정 아이콘
Latanta님// 진정한 존대이든, 하대이든지 간에 그 사람을 어느정도(정해진 정도는 없지만요^^;;)알고 나서 행하는게 옳은 듯 합니다.
초록추억
09/02/28 23:16
수정 아이콘
SkPJi님// 아무리 인생막장에 헛살았다 하더라도, 사람이 살아온 인생전부에 대해 가치비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그렇기에 존대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저도 그리 예의없고 사람에 대해 함부로 하는 이들에게 예의가 고운편은 아닙니다만은...예의도 필요에 의해서 만들었다면 이런 이유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라고 원론적으로 생각해본 것입니다.
학교얘들
09/02/28 23:23
수정 아이콘
SkPJi님// 존대를 하는 이유가 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
남을 존중해야 자신도 남에게 존중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MoreThanAir
09/02/28 23:26
수정 아이콘
연장자에 대한 존대는 동의합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구요. 하지만 연장자는 적어도 부모님 연배를 말합니다.

그러나 연장자라고 해서 나이 어린 사람에게 무조건 하대를 하는 것은 싫습니다.

성인끼리는 무조건 존대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경우는 한 두살 간의 나이 차이에

처음부터 말을 까고 들어오거나 대놓고 말을 놓겠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서로 성인인데 나이 한 두살 많은 걸로 서로 간의 관계에서 우위에 서겠다는게 말이 안되죠.

존대라는 것이 별 것 아닌 형식인 것 같아도 존대와 하대의 관계가 시작 되는 순간

서열화가 진행됩니다. 그 과정을 무척이나 거북하게 느낍니다.
09/02/28 23:30
수정 아이콘
MoreThanAir님// 그래서 저는 함부러 말을 놓지 않습니다. 제가 말을 놓지 않으니 제 주변 사람도 저에게 말을 함부러 놓지 않더군요. 그리고 말 놓겠다고 양해 구하는 사람에게 바로 놓지 말라고 지적 하지요. 처음엔 좀 싸가지 없게 보이지만 어차피 싸가지라는 건 제 평소 행동을 계속 보여주면 진심을 알아주는거고, 제가 좀 살가워 보이진 않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길게 볼수록 그렇게 행동하는게 결국은 타인에게 실수도 적게하고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좋은 관계를 더욱 길게 가게 하더군요.
로자룩셈부르
09/02/28 23:31
수정 아이콘
나이에 따른 존대는 전 문화지체 현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MoreThanAir
09/02/28 23:34
수정 아이콘
저도 함부로 말을 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두살 많으면서 말을 먼저 놓겠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대놓고 뭐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더군요... 예전에 제가 존대말에 대한 생각을 써놓은 글이 블로그에 있어서 붙여 봅니다.

--------------------------------------------------------------------------------------------------------------------------------------------------------------------------------------------

- 말을 놓는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존대말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손윗사람에 대한 예의도 어느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건 할아버지, 부모님 정도의

연배에 해당되는 얘기 아닌가?

그 정도 연배의 사람이라 해도 어린 사람을 처음 봤을 때는

존대를 해주는게 당연한 것이고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게 한 살만 많아도 말을 놓고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들 사이에서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은

쉽게 어린 사람에게 말을 놓고, 어린 사람은 말을 높인다

한 살의 차이에서 말을 높이는 순간 남자들 사이에서

서열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초등학교 때는 학년 높은 형들에게 반말을 했었다

그게 너무나 자연스러웠으니까

사촌 동생이 나에게 말을 놓고 내가 사촌형에게 말을 놓았듯이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고 있을 때

옆에 중학교에서 놀러온 녀석들이 나에게 뭘 물었었다

난 당연히 반말로 대답을 했고 그 녀석들은 존대를 하지 않는다며

궁시렁거렸었다.

그 때는 몰랐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언어에 의한 서열화가 진행된다는걸

한 쪽이 말을 놓고 한 쪽이 말을 높이는 순간부터

평등한 관계는 깨어진다

내가 형이기 때문에 나의 말을 따라야한다는 룰이

암묵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다

나 역시도 할 수 없는 한국적 권위주의의 산물이라

나의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선배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높여왔다

말을 놓으므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서로를 편하게 대할 수 있고

더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연스러움과 편함이라는 것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의 밑으로 들어가서 낮은 서열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보호받는 편안함이다

20살이 넘은 성인끼리 만나자마자 나이 한 살 많다고

말 툭 까는거

솔직히 나는 기분이 별로다

그래서 난 어린 사람에게도 존대말을 쓴다

어찌보면 한국적(?)으로 마음을 활짝 열지 못하는

나의 성격적 장애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나만의 기준에 의한 상대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다

이런 자연스런 상황들에 대해

특별히 반발하거나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그냥 언어에 의해 무심코 형성되는 권력관계에 대해

한번쯤 생각이나 해봤으면 싶어서 말이다
09/02/28 23:36
수정 아이콘
MoreThanAir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제 입장에선 절대 성격장애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로자룩셈부르
09/02/28 23:37
수정 아이콘
MoreThanAir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제 입장에선 절대 성격장애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
non-frics
09/02/28 23:37
수정 아이콘
존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있었는데 마침 글이 하나올라오길래 잠시 질문하나할게요. 제가 이번에 학교를 들어가게됬습니다. 근데 재수를 하고서 들어가는거라 2학년들 (재수안한 89년생들) 과 말하기가 참 어색하더라구요. 어떻게해야될까요? 일단 그 친구들은 말 편하게 하라고하긴하는데 윗 선배들이 안좋게볼까싶어서요..
MoreThanAir
09/02/28 23:38
수정 아이콘
괴수님// 로자룩셈부르크님// 감사합니다 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우리 같이 감사합시다~ 라고 해야 하나요...흐흐흐
09/02/28 23:39
수정 아이콘
non-frics님// 일단 존대부터 하시고요. 차차 관계가 형성되면 상황에 따라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제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인 말씀은 드리지 못하겠네요.
09/02/28 23:40
수정 아이콘
non-frics님//
대학교 재학시절 경험에 따르면
일단은 존대를 하되 개인적으로 합의를 보았다면 서로 반말을 하곤 했습니다. 이것은 재수생뿐만 아니라 편입생도 마찬가지였는데 대학교마다 전통이 다르니 non-frics님이 입학하실 대학교에선 어떨지 잘 모르겠군요.
서늘한바다
09/02/28 23:54
수정 아이콘
존대말을 하는게 편하니까... 하는데...
관습적으로 형성된 것을 굳이 이유를 대라고 하시면 사실 난감하기만 하네요.
학교얘들
09/02/28 23:55
수정 아이콘
non-frics님// 제 주위 경우를 보면 그냥 편하게 지냅니다.
선배들이 안좋게 보고 그런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
Papilidae
09/03/01 00:00
수정 아이콘
non-frics님// 친해지면 보통 말을 놓지만 더 윗학번 선배들과 함께 있을 때는 학번에 맞춰서 호칭정도는 존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 둘의 관계는 학번을 떠나서 친한 관계로 보이는 것 보다는 그냥 '학번'만 보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존대에 관한건... 비교적 수평적이라고 말하는 교사사회에서는 교사들끼리 서로 존대를 합니다. (친해지면 물론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아무리 나이가 많은 원로 선생님들, 교감, 교장 선생님이라도 이제 갓 들어온 신규 선생님들에게 말을 놓거나 하지 않죠. 수평적인 관계이더라도 서로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이나멜
09/03/01 00:07
수정 아이콘
존댓말 때문에 서열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존대받기를 원하는 사람의 행동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선배나 아는 사람들(저보다 나이가많은)에게 제가 존댓말을 하고 그분들이 저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서열의 문제가 아니라 나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의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 편하게 놓으라고 해도 존댓말을 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 선배가 넌 나보다 어리면서 무슨 반말이야, 말이 짧다 ? 이런식으로 나오면 그때부터는 서열화가 진행되는 것이죠..
09/03/01 00:33
수정 아이콘
저를 하대하는 자에게는 나이를 불문하고 존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은 모든 이에게 존대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온전히 실천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최소한 원칙으로서는 확고한 신념입니다.
09/03/01 00:35
수정 아이콘
까놓고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쓸데없이 나이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서너살 차이면 솔직히 아무것도 아닌데도 세상에서는 열심히 따지죠.

좀 극단적으로 말해볼까요? 예를 들어 저보다 세살이 많은 -사회적으로 같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저보다 세살 많이 살았다고 저보다 경험이 많거나, 대단한, 훌륭한 사람이 되는건 아니거든요. 저보다 하나도 나은것도 없다고 봅시다. (뭐,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기 보다는, 예를 드는거니까요.) 그런데 그사람은 제게 당연스레 반말하고, 제게 연하자로서의 의무를 요구하며 이것저것 시키고, 저는 그 사람에게 경어를 쓰며 이것저것 대우를 해주죠. 이유는? 대한민국이니까요.

대한민국 문화라는게 능력이나 경험은 상관없이 그냥 나이가 많으면 계급이 높은거다...는 식으로 되더라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쓰잘데기 없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딱히 경어와 평어만을 놓고 하는 얘기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사람들 중의 대다수가, 자신이 나이가 많다는 것 만으로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대우를 받고, 어린 사람을 부려먹을 자격이 있다고 (내심) 생각하거든요. 어린사람=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죠. 그게 정말 웃기지도 않는 문화죠. 그리고 그게 더 웃긴건,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나도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대우를 해주고 부림을 당하니까'라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나이차이보다는 서로의 계급이나 능력, 서로에 대한 존중을 훨씬 더 중요시 여기는 사회와 문화가 되었으면 하네요. 이런 점에 있어서는 정말로 일본이나 미국이 부럽습니다. 쩝.

....뭐, 저도 여기서 이렇게 잘난척 떠들어도, 사회적 룰을 벗어나서 잘 살 자신은 별로 없으니 결국 사회적 룰을 따를 수 밖에 없죠, 뭐. 나이 많은 사람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거고... 아랫사람한테야 시키는게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니 시키려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린사람이 먼저 눈치보고 대우해주는 거는 '굳이 신경쓰지 말고, 그렇게 안해줘도 된다~'고 말하면서도 대우 받게되고.. 인습이란 건 참 끊기 힘든 것 같아요.
마동왕
09/03/01 00:38
수정 아이콘
그저 대한민국의 오랜 관습에 의한 행동일 뿐이죠. 물론 존댓말을 쓰는 순간 벽이 생깁니다. 심지어 형 형 거리는 것도 벽이 생기는데요.
한달 넘게 외국인들과 지내온 적이 있었는데, 외국은 "형님"이라는 광의의 개념이 없습니다. Old brother 라는 의미의 형님은 있어도, 피가 섞이지 않은 단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대사는 없습니다. 그저 YOU 죠. 나보다 나이가 20살이 어려도 YOU, 50살이 많아도 YOU. 우리나라 말로 YOU는 단지 "너"로 번역될 뿐이지만 유유 거리다보면 뭔가 "너"라고 번역하기에는 좀 더 의미가 넓은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유유 거리다보면 예순이 넘어가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해도 좀 더 편안한 느낌이 있죠.
09/03/01 00:51
수정 아이콘
전 연장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존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존댓말 하는것이 곧 "(당신이 어떤사람이던 관계없이) 당신이 저보다 연장자인것을 인정합니다"라는 뜻으로 봅니다
그래서 전 형 누나들한테 존댓말 쓰는게 편합니다.
대학생되니깐 빠른 생일이라고 그냥 말 까라고 해도 전 끝끝내 형대접 해주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동생들에게 존댓말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존댓말 써주는 동생에게는 더 잘해주게 되더군요
"저 사람이 날 연장자로써 최소한 대우해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되니 말이죠
켈로그김
09/03/0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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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로 만나게 되는 경우에야 물론 무조건 상호존대를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경우에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이대접을 해 주고, 나이대접을 받는 편입니다.
연장자로서 존대를 받는만큼, 동생들을 여러가지 책임에서 보호한다고 생각 해 왔었고,
무리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저는 존대-하대의 관계가 "서열화" 라는 의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태어나고 겪은 사람으로서 아랫 사람을 감싸고, 그런 연장자에게 배우고, 의지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이죠.
09/03/01 01:30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존댓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곳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나더군요. 마동왕님 댓글처럼 성인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존중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제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만큼 상대방도 제게 배려하구요.
우리나라의 경우 존댓말이라는 것이 존재하니 단순 대입은 어렵겠지만, 역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말보다는 결국 행동에서 드러나는게 아닌가 싶네요.
09/03/01 01:53
수정 아이콘
SaiNT님과 입장이 비슷하네요. 저보다 모든 면에서 뒤진다고 할 지라도 그 분이 살아온 나날이 더 길다는 자체로 존경합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 더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굳이 설명안해도 다들 느끼실 거에요.
그렇지 못한 어른들도 많지만 그런 사람은 제가 애초에 상대를 안해주죠.
라울리스타
09/03/01 02:29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저 같은 경우는 존대말을 '나이의 많고 적음의 표시' 이외의 의미를 느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민감한 사항인가가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저에게 존대말을 써도 편안하게 얘기하고 까부는(!?) 동생들이 있는 반면, 반말을 해도 저를 은근히 어려워하는 동생들이 있습니다.
그 반대로 제가 존대말을 써도 이것저것 부탁할 수 있는 편한 선배가 있는 반면에, 반말을 해도 무언가 어색한 형, 동생들이 있지요.


따라서 존대말을 하느냐 아니냐는 연장자냐 아니냐만 따져주는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봐요. 제가 존대말을 해서 굽히고 들어간다는 느낌도 없고, 반말을 한다고 해서 우월감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물론 초면부터 하대를 하며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냥 기본적인 '예의'가 덜 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자기 자신에게 초면부터 하대를 사람들이 '너무나' 주변에 많다....라고 한다면 본인 자신에게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톰 샤~워
09/03/01 03:23
수정 아이콘
존대말이라는 것 자체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죠. 정확히 표현하자면 존대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말이 존대말과 반말이라는 것으로 구분되어 있는 시스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존대말은 정중한 말과는 다른 것입니다. 존중의 표시나 예의를 갖추는 문제라기 보다는 지위관계를 규정하는 역할을 하죠. 우리나라말은 특히 언어에서 위계질서가 강하게 드러나서 이런 언어적 특성이 생활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문장을 구사 가능한 네살 정도 이상이 되면 아이들 둘이 만나면 확인하는게 '너 몇살이야?' 고 나이를 확인하고 나면 '내가 언니네', 혹은 '내가 형이네' 하고 위계 질서를 정합니다. 형은 동생을 이름을 불러도 되지만 동생은 형뻘에게 이름 부르면 뭐라고 하죠. 형이라고 부르라고 강요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언어 문화가 대단히 불만스럽습니다만 워낙 강고하게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잘 안나오더군요. 어쨌든 말에서 위계질서를 규정짓는 문화는 지양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진리탐구자
09/03/01 09:22
수정 아이콘
1. 나이가 많으면 우월한 구석이 많을 것이다.
2. 우월한 구석이 많으면 존대말을 해줘야 한다.
3. 따라서 나이가 많으면 존대말을 해줘야 한다.


1번과 2번 둘 다 오류입니다. 특히 2번이 더욱 그렇죠. 이건 전교 꼴등이 전교 1등에게 존대말 해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켈로그김
09/03/01 12:54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님이 말씀하신 우월하다는 말은 비교,경쟁을 전제로 하는 말이지요.
실제 존대-하대가 이루어지는 상황과는 약간 핀트가 어긋난 느낌입니다.
같은 시스템 하에서 어떤 일을 동시에 함에 있어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라기 보다는,
어떤 일을 '먼저' 치뤄낸 사람과 나중에 겪는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장자, 선배, 선임이라는 개념은 말이죠.
켈로그김
09/03/01 12:59
수정 아이콘
저는 위계질서 없이는 어떤 단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서로 다른 단체에 속한 성인 대 성인이라면, 상호존대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제가 본 대부분의 사람은 거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존대-하대를 보는 시각 자체는 다양하네요.

뭐.. 그래도 저는 사람 만나고 단골 만드는게 직업이니 이왕 피하지 못할거 긍정적으로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창작과도전
09/04/06 03:50
수정 아이콘
늦게 댓글달아서 확인하는 분들도 안게실 듯 합니다만

우리나라 전통이랑 연장자에게 존댓말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특히나 나이 한두살 따지는건 우리나라 전통과는 아무 상관도 없죠.

간단하게 유교문화.. 그것도 성리학의 극도로 발전했던 조선중기

아주 유명한 친구로 알려진 분들이 게십니다. 오성과 한음.. 이둘은 6살차입니다.

그런데도 친구로 평생을 서로 말놓고 지냈습니다. 같이 장난치고 그러면서 말이죠.

연장자가 초면에 반말을 하는 것도 우리나라 풍습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 교수 한분이 게십니다. (간단히 A교수라고 지칭하겠습니다.)

뭐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부친은 청학동에 게신분들처럼 갓쓰고 다닌 선비셨습니다.

부친이 살아게실 때 한번은 자신의 선배교수에게 전화가 온적이 있었습니다.

A교수는 존댓말을 했고요.

통화가 끝나고 부친이 물었습니다. 왜 존댓말을 하냐고.. 그러자 A교수가 학교선배이자 교수로서도 선배에게 온 전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부친께서 몇살차이고 몇년선배라고 하니까. 2~3년 선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부친이 뭘 그정도로 존칭을 쓰냐고 하시더군요. 연배차이가 못해도 8살 이상은 나야 하고 그이하는 다 친구라는...

(사실 그 선배교수도 공식적인자리에선 A교수에게 존칭을 쓰고, 사적인 자리에서나 둘만 있어도 "A교수 좋을데로 하시게" 식으로 완전 하대를 하진 않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이 한두살 따지고, 학교 1~2년 선배하나 하나 다 따져서 존칭쓰고 하대하고 이러는건 일제시대 군국주의의 산물이지 우리 전통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분명한건 우리 전통, 관습이랑 연장자가 연소자에게 하대하고 연소자는 연장자에 존칭쓰는건 아무 상관없다는 겁니다.

우리전통은 연장자와 연소자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간의 합의가 있기 이전에는 서로 존칭을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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