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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21 01:22:28
Name 옹겜엠겜
Subject [일반] 너무나도 느낄것이 많았던 김성근 감독님 인터뷰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0209

전문은 저기서 보시면됩니다 가장 인상깊은 구절을 뽑자면
퇴출된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이가 감독님입니다. 부담 되지 않으세요.

귀찮은 건 없어요. 오히려 찾는 게 고맙지. 내가 지푸라기가 되는 거잖아요. 지푸라기 신세 이거 정말 의미있고 감사한 일입니다.

음...누군가 아무 대가없이 믿어준다는 거...생각보다 중요한 겁니다. 전 그걸 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하라고 프로야구판에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전 그래요. 가족한테는 미안하지만 우리집 아이들보다 남의집 아이들을 더 챙기게 돼요.

신윤호도 그래요. 2년 정도 더 갈 수 있다고 봤어요. 하지만 팔꿈치가 아프다고 했어요. 그래, 2년가량 재활이 필요하다고 하는데...구단한테 미안한 일이고..그래서 윤호가 많이 못 갔어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난 어떻게 되고 욕먹어도 좋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야구선수들 은퇴하면 할 게 없어요. 어쨌거나 기회를 주고 싶어요. 처자식 달린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요.

얼마 전 이상훈에게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 보고 싶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좋습니다" 이러더군요.

남자끼리의 믿음이랄까. LG 감독으로 왔을 때 상훈이한테 그랬어요. "머리 잘라라" 그랬더니 상훈이가 "감독님 머리만 딱 한번 봐주십시오"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널 예외로 봐주면 밑에 있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하냐"

상훈이가 "감독님 그래도 이것만 부탁드립니다."했어요. 그래 제가 "알았다. 너 뿐만 아니라 어느 선수도 머리를 자르게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게 믿음이에요. 상훈이가 그날 이후로 엄청나게 잘 던졌다고.

진실이란 건 언젠간 꽃이 피워요. 거짓말은 단거리이지만 진실은 마라톤경주에요.


아이디 paranais님께서 물으셨습니다.우리나라 프로야구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야구저변 확대가 중요합니다. 선수복지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지름길로 가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큰길로 가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KBO와 선수협에서 큰길을 가려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전 꿈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한국 프로야구팀이 메이저리그팀과 싸우는 거에요. 아시아시리즈 하고 있잖아요.

일전 일본야구 관계자한테 그랬어요. "아니 당신들은 왜 아시아시리즈에서 열심히 하지 않느냐" 이건 단순히 아시아시리즈가 아니다. 아시아가 서로 최선을 다해 발전해서 세계로 나가야지. 시대의 흐름을 보세요. 10년안에 메이저리그와 우리가 맞설 수 있어요.

아니 어느 누가 일본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제 집 앞마당 다니듯 진출할 줄 알았어요. 또 누가 우리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알았겠어요.

꿈은 이뤄지고 현실이 되는 게 운명입니다. 나중 아시아시리즈 최종 승자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과 맞서는 날이 올 겁니다. 그 경기에서 전 감독을 맡고 싶어요.

선수들에게 늘 그래요.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꿈을 꾸라고.. 잘 들으세요. 구단에는 미안해요. 한국 지도자들한테도 미안해요. 하지만 선수들의 미래,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선 제가 총대를 메야 합니다.

일본 코치들 데려온 거 모험일 수 있어요. 우리 지도자들 밥그릇 뺐은 것일 수 있어요.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선수들 미래를 볼 때 가장 적합한 코치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과외선생 왜 붙여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지요. SK가 우승하기 위해서였다고?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아마추어 야구도 그래요. 기합 안주고 안 패면서도 아이들이 야구를 하게끔 만들어야 해요. 그게 지도자에요. 앞으로 새로운 지도자들의 시대가 열릴 거예요. 야구를 제외하고 가장 관심 있는 게 뭐세요?

(단호하게) 없어요. 비는 시간에 책방 가요. 책방에서 책 보면서 좋은 문구 있으면 메모해요. 나중에 선수들에게 들려줄려고.

24시간 야구에 미치고 있는 거예요. 지금도.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인생을 볼 때. 난 야구에게 늘 감사해요.

사람은 버리기는 쉬워도 갖고 있는 건 어려워요. 남의 집 자식들의 인생이 나한테 달려 있어요. 그래서 제겐 24시간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야구장 가보라고. (호텔 직원에게 캠프 가이드를 부탁하며) 옛날 쌍방울 때 비왔어요. 내가 새벽에 나가서 물 퍼요. LG에 있을 때는 제주도에서 눈이 와요. 그럼 내가 새벽에 나가서 눈을 다 퍼달라요.

LG 고위층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그랬어요. '제주로 오길 잘했다'고. 이분들이 왜 제주로 와야 하느냐고 했던 분들이라고. 감독은 그런 사람이에요. 새벽에 일하는 사람이에요. 이 불황 속에서 당신 기자고, 내 감독이고...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야구인들끼리 싸울 시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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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동안 질의응답에 응해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연습경기도 있고 훈련도 많아 힘드셨을 텐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야구팬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직접 듣고 글을 입력하느라 실수가 많았습니다. 이해해주시고 용서해주십시오.

지금까지 중계를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잠시만요.

네?

오늘 박기자 컨디션이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50%인지 70%인지 몰라요. 하지만 난 그래요. 50%밖에 안되니까 쉰다? 난 오히려 50%밖에 안되니까 100%를 만들기 위해 50% 더 노력하자. 그거에요. 그게 성공하는 비결이에요.

여러분도 지금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땀을 믿으세요. 성공은 곧 노력입니다. 설령 노력했는데도 성공이 좌절됐다고 무릎 꿇지 마세요. 또 도전하세요. 그래도 안되면 또 도전하세요.

저는 67살이 되도록 그걸 믿으며 살았고, 65살에 성공을 했어요. 좌절하려거든 절 보세요. 절...여러분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장시간 들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김성근감독님이 욕을 많이 먹는 분이시지만 이번인터뷰만은 야구감독 김성근이 아닌 인생의 선배 김성근으로써 많은 것을 배우게된 인터뷰같네요 김성근감독 야구 스타일 싫어하시는분들도 이번 인터뷰를 한번 읽고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뀌셨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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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09/02/21 01:56
수정 아이콘
역시 최고의팀 감독님답네요!
그럴때마다
09/02/21 02:04
수정 아이콘
인터뷰를 첨부터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역시나 평소 생각했던 그대로시네요.

어느덧 야구계 노감독이 되어버린 김성근 감독님께는 참 배울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록 외인 인생을 걸어오신 탓인지 한국 야구판에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못받는것 같아

삼성팬이지만 참 안타깝네요.
Ovv_Run!
09/02/21 02:3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감독으로써 김성근감독님은 지금도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으로써 김성근감독님은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군요..
건강을 유지하시면서 앞으로도 계속 멋진 모습 보여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몽땅패하는랜
09/02/21 02:49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은 안납니다만(제가 늘 이렇습니다 ㅡㅜ)
김성근 감독님이 말씀하시기를"일본에서 선수생활 할때는 조센진이라고 욕먹었고 한국에 와서는 쪽발이라고 욕먹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생 먹어온 욕 SK 우승시키면서 몇 번 더 욕먹는다고 달라질 것 없다! 라는 생각이실수도;;;
프로야구 출범때부터 청룡-쌍동이 골수팬이었던 저로서는 두번의 우승때보다도 02년 준우승이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었습니다.
현재 LG의 추락은 김성근 감독을 해임한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는 한 사람
09/02/21 02:5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어제 김재박감독님꺼 보고 오늘도 원론적인 수준에 얘기만 나오겠구나 하며 별 기대안하고 읽어봤는데...
제가 팬이기때문인지 모르지만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야구에 관한것만이 아닌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선물을 받은것 같습니다.
감독님 정말 존경합니다. 감독님에 소망대로 10년 20년 계속 프로야구 감독으로 남으셔서
한국 프로팀과 메이저리그 프로팀이 정기전을 할때 한국팀 감독으로 혹은 미국팀 감독으로 나오셨으면 합니다.
사랑은
09/02/21 03:12
수정 아이콘
리더란 이런것이다 느끼게해주네요.저도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이 되고싶습니다.감독님 존경합니다
09/02/21 09:29
수정 아이콘
저랑 코드가 맞지 않는 분이라고 해서 이 분이 대단한 장인임을 부정 할 수는 없죠. 한국야구사에 분명 큰 획을 그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야구팬이라면 이 분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 잘 봤습니다.
飛上夢
09/02/21 09:33
수정 아이콘
괜히 野神이 아니네요.
09/02/21 10:23
수정 아이콘
괜히 野神이 아니네요. (2)
데보라
09/02/21 11:27
수정 아이콘
이런 말은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정말 순수한 개인적인 생각)
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프로야구 감독님들이 타 스포츠 감독님들 보다 확실히 한 두수 위로 느껴지네요!
솔직이 무섭고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알면 알수록 대단하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뭐, 野神이신 김성근 감독님과 그 외 감독님도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니까요.

요즘에는 프로농구를 끼고 살지만, 1,2위팀 감독님을 제외하고는 프로야구 감독님들과 같은 내공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포데로사도스
09/02/21 12:26
수정 아이콘
데보라님// 그건 아마도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에 기인하는 점도 있지 않을까요?
보통 다른 종목의 감독은 Coach라고 하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manager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목동저그
09/02/21 13:31
수정 아이콘
데보라님// 야구는 축구와 농구에 비해 확실히 감독이 챙겨야 할 부분이 많죠;;
경기 중에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작전지시를 내리고(번트, 강공, 도루 등을 결정하는 것도 대부분 벤치의 몫이죠), 투수를 교체하고, 대타를 내세우고, 수비 위치 조정하고...
축구나 농구의 경우는 감독이 경기 중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랜덤을향하여
09/02/21 16:11
수정 아이콘
인터뷰보고 눈물흘려보긴 처음 이었습니다 ㅠㅠ
타츠야
09/02/22 03:04
수정 아이콘
김성근 감독님의 말씀이 바쁘다는 핑계만 달고 사는 저에게 따끔한 충고가 되네요.
존경하는 감독님 오래 건강하시길...
종합백과
09/02/22 12:30
수정 아이콘
야구대표팀 감독직 고사하셨다고 온라인 상에서 욕먹는 모습 보고 안타까웠는데 진실은 결국 승리하나 봅니다.

야구 외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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