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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4/22 04:28:01
Name OrB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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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서지수 선수와 와신상담




이 글은

ㅇ 지나친 게으름으로 인하여 월요일 교수님과의 미팅에서 참수형을 피할 수 없게된 OrBef 가 현실 도피를 위하여 택한 웹서핑 도중, 서지수 선수의 홈피를 '안'의도적으로 발견하게 되어 장장 22분간의 스토킹을 하다 쓰게된 글입니다. 서지수 선수에 대한 깊은 고찰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진지하게 읽다가는 올바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습니다.

ㅇ 친한 형님이 싸이 기획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싸이를 극도로 싫어하는 ( 잡초는 블로그, 꽃은 싸이에 모인다죠? 저는 잡초체질이라.. ) 본인은, 싸이질 자체가 백만년 만인지라, 서지수 선수가 정작 보라고 만든 페이지는 오히려 못봤을 수도 있습니다.

ㅇ 서지수 선수를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지만, 다 쓰고나서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 부분에 대한 수정 요구가 있을 경우, 얼마든지 그럴 의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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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제목 :
'내 스스로를 감동시키는 그 날 까지..'
        
싸이 오른쪽 아래 적혀있는 문구 :
'두려움을 버려라. 열정을 가져라. 그리고 의심하지 마라.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자다'

프로필 :        
'난 누구에게도 의지 하지 않아 ^^
모든건 다 내 능력대로 ..'

Photo :
고승덕 변호사, 빌 게이츠, 기타 나름 성공한 사람들이 남긴 '성공에 대한' 말들로 가득 채워져있음.

얼핏 보면, 성공에 대한 집념이 머리 끝까지 가득찬 사람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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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오왕 합려가 월왕 구천에게 패하여 사망하자, 아들 부차는 복수의 그날까지 그 분노를 잊지 않기 위하여 제대로 된 침대에서 취침하지 않고, 통나무위에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신하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부차야. 너는 아버지의 죽음을 잊었느냐' 라고 자신에게 때때로 말하도록 시켰다고도 하죠.

얼핏보면 정말로 복수심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소설 'Eighteen사략' 을 썼던 진순신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그는 사실은 복수심이 애초부터 아주 미약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약한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그것에 집착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복수에 실패한 것이다.'

실제로 부차는 구천을 사망 일보직전까지 몰아가지만, 구천이 (계획된) 비굴함을 보이며 목숨을 구걸하자, 원래의 착한 성품이 되살아나 그를 살려주고맙니다. 그리고 몇년 뒤 구천에게 죽죠.

부차에게는 오자서라는 명재상이 한명 있었는데, 이사람은 실제로 복수의 화신입니다. 아버지와 형님이 누명을 쓰고 초왕에게 살해당하자 오나라로 망명해온 사람이었는데, 그는 복수네 뭐네 언급도 안하는 사람이었으며, 오나라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재상의 자리에 올라 오나라를 춘추5패로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하여 초나라로 쳐들어가, 이미 죽은 초왕의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 쇠채찍으로 시체가 부서져 흩어질때까지 매질을 했다고 합니다.

근데 부차는 오자서의 그 성품을 '악독하다' 라고 평가했고, 구천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오자서를 못마땅하게 여기다 못해 마침내 사약을 내려 죽여버립니다.

참 우습습니다. 평생을 복수하겠다고 벼르던 원수는 막상 잡고나서는 살려주고, 그 원수를 구박하는 자국의 재상은 죽여버렸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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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 대의 승률을 가지고 있으면서 취중진담을 찍을 수 있는 서지수 선수는 20% 의 승률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지수 선수가 정말로 그 20% 승률을 67% 로 올려 본좌가 될 생각이라면, 그 수준의 집념은 싸이에 성공하고 싶다는 사진을 올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수준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 경우가 맞다면... 조금 안쓰럽습니다. 힘든 길일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게 아니라 예의상 올려놓은 것이라면, 그리고 취중진담 및 그 방향의 행보가 진짜라면, 잘하고 계십니다. 다만 완전히 다음 디딤돌을 확고히 하기 전까지는 밑천이 되는 20% 의 승률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겁니다.

일단 OrBef 본인 앞가림부터 어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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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
07/04/22 04:39
수정 아이콘
서지수 선수 역시 누구도 가본 적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지수 선수가 20%로 남을지 67%의 본좌가 될지는 모르지만, 서지수 선수를 통해서 기대라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힘내세요~ 서지수 선수.
그런데 취중진담은 뭔가요.
07/04/22 07:10
수정 아이콘
이스포츠야 말로 기존 스포츠에 있던 남녀간 장벽을 허물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지수 선수 홧팅..T_T
목동저그
07/04/22 07:30
수정 아이콘
그냥 서지수 선수가 프로게이머 활동을 하는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성 게이머들을 간간히(?) 잡는 수준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스타리그에 진출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07/04/22 07:37
수정 아이콘
언젠가 여성 임원 4명이 모여서 여성으로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사원 ~ 과장까지는 남자에 비해 힘든 점이 많지만, 일단 과장을 넘어 부장급까지 가고나면 여자라는 희소성이 주는 혜택이 더 커진다더군요. 여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 지점까지 올라가는 여성의 숫자가 작기 때문이죠. ( 그래서 철밥통이랩니다 )

서지수 선수의 지금 위치가 딱 그 정도인 듯 합니다. 단순 게이머로서는 누릴 수 없는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고, 그건 어디까지나 서지수 선수가 여성이기 때문이죠. 다만 그것이 본인에게 장기적으로 약이 될 지 독 이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싸이에 써놓은 '성공' 이라는 것이 '본좌' 가 되는 것이라면 독이 되고 있는 것이고, '관심' - 이곳을 잠시 거쳐서 뭔가 다른 방송으로의 진출 - 이라면 약이 되고 있는 것이겠죠.

제가 서지수 선수에게 아무 악감정을 품을 이유가 없는 만큼, 영리하게 잘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낭만토스
07/04/22 13:56
수정 아이콘
질문게시판에 넘치는 공부질문들을 보고.... 그 시간에 여기와서 그런 글을 쓸 시간에 뭐라도 직접 해봐라 라는 생각을 했고, 그걸 글로 쓰려고 했었는데.... 필력이 딸려서 못썼던 글을 OrBef 님은 정말 잘 쓰셨네요.
信主NISSI
07/04/22 21:12
수정 아이콘
시간이 지날수록 서지수선수에 대해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왠지 홍진호선수 생각이나, 막상 프로리그 엔트리에도 등장해 경기에도 나가고, 최초로 스타리그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는 다른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그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재산인 거죠.

현재 스타판처럼 완전 합숙까지해가며 몰두하는 곳인데. 여성들이 모여 합숙이 가능한 팀이 나오지 않는다면, 과연 여성들의 진출이 가능할까요?
진리탐구의기
07/04/23 01:55
수정 아이콘
이것할 시간을 아껴서 ~해바라...
어느정도 일리는 있지만 교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어보는 10분이 그리 아깝습니까? 진정 아껴야 하는 시간은 따로 있습니다.
arq.Gstar
07/04/23 09:30
수정 아이콘
연습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죠..
그런데.. 무슨 차이인지 뭔지는 몰라도..
같은시간 투자해서 남자보다 여자가 게임 잘하는경우는 거의 못봤다는..
sway with me
07/04/23 17:04
수정 아이콘
싸이에 있다는 글들에는 동경과 두려움이 섞여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런데 뭐 저만의 느낌이겠습니다만...
성공에 대한 '동경' 이상의 더 강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 느낌입니다.

허허... 어디까지나 제가 느끼기엔 그렇다는 얘깁니다.
마술사얀
07/04/23 20:25
수정 아이콘
연습시간 10분이 아까운게 아니라. 서지수 선수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프로게이머로서의 성공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대체 몇년째 여자로서의 희소성만으로 이 바닥에서 버티고 있는것입니까?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방송출연, 인터뷰, 무슨 홍보대사 등등은 사양 않고 나서더군요. 그러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외침에서. 도대체 그 성공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설날, 추석에도 집에도 못가고 연습하는 선수들, 입술이 트도록 연습해서 출전하는 선수들의 노력과 예쁘게 화장하고 인터뷰 하는 모습. 비교가 안될 수가 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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