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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11 12:53:57
Name Operation_Man
Subject [일반] 1000년 제국 비잔티움 이야기 - 2. 동서로 분열되다.(下)
율리아누스 사후, 장병들에게 황제로 추대된 사람은 바로 근위대장 요비아누스였습니다. 7개월 정도만 제위하고 세상을 떠난 이 황제는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몇가지 큰 일을 해냅니다.

바로 율리아누스의 반 크리스트교 정책 철회 및 사산 페르시아와의 강화입니다.

율리아누스의 반 크리스트교 정책 철회는 이제 로마가 크리스트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이 점에서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율리아누스가 10여년 정도 더 오래 살았다면 로마의 크리스트화는 급속도로 성장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산 페르시아와의 강화로 인해 맺어진 결과로는 북 메소포타미아의 상실이 있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오리엔스 관구의 방위를 위해 처음으로 점령한 이후, 콘스탄티누스등 여러 황제들이 지키려고 했던 북 메소포타미아는 이제 사산 페르시아의 소유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요비아누스는 죽습니다.

요비아누스의 사후 발렌티니아누스가 로마의 황제가 됩니다. 하지만 발렌티니아누스는 동생 발렌스를 동부의 황제로 세워 이두정치를 합니다.

발렌티니아누스(364 ~ 375)는 자신의 제위기간중 대부분을 서부의 게르만족을 막는데 보냅니다. 그러다가 결국 전쟁터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 발렌티니아누스가 죽은 이유는 자신과 강화를 맺으러 온 게르만족의 사절이 오만한 태도를 보여 고혈압으로 사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발렌스(364 ~ 378)는...... 딱 한가지 사건만 이야기하고 넘어갈 것입니다. 바로 아드리아노플(하드리아노폴리스, 지금은 터키의 에디르네라고 불림)전투입니다.

이 전투 역시 밀비우스 다리 전투등과 더불어 로마 후기의 역사를 결정짓는 전투입니다.

그 당시 게르만족의 상황부터 알아보는게 가장 좋을 것입니다. 이 당시 게르만족은 중앙아시아에서 동유럽으로 흘러들어온 훈족이 게르만족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르만족은 이 훈족을 당해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훈족을 피해서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 게르만족이 도망갈 수 있는 곳은 단 한곳 뿐, 바로 로마제국이었습니다.

이 게르만족은 여러 분파가 있는데 그 중 고트족이 가장 큰 분파였습니다. 이 고트족은 서 고트족과 동 고트족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 중 서 고트족이 발렌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발렌스는 서 고트족의 남하를 허락하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 큰 말썽이 빚어지게 되고, 결국 서 고트족과 로마의 군대가 한판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아드리아노플 전투의 결과 로마군은 대패하게 되고, 이 전투로 말미암아 게르만족의 남하가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물론, 발렌스 역시 아드리아노플의 전투에서 전사합니다.

발렌스가 사망한 시점에서 로마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부 : 발렌티니아누스의 아들인 그라티아누스(375 ~ 383)재위

중부(일리리아, 판노니아등) : 서 고트족이 점유

동부 : 아직 황제 없음

서부의 황제인 그라티아누스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부에 또다른 황제를 세우게 되는데, 그가 바로 테오도시우스 대제(378 ~ 395)입니다.

하지만, 테오도시우스라도 이런 암울한 상황 - 즉, 군대는 오합지졸이고, 고트족을 비롯한 게르만족은 아예 로마제국에 눌러앉은 상황 -을 타개할 방법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결국, 테오도시우스는 몇가지 조치를 내리게 됩니다.

1. 로마제국의 군대위치 변경, 즉 서부의 군대는 동부로 동부의 군대는 서부로 이동

2. 고트족을 비롯한 게르만족은 이제 로마제국의 경내로 들어올 수 있다. 단, 피해를 주지않는 한도내에서

1번 조치는 오합지졸인 로마군을 훈련시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물론 말썽도 많았지만, 결국 로마군의 훈련성과는 어느정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2번 조치로 인해 게르만족의 남하는 이제 기정사실화 되었습니다. 더이상 붙일 말이 무엇이 있을까요?

한편, 이 몇가지 조치로 한숨을 놓게된 로마제국은 이제 내부개혁 - 내부개혁이라고 쓰고 종교개혁이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 에 착수합니다.

381년, 콘스탄티노플에서 제 2차 에큐메니컬 공의회가 열립니다. 이번 공의회의 주제는 바로 성령의 지위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공의회에서는 성령이 성부와 성자의 지위와 동등하다는 결론을 내고, 이 공의회에서 삼위일체론이 탄생하게 됩니다. 물론, 아리우스파를 비롯한 몇가지는 결국 이단으로 정죄받게 됩니다.

하지만, 아리우스파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게르만족 전도에 성공하여 결국, 삼위일체와 아리우스의 논쟁은 7, 8세기즈음에 삼위일체의 궁극적인 승리로 매듭을 짓게 됩니다.

한편, 제국내의 이교도 역시 된 서리를 맞게 되는데, 393년, 최후의 고대올림픽이 아주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역사계의 일각에서 이 393년을 그리스, 로마문명의 종말의 해라고 표현을 할 정도로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또한, 서부의 황제 그라티아누스가 황제라면 으레 겸해야 했던, 최고 제사장 자리를 거부한 것 역시 이교의 몰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결국, 392년 테오도시우스는 크리스트교를 제국의 유일한 국교로 공인하게 됩니다.

그라티아누스는 383년, 브리타니아에서 황제로 추대된 막시무스에게 살해됩니다. 그 당시 로마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서부(단, 이탈리아 제외) - 찬탈자 막시무스

이탈리아 - 발렌티니아누스 2세

동부 - 테오도시우스 1세

반역자는 빨리 처단할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나 동부에서나 막시무스를 처단할 여유가 아직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통 정부는 막시무스를 잠시나마 황제로 승인합니다. - 황제로 승인한것은 테오도시우스입니다. 발렌티니아누스는 막시무스를 황제로 승인하지 않습니다. -

387년, 사산 페르시아와 아르메니아 분할을 완료함으로 인해 - 20%는 로마, 80%는 사산의 소유로 결정 - 한숨을 놓게 된 테오도시우스는 388년, 막시무스를 치러 떠납니다. 이미 387년에 막시무스는 발렌티니아누스를 공격하여 그 땅을 점령했습니다.

결국, 막시무스는 패배하여 살해됩니다.

그 다음해, 크리스트교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건이 하나 발생하게 되는데, 그 것이 바로 유명한 테살로니카 학살입니다. 왜 학살이 일어났고, 사건의 전개과정은 따로 설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크리스트교가 궁극적인 승리를 얻었는지는 설명을 짤막하게 할 것입니다.

테살로니카의 학살로 인해 격노한 사람은 바로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입니다. 그는 테오도시우스에게 시민을 학살한 죄를 회개하라고 했으나, 테오도시우스는 그 것을 거부하고, 결국 암브로시우스는 테오도시우스에게 파문 - 완벽한 파문이 아니라 파문의 성격을 띤 선언입니다. - 을 선언하게 됩니다.

테오도시우스는 이미 몇해전에 크리스트교를 믿었기 때문에, 암브로시우스의 이러한 명령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테오도시우스는 암브로시우스에게 초라한 차림으로 용서를 구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약 700년 뒤에 있게 될 카노사의 굴욕을 예비한 사건이 아닐까요?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교권이 속권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으니 말입니다.

392년에 테오도시우스가 크리스트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언한 사실은 이 전에서 서술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395년, 테오도시우스는 죽음을 앞두고 제국을 두 아들에게 분할합니다.

서부 - 차남 호노리우스

동부 - 장남 아르카디우스

하지만, 이번에는 로마의 분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제 두 제국은 조금씩 서로에게 이질감을 느끼며 두개의 다른 제국으로 분화하게 됩니다.

P.S : 재수니님, 저는 예전의 Operation_Man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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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夜舞人
09/02/11 13:20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이글 보면서 느끼는게 국가를 분할시키는게 영주와 속주로 나누어서 예속시키는것이 좋은것인가 나쁜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역사적으로 자식에게 국가를 분활시켜서 분활시킨 나라가 속주화되지 않고 독립화 된예중에 하나가 데오도시우스의 동서로마제국분할, 그리고 프랑크왕국 찰스대제의 아들에게 한 3분할, 그리고 징기스칸의 4한국 분할이 있습니다. 근데, 결국엔 속주화되지도 못하고 전부다 독립화되어버린경향이 있고, 독립화자체가 영주국의 약체화및 고립화가 된경우도 많구요. 쓰다보니까 헛소리가 되었긴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습니다. 데오도시우스의 아들의 의한 동서로마제국분할은 어떻게 보면 왕권을 지키고, (당나라가 그런식으로 했다가 초반에 무시무시한 내란에 휩쌓이기도했죠) 나라를 합리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고심끝에 내놓은 방법인데, 결국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겠고, 이런 자식에게 나눠주기위한 방법이 유럽을 암흑으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방법이 된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실제로 400-900년사이에 유럽의 왕중에 합체 분할을 한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런방식은 유목민의 방식으로 생각되는데요. 데오도시우스대에 이미 로마식 유산계승방식은 많이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자세한건 제가 좀더 책을 읽어 봐야지 않겠네요.
눈이즐거운게
09/03/25 11:48
수정 아이콘
요즘에는 Operation Man이 글을 안쓰시는군요 다시 잠수신가..
Operation Man의 글이 계기가 되서 다시 예전처럼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역사책을 안본지 꽤 됐는데.
최근 한달동안만
S.룬시먼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J.J.노리치의 '비잔티움연대기' 1,2,3권 세트(다 합치니 2000페이지 넘더군요)
S.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스피디하게 독파해버렸네요..
다시 역사에 대한 재미를 가르쳐준 Operation Man님에게 꼭 감사 댓글 달고 싶었어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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